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106화 (106/114)

나의 말에 금위대 대장이 손짓을 하자 금위대가 특수단에게 달려들었다.

특수단은 달려드는 그들과 뒤엉켜 싸우다가 죽이고나면 다시 다가오는 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몇번을 반복하니 금위대의 숫자도 조금은 줄었지만 특수단에서도 희생자가 생겼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달려가 도와주려 했지만 동창의 환관들이 가로 막아 그들을 먼저 상대해야만 했다.

나는 화경에 도달하여 환관들을 거의 학살하다시피 했다.

동창의 환관들은 대부분 절정고수였는데 초절정 고수인 네 사람은 각각 4명정도를 상대할 수 있는데 난 혼자서 스무명 가까운 이들을 도륙했다.

압도적인 무위에 동창 사람들이 겁을 먹고 나에게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금위대 대장과 정화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초절정 상급 경지였다.

그들은 검마와 권왕 못지않은 절대고수,

동창의 고수들을 많이 제거했지만 육십여명이 남아있었고, 초절정 고수에 끝자락에 있는 두 사람이 끼어들자 쉽지 않은 싸움으로 바뀌었다.

특수단에서도 한두명씩 부상을 크게 입은 모습도 보이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무리를 하더라도 내가 빨리 가서 도와주지 않으면 연화 소저와 사람들이 위험하다.'

그 생각에 나는 방어를 도외시하고 더욱 공격적으로 몰아부쳤다.

그 결과, 동창의 고수는 서른명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금위대 대장의 검에 의해 복부에 자상을 입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서로 양패구상을 할 것 같았다.

그 때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 멈춰 서라. 그리고 움직이지마. 안 그럼 정화 대인은 죽는다. "

그 말을 외친 이는 흑사회 회주인 공지철이었다.

공지철의 검은 정화의 목 아래에 놓여있었고 정화의 목에서 조금씩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정화는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모두 멈춰..움직이지마. 공회주, 갑자기 내게 왜 이러는 겁니까?"

황성 탈출

"나도 정화 대인께 악감정은 없소이다. 그러니 허튼 짓을 해서 내 검이 그대의 목 깊숙히 박히는 일은 없길 바라오."

공지철의 말을 듣고 정화가 말을 했다.

"알겠소. 공회주가 이러는 이유가 뭐요? 바라는 걸 이야기해야 들어줄 거 아니요?"

"그럼 지금 당장 금위대와 동창의 병력을 황궁으로 돌려보내시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요? 공회주, 왜 저들을 보호하려는 겁니까?"

공지철은 정화의 말에 답변을 하지 않고 다시 한번 말했다.

"그건 알 필요 없고, 당장 병력을 돌려보내시요. 난 그리 인내심이 많지 않소이다."

공지철의 검이 정화의 목에 더 파고들자 그의 목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어서 공회주 말대로 황궁으로 물러나거라."

정화의 말에 동창의 환관들은 우르르 빠져나갔다.

하지만 금위대는 금위대 대장의 눈치만 살피고 있을 뿐 그 누구도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금위대 대장이 정화 대인을 버린 모양이구려. 대인의 목숨이 달렸는데도 전혀 꿈쩍하지 않는 걸 보면 말이요."

공지철의 말에 정화가 금위대 대장에게 소리쳤다.

"부회주, 나 좀 살려주시요. 금위대를 제발 좀 물려주시요."

"태상호법, 너무 걱정 마십시요. 저자는 여기 있는 무림인들 때문에라도 절대 태상호법을 죽이지 못합니다."

금위대 대장이 정화에게 그렇게 말한 후, 다시 금위대를 향해 말했다.

"금위대는 신속히 저들을 제압해라."

금위대가 다시 특수단을 공격 하기 시작했다.

그때 황궁 쪽에서 누군가 한명이 내려왔다.

그는 급히 금위대 대장에게 오더니 귓속말로 그에게 말을 했다.

"금위대는 그만 멈춰라. 황궁으로 복귀한다."

갑작스럽게 지시가 변경되었지만 금위대는 명에 따라 순식간에 황궁으로 빠져나갔다.

이제 남은 건 금위대 대장과 그를 호위하는 열명의 고수들 뿐이었다.

"공회주, 이제 정화 대인을 그만 놓아주시요."

그러자 공지철이 여전히 정화의 목을 검을 댄 채 그에게 말했다.

