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계신과 함께 090 -공격이 거세지고 있어요! 반면에 드레이크들은 점점 힘이 빠지는지 불길이 줄어들고 있고요! 이대로라면 곧 당할 것 같아요! (90/215)

  기계신과 함께 090 -공격이 거세지고 있어요! 반면에 드레이크들은 점점 힘이 빠지는지 불길이 줄어들고 있고요! 이대로라면 곧 당할 것 같아요!

  '이런.'

  나를 향해 갈라진 냉기가 다시 강하나 쪽으로 합쳐지는 바람에 그쪽이 애먹고 있는 듯하다.

  "조금만 버려주세요!"

  -오래는 못 버텨요!

  당연히 오래 못 버티겠지.

  구자운이나 강하나나 기껏해야 10 분 버티면 잘 버티는 것일 것이다.

  레비아탄의 냉기가 두 수호종을 조종하는 그 둘을 집중적으로 노릴 것이니까.

  짧으면 3분 안에 두 사람이 끝장 날 수도 있었다.

  '나도 문제군.'

  이 워터 팽귄 놈들, 역시 수호종 중 최강이었던 놈들이라 그런지 공격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날카롭다. 심지어 이제 호수의 물뿐만이 아니라 빗물들까지 슬쩍슬쩍 날 방해하기 시작한다.

  팽귄들처럼 아예 살상을 목적으로 공격을 날리는 게 아니라 빗물이 멈춰 서며 나와 드레이크의 움직임을 방해해 댔다.

  덕분에 내 움직임이 덜컥덜컥 멈춰 댔다.

  '젠장, 레비아탄. 이러기냐?'

  워터 팽귄은 빗물을 조종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빗물이 움직인다는 건 레비아탄이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나는 마력을 끌어올려 힘으로 빗물들을 돌파하며, 위아래에서 정신없이 날아드는 물들을 피해 곡예비행을 했다.

  그사이 기절해 수면으로 떠올랐던 팽귄들이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품속에서 [알파 어스 팽귄의 영혼이 담긴 병]을 꺼내, 호수를 향해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물들이 날아들며 그 병을 부수려 했다.

  '어딜.'

  나는 그 순간 플라스마 방어막을 해제시키고 플라스마 링을 날려 보냈다.

  탁.

  플라스마 링이 끈끈이 거미줄이 묻은 병을 낚아채며, 병을 부수려던 물들이 헛발을 쳤다.

  병을 낚아젠 플라스마 링이 요리조리 날아 아직 기절해 있는 한 팽귄의 위에 다다랐다.

  그 순간 나는 플라스마 링을 조종 해 병을 갈라버렸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병에서부터 떨어져 내렸다.

  그 물방울은 수면에 기절해 떠 있던 팽귄의 위에 떨어져 그대로 스며 들었다.

  꿈틀.

  기절해 있던 펭귄이 꿈틀거리더니, 눈을 떴다.

  "뀨……'?"

  팽귄은 호수위에 떠 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더니 물 위에서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첨벙첨벙.

  당황이 깃든 움직임.

  당황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녀석은 물에는 익숙지 않은 '어스 팽귄'이었으니까.

  "꼬맹아, 눈 떴구나!"

  내가 반가움을 드러내며 외쳤다. 핏-잠시 방심한 순간 물줄기 하나가 뺨을 스치며 피가 튀었다.

  "뀨우!"

  꼬맹이가 내 목소리를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또다른 플라스마 링이 꼬맹이의 위를 지나치며 뭔가를 떨어뜨렸다.

  녹색의 작은 보석.

  "선물이다!"

  정확히 꼬맹이 팽귄의 위로 떨어진 그것을, 꼬맹이가 받아 들었다.

  꼬맹이는 그 보석을 만지작거리더니 자신의 머리 위에 갖다 댔다. 그러자.

  피잉- 작은 파동이 퍼져 나가며, 나를 쫓아다니던 대부분의 물줄기가 힘을 잃고 사라졌다.

  나는 드레이크를 조종해 꼬맹이 팽귄에게로 다가가 녀석을 물 위에서 건져내었다.

