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조금 떨어진 곳에 마련된 특별관.
이곳은 소수의 귀빈들을 위해 제작된 공간이었다. 유리로 만든 단층 건물처럼 보였지만, 최첨단 안전, 보안 시설의 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화재나 지진은 물론이고, 대단위 폭격이나 생화학 공격에도 버틸 수 있게 만든 요새였다.
원래는 군사박람회 내부에 전시 차원으로 꾸며질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밖으로 빼낸 것이다. 귀빈들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 주려는 원 회장의 배려였다.
“원 회장, 난 한국 음식이 체질인 것 같소.”
“그렇습니까?”
“어찌나 내 입맛에 딱 맞는지… 배가 더 나오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가까운 호텔에서 식사를 끝낸 귀빈들이 특별관 안으로 들어섰다. 진짜 귀빈은 10여 명 정도였지만, 경호원을 포함한 수행원들이 그 몇 배가 되었다. 그들이 다 들어서자 특별관 로비가 분주해졌고 출입문이 통제되기 시작했다.
찌이잉.
덜컹. 덜컹. 덜컹.
“……?”
출입문은 물론이고 외부와 연결되는 모든 부분이 차단되었다. 방화벽이 내려오고 폭격에 대비한 안전 차단막까지 작동한 것이다. 특별관이 공격이라도 당한 것인가? 예상치 못한 장면이라 귀빈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많이 놀라셨습니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시험해 봤습니다.”
“원 회장, 제 심장도 좀 생각해 주십시오. 주치의가 항상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여기는 응급치료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어이쿠, 응급치료실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하하…….”
잠시 주춤했던 귀빈들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모든 것이 원 회장의 장난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쪽으로 가시지요. 제 비서가 안내해 드릴 겁니다. 저는 잠시 볼일이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빨리 오십시오.”
원 회장은 귀빈들의 안내를 비서에게 넘겼다. 그리고 귀빈들이 비서를 따라가는 장면을 지켜보다가 급히 경호원에게 다가갔다.
“왜 비상 모드가 작동한 거야? 무전기 줘 봐.”
“여기 있습니다, 회장님.”
“못난 것들, 제대로 하는 일이 없으니…….”
원 회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전기를 받았다. 그러고는 지체 없이 통제실과 무전을 시도했다.
“너 이 새끼들, 뭐 하는 짓이야! 귀빈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죄송합니다, 오류가 좀 있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원 회장은 거친 말까지 내뱉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끄러워, 이놈들아! 똑바로 못 하면 모두 쫓겨날 각오해!”
원 회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무전을 끊었다. 소리라도 치고 나니 짜증이 좀 풀린 얼굴이었다.
“너희들도 경비 똑바로 서!”
“네, 회장님.”
경호원까지 챙긴 원 회장은 다시 로비를 지나 휴식 공간이 있는 2차 방어벽의 귀빈들을 향해 다가갔다.
“으음? 왜 아직도 안 들어가고 있지?”
원 회장은 문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귀빈들을 발견했다. 그들이 일부러 안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안내를 맡긴 비서가 연신 땀을 흘리며 보안 기계를 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가?”
“죄송합니다.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미련한 사람! 안에 연락하면 되지 않나?”
“토, 통신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암호를 누르고 들어가려 했는데… 계, 계속 틀리다고 나옵니다.”
“미치겠군… 통신 문제에 암호까지 말썽이라고? 그런 얼굴로 얼쩡거리지 말고 저리 비켜!”
원 회장은 비서를 밀쳐내고 보안 기계를 만졌다. 이런 것까지 직접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한심스러웠지만, 귀빈들의 불안감을 없애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띠띠띠띠띠.
철컹.
“뭐야? 자네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
암호는 너무나 쉽게 해제되었다. 원 회장은 기가 막힌 표정이었고, 비서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했다. 내일 당장 사표를 써야 할지도 몰랐다.
“뭐든지 원 회장이 나서야 해결되는 모양입니다.”
