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88화 (88/114)

나는 전력을 다해 그녀에게 향했다.

그녀와 그들의 거리는 3장(1m)

나와 그녀의 거리는 20장(6m)

오독교 제자의 검이 그녀의 몸에 거의 닿기 직전,

내 몸은 내 경공의 한계를 넘어 바람과 하나가 되어 날아가듯 그녀의 앞에 도착했다.

'어떻게 내 몸이 이 곳에 와 있지? 내 한계를 넘은 건가?'

급히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를 밀어내며 내 몸으로 오독교 제자의 검을 받았다.

내 복부에 박힌 검을 놓고 뒷걸음치면서 오독교 제자가 말했다.

"아니.. 어떻게 네 놈이 여기에 나타난 거지?"

나는 대답없이 검으로 오독교 제자의 목을 날린 뒤 연화 소저에게 말했다.

"소저, 괜찮아요? 다친데는 없어요?"

"네. 소협 덕분에 제 목숨을 건졌어요."

"제가 조금 늦었죠? 미안해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하지만 전 소협을 믿고 있었어요."

"잠시만 기다려요."

"소협, 복부를 다쳤는데.. 괜찮아요?"

"이 정도 상처는 별거 아니에요."

난 복부의 검을 뽑아낸 후 간단히 주변 혈도를 막으며 나머지 오독교 사람들을 학살하다시피 하고 다녔다.

오독교 제자들을 모두 죽이거나 제압한 후 내 모습은 지난 날의 혈귀 때에 마찬가지로 온몸을 피로 뒤집어썼다.

그 때 오독교의 남소소와 개방 제자 노상을 제압해서 끌고 나오는 풍현과 당영 그리고 당상문이었다.

밖에 상황을 보고 풍현과 당영이 놀란 표정이었다.

특히 내 모습을 보고는 풍현이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했다.

"무영아 괜찮아? 많이 다친거냐?"

"이거 내 피 아냐..그런데 역시 살생을 많이 한 날은 몸도 마음도 힘들군."

"네게 묻은 그 피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의 목숨을 살린 거니.. 너무 마음 쓰지 마라."

"그래야겠지."

남소소는 자신의 문파의 제자들이 대부분이 죽거나 팔이 없는 불구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고 악에 바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우리 오독교 제자들을 죽인 게 네 놈이냐? 넌 반드시 우리 교주님이 가장 큰 고통을 주며 네 숨통을 끊을 것이다."

신검협이 되다.

"곧 너희 교주를 찾아갈테니 내가 도망갈까 하는 걱정은 하지 말거라. 다만 둘 중 누가 먼저 죽을지는 그때 가 보면 알겠지."

"네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우리 교주님에게는 안될 걸."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내게 고독을 제거하는 방법을 말해주면 목숨은 살려주도록 하마."

나의 말에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 방법을 알려달라고? 남만의 고독이 그리 쉽게 제거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내가 일일이 고독을 빼내 주지 않으면 저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을 걸."

나는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당영 소저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당영 소저, 남소소의 말이 사실인가요? 당가에서는 고독을 제거 할 수 없나요?]

[남소소의 말처럼 고독을 제거하는 게 쉽지 않아요. 건들면 오히려 미친듯이 발광하며 터져버리는 게 고독이라서요. 고독이 터지면 그 안에 있던 절명독이 빠르게 몸으로 퍼져 죽을 거에요.]

[피리로 조종을 하는 듯 하던데 그거로는 안될까요?]

[그거는 고를 머리로 보내기 위해 자극하는 물건이에요. 그거로는 절대 고를 빼낼 수 없어요. 오히려 자극으로 인해 고가 흥분해서 죽을 수 있어요.]

[그럼 어쩔 수 없이 남소소의 말을 들어야겠군요.]

나는 남소소에게 다가가 말을 했다.

"사람들의 고독을 모두 제거해주면 무사하게 보내줄께."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먼저 우서인을 오독교로 보내주면 고독을 치료 해주지."

'오독교 교주에게 여기 상황을 전달하려나보군. 그래도 한 명을 보내주고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보내주는 게 괜찮은 선택이겠지.'

"좋다. 우서인을 보내줄테니 사람들을 치료해 주도록 해."

"그럼 빨리 우서인의 점혈을 풀어주고 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해줘."

우서인의 점혈을 풀고 남소소에게 데려갔다.

남소소는 우서인에게 오독교로 가서 이곳 상황을 전달하라고 말했다.

"제가 어찌 소교주님을 두고 떠나겠습니까? 차라리 제가 남고 소교주님이 가십시요."

"내가 간다고 하면 이들이 보내주겠어? 얼른 어머니께 이것 사정을 알리고 준비하라고 말씀드려. 그리고 이 자에 대해 꼭 말씀드려. 우리 오독교의 제자들을 도륙한 놈이라는 걸."

