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107화 (107/114)

천하진이 모두를 향해 말을 전했다.

"현무회 회주님께서 이번에 무림에 큰 공을 세우고 오셨다고 천하상단의 대방이시자 현무회 재무를 담당하고 계시는 총관 천하성 대협이 돼지 열마리와 소 두마리를 잡았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오늘 먹고 마시면서 현무회의 기념적인 날을 축하하는 축하연을 즐기기 바랍니다."

천하상단 안으로 들어가자 마을 축제가 벌어진 것처럼 음식들이 가득 차 있고 향긋한 냄새가 진동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환대가 기다리고 있군."

"다들 고생했으니 많이들 먹어."

나의 말에 특수단 모두가 자리에 앉아 음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나를 찾아온 누군가에 의해 나는 먹는 걸 멈추고 현무회 집무실로 향했다.

"누가 찾아왔다고?"

"하오문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초아가 온 걸까?'

나는 빠른 걸음으로 현무회 집무실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에 있는 건 상관 총관이었다.

'초아가 아니였군. 상관 총관이 왠일이지?'

"상관 총관님이 이곳까지 무슨 일이신가요? 초아의 소식을 전해주려고 오셨나요?"

"초아 아가씨 소식은 아니고요. 전에 부탁하신 주통 어르신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아! 주통 어르신 행방을 의뢰했었지..'

"주통 어르신은 어디에 계신가요?"

"지금 강서성에 신유혁 어르신과 함께 계시답니다."

"신유혁 어르신과 함께요? 왜 같이 계시는 거죠?"

"반란군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들을 돕지 않으면 가만 안둔다고 주통 어르신을 협박을 했었는데.. 신유혁 어르신이 어찌 아셨는지 미리 주통 어르신을 데리고 떠나셨다는 겁니다."

"그렇게 된 거군요. 강서성 어디에 있는지도 아십니까?"

"직접 강서성으로 찾아가시려는 겁니까?"

"그래야겠지요."

"강서성에 태호 근처 있는 무위 장원에 계시답니다."

"무위 장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전 이만 가보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초아의 소식을 전할 일이 있으면 곧바로 내게 전해주십시요."

"네.."

나는 다음날 주통 어르신을 찾아가기 위해 영경과 연화 소저와 함께 강서성으로 떠났다.

오독교 교주와의 악연

강소성에 도착해서 우리는 바로 태호로 이동했다.

태호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무위 장원이라는 곳이 보였다.

그 장원은 딱 보기에도 지은 지 아주 오래된 장원이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 같았다.

우리는 정문에서 문을 두드려 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안에서는 음침한 기운만 느껴지고 사람의 생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가 맞는거야? 아무도 없는 곳 같은데.."

영경의 말에 연화 소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매 말대로 외관은 아무도 없는 곳처럼 생겼는데..하지만 무위 장원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걸 보면 하오문에서 알려준 곳이 이 곳이 맞는것 같아요."

"그럼 일단 들어가 볼까요?"

우리는 무위 장원의 담벼락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장원 안은 거미줄이 잔뜩 쳐 있고 아무도 살지 않는 듯한 폐가 같은 느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된 일이지? 하오문에서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을 알려주다니..'

막 돌아서서 가려는 찰라에 장원 내부에서 인위적인 느낌이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더니 어느새 장원은 진법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까부터 장원에서 느껴지던 음침한 기운이 진법을 설치해 놓은 걸 감추기 위한 미끼였군.'

"함정인 거 같아요. 모두 조심해요."

"무영아, 장원 전체가 진법이 쳐져 있는 것 같은데 빠져 나갈 수 있을까?"

"무영 대협, 거미줄이 앞 뒤로 펼쳐져 있어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어요."

"두 사람 다 당황하지 말고 그 자리에 있어요."

눈으로 보일 듯 말듯한 미세한 거미줄들이 앞뒤로 장원 전체에 펼쳐져 있었고, 잠시 후 운무까지 장원을 뒤덮으며 시야를 차단했다.

"무영아, 운무까지 펼쳐지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지?"

"일단 운무에 독이 섞여 있을 지 모르니 호흡을 천천히 조금씩만 하고 있어."

운무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밑으로 무언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들은 독충인가?'

나와 내 동료 주변으로 독충들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을 때 나는 근처로 다가 오는 독충을 검으로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날 이곳으로 초대 했으면 독충으로 인사치레는 했으니이제는 주인장이 나와서 손님을 맞이 해야하는 것 아니요?"

