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소년, 어른이 되어라. (2)
*
오경은 비공회(飛蚣會) 소속이다.
비공회는 강호방파에 속하지 않은 낭인 세력으로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살인, 방화, 강도, 매매 등.
한데 이번 의뢰는 평소와 달랐다.
몽산 깊은 곳에 조성되는 대규모 은신처를 지키는 것이 임무였다.
오경은 은신처를 만드는 자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아마 비공회주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신비세력과 비공회주는 단순히 아는 사이가 아닌 듯했다. 비공회는 어쩌면 신비세력의 하부 조직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저들의 관계를 눈치 챈 건 최근 합류한 낭인 무리들 때문이다.
흑살당, 혈랑회, 살류방까지.
산동성이나 그 주변에서 암약하는 흑도 무리가 한데 뭉쳤다. 물론 단순히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집결했을 수도 있다.
하나 오경은 그렇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마다 의뢰를 받고 패악을 저지르는 무리가 아니던가. 한데 지난 수 년 간 비공회는 저들과 단 한 번도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
저들 또한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러나 오경은 자신이 눈치 챈 것을 발설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호기심은 명을 재촉하는 법.
그저 의뢰 받은 대로 신비세력이 만들고 있는 은신처가 완성된 후 떠나면 그만인 것이다. 그랬던 그가 눈이 펑펑 내리는 오늘 같은 날 은신처를 떠난 이유는 하나였다.
추살(追殺).
강제 노역을 하던 양민 하나가 도주했기에 그가 나선 게다. 현재 은신처를 만드는데 동원된 일꾼의 숫자는 수백 명에 이르렀다.
자발적으로 온 일꾼도 있고, 은신처 근처를 지나다가 잡혀온 자도 있을 터였다.
하나 저들의 말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비밀 엄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입을 막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오경은 수하들을 이끌고 눈밭으로 나섰다.
어차피 목표는 지칠 대로 지친 양민이다.
수하들을 뿌려놓고 잡히기를 기다렸다.
한데 변수가 생겼다.
잠시 멈췄던 하늘이 재차 눈을 토해낸 것이다.
내리는 눈은 시야를 막았고, 쌓인 눈은 발자국을 지웠다.
그렇기에 두 시진 째 눈밭을 헤매야 했다.
그게 첫 번째 시련이었다.
오경은 낯선 무인에게 뒷목을 잡힌 후 깨달았다.
이제 두 번째 시련이 시작됐음을.
두 명의 수하는 제대로 공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쓰러졌다.
그 때 오경은 싸우는 대신 도주를 택했다.
한데 상대는 보법만큼 훌륭한 경공을 펼쳤다.
한 순간에 뒷목을 잡힌 이상 도주는 포기해야 했다.
오경은 자신의 손으로 소매 끝을 잡은 후 휘돌렸다.
찌직!
상의가 찢겼고, 잠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얻었다.
오경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절초를 펼쳤다.
손바닥을 내뻗을 때마다 공간이 일렁이듯 강맹한 바람이 일었다. 절정의 무위를 뽐내듯 현란한 장영(掌影)이 가득했다.
하나 상대는 너무도 손쉽게 장법의 영역에서 벗어났다. 자신보다 스무 살은 어릴 법한 애송이가 지닐 무위가 아니었다.
“이 새끼가 내 산에서 살수를 펼쳐?”
오경은 한순간 욕설을 내뱉을 뻔했다.
자신의 수하 중 한 명은 하관이 박살났고, 다른 한 명은 단전이 깨졌을 터였다. 그런 놈이 살수를 운운하니 오히려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어디서 저런 천둥벌거숭이가 튀어나온 거지?’
껄렁껄렁한 자세나 경박한 말투만 들어도 버릇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다. 고수의 기세나 품격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저런 놈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 울화가 치밀었다.
“죽어라!”
오경은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던 중 그가 손가락을 오므리며 장법을 조공으로 변환했다. 지금껏 모든 적을 쓰러트렸던 비장의 살초였다.
쇄액!
됐다. 됐어.
상대의 어깨에 실낱같은 상처가 남았다.
손톱 끝에 살짝 긁힌 정도였으나, 오경은 거리를 벌린 채 입꼬리를 올렸다.
“크큭! 건방진 놈! 십비혈공조에 적중당한 이상 일각을 채 버티지 못할 터! 네 놈이 고통스럽게 죽는 꼴을 웃으며 지켜봐주마.”