"네. 알겠습니다. 소교주님 말씀을 교주님께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서인이 태산을 떠나 오독교로 향하고 남소소의 점혈을 풀어주어 치료를 하게 했다.

처음으로 소림사의 제자를 치료를 시작했는데 반시진이 걸려서야 겨우 고독을 빼낼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래 걸려서야 이 많은 사람을 언제 다 치료하나.. 다른 방법은 없나?"

"있지. 고독들을 빼내기 쉬운 곳으로 이동시켜서 빼내면 일각에 한 명씩 치료가 가능해지지."

"그럼 그렇게 하면 되잖아."

"그러려면 점혈을 풀어야해."

"그럼 고독이 다시 위쪽으로 움직일텐데.."

"나에게 고독을 잠시 잠재우는 약이 있어."

"그 말을 내가 어떻게 믿지?"

"그럼 시범을 보여줄께."

"그렇다면 저 개방의 노상에게 고독을 먹이고 시범을 보여줘."

나의 말에 노상은 얼굴색이 잿빛으로 변했다.

남소소는 망설임 없이 노상에게 고독을 침투시킨 다음 약 하나를 건넸다.

노상이 그 약을 먹자 혈관을 타고 움직이던 고독의 움직임이 멈추는 게 보였다.

"이게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지?"

"약을 먹으면 하루까지는 괜찮아."

"그 약은 많이 있어?"

"아주 많이 있으니 걱정마."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무림맹 쪽을 치료 중이니 무림맹 부대들에게 그 약을 나눠 줘야겠어."

남소소가 약을 꺼내주자 무림맹 쪽 백여명의 혈도를 풀어주고 알약을 삼키도록 하였다.

그러자 모두들 고독이 움직임을 멈추어 안심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남소소가 자신의 품 안으로 손을 넣더니 피리를 꺼내었다.

'안돼. 당영 소저말로 피리는 자극을 줄 뿐 다른 조종은 불가능하다했는데. 남소소의 목적이 우리를 방심시키고 피리로 자극을 줘서 고독을 다 죽일 생각이군. 그러면 절명독에 모두 목숨을 잃게된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다.'

그 때 생각나는 무공은 단 하나,

현무검결의 필살비검.

내가 만든 현무검결에서 유일한 비검술.

만들었지만 실전에서는 단 한번도 써 보지 않은 검술이었다.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정신을 집중하여 검을 들어올려 남소소에게 필살비검을 날렸다.

번개가 치듯 빠르게 날아간 내 검은 피리를 입술에 대던 남소소의 목을 스치고 지나 나에게 돌아왔다.

남소소는 자신의 목에서 솟구치는 피를 바라보며 그대로 꼬꾸라졌다.

모든 사람들은 갑자기 내가 남소소를 죽이자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치료를 받을 차례를 기다리던 구파일방 사람들이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다들 한마디씩 했다.

"무영 소협, 우리를 치료할 유일한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는 이제 꼼짝없이 고독에 의해 죽게 생겼습니다."

그 때 그들의 말을 들은 당영 소저가 앞으로 나서며 말을 했다.

"사람을 살려줬더니 고맙다고 하지는 못할 망정, 무슨 헛소리들을 그렇게들 하나요."

당영 소저의 말을 듣고 그들이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당영 소저, 헛소리라니요.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무영 소협이 아까 오독교 사람들에게서 우리를 구한 것은 인정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남소소를 죽인 것은 너무 경솔한 행동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당영 소저가 노기에 찬 음성으로 말했다.

"구파일방에는 방금 죽은 남소소가 입에 대던 피리를 만약 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나보네요."

당영의 말에 소림사 승려가 말을 했다.

"남소소가 말하기를 고독을 빼기 편한 위치로 옮기려고 한다고 말하고 피리를 꺼내지 않았습니까?"

이에 당영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정말 믿었나요? 저 피리는 고독을 흥분시켜 머리쪽으로 올라가게 하거나 고독 스스로 발광하다 죽게 만드는 자극제라고요. 그래서 만약 무영 소협이 남소소가 피리를 불지 못하게 막지 않았으면 여기 있는 모두가 고독 때문에 머리에 구멍이나 죽거나 절명독에 중독되어 죽거나 둘 중 하나였을 거에요."

당영의 말에 모두가 나를 바라보며 그녀의 말이 맞는지 묻는 듯한 눈빛이여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다들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무영 소협, 아까 전에도 우리의 목숨을 구해주고 또 다시 우리를 구해줬는데 우리는 그것도 알지 못하고 헛소리나 해서 미안합니다."