잠시 후 운무가 짙어지며 색이 변하는 것을 느꼈을 때,

'안개에도 독을 썼구나. 만독불침이라 나에게는 독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지만 두 사람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빨리 해결해야겠다. 그리고 춘약 같은 걸 썼을 수도 있으니 나도 호흡 멈춰야겠다.'

즉시 호흡을 멈추고 삼매진화로 주변의 운무를 불태워버렸다.

반복적으로 주변의 운무를 진기로 모아서 삼매진화로 불태우니 나와 두 사람 주변의 운무는 점점 옅어졌다.

잠시 후, 갑자기 모든 운무가 사라지자 정원에는 적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들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그 중 화려한 옷을 입은 여인이 가면을 벗으며 말했다.

"내 환영 인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네. 호호. 네가 태산에서 내 딸을 죽이고 내 제자들을 도륙한 놈이군. 그 때 얻은 별호가 신검협이라면서.. 오늘 이곳에서 죽어야겠어."

그는 오독교의 교주 채홍이었다.

'내가 자신의 딸과 제자들을 죽인 것 때문에 앙심을 품고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 생각했지만 이런 곳에서 준비 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럼 이곳을 알려준 상관 총관이 저들과 한패 인 건가?'

"이곳에서 다시 볼 줄은 몰랐군요. 하지만 당신이 날 죽일 능력이 될까요? 채홍 교주."

나의 말에 채홍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시 만났다니? 우리가 언제 만난 적이 있던가?"

"오독교에 상사화 때문에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밤이여서 기억을 못하는 가 보군요."

나의 말에 채홍은 그 때의 일이 생각났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말했다.

"아니.. 그럼 그 날 춘약에 중독되어 달아난 자가 당신이였단 말인가요? 춘약에 중독된 상태로 나를 뿌리치고 달아나서 기력이 고갈되 죽은 줄 알았더니.. 이렇게 멀쩡히 살아서 우리 일을 방해했구나."

"채홍 교주가 알몸으로 유혹하는 바람에 춘약이 온몸으로 퍼져 까딱하면 기력이 고갈되어 죽을 뻔 했지만 다행히 오독교 밖에 있던 제 동료가 해독약을 가지고 있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요."

나의 말을 들은 채홍이 크게 깔깔대며 웃으면서 말했다.

"전혀 몰랐나본데 춘약에는 해독약이 없어. 호호. 어느 여인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이에 여인이 있어서 넌 목숨을 건진 거야."

'춘약에 해독약이 없다고?... 그럼 그 때 그 기억이 사실이었어.. 초아는 왜 거짓말을 한거지.. 내가 초아의 순결을 범했구나..어떻게 해야하지.. 연화 소저에게도 미안하고 초아에게도 미안한 상황이 되어버렸구나.'

내가 당황하며 혼란에 빠져 있는 걸 본 연화 소저가 다가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무영 대협, 너무 지난 일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지 마세요.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되니까 지금은 저들을 상대하는데 집중해요."

그녀의 말에 나는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네. 고마워요. 소저."

나는 고개를 돌려 채홍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듣기로는 신무림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태산혈사를 일으킨 문파사람들이 대부분 그곳에 속해 있다던데..채교주 당신도 그런거요?"

"황궁에서 삼대봉공까지 죽였다고 하던데.. 우리의 단체에 대해 꽤 많은 걸 알고 있구나.. 네가 오늘 죽어야 할 이유가 더 늘었어."

그녀의 말에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은 신무림회에서 어떻게 불리죠? 그리고 사도련에 속해 있으면서 왜 그 곳에 들어간 거죠? 이해가 가질 않네요."

"그게 그렇게 궁금한가. 굳이 알려 주지 못할 것도 없죠. 난 신무림회에서 남만독왕이라 불리지. 사도련에 속해 있었지만 그것들은 우리의 세력이 작다고 항상 무시했지만 신무림회에서는 우리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남만독왕? 그럼 장강수로채의 채주였던 장강용왕도 당신과 같은 지위였군요."

"맞다. 네가 그를 태호에 수장 시켜 버렸지만.."

"그러고보니 내가 신무림회에 속한 많은 이들을 검하고혼으로 만들어버렸군요. 이쯤되면 신무림회의 회주 또한 날 죽이고 싶어 안달났겠군요."

나의 말에 그녀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회주는 너를 그렇게 죽이고 싶어하지는 않는 듯 하더군. 나에게도 네가 우리 회에 들어 온다면 태산에서의 일을 잊고 함께 할 수 있냐고 묻더군."

그녀의 말을 듣고 황당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회주가 나를 회유라도 할 생각이랍니까? 내가 삼대봉공까지 죽였는데?"