“하하하, 잠시 착오가 있었습니다. 곧 문이 열릴 겁니다.”
원 회장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괜한 변명은 불안감만 증폭시키기 때문이었다.
기이잉.
중간 부분이 갈라지면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보통의 자동문에 비해 속도가 매우 느린 것이 특징이었다.
“상당히 늦군요. 성격 급한 사람은 못 참겠습니다.”
“특수 제작한 문이라 그렇습니다. 다음번에는 조금 더 빨리 열리도록 조치하겠습니다.”
귀빈들은 잡담을 나누면서 문이 완전히 열리기를 기다렸다. 아직도 반도 열리지 않은 상태… 그러나 어느 시점이 지나자 문 열리는 속도가 탄력을 받았다.
주우웅.
철컹.
미세한 진동과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이제는 안으로 들어서는 일만 남았는데, 누구 하나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
모두가 깜짝 놀라 몸이 굳은 상태였다.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목격했는지 눈이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뚝… 뚝… 뚝…….
피범벅인 젊은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붉은 피로 흥건한 모습이었다.
“이게 도대체…….”
원 회장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내부를 지키고 있던 수십 명의 경호원들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많은 인원이 한 명한테 당한 것이다. 보통 경호원도 아닌 특수 훈련을 받은 최고의 실력파들이… 원 회장이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총으로 무장하고도 단검만 쥔 침입자한테 당했다는 것이었다.
“회장님을 보호하라!”
우르르.
제일 먼저 반응한 사람들은 경호원들로, 각자 모시고 있는 상관을 에워싸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피범벅의 침입자는 이제야 고개를 천천히 치켜들었다.
“원 회장님… 오래 사셨으니 이제 죽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침입자의 목표는 원 회장이 분명했다. 귀빈들과 수행원들은 한국말을 모르기에 긴장 상태만 유지했고, 직접 지목을 당한 원 회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미친놈… 왜 이런 짓을 벌인 것이냐?”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면 어쩔 수 없었지요.”
“……?”
원 회장은 당최 이해를 못 하는 표정이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틀 전 일인데 벌써 깜박하셨습니까? 그렇게 머리가 나쁘니 기태 선배 일은 완전히 잊었겠군요?”
“그, 그러면 네놈의 정체는…….”
“장군의 아들… 김동빈! 예전에는 770이라는 특수 코드를 부여받은 군인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770 코드는 절대 있을 수 없어!”
원 회장은 발악하듯 대답했다. 770 코드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믿고 안 믿고는 당신 자유지요. 난 장군님을 위해서 당신의 목숨만 가져가면 되거든요.”
“이봐, 진정하라고… 김 장군이 죽은 건 아니잖아!”
“그렇다고 완전히 살아나신 것도 아니지…….”
장군은 식물인간이 되었다. 목숨을 건지기는 했지만 동빈은 복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당한 만큼, 아니 당한 것의 배로 돌려주는 것이 동빈의 특징이었다.
“눈이 있으면 똑바로 봐라. 경호원이 몇 명인데… 네놈은 날 해칠 수 없어!”
척척척척.
경호원들은 동시에 총을 꺼내 들었다. 귀빈들의 경호원까지 합세하자 그 숫자는 엄청났다.
“좋아, 제2라운드를 시작해 볼까.”
동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성큼성큼 다가서면서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외국 사람들이 많으니 특별히 영어로 해 주지. 원… 투…….”
“……?”
동빈이 카운트를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은 뚱한 표정이었다.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인가? 총을 든 사람들에게 맨손으로 덤비는 배짱을 이해 못 한 것이었는데…….
“쓰리!”
파악.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뜻하지 않은 정전이 발생했다. 한순간에 주변이 암흑으로 바뀐 것이다.
탕탕탕.
“크악!”
“함부로 총 쏘지 마!”