"아직은 아니요. 여기 있는 무리들이 모두 나갈 때까지는 그럴 수 없소이다."

공지철은 나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빨리 동료들을 데리고 황성 밖으로 도망치게.]

나도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대학사님, 이게 어떻게 된 일 입니까? 왜 이들과 함께 여기에 계시고, 또 갑자기 저희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나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건 자네도 황궁 사람이라는 거겠군. 그럼 황녀님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이곳에 황녀님이 계시다는 걸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역시 알고 있었군. 난 이들과 한패가 아니라 이들의 음모를 알아내기 위해 들어온 것 일세.]

[그랬군요. 하면 저들의 음모가 무엇입니까?]

[기존의 무림 세력을 모두 몰아내고 새로운 무림을 만들겠다고 하였다네. 이들의 세력 이름은 신무림회네. 정과 사, 황궁세력까지 두루 걸쳐있고 회주는 누군지 모른다네.]

금위대 대장이 나에게 소리쳤다.

"우리가 쫓지 않을 때 빨리 나가는 게 좋을텐데.. 왜 이렇게 밍기적거리는 것이냐?"

"왜 우리를 놓아 주려는 거지? 회주가 우리를 놓아주라 시키건가?"

나의 말에 금위대 대장이 흠칫 놀라는 게 얼굴은 가면에 가려있어 못 봤지만 몸으로 나타났다.

"그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 내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사라져라."

나는 특수단 인원들을 밖으로 내보고 후미에 서서 그들을 경계하며 물러섰다.

금위대 대장은 천천히 정화의 앞까지 다가와서 공회주에게 말을 했다.

"공회주님, 이제 정화대인을 놓아주시지요."

"알겠소. 이만 풀어드리리다."

공지철이 정화의 목에서 검을 내리며 그를 놓아주려는 순간 갑자기 공지철의 복부를 금위대 대장의 검이 파고들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공지철은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아니.. 정화대인을..버릴 줄이야."

금위대 대장은 검강을 실은 검으로 정화의 복부를 찌르면서 공지철의 복부까지 한꺼번에 찌른 것이다.

정화는 말도 잇지 못하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며 숨을 거뒀다.

"원래 정화 대인의 역할은 아주 오래 전에 끝났소. 그는 신무림에 어울리는 인물은 아니니 이제 그만 사라지는 게 맞다고 생각하여 내 손으로 보내준거요."

나는 빠져가다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공지철에게로 가는데 그가 나에게 전음을 보내왔다.

[내게..오지마시요..난 이미..늦었어요..황녀님을.. 잘 부탁하오..]

금위대 대장이 검을 뽑아내자 정화와 공지철이 동시에 앞으로 꼬꾸라졌다.

나는 그 모습까지 보고는 얼른 무경원을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가보니 특수단과 비사굴에 갇혀있었던 무림인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나는 먼저 무림인들을 이끌고 나왔던 남궁세가의 남궁훈에게 말했다.

"진즉 나왔는데 왜 아직 이곳에 계십니까?"

"무영 대협 나오셨군요. 저들이 쫓아 오기 전에 황성을 빠져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몰라서 여기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사실 나도 어디로 가야 황성에서 안전하게 빠져 나갈 수 있는지는 모르는데.'

모든 이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기에 모른다고 말하기도 부담스러웠다.

그 때 나의 귓가로 들려오는 전음 소리,

[무영 대협, 남쪽 문앞으로 가십시오. 그곳은 대협의 친구분이 접수했으니 걱정 안해도 됩니다.]

'이 목소리는 처음 듣는데 누구지?.. 어디서 전음을 보낸 거지?'

주위를 둘러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일단 남쪽 문으로 가시지요. 그 곳에 제 친구가 나갈 방도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대협의 친구분요?"

"네."

남궁훈이 궁금한지 물었고 특수단의 동료들도 내가 말한 친우가 누군지 궁금한 눈치였다.

"일단 가 보시면 압니다."

난 낯선 이의 말을 믿고 특수단과 무림인들을 데리고 남쪽 문 앞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하니 한차례의 전투가 있었는지 황성 수비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내가 남문 앞으로 걸어나가자 성곽 위에서 한 사람이 뛰어내렸다.

점점 가까워지고 얼굴을 보니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석견이었다.

"석견아!"

"무영아!"

우리 두 사람은 얼굴을 보자마자 서로 부둥켜 안았다.

