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호만렙지존-177화 (177/305)

79, 남위기(南委記). (2)

특급 강호인 승급 체계는 광대하고, 복잡했다.

하나 모든 과정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한다.

바로 성장이다.

남천휘를 특급 강호인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렇기에 각각의 목록과 과정은 거미줄처럼 얽혔으면서도 일목요연했다.

하나 VIP 시스템만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별개의 유흥처럼 동떨어져 존재했다.

2등급으로 올렸을 때 나타난 오행군림보는 시스템이 유일하게 선물한 비급이다. 3등급으로 올렸을 때 나타난 회회회판은 애증의 대상일지언정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이제 제1막이 끝나고 제2막이 시작됐다.

동시에 VIP 4등급을 위한 모든 제한이 풀렸다.

이번엔 남위기란다.

시스템이 남천휘에게 기록을 위임한다는 말은 곧 정보의 전달을 뜻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재이는 분명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하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번에 그 제한이 풀린 게다.

지난 번 재이에게 VIP의 뜻을 물었다.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더라.

특급 강호인 승급 체계 내에서 남천휘는 하급이었고, 난이도는 쉬움이었다. 그러니 VIP 특전은 시스템과 별개로 주어진 선물 같았다.

자! 선물을 열어보자.

◎ VIP 레벨을 승급하시겠습니까?(Y/N)

해야지. 당장 해!

기계적인 알림이 이어졌다.

《VIP 보상은 자수정으로 일원화됩니다.》

《VIP 특전 ‘남위기’가 등록됩니다.》

《남위기를 통해 정보 검색이 가능합니다.》

《정보 검색의 범위는 B급으로 제한됩니다.》

《등급 상승은 포인트를 소모합니다.》

《특정 정보는 포인트 구매가 가능합니다.》

시야 좌측에 존재하던 회회회판 아래 새로운 목록 ‘남위기’가 등록됐다.

남천휘는 재빨리 남위기를 연타했다.

‘설마 이번에도 무복(巫服) 걸친 인형이 나타나서 엄지 척 하는 건 아니겠지?’

다행히 인형 대신 판자 형태의 초록색 빈칸이 만들어졌다. 동시에 1회 검색 시 100 VIP 포인트가 소모된단다.

아니 철투에서도 빼먹더니 이것도 마찬가지네.

없는 놈은 정보 검색도 못하는 거냐?

하나 아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 아닌가.

남천휘는 남위기 사용법을 빠르게 넘기며 정보 검색 창에 도달했다.

‘빙정지.’

중급 녹선단으로 풀리지 않는다면 단순한 독은 아니리라. 지법의 명칭을 한 것으로 보아 독을 바른 후 지법을 펼친 것이 아닐까 싶다.

녹색 창에 작은 동그라미가 그려졌고, 빠르게 회전했다. 그러더니 마치 족자를 펼친 것처럼 빙정지에 대한 정보가 쏟아졌다.

‘이거 대단하잖아!’

빙정지를 창시한 사람은 물론이고, 수련법, 사용법, 증상이 나열됐다. 모든 것을 건너뛰고 증상부터 살폈다.

《빙정지는 기맥의 흐름을 방해하고, 혈도를 얼게 만든다. 삼 성의 빙정지는 사지를 마비시키고, 오 성의 빙정지는 혈도를 녹이며, 칠 성의······.》

성취에 따라 해결법이 다른 거냐?

남천휘는 혈검신의 성시를 바라봤다.

그는 혼절한 연하연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연하연에 대한 근심이 여실히 느껴졌다.

‘쟤는 언제부터 저기 있었지?’

연하연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보아 지인이 분명했다. 아마 그녀와 함께 이곳까지 도망쳐온 것이 아닐까 싶다.

“이봐. 제비를 저렇게 만든 게 봉황곡주지?”

혈검살의 성시는 의아함을 감추지 않았다.

“제비? 하연이의 별칭인가? 무슨 사이지?”

“응, 별칭이야. 그리고 서로 목숨을 구해준 사이지. 지금 당장 그녀를 구해야하니까 어찌된 일인지 빨리 말해줘.”

남천휘의 재촉에 성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자네 성이?”

“남 가. 그런데 기름지게 생겨가지고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남색해?”

성시는 헛기침과 함께 수염을 매만졌다.