그는 비공회주가 전수해준 십비혈공조(十臂血蚣爪)의 독을 신뢰했다. 실제로 조법의 상처로 인해 죽어나자빠진 양민의 숫자만 수십 명이다.
“독이냐?”
“크큭! 약빨이 잘 받는 놈이로구나. 벌써 느껴지느냐?”
하나 상대는 코웃음을 치더니 외쳤다.
"녹! 선! 단!”
오경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독이 단전이 아니라 뇌로 스며들었나?’
한데 그 순간 상대의 눈동자가 정명한 빛을 쏟아냈다. 동시에 그의 신형이 좌우로 갈라지는 듯하더니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오경이 해독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리는 순간 아랫배에서 강렬한 충격이 전해졌다.
“끄어.”
한순간 단전이 짓눌리며 내력이 흩어지는 듯했다.
이처럼 격식 없고, 조잡한 주먹질에 당하니 자괴감 또한 뒤이었다. 하나 그러한 마음조차 주먹질이 이어질수록 희미해졌다.
정신이 혼미했다.
그 와중에 독을 쓰는 비겁한 새끼와 개망신, 그리고 재이가 비웃는다는 둥의 알아듣지 못할 말이 귓가를 스쳐갔다. 그러던 중 오경은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
남천휘가 멱살을 놓자, 상대가 널브러졌다.
그는 혼절한 적을 앞에 두고 눈을 가늘게 떴다.
“너는.”
주먹을 쥐는 순간 내력이 휘감기는 듯했다.
내공을 외부로 발산할 수는 없지만, 주먹에 싣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남천휘는 말아 쥔 주먹을 그대로 적의 아랫배에 꽂아 넣었다.
뻑!
단전이 깨트렸다.
이제 범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무력감에 시달릴 것이 분명했다.
하나 남천휘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착하게 살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하시고요.”
그 순간 상대의 머리 위에 존재했던 레벨이 연한 적색에서 흰색으로 변했고, 이내 레벨조차 머리 위에서 사라졌다.
이 정도로 끝낼 수는 없다.
오래 전 북방의 전쟁터를 떠돌다 돌아온 장수가 있었다. 오른 팔을 다쳐서 검을 들 수 없었지만, 매우 흉포한 자였다. 그러니 그의 흉포함은 만만한 약자를 향했다. 애꿎은 양민을 두들겨 패고, 괴롭히는 불한당이 되었다.
남천휘는 곡부에서 쫓겨나는 그 순간까지 저주를 퍼붓던 장수를 기억했다.
‘내공이 없어도 손발을 쓰는 법은 알 터.’
콰직!
놈의 두 손목을 짓밟았다.
그리고 놈을 뒤로 한 채 21과 22의 곁으로 갔다.
처음 살초를 펼쳤던 21은 직도에 얼굴을 얻어맞고, 턱이 으스러진 듯했다.
아마 평생 죽만 먹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세히 보니 레벨에 붉은 기운이 감도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억울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살수를 펼치지 말았어야지. 그러다 칼 맞았으면 누가 치료해줄 거고, 누가 보상할 건데.
“안 그래?”
남천휘는 재이가 대꾸하기 전에 재빨리 22의 뺨을 후려쳤다. 놈을 깨워서 정체와 목적을 캐내고자 했다. 한데 남천휘의 손이 놈의 뺨을 서너 번 왕복했을 때였다.
삐이이잉-
또 명적이다.
하나 전과 달랐다.
명적이 사라지기 전 또 하나의 명적이 솟구쳤다.
남천휘는 눈을 가늘게 뜬 채 화살의 궤적을 쫓았다.
‘집결하라는 건가?’
명적의 의미가 뭐였든 화살이 솟구친 방향은 가까웠다. 그곳에 간다면 이들의 목적과 정체에 관해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천휘는 잠시 멈칫했다.
한데 꼭 가야 하는가?
어차피 몽산에 온 목적은 달성했고, 당분간 다시 올 일도 없다. 그러니 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방안에 누워 차와 만두를 즐긴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 터였다.
심지어 재이가 퀘스트를 준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나 남천휘는 걸음을 옮겼다.
몽산은 할아버지의 유산이 잠든 곳이다.
‘가상현실’ 모드 안에서 할아버지와 보냈던 오랜 시간 동안 배운 건 비단 무공만이 아니었다.
