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101화 (101/114)

"그래. 이게 몇 년만이냐.. 십년정도 되었나?"

"정말 반갑다."

27호는 십년만의 재회가 반가운지 나를 꽉 끌어 안았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구나."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안쪽 방으로 들어가서 둘이 이야기 좀 더 나누자."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가 단둘이서 지난 날의 이야기와 지금의 상황을 모두 이야기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철영은 깜짝 놀라며 말을 했다.

"1호와 5호, 7호를 전부 만났다는 거지? 무경원에서 함께 수련하던 동료들도 지금 함께 일을 수행하고 있다는거고"

"그래 맞아. 지금 다 황성에 들어와 있어."

"황궁을 조사하려는 거구나. 나도 합류해야겠군."

"그래주면 고맙지. 너도 황성에서 2년간 있었으니 최근 몇달 사이에 황성이나 황궁에 특별한 일은 없었어?"

"특별한 일이라?.."

철영이 생각에 잠기더니..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말을 했다.

"그러고보니 대략 한달 전쯤에 갑자기 황성 경계를 강화하고 성 내부에 사는 사람들조차 성내에서 돌아다닌 것도 통제하던 적이 있었어. 이틀 정도만 그렇게해서 금방 사람들 기억에서 잊어지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뭔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2년동안 황성에 살면서 그런 적은 처음이라는 거지?"

"그래. 2년동안 그런 적은 없었어. 한달에 그 때가 처음이었어."

"그렇다면 그 시기에 데려온 모양인데.. 잡아온 무림인들을 어디로 데려갔을까?"

"한가지는 확실해. 황궁으로 데려가지는 않았어."

철영이의 말에 내가 반문했다.

"넌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그건 내가 그날 하루 종일 황궁만 바라보고 있었거든. 원래도 작업을 하며 황궁에 누가 오고 가는지 지켜 보고 있는데 그날은 통제가 워낙 심해서 황궁으로 누가 오길래 저러나 하고 더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지."

"그랬는데 그날 특별히 황궁으로 많은 인원이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거구나."

"그래. 그래서 황궁은 아니라고 생각해."

"황성에 경계는 강화되었는데.. 황궁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 분명 그렇게 경계를 강화한 걸 보면 황성에 데려온 것 같기는 한데.. 황궁으로는 가지 않았어."

"그렇다면... 설마.. 그곳?"

나의 말에 철영이도 눈치를 챈 건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곳이라면 무경원?"

"그래.. 생각해보니..그 많은 인원들을 가두고 관리하기에는 무경원 만한 곳이 없긴 하다. 황궁과 연결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황궁 병력으로 통제도 가능하고 무경원을 아는 이는 극히 적으니 숨기기에도 적당하고.."

나의 말에 철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말을 들으니 무경원에 무림인들이 있는 게 분명한 듯 하네."

"그들을 어떻게 구출하지? 아마도 황궁 병력들이 촘촘히 지키고 있을텐데.."

"일단 오늘 밤에라도 들어가서 어떤 상황인지 살펴 봐야지."

"그래. 그게 우선인 듯 하네. 일단 너도 술시에 황성 객잔 앞으로 와."

철영이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래. 이따가 보자. 오랜만에 실전에서 검을 쓰게 생겼으니 난 수련 좀 하고 가야겠다."

"수련 잘하고 이따가 객잔 앞에서 보자."

철영이와 헤어진 나는 황동 객잔으로 돌아왔다.

"정보원은 만나서 잘 이야기 했어요?"

"네. 정보원도 만났고 오랜만에 제 친우도 만났어요. 그리고 무림인들이 잡혀있는 곳도 알아낸 것 같아요."

"그곳이 어딘데요?"

"황성에 있지만 황성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곳."

연화 소저만 나의 말 뜻을 이해했고 나머지는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있었다.

당영 소저가 나에게 물었다.

"황성에 그런 곳이 있어요?"

"네. 무경원이라고 황궁 비밀 호위를 키우기 위해 만든 수련 장소에요. 황궁 지하에 있죠."

"네? 황궁 지하에요?"

"그럼 황궁으로 들어가나요?"

"아니요. 황궁과도 연결되어 있지만 본 입구는 황성 외곽에 있어요."

