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112화 (112/114)

신무림회 대 현무회

*

신무림회, 그들의 소식이 들려온 건 3개월 후였다.

그동안 잠잠했던 회주와 행적도 알 수 있었다.

마교라 불리는 천마신교의 부교주, 호법, 대장로 이렇게 세 사람을 신무림회의 3대 봉공으로 임명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에 무림인들은 의아해 했지만 이내 신무림회가 다시 발표한 내용에 그들의 능력에 감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내용은 신무림회 회주가 단신으로 천마신교에 들어가 천마신교 교주를 제거하고 마교인을 모두 제압하여 그들을 신무림회로 합류 시켰다는 것이었다.

단일 문파로는 최강이라던 마교를 단 일년 만에 손아귀에 넣고 돌아온 신무림회 회주에게 모든 무림인들이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소식이 무림에 주는 파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여서 우리도 긴급 회의를 소집할 수 밖에 없었다.

집무실로 모인 수뇌부들의 대화가 오고 갔다.

예현이 그들의 능력이 놀라워하며 말을 했다.

"너무 조용하길래..폐관 수련이라도 들어간 줄 알았더니 그 사이 마교를 손아귀에 넣었을 줄이야.."

예현의 말을 듣고 난 후 풍현이 말을 했다.

"우리가 그들의 능력을 얕잡아 본 것 같아. 그 짧은 사이에 마교를 제압할 능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

석견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정도는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잖아. 그들이 마교 하나 손아귀에 넣었다고 우리에게 별일이 있겠어."

석견의 말에 풍현이 한심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마교를 제압한 게 단순히 대문파 하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 게 아니잖아. 마교가 가지는 상징성, 단일 문파 중 최강으로 평가 받는 마교를 단신으로 들어가 힘으로 제압한 거니.. 신무림회와 현무회의 양강 체제에서 이제 신무림회로 무게가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야."

풍현의 말에 수뇌부 모두 공감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풍현의 말을 이어받아 이야기를 하였다.

"풍현의 말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문파가 신무림회에 흡수되는 정도가 아니야. 이제 무림 최고의 자리를 놓고 우리 현무회와 신무림회가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야."

나의 말을 듣고 석견이 말했다.

"무영아, 그래도 싸운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동안 고수들도 많이 충원되었고 우리들도 성장했잖아."

석견 말대로 신무림회가 마교를 손아귀에 넣는 동안 현무회도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니였다.

초절정 고수도 기존에 초절정 고수였던 풍현과 예현, 그리고 초일, 남궁무정 이외에도 적운과 영경, 연화 소저까지 초절정 고수가 되었고 십대고수 중 무당파 장문인이자 풍현의 사부인 검성, 화산파의 장문인 검존, 모용세가의 가주인 검왕, 연화의 사부인 검후, 풍현의 사부인 도제, 그리고 초아의 아버지인 검협까지 당대 십대고수 중 여섯명이 현무회에 합류했기에 초절정 고수의 숫자도 신무림회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수는 신무림회 회주와 부회주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일지 알지를 못한다는 거였다.

'회주는 분명 화경의 고수인데.. 나보다 강할까?'

회주가 정확히 화경에서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는지 알지 못하고, 부회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들의 능력을 평가하기가 힘든 상태였다.

"그들은 원래 황궁의 고수들이 즐비한대다가 마교의 고수들이 다수 합류했다면 오왕 말고도 초고수들은 우리의 못지않게 많을 거라 생각해."

나의 말을 풍현이 이어받아 말을 했다.

"내 생각도 무영이와 같아. 초고수의 숫자도 우리보다 적은 숫자는 아닐 거고, 또한 그 회주와 부회주의 실력도 무영이와 비슷한 경지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풍현의 말에 다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변했다.

석견이 걱정된다는 말투로 말했다.

"만약 우리의 유일한 화경 고수인 무영이보다 신무림회의 회주가 더 세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지?"

풍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석견에게 말했다.

"간단해. 무영이를 그 회주보다 더 강하게 만들면 되지."

"그걸 어떻게 하지?"

석견의 물음에 풍현은 나를 보며 말했다.

"실전 경험만큼 빠르게 성장 시키는 건 없지. 무영아, 너 초절정고수 몇명까지 상대해봤지?"

"저번에 신무림회의 오왕이라던 초절정 고수 다섯명을 상대했을 때가 가장 많이 상대한 때지."

"그럼 오늘부터 나, 석견, 적운, 예현이와 초일 대협과 남궁무정 대협까지 여섯명이서 매일 대련을 하면서 적응하면 한명씩 늘려나가자."

풍현의 의견에 나는 찬성을 하고 그날부터 그들과 함께 실전 같은 대련이 시작되었다.

