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계신과 함께 215 신화에 나오는 전신(戰神)의 모습이 그러할까. (214/215)

  기계신과 함께 215 신화에 나오는 전신(戰神)의 모습이 그러할까.

  물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는 불의 검[火龍劍]을 든 [슈퍼 트리슈라]의 위용은 주변의 모든 몬스터를 압도 했다.

  심상잖은 기세를 느낀 몬스터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때, 킹 크라켄이 포효했다.

  구우우우우--!!

  그러자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던 몬스터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흉 폭한 기세를 일깨우며 일제히 [슈퍼 트리슈라]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촤아아악- [슈퍼 트리슈라]의 몸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빙그르르 돌았다.

  자연 오른손에 들린 [화룡검]이 원을 그리며 [슈퍼 트리슈라]의 몸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화르르륵- 물[水]이 불[火]에 의해 타오르는, 믿기 힘든 현상이 일어났다.

  실제 불이 아닌 내공과 이능의 힘으로 생겨난 마법의 불이 [슈퍼 트리슈라]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며 다 가들던 몬스터들을 모조리 태워 버렸다.

  끼에에에엑-!!

  온 사방에 몸이 불타오르는 몬스터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던 헌터들은 얼이 빠졌다.

  -이럴 수가.

  -저게 진짜 한 사람이 만들어낸 일이란 말인가?

  그들은 저것도 무결이 일으킨 이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무결혼자 일으킨 현상이 아니었다.

  '후우, 대체 어떻게 [여신의 심장]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거지?'

  리 신쿤은 갑자기 나타난 무결이란 헌터에 대해 경악했다.

  "[여신의 심장] 갖고 계시지요?"

  "……자네가 어떻게……!"

  "그걸로 최대출력의 화룡검을 형성해 주십시오."

  "……!!"

  그는 무결이 [여신의 심장]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고, 또 그것의 활용법을 알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리 신쿤의 눈에 무결은 불가사의 하리만치 모르는 게 없는 자였다.

  '위험해. 하지만 그만큼 든든하다.'

  리 신쿤은 무결이라는 존재에 대해 조금 더 관찰하기로 했다.

  그가 저물어가는 인간의 시대를 책임져 줄 만한 그릇인지.

  바로 그가 찾고 있던 존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그 확인에 적합한 상대가 스멀스멀 다시 그들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킹 크라켄이 거대한 8개의 다리를 마치 프로펠러처럼 회전시키며 [슈퍼 트리슈라]에게 무서운 속도로 쏘아져 왔다.

  그리고 [슈퍼 트리슈라]의 곁으로 다가오자마자 해저산을 부숴 버렸던 다리 내려치기를 시전했다.

  촤아아아- 심해를 가르며 거대한 그림자가 [슈퍼 트리슈라]의 머리 위로 드리웠다.

  하지만.

  파앗─!!

  [슈퍼 트리슈라]가 눈 깜짝할 새에 그 다리를 지나쳤다.

  그와 동시에 [화룡검]의 크기가 엄청난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서걱. 화르르르……!!

  킹 크라켄의 다리가 두 쪽으로 절단 나는 동시에, 그 단면에서부터 화려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꾸에에에엑-!!

  킹 크라켄이 비명을 질렀다.

  무결의 스킬 연계에 구멍이 뚫렸을 때도 재생하던 놈의 다리가, 화룡의 불꽃 때문인지 전혀 재생을 못하고 있었다.

  무결은 이화정검가주의 시의적절한 스킬 활용에 감탄했다.

  '과연 이화정검가주. 내 생각을 정확히 읽은 듯이 행동하고 있어.'

  주변의 몬스터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을 때, 그리고 킹 크라켄의 다리를 베어갈 때 일어난 현상들은 모두 이화정검가주가 무결의 행동해 호응해 일으킨 현상이었다.

  무결이 다른 헌터들의 스킬을 임의로 사용했다지만, 무결도 이화정검가주씩이나 되는 자의 스킬을 그렇게 쉽게 훔칠 수는 없었다.

  그의 화룡검은 그의 유니크 스킬 [용화신검 (龍火神劍)] 과 에픽 아이템 [여신의 심장]이 온전히 어 우러져야만 발휘할 수 있는, 굳이 분류하자면 '에픽급'에 해당하는 스킬.

  그의 화룡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화정검가주가 무결과 손발을 맞춰 함께 스킬을 운용해 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결의 예상대로 이화정검가주는 훌륭하게 무결의 의도에 따라주었다.

  한 번도 사전에 맞추어보지 않았음에도, 서로의 합이 딱딱 들어맞는 것을 느끼며, 무결은 '과연 이화정검가주가 천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반대로 이화정검가주 또한 무결의 움직임에 감탄하고 있었다.

  '신무결, 대단하군. [여신의 심장]을 이용한 내 능력을 정확히 파악 하고 있어……!'