백파도 남추의 의지와 삶, 그리고 회한까지.
남천휘는 한 사람의 굴곡진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렇기에 가는 것이다.
최소한 할아버지가 잠든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나중에 향이라도 사를 때 할 말이 있지 않겠는가.
‘효도 하는 셈 치자. 여차하면 멀리서 오감 증폭제라도 쓰면 되니까.’
파팟!
남천휘의 신형이 나무 위로 사라졌다.
*
많다.
공터에 모인 자는 여덟 명.
레벨은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까지 다양했다.
하나 저들은 하나의 무리가 아니었다.
세 부류로 나뉜 채 서로를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남천휘는 그들을 지켜보며 침음을 흘렸다.
‘할아버지도 보고, 기연도 얻고, 차와 만두까지 즐기는 행복한 하루였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왜 이렇게 더러워졌냐?’
재이는 대꾸하지 않았다.
한데 저들 중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사내가 짜증 섞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왜 이렇게 안 와? 눈밭에 빠져 뒈졌나?”
“네 놈들이 근처에서 얼쩡거릴 때 더 먼 곳까지 추격을 했으니까 돌아오는 데 오래 걸리는 거야. 그러니 닥치고 있어라.”
혀에 칼을 달고 사는 자들이다.
웃고 떠들다가 옆에 앉은 사내의 심장을 찔러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가장 먼저 시비를 건 사내가 한 걸음 비켜서며 키득거렸다.
“크큭, 부지런한데 무능한 놈들이 제일 불쌍하다니까. 그래서 이 새끼를 잡은 게 누구지?”
사내가 비킨 자리에는 피투성이의 장년인이 푸줏간의 고깃덩이마냥 널브러져 있었다.
복색만 봐도 무인이 아니라 양민이 분명했다.
‘저런 잔인한 새끼들.’
사내는 장년인을 발로 툭툭 차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공은 우리 흑살당이 세웠으니 너희 비공회는 손가락이나 빨고 있어라.”
“내 손가락이 네 놈 귓구멍을 들락날락 거려야 그 알량한 혓바닥이 잠잠해질 것 같군.”
“그 때 내 손가락은 네 놈 눈알을 파고 있겠지.”
두 사람은 당장 칼을 뽑을 것처럼 서로를 견제했다.
덩달아 그들의 수하까지 살기를 보였다.
‘비공회와 흑살당이라.’
남천휘는 잎사귀 사이로 더욱 몸을 낮췄다.
저들이 거론한 조직명은 낯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혈랑회를 상대하고 돌아왔을 때 알게 됐다. 산동성 주변에서 활동하는 흑도 패거리에 대한 정보를 논할 때였다.
북풍대주인 조상은 흑도를 논하며 치를 떨었다.
무인과 양민을 가리지 않고 해악을 끼치는 버러지들이라는 것이 조상의 평가였다.
‘그렇다면 저 놈들이 죄다 모일 만큼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네.’
남천휘가 생각에 잠긴 사이 복면을 쓴 자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그만.”
흑살당의 조장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살류방의 어르신이 그러라면 그래야지. 야! 이 놈 몸수색이나 해봐라. 쓸 만한 게 없나.”
남천휘는 살류방이라는 말에 다시 한 번 침음을 입안으로 삼켰다.
살류방이라면 청보를 받고 살행을 하는 살수들의 모임이 아닌가. 저들은 앞에 거론된 흑도보다 훨씬 악명이 높은 자들이었다.
‘오감증폭제를 잘 썼네.’
현재 남천휘는 오감증폭제로 청각을 강화한 상태였다. 봉황곡의 백타선자만큼 강한 무인이라면 대기의 떨림을 통해 기척을 잡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 저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게 뭐지?”
흑살당 무인은 중년인의 소매에서 동그란 고기 조각을 꺼냈다. 그는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상관에게 건넸다.
“육포 같습니다. 육향을 보니 비싼 건데요.”
하나 흑살당의 책임자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손사래를 쳤다.
“야! 노비 놈 몸에서 꺼낸 걸 누구 보고 먹으라는 거야! 버려. 이 새끼야!”
육포는 눈밭에 버려졌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나 오직 한 사람, 남천휘는 눈을 부릅뜬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거······.’
천품육포다.