다들 이년동안 수련을 열심히 해서인지 여섯명의 초절정 고수를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오왕과의 대결은 다섯명이었지만 실제로는 정상적인 상태에서의 대결 아니였으니 이들과의 대결이 훨씬 힘든 건 당연한 일이지. 하지만 나도 이년동안 놀고만 있지는 않았다고..'

본격적으로 내가 공세를 취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초절정에 오른지 얼마 안되는 석견과 적운은 나의 섬전같이 빠른 공격에 진땀을 흘려가며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었고, 나를 향한 예현과 풍현의 공격을 이형환위의 수법으로 간단히 무위로 돌리고 난 후 초일과 남궁무정 앞에 나타나 갑작스런 공격으로 그들의 호흡을 흐트러놓았다.

신출귀몰한 움직임 덕분에 혼자서 여섯명을 압박할 수가 있었다.

반시진 가까이 비슷한 상황이 지속되자 풍현을 비롯한 다섯명은 지친 표정으로 움직임이 현저하게 둔해졌다.

석견이 힘든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무영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너무 힘들다."

석견이의 말에 다들 비슷한 심정이었는지 다들 움직임을 멈추고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이각만 더 하고 끝내자. 난 이제 조금 몸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벌써 끝내면 조금 아쉽잖아."

나의 말에 다들 안색이 굳어짐을 느꼈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고 검을 들었다.

다들 체념한 듯 검을 들고 다시 대련을 시작하고 이각이 지나서 끝을 냈다.

대련을 끝내고서 이 대련을 추진한 풍현을 향해서 나머지 다섯명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그들과의 대련은 계속은 되었다.

그렇게 대련을 시작한 지 열흘째 되던 날 여섯명의 초절정 고수를 이각(30분) 안에 모두 제압할 수 있었다.

초일은 이각 안에 자신들이 모두 제압 당한 것이 믿기지 않는지 나를 보며 말했다.

"와! 당하고도 믿기지가 않네. 무영아, 어떻게 이각 안에 우리 여섯명을 다 제압할 수 있는 거냐?"

"화경의 경지에 도달하면 상대방의 무공을 흡수할 수 있어서 매일 대련하다보니까 형님을 비롯한 모두의 무공을 알게 되니까 피하기도 쉬워지고 빈틈을 노릴 수 있게 된 거죠."

"그럼 신무림회의 회주도 화경의 경지면 네가 하는 무공은 그 자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거네?"

"그렇죠. 그래서 그와 대결한다면 쉽지 않은 승부가 펼쳐지겠지요."

우리의 대결을 지켜보던 십대고수분들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초아의 아버지인 신유혁이 내게 말했다.

"대련이 재미있어 보이는구나. 무영아, 우리와도 한번 대련을 해 줄 수 있겠니?"

현무회에 들어온 십대고수 중에 남해검녀문에서 폐관수련을 마치고 제자들에게 무공을 전수 중인 검후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사람이 나에게 대련을 신청한 것이였다.

한명 한명이 절대고수인 초고수 다섯명을 상대해야 한다니 긴장이 되었다.

"그럼 어르신들께 한 수 배우겠습니다."

적운의 사부인 무당파의 장문인 검성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 실력으로 보면 우리가 자네에게 배워야 할 입장인데.. 우리는 화경의 고수와는 처음 겨루어 보는 것이니 부족하더라도 양해를 바라네."

"별말씀을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풍현과 일행은 나와 십대고수 오인의 대결을 지켜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검성과 검왕, 검존, 도제, 검협까지 십대고수 오인의 별호가 갖는 무게감은 실로 어마어마 했다.

당대 최고의 고수들이 한 사람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도 놀랄만한 일이지만 자신들이 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여 손에서 땀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었다.

'확실히 존재감 자체가 다르구나. 초절정 고수 여섯명이었지만 어르신들 다섯분과는 확실히 차이가 느껴진다. 이번에는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들 다섯명 모두 초절정 끝자락에 있는 자들로 어느 순간 화경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대결이 시작되고 검성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공격이 쏟아졌다.

무당파의 태극혜검.

무당파의 최고의 검법이라 불리는 그 무공이 검성의 검을 통해 펼쳐졌다.

그의 별호가 검성이라 불리는지 그의 검을 상대하면서 알 수 가 있었다.

검술 하나만 놓고보자면 그동안 상대했던 그 누구보다 깊이가 달랐다.

'그동안 상대했던 자들 중에 검으로는 검마 사검주가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검성 청운진인을 상대해보니 순수하게 검술로 검성님이 더 뛰어나다.'

크게 밀리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제압하기도 쉽지 않아보였다.

이제 겨우 한 사람을 상대하는데도 쉽지 않았다.

이어서 화산파의 장문인 검존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화산파의 장문인만 익힐 수 있는 자하신공을 익혀서인지 자색의 기운이 담긴 검강이 나를 위협해왔다.

'자하신공과 매화검법이 조화를 이루니 위력이 더해지는군.'