  그는 무결이 자신이 화룡검으로 일으킬 수 있는 이적의 범위를 정확히 알고 있는 듯이 움직이는 것에 상당히 놀란 상태였다.

  무결은 마치, 리 신쿤 자신이 움직이는 것처럼 [슈퍼 트리슈라]를 움직여 [화룡검]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건지, 원. 이것도 스킬의 힘인가?'

  그는 무결이 전생부터 자신을 잘 알고 있었고, 이번 생에서도 오러클 능력자인 김태나와 은하그룹의 힘으로 그를 관찰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하며, 함께 '킹 크라켄'을 물리쳐 가고 있었다. 꾸에에에엑-!!

  끔찍한 비명과 함께 깊은 바닷속에 킹 크라켄의 녹색 피가 흥건하게 퍼졌다.

  어느새 [슈퍼 트리슈라]가 세 번 째 다리를 끊어냈다.

  깨끗하게 잘려나간 놈의 세 다리에서는 끊임없이 화룡의 불꽃이 타오르며 녀석을 갉아먹고 있었다.

  끄르르르……!

  분노와 고통에 차 비명을 지르던 킹 크라켄이 갑자기 도끼눈을 하며 [슈퍼 트리슈라]를 노려봤다.

  독기가 잔뜩 오른 모습.

  무결이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어이, 그렇게 열 내다간 타코야끼 된다고."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일까.

  꾸에에에엑-!!

  킹 크라켄이 갑자기 [테베르크의 팔]을 덧씌운 두 개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온다.'

  무결이 슬쩍 긴장하며 그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꽝---!!!

  녀석이 그 두 다리로 심해의 바닥을 내려쳤다.

  '응?'

  모든 헌터가 머리에 물음표를 떠올리며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

  저 녀석이 화가 나서 바닥을 내려치며 화풀이라도 하는 걸까 하는 생각.

  하지만 곧 그들은 저 녀석이 화가 나서 바닥을 내려친게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쩌적, 저저적--!!

  놈이 내려친 바닥을 기점으로, 바닥이 쩍쩍 갈라지며 [슈퍼 트리슈라]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슈퍼 트리슈라]가 있는 위치에 이르러- 콰아아앙-!!!

  바닥이 터져 나가며 엄청난 양의 용암이 치솟아 올랐다.

  "이런!"

  무결이 기겁하며 용암을 피해 회피 기동을 했다.

  용암도 문제였지만 그 속에 섞여 있는 마력의 파동이 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파아아앗-!!

  용암은 [슈퍼 트리슈라]를 지나쳐 그대로 해수면 위까지 솟구쳐 바다 위로 튕겨 나갔다.

  엄청난 위력이었다.

  콰앙, 콰앙, 콰아앙-!!!

  킹 크라켄은 멈추지 않고 두 다리로 계속해서 지면을 내려쳤다.

  그럴 때마다 땅이 미친 듯이 갈라 지며 [슈퍼 트리슈라]에게 다가와 용암을 토해냈다.

  무결은 그때마다 회피 기동을 하며 놈의 공격을 피해냈다.

  무결은 놈의 공격을 피하면서도 쉽사리 놈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왠지 이것이 놈의 의도의 다가 아닐 거라는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

  곧, 놈의 의도가 드러났다.

  구구구구구-!!

  대지와 바닷물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건……?!'

  무결은 불길한 징조를 느꼈다.

  [마스터, 지진파가 감지되었습니다!]

  슈리가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해 왔다.

  "갑자기?"

  [예, 그것도…… 최소 진도 9 이상의 대지진으로 예상됩니다!!]

  쩌적. 쩌저저적……!!

  그 말과 동시에 사방의 바닥이 미친 듯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킹 크라켄이 부순 바닥 정도는 어린애 장난일 정도로 무수히 많은 금이 바닥에 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는- 콰아아아아앙--!!!

  갈라진 지면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수직으로 치솟으며 바닷속을 하얗게 물들였다.

  그리고 그 직후.

  부글부글 시뻘건 용암이 깜깜한 심해의 바닥에서 튀어나오며 바닷물 온도가 급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구구구구구-!!

  바닥과 함께 바닷물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슈퍼 트리슈라] 또한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몬스터를 포함해 킹 크라켄 또한 균형을 잡고 있기 힘들 정도로 강한 지진파.

  -으아아악!!

  [슈퍼 트리슈라]에 타고 있는 헌터들은 온몸이 미친 듯이 흔들리는 느낌에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기를 반복했다.

  무결이 [디바이스 컨트롤]로 진 동을 줄이고 있음에도 소용없을 정도로 엄청난 흔들림.

  그 상황은 킹 크라켄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킹 크라켄은- 쾅! 쾅! 쾅! 쾅!!

  계속해서 바닥을 미친 듯이 내려 치며 재앙을 더욱 활성화하고 있었다.

  놈이 바닥을 내려칠 때마다 지진의 강도와 바닷속에서 솟아나는 용암의 양이 늘어나고 있었다.