  "오랜만이구나."

  계속 드레이크를 조종해 강하나 일행에게로 다가가며, 나는 내 품에 안긴 꼬마 팽귄을 내려다보았다.

  "뀨우."

  꼬마 팽귄이 올망졸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다가 자그마한 양팔로 나를 껴안고 얼굴을 부볐다.

  "그래, 나도 반갑다."

  나는 두어 번 꼬마 팽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녀석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런데 꼬맹아, 부탁 하나만 하자."

  "뀨우?"

  나는 녀석에게 명령이 아닌 부탁을 했다.

  눈물로 제정신을 되찾은 이 녀석은 이제 [윈드 블레스터]로 종속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탁했다.

  스스로 이 [윈드 블레스터]와 스스로 연결되기를.

  "뀨!"

  꼬맹이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든 [원드 블레스터]에 머리를 갖다 대었다.

  위잉- [윈드 블레스터]가 빛나며 종속 작업이 완료되었다.

  "고맙다."

  나는 씨익 웃으며, 강하나 일행이 있는 호숫가에 꼬맹이를 집어 던졌다.

  꼬맹이가 날아가 땅에 부딪치는 순간, 땅이 쿠션처럼 변해 꼬맹이를 받아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꼬맹이에게 한가지 명령을 전달했다.

  "꼬맹아, 그럼 부탁한다!"

  그렇게 소리치며 나는 드레이크를 조종해, 레비아탄을 향해 날아올랐다.

  슈우우욱- 급속도로 레비아탄을 향해 솟아오르며, 나는 볼 수 있었다.

  꼬맹이 팽귄 인근의 땅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흙더미를.

  처음에는 꼬맹이가 있는 곳에서만 흙이 솟아올랐다.

  그러나 곧 세 조각 화산을 비롯한 호수 주위의 모든 흙들이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꼬맹이의 명령을 받은 다른 어스 팽귄들이 생성하고 있는 흙의 장벽이었다.

  저 거대한 레비아탄이 헤엄치며 놀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호수.

  그 호수 전체를 둘러싸는 거대한 흙의 벽이 생성되고 있었다.

  콰앙!

  벽의 일부가 호숫가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에 의해 터져 나갔다.

  흙의 장벽은 그 두께가 그렇게 두껍지는 않았기 때문에 쉽게 터져 나갔다.

  하지만 그렇게 생겨난 구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흙의 벽은 하늘로 계속해서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이 흙의 벽의 목적은 몬스터들의 침입을 막는데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레비아탄의 근처에 도달한 내가 두 눈으로 레비아탄을 노려보았다.

  "어이, 뱀장어. 반갑다."

  레비아탄의 거대하고 노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드디어 시작이었다.

  나는 피어나는 긴장감을 만끽하며 웃었다.

  "뭘 쳐다봐?"

  그렇게 레비아탄을 지나쳐 녀석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녀석의 커다란 눈이 나를 따라 위로 올라왔다.

  내가 베히모스의 소울 스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녀석의 눈빛에 유난히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레비아탄 주변에 내리던 빗물들이 뭉쳐 나를 따라왔다.

  물의 권능은 철저히 이동과 방어에 만 사용한다던 기록으로 봤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움직임.

  '이크.'

  레비아탄이 조종하는 물은 워터 팽귄들이 조종하던 것보다양도 적고 섬세함도 떨어졌지만, 대신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정신을 집중했다.

  [배틀 센스]가 발휘되며 내게로 날아드는 물의 궤적이 모조리 머릿속에 입력되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못 피해.'

  내가 드레이크를 전투기처럼 100% 통제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드레이크를 조종하는 수단은 음성 언어였다.

  내 의사를 언어화하고, 그것을 드레이크가 받아들이는 1, 2초의 딜레이.

  그 시간이면 충분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물들이 우리의 몸을 꿰뚫기에는.

  '미안하다.'

  나는 드레이크에게 사과하며, 녀석의 등을 박찼다.

