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 무사의 귀환-86화 (86/114)

"그 또한 없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점창파와 대뢰음사의 배분이 높으신 두분을 이곳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러자 점창파에서는 장문인의 제자인 강소하가 나왔고 대뢰음사에서는 장로급의 화공 선사가 나왔다.

"난 대뢰음사의 화공이라 하오."

"점창파의 강소하 입니다."

두 사람 다 절정고수였고 점창파와 대뢰음사에서 무공 실력으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두 분께 부탁을 좀 드리려 하는데 들어주시겠습니까?"

"소협, 일단 말해보시요."

"네. 말씀하세요. 무영 소협."

두 사람은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사건의 범인이 두 문파의 무공을 썼습니다. 그 말은 범인이 두 문파에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무공을 훔쳐 배운 자가 일부러 사용한 거 겠지요."

"소협, 우리 문파 사람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소이다."

"저희 점창파에도 그런 문도는 없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하여 화공 선사께서 저기 있는 분들의 내공을 살펴서 대뢰음사 특유의 열화 진기가 있는지 찾아주시고, 강소하 소협은 점창파 특유의 현천 진기가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알겠소이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제압되어 있는 스무명을 돌아가며 한 명씩 진기를 불어넣어 진기로 그들의 단전과 몸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여기에 열화 진기를 지닌 자가 한 명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현천 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열화 진기를 익혔다고 지목된 자는 나에게 제압 당했던 노경이란 개방 사람이었고 현천 진기를 익혔다고 지목된 자는 마옥선이라는 오독교의 사람이였다.

그들의 변명을 듣기 위해 먼저 개방 사람의 아혈을 풀고 물었다.

"노경 소협, 죄를 인정하십니까?"

"무슨 소립니까.. 왜..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거요?"

개방 사람들도 우르르 몰려 나와 항의를 했다.

"우리 형제를 왜 범인으로 만드려는거요?"

"개방 무공 중에 양강 진기를 만들어 내는 무공이 있습니까?"

"......"

"그럼 양강 진기를 어떻게 익힌 걸까요? 자, 그럼 직접 대답해보시죠?"

그러자 개방의 노경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양강의 무공을 익히는 것도 허락을 맡아야한단 말이요."

"보통 양강 진기가 아닌 대뢰음사의 열화신공이면 문제가 되지요. 화공 선사님, 대뢰음사에서 문파의 무공을 몰래 훔쳐 배우면 어떻게 되지요?"

내 물음의 화공 선사가 굳은 표정으로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그런 경우 우리 문파 고수와 대결을 펼쳐 이기면 그냥 보내주고 지면 그자의 단전을 파괴하고 양팔을 잘랐소."

화공 선사의 말에 노경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다.

사건의 배후

"지금 날 겁박하는 겁니까?"

"아니에요. 대뢰음사에서 무공을 훔친 자에게 내리는 처벌을 가르쳐 준 겁니다. 노경 소협께서 대뢰음사의 무공을 익히지 않으셨으면 아무 문제가 없지요."

나의 말에 개방 사람들이 또 나서며 말했다.

"사형 몸에 양강 진기가 있다는 대뢰음사 사람 말만 듣고 사형을 범인으로 몰고 가는 겁니까? 사형 몸에 있는 양강 진기가 대뢰음사의 것이란 것을 어떻게 증명하실거죠?"

"화공 선사님, 듣기로 대뢰음사에는 문파의 무공을 익혔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소협께서 우리 문파에 대해 많이 알려계시는구려. 맞소이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오. 내 열화 진기를 단전에 흘려보내면 알수 있소."

"어떻게 확인이 되는 건가요?"

"대뢰음사의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면 내 열화 진기가 온 몸을 타고 돌아..일각 이상 고통스러워하며 반드시 내가 다시 열화 진기를 진정시켜 줘야 하오. 하지만 대뢰음사의 무공을 익혔다면 반각도 안되어 내 열화 진기를 융화시켜 진기가 증진되고 안정될 것이오."

"그럼 노경 소협의 무공이 대뢰음사의 무공인지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나의 말에 화공 선사가 진기를 모아 노경의 몸에 손을 대려하자 노경이 대경실색하며 소리를 질렀다.

"내 허락도 없이 누구 마음대로 내 몸에 함부로 손을 대려하는거냐?"

"노경 소협, 누명을 벗을 기회인데 왜 그리 겁을 내십니까? 잠시면 됩니다. 선사님, 확인해 주세요."

나의 말에 화공 선사가 노경의 단전에 손을 얹고 진기를 흘려보냈다.

아까 열화 진기를 찾을 때와 다른 점은 흘려보내는 진기의 양이 매우 컸다.