매끈하게 흘러내리던 수염은 적의 피로 인해 빳빳하게 굳어 있었다.

그제야 연하연의 상처를 떠올렸나 보다.

‘이 아이가 찾던 의원이 저 자인가?’

하긴 혈검살의의 이름을 도용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 의술을 갖췄으리라.

“봉황곡주가 직접 손을 썼네. 중지를 튕기는 순간 검붉은 것이 일렁였고, 한순간 하연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어. 이미 독기가 골수에 퍼진 상태이고, 안색으로 보아 뇌까지 퍼질 모양이야. 그러니 당장 안전한 곳을 찾아 독이 퍼져 있는 곳을 막고······.”

남천휘는 성시의 말을 귓등으로 흘렸다.

어차피 혈인도만 띄우면 혈맥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반 장거리에서 검붉은 기류라······.’

빙정지의 수련법과 사용법을 살폈다. 중요한 내용만 찾아 훑어보던 중 혈검살의의 설명과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했다.

‘빙정지가 칠성에 이르면 반 장 거리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내력이 독기와 섞여 검붉게 빛난다라.’

다시 한 번 증상을 살폈다.

다행히 한 번 검색한 것은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됐다.

쯧, 이걸 양심적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서 치료법은?’

한데 두터운 두루마리를 아무리 펼쳐도 치료법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녹색 창을 활용하여 한 번 더 포인트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빙정지 치료법’을 검색했다.

‘떴다!’

빌어먹을 시스템 같으니라고.

포인트 뽑아먹는 건 탐관오리 저리가라로구나.

제일 먼저 등장한 제목을 눌렀다.

처리 시간을 뜻하는 듯한 원(圓)이 와류처럼 휘돌다가 새로운 두루마리가 펼쳐졌다.

상세 정보로 들어가면 새 창이 뜨는군.

남천휘는 새로 뜬 두루마리를 보며 눈을 끔뻑였다.

《빙정지 치료법.》

- 안 맞으면 됨.

아! 아! 아! 이런 씨.

남천휘가 침을 튀기며 욕을 퍼붓는 순간 멀뚱히 있던 혈검살의가 흠칫 놀라며 물러섰다.

“왜, 왜 그러는가? 그나저나 뭐하는 거야? 빨리 옮겨야 한다니까!”

그렇지. 지금은 제비부터 살리자.

이 거지같은 남위기는 차후에 손을 봐주마.

어쩐지 회회회판처럼 엿을 먹이는 대신 순순히 정보를 토해낸다 싶었다.

남천휘는 목록의 머리말에 의지한 채 일일이 확인했다. 하나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이것저것 섞여 있는 바람에 뜻 하는 바를 이루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두루마리 하단부에 낯설지만, 익숙한 제목들이 보였다.

《빙정지의 증상과 치료법을 논하다.》

《빙정지의 치료 사례집》

《빙정지의 유래로부터 찾아낸 완치 방법.》

일견하기에도 장난삼아 써재낀 제목들과 달랐다.

마치 논문이나 보고서를 연상케 할 만큼 신뢰도가 상승했다.

다만 공짜가 아니었다.

‘이런 씨! 돈독, 아니 포인트독이 올랐나.’

심지어 보고서마다 가격이 달랐다.

남천휘는 가장 저렴한 보고서를 확인하려다 한 숨과 함께 가장 명확하게 적힌 것을 택했다.

촤라라라라락!

그 순간 장문의 보고서가 펼쳐졌다.

다행히 문단마다 제목이 붙었기에 원하는 부분을 찾기 쉬웠다.

“치료법을 찾았다!”

남천휘의 일갈에 성시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상대는 지금껏 그도 성공하지 못했을 만큼 멋들어지게 등장한 후 일기당천의 신위를 보였다. 그 후에도 기행을 일삼더니 대뜸 치료법을 운운하는 것이 아닌가.

‘멋있군. 사내다워. 마치 동경을 보듯 짜릿해.’

게다가 자신보다 잘 생기지도 않았으니 없던 호감이 저절로 생겨났다.

“치료법이 뭔가?”

남천휘는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음양합일?”

성시는 미간을 좁혔다.

음양합일이라면 말 그대로 남녀 간의 정사를 뜻하지 않던가. 하나 만병의 치료법은 저마다 다르니 음양합일이라고 해서 못할 것은 없다.