나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주소은 소저는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소협은 그걸 어떻게 잘 알고 있는거죠?"

"저도 무경원 출신이라서요."

술시가 될 때까지 조원들과 무경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무림인 구출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무경원에 가다

어느덧 술시가 되어 황성 객잔 앞으로 특수단 인원들이 하나둘 씩 모여들었다.

서른명의 특수단 사람들이 모였을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27호를 발견하고 그를 아는 이들은 크게 놀라는 표정이었다.

풍현이 27호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아니 27호,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거야?"

적운 역시 27호를 반기며 말했다.

"너와는 연락이 안 닿아서 어디로 사라졌나 궁금했는데 황성에 있던거야?"

27호가 풍현과 적운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 모두 무사했구나. 아까 무영이에게 너희들이 이곳에 있다는 말을 듣고 기뻤지만 크게 실감이 나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까 너무 좋다."

27호의 말을 듣고 일행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오늘 이곳에 와서야 27호가 황성에 있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27호와 대화를 나눈 덕분에 무림맹과 사도련의 무림인들이 잡혀 있는 곳도 알게 되었고."

나의 말에 풍현이 내게 물었다.

"장소를 찾았다고? 황궁이야?"

"아니.. 황궁이 아니라 무경원."

나의 말에 무경원을 아는 동료들은 놀라며 말했다.

"뭐?무경원에 무림인들을 가두었다고?"

"정확한 건 아닌데.. 황성에 무림인들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황궁으로 가지 않았다면 그들을 숨길만한 곳은 그 곳 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나의 말에 풍현과 예현이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우리는 황궁이 아니라 무경원으로 잠입하는 건가?"

영경의 말에 내가 대답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아. 문제는 무림인들을 무경원에 가두었다면 오히려 황궁보다 무경원 경비가 더 삼엄할 거야."

"그래도 안에 상황이 어떤지 일단 들어가 보기는 해야지."

"그렇지. 그래서 특수단 조장들이 먼저 들어갔다가 나오도록 할게."

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초절정 고수 다섯명이 함께 들어간다면 위기상황에서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고 들키지 않고 안의 상황을 보고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모두들 나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게 가장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조심해서 안에 상황을 살피고 나와."

우리는 무경원 입구로 이동하여 조장들 다섯명만 들어갈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주변에 흩어져서 경계에 들어갔다.

내가 먼저 앞장 서서 무경원 입구를 통과해 들어갔다.

내 뒤를 풍현과 예현이 그 뒤를 남궁무정과 초일이 따라 들어왔는데 다섯명의 움직임이 워낙 표홀하여 우리를 지켜보는 특수단 일원들의 눈에는 연기가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듯한 착각이 들만큼 신묘한 움직임이었다.

무경원 출신이지만 풍현과 예현은 폐가처럼 방치된 입구에서부터 낯선 느낌을 받았다.

"이곳이 입구가 맞는거야? 폐가 같은 느낌인데..."

"마찬가지야. 오랜만에 왔다지만 입구가 너무 낯설어.."

나는 두 사람에게 날 믿어보라고 말을 했다.

"난 2년 전에도 여기를 왔었다고.. 날 믿고 따라와 봐."

"알겠어. 널 믿을테니 우리를 무경원으로만 데려가 주기만 해."

우리는 폐가 같은 곳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 무경원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섰다.

"계단 아래 쪽에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거 같군."

"어릴 적 지겹도록 맡아 익숙해진 비사굴의 습한 공기를 말하는 거냐?"

풍현의 말을 들으며 맡아보니 비사굴 특유의 습한 공기가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그래. 이 냄새로 인해 계단 밑에 무경원과 비사굴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군."

"이제 슬슬 준비를 해볼까?"

우리 다섯 명은 무경원으로 진입하기 전에 검을 빼고 조우하게 될 적들에 대한 준비를 했다.

은신술을 펼치며 내가 먼저 선두 서서 들어가며 전음을 보냈다.

바로 안쪽을 확인하고 보낸 나의 전음을 들은 풍현이 이어서 들어왔다.

무경원 안쪽까지 들어올 동안 조우한 적은 없었다.

'내가 헛다리를 짚었거나 적들이 방심해서 보초를 세우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군.'

