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계신과 함께 184 콰아아앙!! 꽝!! (183/215)

  기계신과 함께 184 콰아아앙!! 꽝!!

  연쇄적으로 폭음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싶을 정도로 정확하게 무결이 [초강력 클레이모어]를 매설해 놓은 지역을 골라 밟았다.

  결국 무결이 매설한 4개의 클레이모어는 모두 그 쓰임새를 다하고, 적들에게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브라질 팀의 두 명이 죽고 두 명이 부상을 입었다.

  "죽여!!"

  강하나가 조솔과 양금호를 이끌고 그런 적들을 무참하게 도륙했다.

  3:2인데다가 적들은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결국 브라질 측은 유령이 되어 그들의 본진으로 되돌아갔다.

  * * *

  "와아아아!!!'

  한국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세상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질렀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던 싸움을 함정 몇 개로 승리로 이끌었다.

  물론 전투 한 번을 이겼을 뿐 승부 자체를 이긴 게 아니긴 했지만, 꺾여 있던 기세를 되찾아온 아주 소중한 교전이었다.

  일발역전!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런 단어가 떠올랐다.

  한국 팀은 그 뒤 '그리핀 후작'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버프를 주는 몬스터인 '엘더 사이클롭스'를 사냥했다.

  그리고 그동안 본영의 부서졌던 건물들도 거의 수리되었다.

  이제는 양 팀의 상황이 거의 비등 해진 상황.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상황이 있다면 무결의 장비 상태였다.

  위력이 큰 소모성 아이템을 구매하느라 정작 교전 능력에 중요한 착용형 아이템을 구매하지 못했다.

  방금의 교전으로 상당히 만회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용한 소모성 아이템으로 지출된 골드가 상당해 다른 각성자들과의 장비 차이는 여전히 많이 벌어져 있는 상태였다.

  브라질 팀도 아까는 경황이 없어 그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런 무결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무결의 장비 상태가 상당히 부실하다는 것을.

  그래서 관전하던 사람들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팀은 남은 경기를 너무도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무결은 하나의 무기와 두 개의 [초강력 클레이모어]를 더 구매했다.

  그리고 [사이클롭스]의 버프가 사라지기 전에 팀원들을 이끌고 브라질 팀 진영으로 진격했다.

  브라질 팀과 한국 팀은 브라질 팀 본영 인근에서 첨예하게 대치했다.

  신무결은 멀리서 [레일 건]을 날려 대며 적들을 도발했다.

  그의 사격 실력은 너무도 뛰어나서 [레일 건] 자체의 위력이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았음에도 브라질 팀 각성자들은 차근차근 대미지가 누적되어 갔다.

  브라질 팀은 무결이 소모성 아이템과 공격 아이템을 사느라 방어 아이템을 끼지 않았음을 눈치챘다.

  그래서 무결을 잡으려 [웨어아울] 인 올라운더가 또 다시 숲속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쾅!!!

  그녀는 또 다시 치명상을 입었다.

  무결이 설치해 둔 [초강력 클레이모어]를 또 정확하게 밟아버린 것이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소름이 돋았다.

  무결의 예언과도 같은 정확한 예측에.

  이것으로 전세는 완벽하게 기울었다.

  "죽여 버려!!"

  한국 팀은 올라운더를 도와주러 오던 브라질 팀원들을 그대로 습격했다.

  4:3이었지만 싸움은 그다지 쉽지만은 않았다.

  적들의 거센 저항으로 끝끝내 양금호와 조솔이 전사했다.

  하지만 적들이 모두 죽었을 때, 한국 팀에서는 무결과 강하나가 살아 남았다.

  "사령부 밀 수 있을까요?"

  "밀어요! 가능해요!"

  시간이 아슬아슬했지만 결국 무결과 강하나는 브라질 팀 사령부를 밀 수 있었다.

  패배를 코앞에 두었던 한국 팀의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 * *

  "으흐흐…… 신무결, 드디어 나왔구나. 좋아좋아."

