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뭐 하는 짓이래?”
동빈은 황당한 얼굴로 반문했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놈은 언제라도 꽁무니를 뺄 자세를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
“씨, 씨발! 오지 말라고 했잖아.”
슉슉슉슉.
놈의 칼질은 제발 살려 달라는 발악에 가까웠다. 동빈이 한 발 움직이면 사방으로 칼질을 해 대며 유난을 떨었다.
“미친다.”
슉슉슉슉.
“너 진짜 가지가지 하는구나.”
슉슉슉슉.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놈은 뒤로 물러서면서 칼질을 했다.
싸울 의욕은 예전에 상실했다.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슉슉슉슉.
“헉헉… 오, 오지 말라고 했지. 헉헉…….”
결국 제풀에 제가 지쳤다. 놈은 바싹 겁먹은 표정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동빈과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뿐이었다.
“주접은 그만 떨지.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자.”
챙.
추르르.
동빈의 간단한 손짓에 놈은 칼을 놓치고 말았다.
“제, 젠장…….”
놈은 땅에 떨어진 칼을 주워야 할지 고민했다.
잔뜩 겁먹은 눈으로 바닥에 있는 칼과 동빈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보는 동빈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너무 고민할 필요 없거든!”
후웅.
동빈이 쇠 파이프를 휘두르자 놈의 생각도 빨리 정리되었다.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올리며 동빈의 쇠 파이프를 막으려 했다.
빠각.
“크윽…….”
놈은 팔목을 부여잡고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동빈은 지체 없이 다른 손에 있던 쇠 파이프로 놈의 목을 찔렀다.
푸욱.
“컥!”
숨쉬기가 괴로운 모양이다. 놈은 입을 쩌억 벌리고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풀썩.
마침내 무릎을 꿇고서 자신의 목을 부여잡았다.
놈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지만 동빈의 공격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빠악빠악.
연속된 쇠 파이프 공격에 놈의 머리는 크게 좌우로 흔들렸다. 고개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을 때에는 얼굴이 엉망으로 변해 버린 상태였다.
주르르.
코피는 기본이었다. 좌, 우측의 머리가 깨졌고 동공마저 풀려 있었다. 반쯤 열린 입에서도 진한 선혈이 뚝뚝 흘러내렸다.
스윽.
동빈은 무릎을 꿇고 비틀거리는 놈의 머리에 발을 올렸다.
“똑바로 살아라, 응!”
철퍼덕.
동빈은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대로 밟았다. 놈의 얼굴은 땅바닥에 처박혔고 진한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제… 마지막 보스가 남았나? 아이템은 뭐 줄 거야?”
주춤.
깡패 두목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다.
동빈은 이번 싸움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컴퓨터 게임? 동빈에게는 그 정도 가치밖에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