총소리가 울릴 때마다 주변이 밝아졌다. 그러나 불빛이 번쩍일 때마다 쓰러지는 것은 경호원이었다. 어둠 속의 혈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한편 통제실 모니터에는 이러한 장면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동빈의 신출귀몰한 동작에 경호원들은 맥을 못 추고 쓰러졌다. 적외선 카메라였기에 그나마 덜 잔인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이 단추가 맞았구만 기래.”
송 교관은 모니터 화면을 보며 스스로 만족해했다. 적당한 순간에 특별관만 정전으로 만든 것이었다. 단추를 잘못 눌렀다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을 수도 있었다.
“어디… 과자 같은 거 없나?”
송 교관은 통제실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심심한 입을 달래 줄 주전부리를 찾았지만 별로 실속은 없었다.
“이보라우, 먹을 거 없네?”
송 교관은 통제실 요원들을 단체로 묶어 놓은 곳으로 향했다. 단신으로 침투하여 통제실을 접수한 것이다.
끙끙끙.
“말을 하라우! 아차, 내 정신 좀 보게…….”
입을 막아 놓았는데 어찌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송 교관은 맨 앞에서 열심히 끙끙거리던 놈의 입을 풀어주었다.
“말하라우. 먹을 거 어디 있네?”
“어, 어, 없습니다.”
“그 말 하려고 끙끙거렸네?”
“…….”
송 교관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냥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이내 포기하고 모니터 앞으로 돌아왔다.
“쯧쯧쯧, 그따위 실력으로는 우리 동빈이를 잡을 수 없디.”
송 교관은 책상 위에 발을 올리고 모니터를 감상했다. TV라도 보는 듯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어허… 동빈이 놈도 힘들게 싸우는구만. 그냥 죽여 버리면 편할 것을 말이디…….”
동빈은 사납게 몰아쳤지만 가급적 살초를 피했다. 군에 있을 때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기에 송 교관이 놀라는 것이었다.
“멍청한 놈들… 그냥 항복하는 게 나을 긴데?”
송 교관은 모니터 화면에 푹 빠져 동빈과 경호원들의 움직임을 분석했지만, 천장에서 들리는 미묘한 소리는 눈치 채지 못했다.
스륵.
사각형의 천장 마감재가 움직였다. 누군가 위에서 뜯어내는 것이 분명했다. 조금씩 조금씩 옮겨서 사람의 몸이 통과할 정도까지 한쪽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스르륵.
벌어진 틈으로 누군가 거꾸로 매달려 내려왔다. 권총을 양손에 쥐고는 정확히 송 교관의 등을 겨냥하고 있었다.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침입자는 총을 거둬들였다. 그러고는 조용히 통제실 바닥으로 내려섰다.
“송 교관님도 이제 늙으셨나 봅니다.”
“당연히 늙었지… 네놈이 윤호라는 놈이구만 기래.”
윤호의 목소리가 들려도 송 교관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대답할 뿐이었다.
“전설적인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가르침을 받고 싶었는데… 운이 없었습니다.”
“착각이 심하구만. 운이 없는 게 아니라 실력이 없는 거였디. 그리고 너 같은 새끼는 가르치고 싶지도 않았어야.”
윤호는 예의를 지켰지만 돌아오는 것은 빈정거림뿐이었다. 송 교관은 너무나 직설적인 표현으로 윤호를 당혹게 했다.
“고과표의 점수는 제가 더 뛰어났습니다. 이건 송 교관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네놈이 멍청하다는 것이지비. 어떤 고과표를 훔쳐봤는지 모르겠지만… 그 누구도 동빈이를 점수로 판단하지 못해. 그냥 아무 숫자나 써넣은 것이지비.”
“……!”
윤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의 실수였던가? 설령 실수라도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 일이었다.
“송 교관님은 제 실력도 모르지 않습니까? 전 김동빈을 능가할 자질이 있었습니다.”
“저 화면을 보고 말하라우. 네놈 실력에 가능하겠네?”