무경원 건물이 보이고 그 건물 주변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제부터 조심해야겠어. 적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나의 전음에 네 사람은 더욱 조심하며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저들을 처치하고 들어가 볼까? 아니면 일단 납치된 무림인들이 있는지 확인부터 할까?]

풍현의 전음에 내가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일단 이곳에 있는지부터 확인이 우선이니까 나와 너 그리고 예현은 비사굴로 가보고, 남궁무정 대협과 초일 형님은 이곳 무경원을 조심스럽게 훑어보는 게 좋겠어.]

[그래. 그게 좋겠다.]

나는 풍현 나눈 대화를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전음으로 전달하고 둘, 셋으로 나누어 조사에 들어갔다.

무경원 끝쪽에 있는 비사굴에 도착하자 입구에 꽤나 많은 무사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이렇게 경비가 삼엄한 거 보니 우리가 제대로 찾아 온 게 맞는 거 같은데..]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저들에게 들키지 않고 어떻게 들어가지?]

[성동격서를 쓰는 수 밖에 내가 유인할테니 너희가 들어가.]

풍현의 말에 나와 예현이 쳐다보며 전음을 보냈다.

[그럴 바에는 저들을 제거 하고 들어가는 게 어때?]

[들키지 않고 들어가야 하는데 네가 들키면 차라리 다 제거해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풍현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들킨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냥 저쪽에 소란을 일으켜 시선을 분산 시킨다는 거지.]

풍현이 우리에게 전음을 보낸 후 비사굴 입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전각에 불을 질렀다.

처음에는 작은 불씨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불길이 세지자 전각 안에서 자고 있던 자들이 뛰쳐나오며 소리를 질렀다.

"불이야. 전각에 불이 났다. 도와주세요."

전각의 불길이 거세지자 주변에서 불을 끄기 위해 몰려 들었다.

비사굴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자들도 불을 끄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물을 퍼다나르고 있었다.

나와 풍현은 그 빈틈을 이용해 은신술을 쓰며 자연스럽게 안으로 진입했다.

안에는 황궁 무사들이 잔뜩 있었는데 동굴 앞에 경비들을 서고 있는 것으로 봐서 동굴마다 무림인들을 가둔 것 같았다.

[이곳에 있는 것 같은데.. 동굴 안을 들어가보면 확실해 지겠어.]

나의 전음에 예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차피 동굴 안을 확인하려면 제압하고 들어가는 수 밖에 없으니 이왕이면 저 안쪽 있는 동굴에 있는 자들을 제압하고 들어가자. 그래야 조금이라도 늦게 걸릴테니.]

예현의 의견대로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동굴에 경비를 서고 있는 두 명의 무사를 나와 예현이 가볍게 제압하고 그 두 사람을 동굴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동굴 안 쪽을 확인하니 다섯명의 남자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여러분들을 구해드리러 왔습니다. 안에 계신 분들은 어느 문파 소속이십니까?"

나의 목소리를 듣고 다섯명이 눈을 뜨고 그 중에 한 명이 내게 말을 했다.

"저희를 구하러 오셨다고요? 저희는 남궁세가 사람들 입니다. 저는 남궁훈이라고 합니다."

"남궁세가 분들이셨군요. 지금 몸 상태는 어떤 상태입니까?"

"고독에 당한 뒤 혈도를 제압 당해 움직일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제가 가서 한번 볼께요."

나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혈도 짚어보며 상태를 살펴보았다.

고독의 위치를 확인하니 고독은 이미 그의 목 근처까지 와 있었다.

"먼저 고독부터 제거 할께요. 혈도를 풀고나서 진기가 돌면 고독이 바로 움직일테니 제가 혈도를 풀더라도 진기를 그대로 단전에 가두어 두세요."

나는 곧바로 남궁훈의 혈도를 풀고 그의 등 뒤로 현무열화 진기를 불어넣었다.

그의 혈도로 들어간 나의 진기는 거침없이 목 부근까지 치고 올라가 잠들어 있던 고독을 불태워 버렸다.

그 뒤 다시 나의 진기를 거두어 드린 후 말했다.

"고독을 제거 했습니다. 이제 전신에 진기를 보내셔도 괜찮아요."

나머지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제거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