  그리고 물의 궤적이 그리는 공백 사이로, 교묘하게 몸을 집어넣었다. 퍼퍽, 퍽퍽.

  아래에서 드레이크의 가죽 꿰뚫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상공 수백 미터 위에 뜬 상태에서 정신없이 몸을 비틀며 [윈드 블레스터]를 쏘아대었다.

  물줄기를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의 위치를 조정하기 위해서. 레비아탄의 물줄기들은 마치 공중곡예사처럼 몸을 놀리는 나를 피해 지나쳤다.

  끝없을 것 같던 수많은 물줄기가 마침내 모두 나를 지나쳐 가고.

  '다 피했다……!'

  정신이 고양되며 집중력이 극점에 다다르는 것이 느껴졌다.

  새처럼 하늘에 떠 있는 이 순간, 나는 몸을 뒤집어 구름이 보이는 하늘을 밟았다.

  하늘 내 발아래 있었고, 레비아탄의 등이 머리 위로 올려다보였다.

  "이제는 내 차례다."

  레비아탄의 턴이 지났으니, 이제는 내 공격 턴이 왔다.

  나는 슈트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꺼냈다.

  주머니에 부착되어 있던 [아르카시아의 공간주머니] 자체를.

  "이거나 먹어라."

  나는 공간주머니를 활짝 펼쳤다.

  주머니의 입구가 화물트럭 크기만큼 확장되었고, 그곳에서부터 수백 개의 물건이 쏟아져 내렸다.

  어떤 물건은 주먹만 했고, 어떤 물건은 몸통 크기에 이르렸다.

  그 물건들이 레비아탄의 등 위에 닿자마자…….

  콰콰콰콰콰콰-- 무수히 많은 폭발을 일으켰다.

  녀석의 몸이 푹푹 파이며 붉은 속살이 드러났다.

  드디어 처음으로 레비아탄에게 타격다운 타격을 입힌 것이다.

  구우우웅- 레비아탄이 포효를 내질렀다.

  그러자 녀석 주위의 물이 모조리 녀석의 몸으로 몰려들며 녀석을 둘러싼 물의 장막이 거의 두 배 가까운 두께로 강화되었다.

  콰콰콰콰- 공간주머니에서 튀어나온 폭탄들로 인해 폭발은 계속해서 이어졌으나 놈의 등에 나는 상혼은 녀석의 방어 막이 강화됨에 따라 현저하게 줄어 들고 있었다.

  무수한 철제 파편들이 레비아탄의 거대한 몸을 타고 양옆으로 흘러내렸다.

  쿠쿠…….

  폭발이 잦아들었다.

  공간주머니에서 폭탄 쏟아내기를 멈춘 것이다.

  구오오오오!!

  분노한 레비아탄의 눈이 나를 노려 보았다.

  녀석이 거의 10여 분 동안 내뿜던 냉기의 브레스가 마침내 멈췄다. 무언가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하지만, 아직 내 턴은 끝나지 않았다.

  "발동."

  나는 주먹을 과악 움켜쥐며 옮조렸다.

  폭발물들의 파편과 함께 흘러내리던 2백여 개의 [하이퍼키네틱 레지스터]가 일제히 작동을 시작했다.

  [하이퍼키네틱 레지스터]는 일찍이 단 4개만으로 아라크네의 움직임을 묶어 버렸던 아이템이었다.

  레비아탄의 움직임이 급속하게 느려지기 시작했다.

  녀석의 몸 표면 분자의 움직임이 거의 절대영도 수준까지 느려지고 있었다.

  비록 몸이 웬만한 산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커다란 놈이었지만, 몸의 표면이 멈춰 버리는데에야 마땅히 저항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탐색."

  내가 공간주머니에서 쏟아낸 물건들은 세 가지였다.

  폭탄, 하이퍼키네틱 레지스터, 그리고 [마력 파동 스캔 장치].

  스캔 장치가 작동하며 녀석의 몸 내부를 스캔했다.

  그리고.

  '찾았다.'

  레비아탄의 약점.

  녀석의 몸속에 흐르고 있는 [소울 스톤]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