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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신과 함께 154 타타타탕! (154/215)

  기계신과 함께 154 타타타탕!

  하지만 인형들은 무결이 쏜 '코일 건'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결에게 달려들었다.

  '코일 건'의 탄환은 그냥 인형들의 몸을 유유히 통과해 버릴 뿐이었다.

  '이런.'

  저 녀석들의 공격 하나하나는 그리 날카롭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다.

  족히 40마리는 되는 인형이 한꺼번에 달려드니, 당철민이 펼쳤던 [만천화우]가 생각날 지경이었다.

  게다가 그 사이사이에는 마법을 사용하는 인형도 있었다.

  [바인드]

  마법이 무결의 발을 옭죄 었다.

  곧 인형들의 산이 무결을 뒤덮었다.

  무결의 몸이 인형들에 갇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순간.

  파파파팟- 인형들 속에서 하얀 빛을 내는 칼날이 튀어나와 종횡무진으로 인형들을 휩쓸었다.

  특히 빛은 인형들의 무기가 들린 손을 집중적으로 잘라내며 인형들을 분해했다.

  마디마디가 절단된 인형들이 나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놈들은 아직 채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 채 꿈틀꿈틀 움직여대 었다.

  무결은 몸 여기저기에 꽂혀 꿈틀대는 인형들의 무기를 툭툭 쳐 바닥으로 털어내고, 아직 움직이는 인형들을 '엑스칼리버'로 베어버렸다.

  녀석들은 사지가 잘려서도 계속 꿈틀꿈틀 움직이며 무결에게 다가오려고 애를 썼다.

  무결은 그 녀석들을 [하늘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름 : 타락한 테베르트의 길안내 인형 -희귀도 : 이벤트 -상태 : - -설명 : 테베르트의 길안내 인형이 저주를 받아 타락한 모습.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상태창 자체가 아이템과 몬스터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아이템 이 몬스터화 되어서였다.

  [테베르트의 인형]뿐만 아니라 무결을 공격해 온 다른 인형들 모두 비슷한 설명이었다.

  '음, 여기이 많은 인형 중에 이런 놈들이 또 있겠군.'

  이놈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된 게 웬만한 각성자보다 빠르고 강하다.

  계속 상대하기는 귀찮을 듯해 무결은 얼른 이 자리를 뜨기로 했다.

  앞으로 조금 더 나가자 저 앞에 뭔가가 보였다.

  거대한 거울이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거울에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인형의 문 -인형만이 통과할 수 있다 무결이 '문'이란 말에 이리저리 문을 살펴보았으나, 통과할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하늘의 눈]에도 이렇다 할 해법이 나오지는 않았다.

  무결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쓰라는 말이군.'

  [신무결의 길안내 인형]을 꺼내 들었다.

  무결은 [유가선공]으로 손가락 끝에서 피를 한 방울 뽑아 올려 인형의 머리에 묻혔다.

  그러자- 인형이 부르르 경련하며 기괴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5초 정도 그렇게 온몸을 뒤틀던 인형이, 갑자기 뚝 움직임을 멈추었다.

  '……?'

  인형이 움직이는 멈추었을 때, 무결은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무결이 그 느낌을 자세히 살피려 할 때.

  폴짝.

  길안내 인형이 누워 있던 그대로 일어나 무결의 손바닥 위에 척 섰다.

  그리고 무결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 정말 나구나."

  그제야 무결은 자신이 느끼고 있던 이상한 느낌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인형이 자신의 손바닥을 딛고 선 푹신한 느낌이 자신의 발바닥에도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시야 한편으로 인형의 시야가 공유되고 있었다.

  무결이 인형의 팔을 만져보았다. 자신의 팔을 뭔가가 만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팔을 꾸욱 쥐어보았다.

  그러자 뭔가 거대한 것이 자신의 팔을 쥐어짜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 위험한데."

  인형과 자기 자신이 일체화된 것이었다.

  "완전 저주인형이잖아, 이거?"