화공 선사의 열화 진기가 그의 단전으로 들어가 헤집고 다니자 노경이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얼굴부터 몸 전체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후 전신에 흩어져 있던 그의 열화 진기들이 단전으로 모여 화공의 진기를 감싸더니 하나로 합쳐지자 노경의 안색이 평안해지고 몸의 열기도 가라앉았다.

그 모습을 본 모두가 경악하고 있었다.

"노경 소협, 모든 이들이 그대가 대뢰음사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걸 보았는데 더 변명을 더 하시겠습니까?"

나의 말에 노경이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대뢰음사의 무공을 익힌 건 맞는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는거지? 몰래 훔쳐 배웠으니 대뢰음사에 가서 대가를 치루면 되는 거고 난 남궁세가의 사람을 안 죽였어."

노경은 결과가 나오자 오히려 범행을 발뺌하며 뻔뻔하게 나가고 있었다.

"그러면 오독교의 마옥선 소저를 먼저 심문하고 대질할 때 다시 묻도록 하죠."

노경의 아혈을 다시 짚어 말을 못하게 막고 오독교의 제자인 마옥선의 아혈을 풀었다.

"마 소저, 범행을 인정 하시나요?"

"무슨 범행을 말씀하시죠. 전 연약한 여인이라고요. 상식적으로 제가 어떻게 저보다 더 고수인 그들을 죽였겠어요."

"자고 있거나 방심한 틈을 타서 죽였겠죠. 그리고 소저가 익히신 사일검법은 워낙 빠른 쾌검이라 가까운 거리라면 알고도 피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요."

"소협께서는 정말 제가 점창파의 사일검법을 익혔다고 생각 하시나요?"

"소저 몸에 현천 진기가 있는데도 부정하시는 건가요?"

"제가 있는 진기가 현천 진기라고 말을 한 건 점창파 강소하 소협의 일방적인 주장이잖아요. 모두들 그 말을 믿으시나요?"

마옥선의 주장에 나는 강소하를 불렀다.

"강 소협, 현천 진기나 사일검법을 익혔을 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강소하의 말에 모두 그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마옥선도 그의 말을 들으며 불안한 표정이 얼굴에 나타났지만 순간적으로 감추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사일 검법은 모두 아시다시피 쾌검술의 일종인데 극쾌를 추구하지요. 현천 심법은 그런 사일 검법을 위해 만들어진 심법이라서 현천 심법을 연마하더보면 쾌검술을 쓰기 편하도록 어깨와 다리의 특정 혈자리가 발달하며 그 곳이 중심혈이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현천심법을 익혔는지 판별이 가능한가요?"

"간단합니다. 소저가 현천 심법을 익혔다면 제가 현천 진기와상충하는 진기를 넣으면 아마 마 소저의 어깨 견정혈과 종아리 쪽의 족삼리혈에 강한 통증을 느낄 것입니다. 만약 익히지 않았다면 제 진기에 반응하지 않을 거에요."

"그럼 지금 확인을 해 주세요."

모두들 강소하의 말을 들으며 이해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강소하가 마옥선에게 다가가 손을 대려하자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정파 사람이 어찌 여인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려하는거죠? 나중에 내가 범인이 아니면 소협께서 절 책임질 거에요?"

"듣고보니 일리가 있군요. 그럼 소저에게 손을 대지 않겠습니다."

"호호. 고마워요. 정파에도 이렇게 정의로운 분들이 있군요."

강소하의 말에 마옥선은 안심하고 그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소하가 마옥선의 등 뒤에 손을 올리더니 장력을 분출했다.

"아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방금 손을 대지 않는다고 약속하더니..정파 위선자들, 너도 똑같구나."

"전 소저에게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왜 거짓을 말하지. 지금도 내 등 뒤에 손을 대고 있잖아."

"분명 제 손은 떨어져 있습니다. 마 소저 등 뒤에 느껴지시는 장력은 격공장입니다."

격공장은 벽공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신체에 닿지 않아도 상대의 내부에 장력을 보낼 수 있는 수법으로 내가 수법 중에서 고도의 기술이 요하는 방법이라 최소 절정 고수 이상만 쓸 수 있었다.

마옥선도 자신의 몸을 집중해 느껴보니 강소하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았다.

잠시 후 격공장을 통해 마옥선의 몸으로 들어온 강소하의 진기는 단전을 타고 이곳 저곳을 돌더니 그녀의 견정혈과 족삼리혈에 가서 그녀의 진기와 충돌을 했다.

그러자 그녀가 고통스러워 하며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너무 아파. 제발."

내가 가서 그녀의 마혈을 풀자 그녀 자신의 어깨와 종아리를 붙잡고 고통스러워 했다.

"마 소저, 현천 진기를 익힌 것을 이제 인정합니까?"

"네.. 그러니 제발 이 진기를 거두어 줘요."

"강 소협, 이제 진기를 제거해 주시죠."