다만 저처럼 대놓고 거론하기 낯 뜨거울 뿐이다.

‘그런데 정말 음양합일로 되나?’

그는 남천휘를 올려다봤다.

대뜸 화두만 던져놓으니 뒷말이 궁금했다.

반면 남천휘는 다시금 펼쳐진 히든 모드 ‘미연시’의 시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시야가 칠 할로 줄었고, 아랫부분은 하얗게 빛난다.

그곳에는 남천휘가 외친 음양합일과 성시가 생각한 의문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그 아래 예전에도 그랬듯 선택지가 등장했다.

《백봉과의 음양합일이 가능합니다.》

-> 한적한 곳을 찾는다.

-> 다른 방법을 찾아본다.

에라이! 미친 것아.

사방이 시체 천지인데 한적한 곳을 어떻게 찾아.

‘그게 문제가 아니지.’

제아무리 치료가 시급하다고 해도 대뜸 성시 앞에서 방사(房事)를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게다가 저쪽에는 자신을 힐끔거리며 속닥거리고 있는 또 다른 혈검살의도 존재했다.

‘그러고 보면 지난 번에도 그렇고, 매번 제비와는 이런 상황에서만 만나게 되네.’

그 순간 예기치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것이야 말로 삼생의 인연이 아닐까요?

재이다.

재이는 재이인데, 낯설었다.

마치 알림에 감정이 섞인 듯했다.

그래서 목소리라고 표현한 것이다.

지금껏 재이와 마주할 때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때의 감정은 자신의 기쁨이나 불만과 연계되어 그렇게 느껴졌을 뿐이다.

하나 이번은 달랐다.

명백하게 재이 스스로 감정을 담은 듯했다.

‘재이?’

◎ 우연도 세 번이면 필연이라 했습니다.

필연적인 그녀에게 속내를 내비치는 방법으로 이 또한 나쁘지 않겠군요. 몸의 대화는 그 어떤 방식보다 정직하니까요.

확실하다.

녀석이 변했다.

이 또한 특급 강호인 승급 체계 2.0의 영향일까?

◎ 주인님의 영향력이 향상되면서 시스템 또한 어느 정도 봉인이 풀렸습니다. 제가 ‘재이나’인 이상 인격 부여 또한 자동으로 연계되었답니다.

확실히 여인의 목소리였다.

게다가 자신을 대상자라고 지칭하던 것과 달리 주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불현 듯 튜토리얼을 끝내고 재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가 떠올랐다. 당시 안개가 사람의 형상을 했을 뿐 남녀의 구분은 불가능했다.

‘성장한 거냐?’

그 순간 옅은 웃음이 들려오는 듯하다.

◎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 그것도 주인님이 바라는 쪽으로요.

뭔가 의미심장한 말이 아닌가.

그래서 거절했다.

◎ ‘다른 방법을 찾아본다.’를 선택하셨습니다.

남자 셋이 쳐다보는 것도 흉물스럽지만, 여자 목소리를 들으며 연하연을 품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 무적자에게 한계란 없습니다.

닥쳐! 한계는 없어도 염치는 있다.

또한 연하연에게 직접 속내를 듣기 전에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하트 5개가 모여야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직 그녀와는 하트가 없다고!

‘다음!’

남천휘는 몇 번의 선택지를 건너뛰었다.

매번 음양합일이나 방사 또는 정사와 같이 일방적인 선택이 존재했다. 아무래도 음양합일 과정에서 혈인도를 띄우는 것이 가장 빠른 치료법일 터였다.

‘처음인데 혈인도까지 띄워야 하다니······.’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그러던 중 원하던 선택지가 등장했다.

‘좋아! 2번.’

◎ ‘정순한 내력으로 그녀의 임독맥을 씻어준다.’를 선택하셨습니다.

녀석은 씻겨주는 다른 방법도 있다며 투덜댔다.

이 자식은 정체가 뭐지?

남천휘는 재이를 잠시 뒤로 미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연하연의 기식이 불규칙했다.

“호법 좀 서줘.”

성시는 남천휘가 연하연을 앉힌 후 정좌하는 모습을 보며 탄성을 흘렸다.

