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100화 (100/114)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언제 온거야? 문파 일은 잘 해결 된거야?"

적운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했다.

"말도 마라. 고독에 중독된 사문 사람들을 치료하고 또한 적들과 내통한 자들을 찾느라.. 쉴 틈이 없었다. 아직도 내통한 자들을 찾지는 못했어. "

적운의 말에 풍현과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도 무당파와 같은 상황이야. 고독에 중독된 사람들은 거의 치료했는데 내통자가 누군지 몰라서 서로를 의심하고 있어."

그들의 말을 듣고 내가 적운과 풍현에게 물었다.

"그럼 너희 문파는 어떻게 하고 온거야?"

"문파 일은 사부님께서 걱정말라 하시며 나를 이곳으로 보내셨어."

"우리 사부님도 파천문의 일은 본인이 해결하면 된다고 무림맹과 함께 적들과 싸우라고 사도련 문파에도 소집명령을 내렸어. 그리고 사도련 문파들 지휘권은 나에게 주셨고.."

"그럼 사도련 문파들도 오는 거야?"

"그래. 일단 내가 먼저 온거고 곧 이쪽으로 올거야. 다만 문파 일이 정리 되지 않는 문파는 오지 못하거나 소수만 참여할 수 있어."

나는 풍현의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게 있어서 그에게 말했다.

"몇명이 오든지 사도련이 참여 한다는 게 중요한 거지. 이왕 오는 거 소문 좀 거창하게 내줘. 사도련 많은 인원과 무림맹 사람들이 힘을 합쳐 반란군과 각 문파에 사건을 일으킨 무림인들을 물리치려 대대적으로 모였다고."

나의 말에 적운은 의아한 지 반문했다.

"조용히 와서 적들을 노리는 게 아니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라는 거야? 그럼 그들이 준비하지 않을까?"

적운의 말에 풍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내가 볼 때 무영이 생각은 요란하게 소리를 내어 그들이 그 쪽으로 시선을 두게 하고 다른 방법을 쓰려하는 것 같은데.."

내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풍현이에게 말했다.

"역시 풍현이군. 정확히 내 의도를 파악했어. 사도련과 무림맹의 연합에 시선을 돌리게 하고 우리가 따로 나설거야."

나의 말에 적운이 우리 세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셋이서 하자고?"

"우리 세 명에 절정고수 이상 인자들 중에 믿을 만한 사람만 뽑아서 정예 부대를 만들거야. 이번 일은 그 부대가 처리할 거고."

풍현은 나의 의견에 동조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네 의견과 같은 생각이야. 지금은 믿을만한 소수 정예로 신속하게 움직여 적의 뒤를 치는 게 최선인 것 같다."

그렇게 현무회의 특수임무를 수행하게 될 특수단이 새로 조직되었다.

나와 적운, 풍현 그리고 영경과 연화,아민, 예현 그리고 함께 온 열여섯명의 군부 동료들, 초일과 추대운, 강소하, 모용욱, 당영, 주소은, 자신의 세가 일이라며 맹에서 자청해서 나온 남궁무정까지 총 서른 명이 특수단의 일원이 되었다.

인원은 삼십명에 불과했지만 초절정고수 다섯에 절정 고수 스물 다섯명으로 이루어진 초고수 집단이었다.

이 정도면 대문파라도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 있는 전력이었다.

우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변복을 하고 비밀리에 현무회를 빠져나갔다.

우리의 일차 목표는 고독으로 무림인들을 경악에 빠뜨렸던 오독교였다.

황성으로 가다.

현무회 특수단은 오독교에 도착하자마자 조를 나누고 작전을

계획을 세웠다.

먼저 특수단 30명을 다섯 조로 나누었다.

초절정 고수인 나와 풍현, 예현, 초일, 남궁무정, 이렇게 다섯명이 특수단 5개 조의 조장을 맡고 조원을 다섯명을 배치했다.

나의 조에는 연화 소저와 당영, 주소은, 강소하, 유아민 5명을 배치했고, 풍현의 조에는 그의 요청으로 영경이 들어갔고, 그리고 적운, 그리고 무경원 동료 3명이 배치되었다.