"일단 적들이 쫓아 올 수 있으니 나가도록 하자. 문을 열어라."

석견의 지시에 수백명의 석견의 부하들이 남문을 열고 앞장섰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남문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황성을 빠져나갔다.

황성에서 어느정도 멀어졌을 때, 석견에게 물었다.

"우리가 황성에 있는 어떻게 알고 온 거고, 또 남문은 어떻게 미리 정리한거야?"

석견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나의 물음에 대답을 해 주었다.

"예현이에게 기본적인 건 들었을테고, 내가 너를 찾아서 무림을 떠돌고 있을 때, 누군가 날 찾아와서 네가 황성에서 위기에 빠져 있다고 알려주고 갔어."

"그게 누군데?"

"초아 소저라고..너의 친구라고 하던데."

"초아가 너에게 나의 상황을 말해준거야?"

"그래. 그리고 남문을 제압해놓고 있으면 네가 올 거라 했어."

'아까 그 전음의 목소리는 초아가 보낸 하오문 사람이겠군.또다시 초아의 도움을 받았네. 초아가 보고싶네.'

우리는 적에서 멀어지기 위해 곧장 무림맹으로 향했다.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에는 고독에 중독된 무림인들을 특수단 사람들이 그들의 몸에서 고독을 제거해 주었다.

그렇게 제거를 하면서 가다보니 무림맹에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의 무림인들은 고독이 제거되어 무공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무림맹에 들어서니 맹주와 수뇌부들이 나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무영 대협, 하오문을 통해 황성에서의 이야기는 들었소이다. 그렇게 소수의 인원으로 이렇게 많은 이들을 구하다니 정말 대단하구려. 정말 수고가 많았소이다."

"저의 공보다는 여기 있는 특수단의 모든 분들이 잘 역할을 수행해 주신 덕분이죠."

나의 말을 들은 남궁무정이 나서며 말했다.

"무영 대협, 맹주님께 너무 겸양의 말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서 십대고수 두 사람을 검하고혼으로 만들었는데..특수단 그 누구도 무영 대협의 공이 가장 크다는 걸 모를 사람은 없습니다."

남궁무정의 말을 듣고 맹주 공손후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우리 남궁무정 단주가 누군가를 직접 칭찬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구려. 허허. 하긴 십대고수 두 사람을 상대로 승리를 하였다는 걸 직접 보았으니..그럴만도 하겠군."

"무림에 화경 고수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보았는데 무영 대협이 처음 아닐까요?"

"무영 대협이 화경에 경지에 오른 것은 분명한데.. 화경에 오른 자가 더 없을지는 모르겠군."

"맹주님 말을 들어보니 은거 고수나 십대 고수분들 중에 화경에 오른 분도 있을 수 있겠군요."

"하지만 이건 확실하지. 화경 고수가 있든 없든 무림에서 무영 대협을 상대할 수 있는 자는 거의 없다는 것 말일세."

우리는 무림맹에서 하루 휴식을 취한 후 무림맹 사람들에게 황성에서 구한 무림인들을 인계하고 우리는 다시 현무회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 때 연화 소저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무영 대협, 공회주.. 아니 대학사님은 어떻게 되신 거에요?"

무경원에서 빠져나올 때에 내가 마지막으로 나오고 그 뒤에 아무도 나오지 않았을 때 연화 소저의 슬픈 눈빛을 나는 보았다.

하지만 그 때는 경황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하다가 지금에서 확인을 하려하는 것이었다.

"대학사님께서는 황녀님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연화 소저는 이미 예감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확인을 받고 나니 슬픔이 몰려오는지 눈물을 흘렸다.

"진유한 지휘사님도 그렇고, 공지철 대학사님도 그렇고 다들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셨네요."

"그러니 연화 소저는 그 사람들 몫까지 더 행복하게 잘 살아야죠."

"네. 이번 생은 반드시 무영 대협과 함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거에요."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우리 둘이 함께 떠나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일생을 행복하게 살아봐요."

연화 소저가 미소를 지으며 나의 품에 안겼다.

나는 연화 소저를 껴안고 그녀의 온기를 느끼며 행복감이 가득찼다.

특수단은 열흘 정도가 지나서 현무회에 다시 돌아 올 수 있었다.

천하상단 입구에는 우리가 온 것을 보고 현무회의 모든 인원과 현무회에 남아있덬 무림맹과 사도련 사람들도 나와서 우리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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