‘오늘 처음 봤으면서도 나를 믿는 건가? 생긴 것 답지 않게 호방하군. 흐음, 좋은 녀석 같아.’

물론 남천휘의 내력은 수치화하여 존재한다.

그렇기에 언제든 내력의 수발이 가능했다.

초절정의 고수도 아니면서 초절정의 흉내를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재이의 힘이었다. 그러니 성시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잠시 치료를 멈추고 처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후우.”

남천휘는 혈인도를 움직여 연하연의 등에 덧씌웠다.

임맥과 독맥을 중심으로 붉은 점이 가득했고, 혈맥의 기운은 멈춘 것처럼 느릿하게 움직였다.

‘지금 필요한 건 적선단과 벽선단이지.’

남천휘는 체력과 내력을 채울 수 있는 물약을 동시에 쏟아 부었다. 한데 대여섯 개면 될 것이라 여겼던 투약이 열 개를 넘어가도 끝나지 않았다.

그 사이 연하연이 성장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건 아닐 터였다.

자신과 헤어진 후 봉황곡을 되찾기 위해 불철주야 했을 그녀가 아닌가. 수련은 고사하고 평소 실력을 유지하는 것도 벅찼을 터였다.

그렇다면 적선단과 벽선단 또한 달라졌으리라.

‘빌어먹을! 시스템을 향상시켰다더니 죄다 안 좋아졌네. 좋아! 어디 한 번 이것도 낮춰보시지!’

남천휘는 자신의 내력까지 쏟아 부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채워질 내력이 아니던가.

붉은 점은 파랗게, 떨리는 것은 멈추게 만들었다.

내력을 이용해 연하연의 몸속을 휘도는 독기를 한데 모았다.

‘흐음. 머리까지 차오른 독기도 다룰 수 있을까?’

성시의 염려 섞인 생각이 미연시의 하단 부분을 통해 ‘슥슥’ 소리와 함께 적혔다.

쓸데없는 걱정이다.

혈인도와 함께라면 남천휘는 전설적인 신의, 화타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남천휘는 길게 숨을 내쉰 후 황급히 손을 뗐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꺼낸 침통의 뚜껑을 열었다.

대침을 한 움큼 쥔 후 잔경련을 일으키는 혈도에 꽂기 시작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가지에 고정하는 것과 같았다.

‘내 힘만으로는 안 돼. 제비가 스스로 기운을 북돋아야 해.’

그렇기 위해서라면 영약의 복용은 필수였다.

‘일단 독기부터 빼내자.’

남천휘가 내력을 담아 휘돌리는 순간 뭉쳐진 독기가 연하연의 기도를 통해 치솟았다.

‘좋아! 기연이다!’

기왕지사 치료하는 김에 혈맥의 노폐물까지 빼내버렸다. 결과가 어찌됐든 추궁과혈보다는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으리라.

이내 남천휘가 연하연의 명문혈을 후려치는 순간 검붉은 울혈이 암기처럼 전방으로 비산했다.

“푸흐흐흡!”

아! 아무리 아름다워도 토악질을 하는 모습까지 어여쁠 수는 없구나.

다행히 연하연의 낯빛이 빠르게 제색을 되찾았다.

“이렇게 신묘한 의술이라니!”

성시는 탄성을 내뱉었다.

‘천마신의가 살아 돌아와도 이 정도는 아니리라.’

남천휘는 연하연의 뒷목을 받치고, 무릎 사이에 손을 넣어 들어올렸다.

“천마신의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직 다 나은 것 아니야. 지금 당장 영약을 먹여야 해. 안 그러면 후유증이 심할 거야.”

‘아니! 내 마음을 읽은 건가? 그게 아니면 우리의 비밀을 원래 알고 있었던 걸까?’

성시는 당황스러워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하나 동료들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영약이 없다는 뜻이리라.

그러던 중 청도문주의 시신이 보였다.

산동성 동부의 패주인 청도문이라면 영약 정도는 차고 넘치지 않겠는가.

남천휘는 성시의 시선을 쫓다가 히죽 웃었다.

“오! 머리 좋은데.”

“크흠, 고맙네. 그런데 청도문에 간다고 해서 영약을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그렇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영약을 전시해놓지는 않았겠지.

남천휘는 히죽 웃으며 동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걱정 마!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보물찾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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