예현의 조에는 무경원 동료 5명이 배치되었고 초일의 조에는 추대운 그리고 무경원 출신 4명, 남궁무정 조에는 모용욱과 무경원 출신 4명이 배치 되었다.

"먼저 예현이 너희 조가 먼저 들어가서 안의 상황을 살피고 나와줘."

"알겠어. 갔다올께."

나의 말에 예현이 조원들을 데리고 순식간에 오독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소하와 추대운이 말했다.

"와! 저 분들 움직임이 엄청나네."

"맞아. 움직임이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데.. 은신술도 뛰어나고 군부에 있었다던데.. 엄청나네."

'무경원 출신들은 모두 저 정도는 기본이지. 내가 예현의 조에게 첫번째 임무를 맡긴 이유이기도 하고.'

그들은 오독교에 들어간 지 일각도 채 되지 않아서 돌아왔다.

"무영아, 우리가 샅샅이 훑어봤는데 오독교 안에는 개미 한마리도 없어."

"뭐라고? 오독교 사람들이 이곳을 버리고 전부 사라졌다는 거야?"

나의 말에 예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리 기구들도 최근에 쓴 흔적이 없는 걸로 봐서는 그들이 이곳을 떠난 지 꽤 된 듯 해."

"이들은 태산에서 일을 벌이기 전에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봐야겠군."

"그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서 단서를 찾지?"

"모든 단서는 황궁을 가리키고 있으니 그 쪽으로 가 보는 수 밖에 없겠지."

나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황궁으로의 잠입이 녹록지 않을 거라는 건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우리는 오독교를 떠나 황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황궁을 향해 가면서 나는 연화 소저에게 물었다.

"연화 소저는 황궁에 들어가는 게 불편하지 않겠어요? 불편하다면 황궁에는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니에요. 오랜만에 다시 황궁에 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혹시라도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바로 이야기 해줘요."

"네. 소협. 고마워요."

그 말과 함께 연화 소저는 내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우리는 열흘이 걸려 황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반란군이 황성을 장악한 지 2년이 넘었기에 그들도 전처럼 입구의 경계를 강화하지는 않아서 생각보다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특수단 30명이 함께 몰려다니면 적들도 눈치를 챌 수 있었기에 각기 다른 곳으로 흩어져 있고 조장 다섯만 객잔에 모였다.

풍현이 우리들에게 먼저 말을 했다.

"아무래도 황궁을 조사하는 건 밤이나 되어야겠지. 지금은 움직이는 건 힘들거 같은데 말이야."

풍현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무경원을 통해 황궁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 밤이라면 들키지 않고 충분히 들어가 볼 수 있을 거야."

예현이 내게 말을 했다.

"그럼 우리는 밤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려나?"

"그래. 일단은 적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대기하고 있다가 술시(20시)에 이곳 앞으로 모이도록 하자."

"그래. 그럼 이따가 보자고."

우리들은 간단한 회의를 마치고 조끼리 흩어졌다.

나는 우리 조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에 와서 말을 했다.

"일단 술시에 움직이기로 했고 그때까지 우리끼리 대기하고 있으면 되는데.. 내가 황성에 아는 정보원이 있는데 그 사람을 찾아서 황궁의 상황을 알아보려하는데 너희도 같이 갈래? 아니면 나 혼자 다녀올까?"

"소협, 같이 가요. 우리끼리 이곳에서 특별히 할 일도 없는데."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2년 전 황성에서 만났던 그림자 무사 13호가 생각이 나서 그를 찾아 조원들과 황동 객잔으로 향했다.

황동 객잔에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는데 주위를 둘러봐도 13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3호는 어디로 간 걸까?'

일단 객잔으로 들어왔으니 자연스럽게 음식을 시키고 조금 기다려보기로 했다.

음식을 먹으며 반시진쯤 지났을 때 13호가 객잔에 나타났다. 그는 간단한 소면을 시킨 후 주변을 둘러보다 가다가 소면이 나오자 서둘러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도 조원들에게 전음으로 13호를 발견했다는 걸 말한 후 혼자 그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잘 지내셨습니까? 그림자 무사 13호님.]

