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190화.
신호는 미국에서 먼저 나왔다.
오브라이언이 움직인 것이다.
-국방부 무기 계약 건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이미 삼전 중공업이 독점 계약을 따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생산 공장을 미국에 설치하는 조건이었다고 하던데요!
-무기 개발 및 구매에 관한 건은 전적으로 공정한 공개 입찰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특정 업체가 비공식적으로 독점 계약을 할 수는 없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 건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아직 없고, 그렇기에 기자님들께 드릴 말씀도 없습니다.
셋이 앉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은 테이블.
그리고 테이블만 넓은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넓었다.
“의아할 정도로 소문이 무성했던 일인데 국방부장관이 직접 나와 기자회견을 하니 소문은 정리되겠군요.”
김승주 회장이 입을 열었다.
우리 셋은 멀찍이 켜진 화면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이 정도로 딱 맞춰 터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것도 지원재의 계획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것도 유 대표 작품인가?”
“아닙니다. 오브라이언 대통령 쪽에서도 뭔가 움직임이 있을 거라고 듣기는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허허. 원래 유 대표 주변 사람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좀 있습니다.”
“그렇군요. 특이하네요. 젊은 경영자라 그런가…….”
이 자리가 생긴 지 대략 30분 정도 지난 것 같다.
정현수 회장은 전에 텔레비전을 통해 몇 번 본 것처럼 상당히 거대한 사람이었다.
인상 또한 김승주 회장처럼 편한 것도 아니었고.
김승주 회장과 나는 그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쯤에 약속장소에 미리 왔다.
보는 눈들이 많을 법한 사람 둘이 끼어 있기에 지하 주차장에서 곧바로 미팅 장소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빌렸다.
정현수 회장이 처음으로 한 말은 이거였다.
“티비에서 보던 것보다 더 젊어 보이는데?”
“젊기는 엄청 젊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올라와야죠. 허허.”
“어서 앉으시죠.”
한성이 대기업 중 하나라고 하더라도 해신에 비할 바는 못 된다.
국내 전자산업을 삼전이 독점하다시피 이끌고 있다면, 자동차산업과 중공업 분야는 그 삼전도 해신에게는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한다.
한성 그룹은?
애초부터 화학 분야로 큰 회사였고, 몇 년 전부터 보험 등의 금융 분야에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상황.
아직 해신이나 삼전에 비하면 갈 길이 멀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이 그룹이나 저 그룹이나 다 재벌이지만 말이다.
“그래. 선물을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만나자마자 텔레비전에서 딱 맞춰 뉴스가 나와 우리는 한동안 그걸 보고 있었다.
어차피 뉴스는 초반 내용이 중요하고 뒤의 내용은 이러쿵저러쿵 해당 뉴스에 대한 기자들과 자칭 전문가들이란 사람들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자리일 뿐이다.
삼전이 미국 정부와 무기 계약에 성공했다는 소문과 동시에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었다.
그게 대략 한 달 정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은 있으나, 그건 뉴스가 소문과 일치할 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무기 계약설은 미국 국방부에서 직접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고, 아마 지금쯤 주식시장은 또다시 출렁이고 있을 것이다.
“일단은 뉴스가 보너스 선물이 될 것 같네요.”
“허허. 말하는 것 보소. 삼전의 계약 소문이 허구로 드러난 것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게다가 우리 주가도 떨어질 건데? 전체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이면 업종 관계없이 하락이야.”
“분야는 다르지만 항상 경쟁해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전체가 흔들려도 당사자 만큼이겠습니까.”
김승주 회장은 조마조마한 눈치다.
그럴 것이다.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긴장하던 나였으니.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쌓여 있는 현금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몇 대를 거치며 쌓인 재벌의 권력과는 비교할 수 없다.
어차피 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오늘 아니면 없다.
김승주 회장의 주선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도 있을 수 없는 자리고.
최대한 당돌하자.
젊은 만큼 당돌하게 보여야 배팅도 커진다.
“재미있구먼.”
“우선 제가 말씀을 올리기 전에 회장님과 박승재 회장님의 관계를 여쭈어 봐도 될까요?”
“허허. 이런 자리 쉽지 않을 텐데 질문부터? 나 시간 그리 많은 사람이 아닌데.”
“한번 들어 보시죠. 업종이 다양하진 않더라도 한 우물은 제대로 판 사람입니다.”
김승주 회장이 다시 한 번 지원사격을 해 주었다.
정현수 회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생각하는 것일까.
눈을 감고 아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 또한 긴장할 수밖에 없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잠시 뒤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김승주 회장님, 회장님 얼굴 보고 이 자리에 나온 겁니다. 유 대표가 사교육 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박승재 회장 문제는 아예 차원이 다른 문제요.”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저도 답답한 마음입니다. 저부터가 최근에 사고가 나질 않았습니까.”
“듣긴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평소라면 내가 낄 자리는 아니다.