"구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무영 소협, 목숨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계속 나를 향한 감사 인사가 터져나와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들을 향해 말을 하였다.

"충분히 오해하실 만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리고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니 감사 인사는 모든 게 해결 되면 받도록 하겠습니다. 당영 소저와 고독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 지 상의하고 이 문제를 수습할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요."

"네. 소협,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당영 소저에게 가서 말을 건넸다.

"오해를 풀어주셔서 고마워요."

"전 저들에게 사실을 말해준 것 뿐이에요. 저에게 고마워 할필요 없어요."

"그래도 고마워요. 그리고 고독을 해결할 다른 방안이 없을까요?"

"다른 방안이요? 제가 아는 고독의 유일한 약점은 불에 약한거에요. 하지만 이미 몸 속 안에 고독을 제거 하기란 쉽지 않아요."

'아! 내가 열화 진기로 내 몸에 들어온 고독을 태웠듯 다른 사람 몸 속의 고독도 태워버리면 되겠구나.'

"소저 말을 들으니 방법이 있을 거 같아요. 일단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나는 적운에게 달려가 말을 했다.

"운아, 내가 고독을 제거할 방법이 생각 났거든. 나를 믿고 한번 시도해볼래?"

"어차피 고독을 제거 못하면 죽는데.. 가능성이 있으면 시도해 봐야지. 설사 잘못 되더라도 난 널 원망하지 않으니 너도 마음의 짐 같은 것 갖지마."

"나 믿는다더니 잘못되면 내가 힘들어 할 것까지 생각하는 거야?"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그랬지. 난 너 믿어. 얼른 해봐."

내가 적운의 등 뒤에 손을 얹고 현무열화 진기를 불어넣고 양의심법으로 적운의 진기를 달래며 고독을 찾아 혈도를 타고 올라갔다.

혈도 안에서 고독을 발견하고 그대로 현무열화 진기로 고독을 녹여버렸다.

그런 후 적운의 등 뒤에서 손을 떼고 그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을 거야. 운기 한번 해봐."

적운이 내 말을 듣고 운기조식을 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자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대단한데. 단번에 고독이 제거 되었어. 이렇게 하면 금방 고칠 수 있겠는데."

"그렇긴 한데.. 나도 내력의 소모가 있어서 오늘 안에 모든 사람의 고독을 제거 할 수는 없을 거 같은데."

"그렇겠구나. 그때까지 고독이 가만히 있을 지도 모르고.."

"여럿이하면 좀 더 빨리 치료할 수 있을텐데.. 방법이 없을까?"

그 때 풍현이 나와 적운에게로 다가왔다.

"무영아, 너 혼자 이 많은 인원을 어찌 감당하냐. 당영 소저에게 들으니 고독이 불에 약하다 하던데 내 무공은 화공 계열은 없어서 내 파천 진기로 고독에 충격을 주면 겨우 기절 정도나 할 거 같은데..도움이 못되서 미안하다."

'기절? 그래.. 기절을 시키면 되겠구나.'

"풍현아, 네가 할 일이 생겼어. 나를 따라와. 적운아, 너도와. "어디 가는데?"

"대뢰음사 고수들부터 고독을 제거해 줘야겠어."

"대뢰음사 고수들의 열화 진기로 나머지 사람들을 고독을 제거하려고?"

"맞아. 다만 고독이 움직이거나해서 바로 찾아 제거하지 못하면 위험하니까 너와 적운이가 진기를 잘 다루니 미리 고독을 기절 시켜놓으면 대뢰음사 고수들이 열화 진기로 제거하는 식으로 하면 생각보다 빨리 정리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거 좋은 생각이다."

생각한대로 대뢰음사 고수 오십명을 먼저 제거 해주고 그들에게 적운과 풍현이 기절 시켜 놓은 고독을 제거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흔쾌히 승낙하며 적운과 풍현을 따라다니며 열심히 고독을 제거했다.

추가로 고독을 기절 시킬 절정 상급 고수들을 모아서 대뢰음사 고수들과 짝을 지어 다니니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무림맹과 사도련의 고수 사천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죽은 사람이 삼백명이었고 삼천 육백명 가량이 중독 되었는데 나와 대뢰음사 고수들이 제거한 고독의 숫자는 세시진(6시간) 만에 삼천 마리를 없애버렸고 반시진 후에 모두 제거할 수 있었다.

모두 마무리 되자 나를 비롯해 대뢰음사 고수 오십명과 풍현, 적운 그리고 절정 상급의 고수들까지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와! 살았다. 무영 소협이 우리를 살렸다."

"이제 무영 소협이 아니라 새로운 검협이 맞는 거 같습니다."

"맞아요. 신검협님이 부릅시다."

"신무영 신검협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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