나의 전음에 그는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나 말고는 다른 사람이 없다는 걸을 확인 한 후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에게 전음을 보냈습니까?"

"그렇습니다. 한 2년만에 뵙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목소리는 낯익은데.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당신은 누군가요?"

"전 특별 그림자 무사 18호라고 합니다."

"아! 그 때 그 분이시군요. 그런데 얼굴이 많이 변했네요."

"얼굴은 인피면구를 쓰고 있어서요. 그간 별일은 없었나요?"

"2년이란 시간동안 당연히 많은 일이 있었지요."

"그림자 무사 중에 찾아온 자라도 있었나요?"

"일단 자리를 옮겨서 이야기를 나누지요."

나는 13호를 따라 더 외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18호님을 만나고 얼마 되지 않아.. 27호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비사굴에서 우리와 함께 했던 27호가 찾아오다니.'

"그가 찾아와 무슨 말을 했습니까?"

"자신이 모시던 황자님이 황제 폐하의 일을 듣고 따라서 자진 하셔서 모실 분을 잃고 황성으로 돌아왔다가 제가 남긴 표식을 보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을 주고 받으셨죠?"

"앞으로 자신은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물었습니다. 하여 저는 그에게 숨을 곳을 마련해주고 그곳에서 자신을 지키고 기회를 엿보라 하였습니다.

"그럼 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나의 물음에 잠시 그가 말하기를 주저 하며 말했다.

"그를 왜 찾으시려 하는거죠?"

"저는 그와 잘 아는 사이입니다. 그도 저를 보면 반길 겁니다."

"그럼 따라오시지요."

13호를 따라 한참을 걸었는데 그가 황궁 앞쪽에 있는 포목점에서 멈춰섰다.

13호가 먼저 포목점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뒤따라 들어갔는데 포목점 안에는 늙은 노인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나야 뭐. 살만큼 살았으니 언제 가든 이상할 게 없지."

"더 오래 사셔야지요. 철영이는 일을 잘하고 있습니까?"

"그 녀석 성실한 거야. 자네가 철영이를 내게 맡겼으니 나보다 더 잘 알지 않는가."

"그럼 지금 안에서 작업 중입니까?"

"그렇지. 한창 작업 중 일테니 방해하지 말고 잠깐 기다리게. 곧 물 먹으러 나올 시간이야."

'저 노인이 철영이라 부르는 게 27호인가보구나.'

"옆에는 누구지? 또 한명을 내게 더 맡기려고 하는겐가?"

"아닙니다. 어르신, 여기는 철영이 친우입니다."

나는 그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어르신, 전 철영이의 친구 무영이라 합니다."

"철영이의 친구라.. 혹시 철영이를 데려가려고 왔소?"

"그런 건 아니긴 하지만.. 철영이가 절 따라 간다고 할 수도 있겠죠."

"좋은 아이인데.. 함께 가게 된다면 철영이에게 잘해주시요."

철영이를 부탁하는 말에서 그를 친 손주처럼 여기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27호가 2년동안은 좋은 사람과 함께 지냈구나. 다행이다.'

잠시 후 27호가 땀을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

13호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오랜만이시네요. 잘 지내셨죠?"

"그래. 자네도 잘 지냈지?"

"덕분에 좋은 어르신 밑에서 호강하고 있습니다."

"다행이군. 오늘은 내가 자네 친우를 데려왔네."

13호의 말에 27호가 나를 보더니 경계심 어린 눈초리로 말했다.

"옆에 계신 분이 제 친우라고요? 저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요."

27호의 말에 13호가 당혹해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자네의 친우가 아니란 말인가? 18호님 어찌 된 겁니까?"

나는 13호에게 다가가 말했다.

"나 18호야. 설마 비사굴의 동료를 잊어버린 거냐?"

나의 말에 27호의 얼굴 표정이 확 변하며 말했다.

"아니! 네가 정말 18호라고.. 정말 네가 날 찾아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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