나의 말을 들은 강소하가 다시 마 소저의 등 뒤에 장력을 불어넣었다.

아까는 현천 진기와 상충하는 진기였다면 이번에는 현천 진기를 넣어 상충하는 진기를 제압해버렸다.

그러자 마 소저의 어깨와 종아리 통증이 사라졌다.

"자, 이제 마 소저와 노 소협 두 분의 대질 심문이 필요하겠군요."

두 사람을 데리고 와 아혈을 풀어주고 대화를 시작 했다.

"두 분은 왜 저들을 죽인거죠?"

"열화신공을 익힌 건 인정하지만 왜 내가 죽였다고 하는거죠? 나만 그 무공을 익힌 것도 아닌데.."

"맞아요. 제가 사일검법을 익혔다고 사일검법에 죽은 사람은

제가 죽였을 거라 추측하며 범인으로 몰아가는 건 안될 일이죠."

"듣고보니 그렇긴 하군요. 그럼 두 분은 본인들의 결백을 주장하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난 결백합니다."

"네. 저도 결백해요."

"대뢰음사와 점창파의 고수분들이 확인해 주신 걸로 볼 때는 정황상 두 분이 의심이 피하기로 어려우나 두 분께서 결백을 주장하고 계시니.. 다른 확실한 방법으로 결론을 내려야겠네요."

두 사람은 내가 말한 다른 방법이 무엇인지 몰라서 초조한 눈빛이었다.

"그게 무엇이요? 다른 방법이라니?"

"무영 소협, 보니까 우리 사형이 범인이라는 확실한 물증도 없고, 또한 범행을 본 증인도 없는데 무슨 방법이 남았다고 하는 겁니까?"

노경의 사제가 나서서 나에게 따지듯 물었다.

"남은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이 방법까지는 쓰지 않고 자백하기를 바랬는데 계속 부정하시니 결국 이 방법을 써야겠군요."

"그게 무엇이요? 의심만으로 나의 사형과와 마 소저를 고문이라도 하겠다는 거요?"

"제가 어찌 무림맹과 사도련의 고수분들을 의심만 가지고 고문을 해서 자백을 받아내겠습니까.."

노경 사제는 여전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을 그렇게 해놓고 자백을 받기위해 우리 사형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문파 차원에서 소협에게 책임을 물을 겁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그럼 다음 방법을 진행하겠습니다. 당영 소저, 앞으로 나와주세요."

나의 말에 당영 소저가 걸어나오자 그녀의 신분을 알고 있는 모두가 놀란 눈빛으로 그녀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당영 소저는 사천당가 가주님의 따님으로 독에 관해서는 가문에서 가주님 다음으로 뛰어나다고 평가 받고 계십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형에게 독이라고 쓰겠다는 거요?"

"네 독을 쓰려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독과는 다릅니다. 당영 소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영 소저가 내 부탁에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입을 열었다.

"무영 소협이 말한 것은 저희 세가에서는 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일종의 술이죠. 이름 또한 자백주라 불립니다."

그러면서 당영 소저가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이 술을 한 방울만 마셔도 정신이 몽롱해지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불게 만들어주는 환각제라고 볼 수 있어요."

"아니. 지금 우리 사형에게 환각제를 쓰겠다는 거요?"

"노경 소협이 범행을 환각상태에서 사실대로 자백해서 문파의 체면이 떨어질까봐 걱정 되십니까?"

"소저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난 그저 사형의 몸에 무리가 갈까 걱정되서 하는 말이지요."

"그건 걱정마세요. 이 자백주는 마신 사람에게 아주 나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겨우 한 방울이에요. 환각 상태로 반시진 정도 있다가 깨어나면 반시진도 안되서 정상적으로 생활이 가능해지니 걱정마세요."

당영 소저의 말에 노경의 사제도 더 이상 말릴 수는 없었다.

당영이 그 두 사람에게 다가가 자백주를 입에 떨어뜨리려 하자 노경이 소리를 질렀다.

"자백, 자백하오. 내가 남궁세가의 두 고수를 죽였습니다."

마옥선도 노경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두 사람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어느 분께서 이 이을 맡아 주시겠습니까?"

나의 말에 무림맹 소속 공손세가의 장로 공손수가 나왔다.

"소협, 그 일은 노부에게 맡겨 주시오. 며칠 내로 공모한 자와 이유를 알아내겠소."

그 때 남궁세가와 대뢰음사에서 한명씩 나오며 말했다.

"저희 남궁세가는 사건의 피해자 문파이니 우리도 그 조사에 참여하길 원합니다."

"대뢰음사도 마찬가지요. 우리도 참여 시켜주시요."

나는 공손수 장로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그가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공손수 장로님이 조사 위원장 자리를 맡으시고 나머지 두분을 조사위원을 삼으시면 어떨까요?"

"조사에만 참여한다면 저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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