지금 자리가 나로 인해 김승주 회장이 억지로 만든 자리인 만큼 제대로 뭔가를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도 참 나도 답답한 것이, 말을 시키기 전에는 내가 먼저 이러쿵저러쿵 주도하기 어려운 자리란 걸 너무 잘 알고 있단 점이었다.
기다리자.
기다리고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이해시키자.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회장님, 제가 대신 조금 이야기를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확실히 힘의 차이가 있다.
정현수 회장은 대략 열 살 정도 나이가 많은 김승주 회장에게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있으나, 김승주 회장은 자신보다 젊은 그에게 마치 윗사람 대하듯 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김승주 회장은 이미 일이 이렇게 된 것, 마음껏 지원을 해 주려고 마음먹은 것 같다.
나쁘지 않다.
“유 대표, 그러니깐 자네는 삼전 그룹에 한 방을 먹이고 싶은 거지?”
헐.
근데 예상 외로 저렴한 표현.
나도 모르게 정현수 회장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그냥 웃으면서 우릴 보고 있었고.
“네, 그렇습니다.”
“가능하리라 생각하나? 사교육 업체만 운영했던 자네가? 삼전 그룹은 기둥인 삼전 전자 외에도 물산이나 중공업, 금융업체까지 각각의 계열사가 자네 회사보다 훨씬 커.”
사실이다.
일개 사교육 업체가 대기업에 비할 수 있겠는가.
일반적인 경우라면 모기가 코끼리의 피를 빠는 격이겠지.
하지만 그 큰 코끼리도 귀에 모기가 들어가면 위험해진다.
한 방에 보낼 수는 없지만 상당히 거슬리게 만들 수는 있다.
“지금 있는 회사로 어떻게 해 보려고 한다면 불가능하겠죠. 규모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정현수가 눈을 찌푸렸다.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이 담긴 표정.
“그래서 회사로 상대하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회사로 상대를 하지 않는다면? 뭐 가지고 상대하려고? 혼자서?”
“혼자서 일을 했던 적은 없습니다. 이제까지 항상 동료들이 있었고, 동료들은 사안의 크기에 따라 함께 성장했고요.”
교과서적인 이야기.
별로 쓸모없는 이야기란 걸 나도 안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함께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동일한 목표를 위해 움직였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던 것이다.
“김승주 회장님도 동료 중 한 명이었나?”
“네, 맞습니다.”
자신들이 이끌고 있는 거대 그룹에 비하면 영세업체 수준의 S 아카데미 사업에 한성이라는 그룹이 끼어 있다.
정현수 회장도 이 자리에 나오고, 지금까지 내가 한 틀에 박힌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건 우리 쪽에 흥미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규모를 생각하고 회사 운영을 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아시다시피 내실만 다져 왔습니다. 그랬기에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좀 있습니다.”
“현금?”
“네, 여기 계신 두 회장님께는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나 어느 정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액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역시 사람은 돈 이야기에 민감하다.
수중에 딱 천만 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수조 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돈 이야기를 함부로 꺼내느냐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건 정현수 회장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한 듯싶었다.
그의 거대한 체구가 내 쪽으로 한껏 기울었다.
“얼마나 가지고 있는데?”
“액수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간단히 말씀드려 반 조는 넘습니다.”
지원재가 나에게 알려 준 내 자산의 총계.
S 아카데미와 에듀코인을 뺀 자산이다.
솔직히 액수를 부를 생각은 없었다.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이미 그 정도 돈을 굴리는 것으로는 놀래키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나이에 아무런 종자돈 없이 사교육 업체 시작해서 번 것 치고는 많은 거죠.”
“허허. 그건 그렇소만…….”
김승주 회장이 이쯤에서 지원을 해 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 가지고 박승재 회장과 싸우는 것은 턱없이 부족할 텐데.”
“박승재 회장님과 돈을 가지고 싸울 수 있는 분이 우리나라에 과연 있겠습니까. 전방위로 압박할 생각입니다.”
“뭐? 전방위? 허허. 이것 참…….”
돈도 부족한데 전방위로 압박을 하겠다는 말에 정현수 회장은 코웃음을 쳤다.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호기심 또한 생길 것이다.
무슨 깡으로 국내 최대 재벌 그룹 총수에게 전방위 압박을 가한다는 말을 꺼냈는지 말이다.
“혼자서는 못 하겠죠. 그래서 이 자리를 김승주 회장님께 부탁드린 겁니다.”
“자세히 말해 봐.”
“돈만 가지고는 삼전 털끝도 못 건드립니다.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못 건드립니다. 내부 지분은 내부에서만 돌고 있기 때문이죠.”
이게 가장 큰 이유다.
전 세계적인 규모의 금융 위기에서도 삼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은 흔들림이 없는 가장 큰 이유.
이건 사실 해신 그룹이나 한성도 마찬가지다.