검존의 매화검법은 기존에 상대해 본 매화검법과는 전혀 달랐다.

검성과 검존의 협공은 검마 사검주와 권왕 사적풍의 협공 보다 매서웠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매서운 공격도 나에게 큰 피해를 줄 순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태극혜검과 매화검법의 정수를 빼았아가서 점점 승기는 나에게 넘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검왕과 검협, 그리고 도제는 동시에 나에게 공격을 해왔다.

갑자기 다섯명이 동시에 협공을 해오자 나도 처음으로 위협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다.

'십대고수 다섯명을 제압하는 건 아직까진 무리인건가?'

하지만 이각이 지날 때쯤 십대고수 오인의 무공들을 거의 흡수하면서 수세에 몰리던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조금씩 상대의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륜이 많아서인지 내가 빈틈을 파고들어도 금세 변화를 주어 버텨나갔다.

결국 반시진이 지나도록 승부가 나지 않자, 대련을 멈추고 내일 다시 겨루기로 했다.

다음날도 반시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끝났다.

삼일째 되던 날 나는 처음으로 반시진 내에 십대고수 오인을 제압하였다.

"우리 다섯명을 반시진만에 제압하다니.. 자네는 이제 능히 천하제일인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네."

"아닙니다. 이게 대련이 아니라 실전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고, 어르신들이 손속에 사정을 두셨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진 것은 진 것일세. 그래도 오늘 자네 덕분에 개안을 했어. 태극혜검을 내가 상대해 본 것은 처음이라서 나름 재미 있었네."

패배한 십대고수 오인은 모두 나를 칭찬하며 그곳을 떠났고, 남아있던 풍현과 일행은 나를 놀란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제는 무영이 넌 그 누구와 붙어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

"그건 모르는 거지. 신무림회 회주도 있고 하니까 방심을 하면 안돼."

그 이유로 풍현과 그 일행은 다시 열흘간 내 대련 상대가 대 주었다.

*

그로부터 한달 후, 현무회를 찾아온 이가 있었다.

신무림회의 부회주.

그가 직접 혼자서 현무회를 찾아와 나를 만나기를 청했다.

"올 것이 온 건가.. 일단은 부딪쳐 봐야지."

나는 그를 집무실로 데려오라 명했다.

잠시 후 신무림회의 부회주가 나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현무회 회주님."

"갑자기 현무회에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무튼 나도 반갑소이다. 신무림회 부회주님."

그는 여전히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금위대 대장이셨던 걸로 아는데 금위대는 이제 완전히 해체 된 것입니까?"

"금위대는 청나라의 황실을 지키지요. 전 이제 무림인이고요. 이제 그들과는 우리는 별개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군요. 그 가면은 언제 벗으시나요?"

"제 정체가 궁금하십니까?"

내가 잠시 그의 가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왠지 제가 아는 분 같아서요."

"그럴리가요..제가 회주님을 본 기억이 없는데 당연히 회주님도 절 알리가 없겠죠."

"그럼 그 가면을 한번 벗어주시지요."

"못할 것도 없죠."

그러면서 그가 천천히 자신의 가면을 들어올렸다.

납치된 황녀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의 예상이 들어맞았다.

"15호? 역시..네가 배신자였구나. 너였어."

그는 자신을 알아보는 나를 놀라가 쳐다보다가 외쳤다.

"넌 18호? 네가 현무회 회주였어? 난 오랜만이라 널 못 알아 볼 뻔했는데..넌 날 바로 알아봤군."

"그림자 무사 출신 중에 배신자는 왠지 너일 거 같더군. 아니나 다를까 네 얼굴이 딱 보이니 못 알아차리면 그게 더 이상하지."

15호는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내게 말했다.

"만난지 꽤나 오래 지났는데도 날 안 잊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고맙군. 어찌됐건 아는 사이라 말하기도 조금 더 편하겠어."

"그걸 그렇게 생각하다니..어이가 없군..한데 아직까지 15호로 살진 않을테고 널 뭐라고 불러야하나?"

"난 이제 태율이다. 하지만 이름보다는 신무림회 부회주로 불리는 게 난 더 편하다."

"그렇군. 그럼 부회주라고 불러주지. 혼자서 이곳에 온 용건은?"

15호는 웃던 표정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내게 말했다.

"하긴 우리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회포를 풀만한 사이는 아니였지. 내가 이곳까지 온 용건은 너에게 제안하기 위해서다."

나는 15호의 말이 무슨 꿍꿍이가 숨겨져 있는지 몰라서 되물었다.

"나에게 제안을 하겠다고? 무슨 제안?"

"우리 신무림회로 들어오면 너에게 비어있는 태상호법 자리를 주겠다."

"겨우 신무림회의 태상호법 자리로 현무회를 꿀꺽하겠다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