송 교관은 턱으로 모니터를 가리켰다. 동빈이 엄청난 무력으로 경호원들을 격파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벌써 수십 명의 인원들이 쓰러졌고, 나머지 경호원들은 귀빈들을 피난시키려고 난리도 아니었다. 계속 뒷걸음치다 이제는 통제실 부근까지 밀린 상태였다.
“살극무를 배웠다면 저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김동빈과 몇 번 붙어 봤지만 못 이길 상대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만 기래. 동빈이는 살극무를 배워서 뛰어난 게 아니지… 살극무를 배울 수 있었기에 뛰어난 기야.”
“……?”
이게 무슨 선문답이란 말인가? 윤호는 고개까지 갸우뚱거리며 송 교관의 말을 이해하려 애썼다.
“미련한 놈에게는 직접 몸으로 설명하는 게 편하지.”
부슥.
송 교관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윤호는 흠칫했지만 도망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 눈 똑바로 뜨고 송 교관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동빈이와 싸우고도 무사했다고?”
뚜벅뚜벅.
송 교관은 벽면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시선은 윤호가 아니라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귀빈들이 통제실까지 밀렸으니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상황이었다.
“나중에 동빈이 보면 고맙다고 하라우. 살려 줘서 고맙다고…….”
후웅후웅.
송 교관은 기마 자세를 취하고 양손을 교차하며 돌렸다. 기를 모으는 중인지 표정이 심각했다. 여러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하더니 앞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켰다.
뱅그르.
상체가 뒤로 쏠리면서 송 교관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발을 앞으로 쭉 뻗어 균형을 잡았고, 주먹을 펴서 손바닥이 보이게 만들면서 움직이는 속도를 줄였다. 가격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었는데…….
파캉!
송 교관은 통제실 벽면을 향해서 손바닥을 쭉 뻗었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왜 벽을 때린단 말인가? 윤호는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표정은 금세 경악으로 바뀌었다.
“크악!”
우당탕탕.
통제실 밖에 있던 경호원이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크게 휜 허리를 보니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했다. 벽면을 타고 충격이 전달된 게 분명했다.
최악.
송 교관은 다시 자세를 고정시켰다. 그러고는 다시 회전하면서 손바닥을 쭉 뻗었다.
파캉!
“커억…….”
“이, 이게 어찌 된 일이야?”
귀빈들은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어둠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었는데 해괴한 사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벽면에 등을 기대고 있던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날아가고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윤호는 송 교관과 모니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살극무의 진정한 위력이 무엇인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한 설명이 될 법도 한데 송 교관은 시범을 멈추지 않았다.
뱅그르.
파캉! 파캉! 파캉!
와르르.
송 교관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과격해졌다. 그는 벽면을 따라가면서 사정없이 손을 뻗고 있었다. 줄줄이 무너지는 경호원들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고 당하기만 하는데, 바로 그때였다.
“살극무의 강함은 끝이 없는 기야!”
후웅후웅.
송 교관은 같은 자리에서 회전했고, 상당한 속도가 붙자 발을 내밀며 균형을 잡았다.
촤악.
“아이얍!”
하체가 멈추자 송 교관은 그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이었다.
빠지끈.
“……!”
송 교관의 주먹이 벽면을 뚫고 지나갔다. 특수 제작된 금속을 맨주먹으로 뚫다니! 인간의 능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푸악.
밖으로 튀어 나간 송 교관의 주먹은 누군가의 목을 낚아챘다.
“크억! 이, 이게 뭐야…….”
벽면을 뚫고 주먹이 나올 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졸지에 목이 잡힌 사람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통제실 밖에 있는 귀빈들 모두가 황당하여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토실토실한 게… 원 회장이란 놈의 목이 맞구만 기래.”
“……!”
카랑카랑한 노인의 음성이 침묵 속에 울려 퍼졌다. 목까지 잡힌 원 회장은 너무 놀라서 경기를 일으킬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