돈이 많다고 해서 회사를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애초부터 외부로 꺼낼 생각이 없는 지분이기에 밖에서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다.
“회장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돈이 아닙니다. 해신, 한성의 모든 재력을 동원한다 할지라도 아마 단단한 벽을 주먹으로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끙. 계속.”
“사실 김승주 회장님이야 오랜 인연이 있지만 정현수 회장님과 이런 자리를 함께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박승재 회장에게 피해를 많이 입었고요. 혼자서라도 해보려고 발악하듯 진행한 일이 토크 콘서트입니다.”
토크 콘서트를 정현수 회장이 알고 있을까 잠깐 걱정이 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정현수 회장은 좀 전보다 훨씬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돈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면 정치적, 사법적으로 경쟁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각계 각 층에 존재하는 수많은 삼전 장학생들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토크 콘서트는 금력 외에 다른 부분은 전무한 저에게 정치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습니다.”
“그건 나도 소식을 듣긴 했네. 혜성처럼 등장한 청년들의 희망이라지?”
“청년들의 희망이라기에는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나누죠. 하지만 그게 바로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멀리 떠 있는 구름 이야기가 필요하거든요. 어쨌든 정치력을 갖추려 했으나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갖춘 다음에는, 무엇을 하려고?”
“혼자서는 갖추기 어렵습니다. 회장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첫 번째는 토크 콘서트의 공중파 편성입니다.”
“허허. 원하는 것만 말한다? 그래, 일단 들어나 보자고.”
원래는 선물을 먼저 던져 주고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현수 회장을 만나서 급히 수정한 전략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삼전 그룹에 대한 견제라면 우리 둘의 목표는 적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해서 그에게 내 구상을 설명했다.
이것 또한 어찌 보면 내가 방금 언급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정현수 회장이 기다리던 것이 이런 이야기라고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제대로 자리를 잡고 여론몰이를 하려면 최소 1년, 여유 있게 2년은 필요할 겁니다.”
“잠깐, 2년?”
“네. 2년 뒤에는…….”
“대선이군, 노리는 것이.”
“맞습니다. 될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견줄 수준이 되기를 바라는 거죠.”
이제 그가 몸을 의자에 기댔다.
아직 모든 이야기를 꺼낸 것도 아니었다.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는 자세이나,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중파 편성만 도와주면 되는 건가?”
“아닙니다. 이건 계획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
“네. 정치력을 갖추는 건 갖추는 것이고, 사업적인 부분은 이제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박승재 잡는데 사업적인 것으로 가능할까?”
“잡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신경 쓰이는 존재가 될 수는 있겠죠.”
그는 다시 몸을 숙였다.
“S 아카데미는 한성 그룹에서, 에듀코인과 프린스 리뷰는 해신 그룹에서 맡아 주십쇼.”
“뭐?”
눈이 커졌다.
예상치 못한 제안이었으리라.
물려받은 사업체를 남에게 넘기는 것과 스스로 키운 것을 넘기는 것은 분명 다르다.
“사교육 업체치고는 이익률이 상당합니다. 게다가 에듀코인 쪽은 거의 교육 기부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기에 후회하진 않으실 겁니다.”
“허. 김승주 회장은 이것도 알고 있었나요?”
“아뇨. 저도 이 자리에서 처음 들은 이야기입니다. 허허.”
“이런……. 그렇게 쉽게 남에게 넘겨도 되는 건가? 자네에게 S 아카데미나 에듀코인은 그런 것밖에 안되나?”
어른이 아이 혼내듯 하는 말투의 정현수 회장.
그냥 넘긴다고 하진 않았다. 맡아 달라는 표현 때문이었을까.
“그냥 드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운영은 전과 동일하게 저와 제 동료들이 할 겁니다. 최대 주주가 되어 주십사 부탁드리는 것뿐입니다.”
“최대 주주? 내가 그걸 왜 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룹 이미지 혁신이죠. 또한 S 아카데미와 프린스 리뷰, 에듀코인이 가깝게 지내는 외국 기업체들과의 협력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외국 기업? 그냥 우리가 연락하면 돼. 필요한 건 거의 구할 수 있으니깐.”
“제플이나 푸글, 그리고 미국 정부는 어떻습니까?”
전 세계 IT업계의 쌍두마차 제플과 푸글. 거기에 미국 정부까지.
정현수 회장에게 내가 던질 수 있는 미끼였다.
내 쪽으로 무게 실려 있던 저울이 그에게로 넘어갔다.
“허.”
기가 차는 듯한 반응.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듯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그러면 이번엔 반대로, 자네가 얻는 것은 뭔가? 공중파 편성과 회사 인수 외에 말일세. 참, 미리 말해 두는데 박승재 회장은 나도 직접 건들기는 어려워.”
“잘 알고 있습니다. 그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한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원하는 것은 해신과 한성의 우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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