그것도 자신의 것이다.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 거기에 씹기 편하도록 원형으로 잘라낸 모양까지 동일했다.
‘그들 중 한 명인가.’
몽산 초입에서 비를 피하기 위해 머물렀던 관제묘.
그곳에서 자신에게 기꺼이 화톳불을 내어줬던 화전민 중 한 명이 분명했다.
‘삼 일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야?’
남천휘는 나뭇가지 사이로 걸음을 내딛었다.
직접 물어보면 될 터였다.
*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상대했던 자들 중 가장 힘든 혈투였다. 적선단 3개와 벽선단 1개, 녹선단은 2개나 사용한 후에야 승리할 수 있었다.
"후우, 후우.“
남천휘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흑도 무리를 보며 호흡을 조절했다. 저들의 피가 대부분이지만, 그 또한 상처 하나 없지는 않았다.
비공회는 처음 그 놈처럼 독 묻은 손톱을 무기로 썼고, 심지어 독탄을 던지기도 했다. 흑살당은 몸으로 싸우는 것에 익숙한 듯 직도에 베이면서까지 달려들 만큼 끈질겼다.
무엇보다 저들은 살인에 익숙했다.
그렇기에 남천휘는 저들을 모두 죽인 후에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돌아가면 조 대주에게 밥이라도 사야겠네.’
《17대 1》퀘스트가 아니었다면 동시에 다수를 상대하면서 더 큰 곤욕을 겪었으리라.
‘그리고 살수는 다시 상대하고 싶지 않네.’
남천휘는 죽은 살류방의 살수를 보며 혀를 찼다.
살수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긴 채 흑도인의 뒤에서 빈틈을 노렸다. 위치를 들키면 동료의 몸을 방패막이로 삼고, 기회라고 생각되면 몸을 관통시켜 공격하기도 했다.
“후우.”
남천휘는 크게 숨을 몰아쉰 후 피투성이가 된 장년인에게로 다가갔다. 하나 그는 숨만 붙어 있을 뿐이었다.
‘적선단, 이 사람에게.’
아이템 중에서는 타인에게 사용 가능한 물품이 존재했다. 다만 효력이 십분지 일로 줄어든다니 큰 효용은 없을 터였다.
하나 잠시 숨을 돌릴 수는 있으리라.
남천휘는 중년인의 심장 어림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내력이 희미하게 꿀렁이는 듯하더니 장년인의 호흡이 한순간 거칠어졌다.
“아저씨! 아저씨!”
중년인은 조금이나마 눈을 떴다.
이미 실핏줄이 모조리 터져나가 피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누, 누구.”
“관제묘에서 육포 나눠 먹었던 사람입니다. 기억하십니까?”
다행히 중년인은 금세 남천휘를 기억해냈다.
눈동자에 점점 초점도 잡혔다.
하나 이것은 죽음을 앞둔 사람이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회광반조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공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중년인은 눈을 부릅떴다.
그 뿐 아니라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피를 토해내며 읊조리는 것이 아닌가.
“내 아들, 내 아들을 구해야 하는데.”
그는 남천휘에게 매달렸다.
“구해주시오. 마을 사람들이 다 잡혀서······. 노인들은 모두 죽이고, 아이들은 팔아버린다고······. 제발······.”
남천휘는 대꾸를 하려다 허리를 비틀며 직도를 뽑았다. 그리고 그대로 공간을 내리그었다.
촤악!
하나 등 뒤에서 번뜩인 암기는 직도의 곁을 휘돌더니 장년인의 목에 꽂혀드는 것이 아닌가.
“끄어.”
동시에 한순간 나타났던 적의 기척이 자취를 감췄다. 살류방의 살수는 이인일조로 움직이는 알지 못했기에 벌어진 실수였다.
“쳇! 아저씨, 괜찮으세요?”
중년인의 목에는 암기가 꽂혀 있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부디 아이들이라도······.”
그 말을 끝으로 중년인의 숨이 끊겼다.
남천휘는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정체모를 감정에 이를 악 물었다.
그 때 재이의 알림이 울렸다.
띠링-
◎ 돌발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그래,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거다!
하나 남천휘는 돌발 퀘스트의 내용을 보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필사의 도주》
- C급 위험 지역이 생성됐습니다.
- 지금 당장 몽산을 벗어나세요.
- 제한 시간 00: 30: 00
※ 최적화된 도주로는 남동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