  그렇게 말하자 인형의 눈이 날카로워지며 무결을 째려보았다.

  기분 나쁘다는 표시였다.

  "어쭈? 인형 주제에 감정 표현도 하네. 뭐 어쩌라고, 인마."

  무결이 낄낄 웃으며 인형의 머리에 손가락으로 툭 딱밤을 날렸다.

  그 순간.

  퍼억- 무결은 뭔가 엄청난 힘이 머리를 날려 버리는 것을 느끼고 뒤로 벌러덩 넘어가 버렸다.

  [깔깔깔깔!]

  슈리가 한껏 웃어재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야, 이리 와봐."

  무결은 신음을 흘리며 그 인형을 불러, 인형의 팔을 살짝 칼로 그어봤다.

  그러자 무결의 팔에서도 피가 새어나왔다.

  심지어 저주가 깃들어서 그런지 [유가선공]으로도 제대로 치유가 되지 않는다.

  "와, 이거 진짜 위험하네."

  무결은 혹시 이 인형이 칼에 베이거나 총에 맞기라도 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확신했다.

  "그렇다고 이걸 꼭꼭 숨겨두자니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어 보이고."

  이 넓은 방을 드론들을 총동원해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지금으로서는 여기서 나갈 방법이 안 보였다.

  눈앞에 있는 거울문밖에는.

  이 방의 벽과 저 거울 모두 [파괴 불가 오브젝트] 처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방법은 자신을 닮은 눈앞의 인형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야, 너 스킬 같은 거 쓸 수 있냐?"

  도리도리.

  인형이 당당하게 허리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저었다.

  "무공은? 좀 하냐?"

  슈슉, 슈슈슉- 인형이 멋들어지게 펀치를 날리더니 뒤로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았다.

  할 줄 안다는 표시 같은데 영 못 미덥다.

  "쓸 수 있는 아이템 같은 건 없어?"

  그나마 아이템이라도 좀 들려줘야 안심이 될 것 같은데, 손바닥에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녀석에게 맞는 아이템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인형 무결이 손으로 내가 들고 있는 '엑스칼리버'를 가리켰다.

  "이거?"

  무결은 의아한 얼굴로 [태양의 플람베르그]라는 이름을 가진 '엑스칼리버'를 인형에게 건네었다.

  그러자 무결 인형이 그 검을 받아 들었다.

  ['태양의 플람베르그'가 인형화(人 形化)되려 합니다.]

  [한번 인형화된 아이템은 모험가님이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템을 인형화시키는 것에 동의 하시겠습니까?]

  [Y/N]

  "……이런 식이군."

  가진 아이템을 소모해 인형을 무장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번 스테이지의 목표인 듯 했다.

  "그런데 너, 이번 던전에 도움이 되는 것 맞지?"

  괜히 아이템이 아까운 무결이 선뜻 아이템을 건네지 못하고, 인형을 의심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러자 인형이 성큼성큼 걸어가 거울에 슥 손을 대었다.

  손이 거울을 그대로 지나쳐 들어갔다.

  인형과 시야를 공유하고 있던 무결의 눈에 저 앞으로 뻗은 통로가 보였다.

  그리고 인형이 뒤를 돌아 거울한 편을 바라보았다.

  구석에 열쇠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보였다.

  저 구멍에 맞는 열쇠를 찾아와야 무결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인형의 의사가 확실하게 무결의 머릿속으로 전달되어 왔다.

  인형이 다시 거울을 통과해 무결에게 다가와 손을 척 내밀었다.

  "……하는 수 없군."

  무결은 [태양의 플람베르그]와 [강철일족의 갑옷], [단단한 민첩의 투구], [하늘신발]을 녀석에게 주었다.

  가진 이벤트템 중 1/3가량을 투자 한 것이다.