  어두컴컴한 방안.

  안경을 쓴 한 여자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그녀의 앞으로는 새하얀 컴퓨터 모니터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속에는 막 브라질 팀에서 승리한 신무결의 인터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래, 당신 같은 보석이 그렇게 세상 밖에 숨겨져 있어서야 쓰나."

  그렇게 스토커 같은 발언을 한동안 중얼거린 그녀는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의 불을 켰다.

  탁! 소리가 나며 방이 환해졌다.

  그런 그녀의 방에는 신무결의 얼굴과 신상정보, 행적들이 포스트잇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이제야 내 조사들이 빛을 발할 때가 왔어. 이제야……!"

  그녀는 컴퓨터 파일을 열어 기삿거리를 죽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종이다, 특종, 특종……."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는, 민주일 보에서 한때 '특종을 감지하는 안테나'라 불렸던 베테랑 기자, 김태나였다.

  * * * [일발역전! 한국 각성자 팀, 브라질 팀에 극적인 역전승!!]

  [

  "모든 게임은 패턴과 확률의 싸움이죠"

  신기묘산(神機妙算) 신무결! 그는 누구인가?]

  각종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만큼 한국과 브라질의 대결은 뜨거운 이슈였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엄청난 활약을 한 '신무결'이라는 각성자에 대해서는 온갖추측성 기사가 나돌았다.

  -

  "모든 게임은 패턴과 확률의 싸움이죠. 예측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그렇게 힘들지 않은 싸움이었습니다"

  . 각성자 신무결이 던전 [모험가의 협곡]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쥔 뒤 나와서 한 인터뷰였다.

  처음 대중들의 의문과 우려 속에 투입된 교체 선수. 그것이 그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예측 플레이와 과감한 결단으로 팀을 불리한 국면에서 끌어내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시종일관 반전이 거듭되는 경기를 입을 벌린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노라 진술 했다.

  동료 각성자였던 강하나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제가 아는 한 가장 현명하고 강력한 각성자예요.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강하나의 발언에는 다소의 과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무결'이란 각성자가 이번에 드러낸 능력을 생각해 보면, 그가 전투에서는 몰라도 전략 전술에 있어서만큼은 천재적인 각성자라는 것이……(후략)…….

  "이 여자가."

  신무결은 윙크하고 있는 강하나의 사진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무결이 대중에 드러난 이 상황이 못내 즐거운 모양이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 건지."

  무결은 혀를 쯧쯧 차며 스마트워치로 댓글 내용도 확인해 봤다.

  -나 오늘부터 신무결 팬임.

  -나도 팬임 -난 조솔 헌터 팬인데, 신무결 팬도 하기로 했음.

  -김섭강이 빠지니까 이렇게 후련 할 수가!

  -조솔도 이번에 엄청 잘했음. 전투는 역시나 못했지만 역시 역전에는 유틸 능력이 짱인 듯.

  -그것도 다 강하나가 제대로 지휘 해서 그런 거지.

  -강하나도 잘했지만 마지막에 신무결이 조솔을 제대로 써먹더라.

  -양금호는? 양금호도 잘하지 않았어?

  -그런 애도 있었냐? 양금호냐?

  "……."

  무결의 팬이라는 사람이 엄청 늘어 있었다.

  "하아, 어쩌다 이렇게 됐담."

  이번 던전에서 [유가선공]의 사용이 제한되어 있던 덕분에 처음부터 맨얼굴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 뭐. 언젠가는 알려질 이름이었으니까."

  그동안 본명과 맨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왠지 모르게 마땅찮았다.

  하지만 '이한철'이란 이름으로 한 번 명성을 퍼뜨려 본 덕일까?

  생각보다 그렇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무결이 그렇게 기사들을 끄고 일어서려던 때였다.

  -야, 무결아!

  은하수로부터 통신이 왔다.

  "아, 형."

  -너 이것 좀 봐야겠다.