"분명 그 당시에는 그대를 회유할 분위기였는데 내게 했던 이야기는 그대가 삼대봉공을 죽이기 전에 나눈 대화니 지금은 생각 바뀌셨을 지도 모르지. 그리고 난 네 놈이 신무림회에 들어오는 걸 원치 않아."

"나도 들어갈 생각이 없습니다."

"혹시라도 회주가 네놈을 회유를 할지 몰라서 그 전에 너를 제거하기로 마음 먹었지."

"그게 오늘이라는 거군요. 이제 확실해졌네요. 우리 둘 중 한 사람은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거요."

나와 채홍은 악연이 깊어져 있기에 오늘 그 악연을 끊기위해 서로를 노려보고 서 있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잠시만.. 나 혼자서 십대고수인 삼대봉공 두 사람을 검하고혼으로 만든 너와 싸우는 건 무리라서요. 내 동료를 불렀는데 괜찮겠지? 호호"

"동료요?"

그가 휘파람을 부르자 다섯 사람들이 나타났다.

누군지 말은 안했지만 그들의 전신에서 풍겨오는 기운만으로도 그들이 보통 인물은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보통 분들은 아닌 거 같은데.. 싸우기 전에 소개라도 해 주시지요."

나의 말에 채홍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정도는 알려주는 게 대결하는 자에게 대한 예의겠지. 여기 다섯분은 나와 같은 지위를 갖고 있는 분들이지. 신무림회에서는 장강용왕까지 우리를 칠왕이라 불렀는데.. 네 놈 덕분에 이제 육왕만 남았구나."

채홍의 말에 내가 물었다.

"칠왕은 삼대봉공의 아랫사람인가요?"

"서열상 삼대봉공이 위인 건 맞지만 칠왕 중에는 무공 실력이 삼대봉공 못지않은 분들도 있다. 자, 한 분씩 간단히 소개해 해주마."

채홍은 먼저 키가 큰 승려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천룡사의 제일 고수이신 천룡검왕이시다."

"서역에서 오셨군요. 천룡사의 제일 고수라면 천룡사 주지 십니까?"

나의 말에 천룡검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내가 천룡사 주지일세. 그대가 십대고수 두 분을 상대로 이겼다는 말을 듣고 호승심에 남만독왕의 요청으로 받아들였지."

'천룡검왕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범상치 않다. 검마 사검주를 상대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군.'

채홍은 천룡검왕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본 후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천룡검왕은 무림대회에서 십대고수급에 오른 분이니 소협의 좋은 상대가 될 거라 생각되는군. 호호"

다음으로 채홍이 가리킨 자는 통통한 체격에 이마의 볼록하게 솟아있는 중년인이었다.

"다음은 공동파의 칠상권왕이시지. 공동파에서 칠상권을 가장 극성으로 연마하신 분이고 칠상권왕 역시 초절정의 고수시다."

'정파에서도 신무림회에 속해 있는 자들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초절정 고수급이 들어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는 채홍의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게 있어서 칠상권왕에게 물었다.

"공동파의 장문인이신 허무자 도인의 사제이신 광무자 도인이 칠상권의 대가라 들었는데 혹시 광무자 도인이십니까?"

"맞소이다. 젊은이가 나를 알아보다니 놀랍구려."

"공동파의 칠상권은 극성으로 익히기 어려운 무공이라 들었는데 대성하신 분이 계시다고 하여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우리와 좋은 승부를 하길 기대하겠소."

그에게 간단히 목례를 하고 채홍의 또 다른 소개를 들었다.

채홍이 그 다음으로 가리킨 자는 누가봐도 거지꼴이라서 개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분은 개방에서 방주 다음으로 무공이 뛰어난 취선걸왕이지."

나는 취선걸왕에게 물었다.

"개방에서 무슨 직책을 맡고 계시나요?"

"나는 차기 방주로 예정된 후개요."

'개방의 차기 방주까지 신무림회에 가입되어 있다니..신무림회가 전면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무림이 발칵 뒤집히겠구나.'

"개방의 차기 방주님까지 오셨군요. 그럼 주 무공은 타구봉법 아니면 항룡십팔장을 쓰시겠군요."

"그렇소. 오늘은 항룡십팔장을 보여드리겠소."

"그럼 잠시 후 대결에서 기대 하겠습니다."

또 다시 채홍이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사신회의 회주이신 사신살왕이시다."

채홍의 소개에 나는 순간적으로 멈칫하게 되었다.

전생에 나를 죽게 만들었던 사신회 회주 혈비였다.

"사신회라면 천하제일 살수셨던 살왕님이 세운 문파 아닌가요? 그런 곳의 회주님이라면 굉장히 강하시겠군요."

나의 말에 혈비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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