  네 가지 아이템이 스르륵 줄어들며 녀석의 몸에 맞춰졌다.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엑스칼리버'의 원주인 녀석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전부 이 녀석에게 넘겨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무결은 조금의 고민 끝에 좋은 성능을 보여준 [귀검 곡도]까지 녀석에게 건네 버렸다.

  "이 정도 줬으면 캐리할 거라 믿는다."

  무결 인형이 양손의 검을 휘휘 휘두르는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인형은 자기만 믿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울 속으로 쏘옥 사라져 버렸다.

  "후우, 나는 그동안…… 이 녀석들이나 상대해야겠군."

  무결이 뒤로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그런 그의 앞으로 수백이 넘는 인형들이 번뜩이는 무기를 들고 다가서고 있었다.

  * * * 무결을 닮은 무결의 길안내 인형은 통로를 따라 열심히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인형의 앞으로 갈림길이 나왔다.

  하나는 또 다시 나타난 인형의 문, 다른 하나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

  무결 인형은 인형의 문을 통과해 지나갔다.

  그러자 인형의 눈앞으로 느긋한 교향곡이 흘러나오는 연회장이 나타났다.

  수많은 인형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중세 드레스로 보이는 드레스복을 입고 우아하게 추고 있는 게, 귀족들의 길안내 인형이 아닌가 싶었다. 무결은 인형의 눈을 통해 연회장반대편 단상에 둥둥 떠 있는 열쇠를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열쇠는 마법으로 보이는 보호막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저게 목표물이군.'

  무결이 그렇게 생각할 때, 무결의 인형이 그 열쇠를 얻기 위해 한 발 짝 앞으로 나섰다.

  그 순간.

  춤을 추고 있던 인형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뚝 멈추었다.

  그리고.

  뚜둑- 놈들의 고개가 일제히 무결의 인형에게로 향했다.

  무럭무럭 피어나고 있는 명백한 적의.

  인형들은 어디다 숨겨놨었는지, 저 마다 품에서 무기를 하나씩 꺼내 들고 무결 인형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무결의 인형이 그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 * *

  "야, 인마!"

  무결이 인형들 속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자신의 길안내 인형을 보며 소리쳤다.

  그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인형들을 베어내고, 쳐내는 한편 계속 곁눈질 로 자신의 인형이 하는 양을 살피고 있었다.

  저 길안내 인형이란 녀석은 마치 버서커처럼 자신이 다치는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인형들 속에서 날뛰었다.

  팟- 팟- 하지만 무결이 착용시켜 준 아이템이 짱짱했던 덕분에 그렇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상처가 생기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연회장 인형들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엄청 잘 싸우잖아?"

  무결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파파팟팟- 심지어 녀석은 무결이 준 아이템을 엄청나게 잘 활용하고 있었다.

  [하늘신발]의 공중을 나는 기능을 이용해 3차원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었으며, '엑스칼리버'의 하얀 늘어난 검기가 유연하게 움직이며 자칫 형성되려던 포위망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다.

  [강철일족의 갑옷]과 [단단한 민첩의 투구]에 달린 능력치 상승효과도 적용되었는지, 다른 인형들에 비해 동작이 매우 날랬다.

  '템빨'을 제대로 살린 무결의 인형이 다른 인형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고 있었다.

  "그래야 내 인형이지."

  무결이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싸움질만 하는 것으로 보이던 무결 인형은, 심지어 사실 전투만 신경 쓰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팟 - 녀석의 '엑스칼리버'가 목표물인 '열쇠'를 감싸고 있던 보호막을 갈랐다.

  위잉- 보호막이 사라지고, 열쇠가 인형의 손아귀에 잡혔다.

  "좋아, 잘한다."

  무결이 그 모습을 보고 흡족하게 웃었다.

  그런데 그때, 연회장에 난다른 통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인형들이 우르르 등장했다.

  연회장에 모인 인형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옷을 입은 인형들.

  "……배틀슈트."

  뒤늦게 도착한 다른 각성자들의 길 안내 인형들이었다.

  그들의 시선이 무결 인형이 든 열쇠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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