  그러면서 은하수가 기사 하나를 보여 줬다.

  [중국에서 명성을 알린 한국의 헌터 이한철. 실은 신무결?]

  "헐."

  무결이 헛바람을 들이켜며 그것을 클릭했다.

  -최근 중국에서 이름을 날렸던 한국 헌터 '이한철'과 '신무결' 사이에는 얼핏 보면 뚜렷한 접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은 두 가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한 가지는 '기계'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물들이라는 점.

  기자는 이 두 가지 공통점에 착안해 둘의 관계에 대해 파고들어 보았다.

  먼저 중국 측에서 '이한철'이 사용 했던 기술의 동영상이다.

  기사에는 한철이 '비행기사건' 당시 [레일 건]을 사용하는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흐릿했지만 한철이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는 대강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연이어 무결이 [모험가의 협곡]에서 [레일 건]을 사용하는 영상이 나와 있었다.

  -중국에서의 사건 당시 영상이 흐리하지만, 자세히 보면 둘을 쏘는 자세가 비슷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음……."

  무결이 신음을 흘렸다.

  "정확히 봤군."

  누군지 몰라도 둘의 유사점을 제대로 짚은 것이다.

  -인터넷 감시하던 도중 올라온 기사인데, 올라오고 3초도 되지 않아 차단했으니 아마 큰 문제는 없을 거다.

  은하그룹은 인터넷과 언론에 대한 광역감시체제를 펼쳐놓고 있었다.

  그 그물망에 걸린 기사였다.

  -이것 말고도 너와 강하나, 한서후, 그리고 심지어 우리 그룹과 관련된 기자들도 나왔어. 이것도 봐봐.

  ['최초의 던전' 출신의 정체불명인. 그가 바로 신무결!]

  -최초의 던전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른바 '최후의 5인'. 한때 세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았던 그들 중에 유독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자가 있었다.

  기자는 그때의 사진을 지금도 간직 하고 있다.

  기사에는 무결이 [최초의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올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그다음에는 [모험가의 협곡]에 갔다 온 신무결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면, 두 사진에서 두 사람이 동일인이라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날카롭군요."

  무결이 조금 감탄했다.

  -근데 신기한 게 뭔 줄 알아?

  은하수가 물었다.

  "뭔데요?"

  -이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정보라는 거지.

  그가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 * * 부릉- 무결은 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 앞에 바이크를 멈춰 섰다.

  그는 바이크에서 내려 304호로 올라갔다.

  그리고 가만히 전자 도어록에 손을 대었다.

  차칵.

  도어록이 소리소문없이 열렸다.

  그는 그대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헐."

  [마스터의 어마어마한 팬인가 보군요.]

  웃는 무결, 찡그린 무결, 누군가와 악수하는 무결, 던전에서 갓 나와 다소 지친 무결의 모습까지 여러가지 무결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붙어 있었다.

  그 외에도 무결의 사진 몇 장이 인화되어 포스트잇과 함께 붙어 있었다.

  "이 사람, 뭐야, 대체?"

  무결이 뜨악한 얼굴로 방을 돌아보았다.

  그는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들을 읽어보며 자신의 행적을 이리 잘 아는 사람이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오러클 방어 체계에 구멍이 있었나?'

  무결은 나름대로 여러 아이템들을 이용해 자신과 자신의 거처인 은하그룹 본사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뚫고 자신을 관찰할 정도의 고위 능력자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신기하군. 대체 누구길래.'

  무결이 그 당사자를 찾아 기감을 넓혀 봤다.

  하지만 이 그림을 그렸을 당사자의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으흠."

  무결이 그렇게 방을 둘러보다가, 책상 위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옥상으로.

  "……."

  마치 무결이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쪽지였다.

  무결은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을 느끼며, 건물의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익- 옥상의 문이 열렸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옥상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왔군.

  "후우……. 왔군."

  그녀가 담배를 난간에 비벼 끄며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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