  "미친 자식, 다 같이 죽자는 거냐?"

  무결이 킹 크라켄에게 이를 갈아 붙이며 숨겨두었던 비장의 수를 꺼내 들었다.

  [슈퍼 트리슈라]가 앞으로 손을 쭉 내뻗었다.

  그와 동시에 검은 아공간이 바닷 속에 쩍 입을 벌렸다.

  그리고.

  파앗-!

  그 속에서 황톳빛의 작은 발 두 개가 튀어나왔다.

  무결의 눈이 번쩍 빛났다.

  [마스터 피스].

  [디바이스 컨트롤].

  무결은 어느새 위급한 순간마다 자신이 [마스터피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마스터피스]는 놀랍게도, 항상 무결이 원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무결은 [테베르크의 팔]과 합체한 킹 크라켄의 두 다리를 보고 받은 영감대로 [테베르크의 발]을 운용했을 따름이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파앗-!!

  에메랄드빛에 휩싸인 [테베르크의 발]이, 그 모양을 변화시키며 [슈퍼 트리슈라]의 다리 전체를 감쌌다.

  그리고 그 빛이 천천히 사라져 갔다.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황롯빛으로 물든 [슈퍼 테베르크]의 다리가 보였다.

  킹 크라켄의 특별한 두 다리처럼 기하학적인 문양이 깃든 두 개의 다리.

  무결은 그 순간 느꼈다.

  자신이 저놈을 능가하는 힘을 얻었음을.

  그에게는 놈에게는 없는 또 하나의 [테베르크]의 파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파직파직- [슈퍼 트리슈라]의 심장부에 자리해 있던 [테베르크의 동력석]이 무결의 컨트롤에 의해 다리 부근으로 옮겨졌다.

  그러자 [슈퍼 트리슈라]의 두 다리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다리에서부터 뿜어져 나온 기이한 힘이, [슈퍼 트리슈라]를 뒤흔드는 지진의 힘으로부터 [슈퍼 트리슈라]를 안정시켰다.

  무결이 잦아드는 진동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럼 끝을 보자고."

  무결의 조종에 의해 [슈퍼 트리슈라]가 두 다리를 촤악 굽혔다. 그리고.

  파아앙-!!

  [역장]과 여러 헌터의 스킬이 발동되며, [슈퍼 트리슈라]가 심해 아래로 쏘아져 나갔다.

  "너도 어디 당해봐라, 이 자식아--!!"

  무결이 그렇게 외치며 심해의 바닥을 [슈퍼 트리슈라]의 발로 힘 차게 내리찍었다.

  그 순간.

  꽝-!! 콰가가가가가- 무결이 발로 내리찍은 곳으로부터 엄청난 충격파가 일며 땅이 터져 나갔다.

  킹 크라켄에게로.

  그리고 마침내.

  콰아아앙--!!!

  미친 듯이 다리를 내려치던 킹 크라켄의 땅바닥 부근이 터져 나가며, 엄청난 양의 용암이 쏟아져 나왔다.

  킹 크라켄이 무결에게 쏘아낸 것 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어마어마 한 양의 용암과 충격파가- 꾸에에에엑-!!

  킹 크라켄을 해수면 위까지 엄청난 속도로 쏘아 올렸다.

  [슈퍼 트리슈라]가 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지면을 박찼다.

  꽝!!

  그러자 [슈퍼 트리슈라]가 엄청난 속도로 해수면을 향해 쏘아 올려지며- 팡!!!

  바닷물을 뚫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노을 위로, 갓 낚아 올려진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는 킹 크라켄이 보였다.

  화르륵.

  [슈퍼 트리슈라]의 오른손에 다시금 화룡검이 불타올랐다.

  불꽃은 붉은색이 아니었다.

  마(魔)를 멸하는 흰색의 불꽃이 그의 화룡검을 물들이고 있었다.

  이화정검가주가 혼신의 힘을 담아 생성해낸 '정화의 불꽃'.

  그 불꽃에 무결의 마력과 [테베르크의 동력석]의 힘이 더해지며, 고작 200m 남짓한 [슈퍼 트리슈라]의 손에서- 콰아아아아---!!!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킹 크라켄을 능가하는 크기의 불꽃이 생성 되었다.

  어둑해진 밤바다가 환한 빛으로 물들었다.

  "하압!!"

  무결이 온 정신을 집중해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는 불의 검을 휘둘렸다.

  파아아아악-!!

  대지가 새하얗게 작열하며 불꽃으로 타올랐다.

  킹 크라켄이 그 엄청난 열기에 겁을 먹고 허우적거리며 모든다리를 움직여 자신과 [슈퍼 트리슈라]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 순간.

  불의 검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슈악--!!

  깨끗하게 킹 크라켄을 통과해 지나갔다.

  화르륵.

  온 세상이 화려하게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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