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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으로 무림최강-124화 (124/185)

마교를 향해서(1)

하녀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방은 유가장의 여느 방보다 훨씬 크고 넓었지만, 제대로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하기 그지없었다.

더군다나 창까지 한쪽밖에 뚫려있지 않아 빛이 들어올 곳도 없는 터라, 부유한 집안의 안부인의 방이라기보단 을씨년스러운 흉가에 좀 더 가까웠다.

그리고 구석의 침상.

거의 방 하나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스러운 침상에는 그 십분지 일밖에 안 되는 크기의 뭔가가 볼록 솟아올라 있었다.

“누구냐.”

거기서 들려오는 힘없고 여리여리하지만, 누군가의 위에 있는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압력이 있는 그 목소리.

근 이십 년이 지났는데도, 어렸을 때 들었던 목소리와 전혀 달라진 점이 없었다.

“내 말 했을진대. 내 허락이 떨어지기 전까진 누구도 방 안에···들이지······.”

분노가 섞인 목소리로 뭐라 말하던 그녀는 상체를 일으켜 그 정체를 파악하고선 천천히 목소리가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곧 완전히 침묵했다.

나를 노려보는 그녀를 향해, 짧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기체후 일향 만강하셨습니까.”

···설마 내가 이걸,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먼저 일부러 꺼낼진 몰랐지만.

“어머니.”

“···네가 어쩐 일이더냐.”

내 말에 조금 충격을 받은 듯,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어제 제가 왔을 때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혹시 몸이 편찮으신 게 아닌가 싶어서 문안차 왔습니다.”

“몸은 괜찮다. 그리고 어제는···.”

그 뒤로 이어질 단어를 찾듯, 잠시 말을 멈추고 뭔가 생각하던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 겨우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자꾸나. 내가 네가 왔다고 나와서 너를 축하해줄 만한 그런 사이는 아니잖니.”

“·········.”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만약 그녀가 나처럼 먼 여정을 다녀왔고, 어제처럼 축하 잔치를 벌였다면 나는 무슨 이유를 들어서라도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애초에 나도 정말로 그녀에게 안부를 묻고자 찾아온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 또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정말로 무슨 일이더냐.”

“바깥소식은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화산파에서 큰 변고가 일어났다는 사실 말입니다.”

“·········.”

으득.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민감한 내 귀는 그 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에 동생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네가 네 두 동생을 직접 사지로 들이밀었다는 사실 말이냐!”

벌떡!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몸을 일으켜 나를 노려보았다.

지금껏 자신의 발로 걸은 적도 거의 없을 만큼 단련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던 그녀의 두 눈은 웬만한 무림의 고수에도 지지 않을 기이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여린 것들을 어찌 그렇게 취급할 수 있다는 말이더냐!”

“역시 그쪽과 정보의 끈 정도는 아직 가지고 있었나 보군요.”

“흥!”

내 말에 콧방귀 뀌는 그녀의 본가가 화산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일이 있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일과 연관이 있다···이런 말은 물론 아니다. 그녀의 본가는 화산파가 이렇게 변하기 전부터 관계를 맺고 있었으니까.

다만 이번 일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본가가 맺고 있던 화산파와의 밀접한 관계에도 꽤 큰 문제가 생긴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화산파는 이번에 말 그대로 뒤집혔다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만한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만한 일이 벌어졌음에도 여전히 어느 정도 연락선은 남아 있었는지, 그녀는 아버지보다 더욱 자세한 정보를 알고 있었다.

“둘은 그들이 지은 죄에 대해 정당한 벌을 받았을 뿐입니다.”

“정당한 벌? 정당한 벌이라고?!”

쿵! 쿵! 쿵!

한 보, 한 보 나에 대한 분노를 가득 담은 채 그녀는 침상에서 벗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바로 코앞까지 당도한 그녀.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 위치하니, 그녀의 분노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 자식이 무슨 벌을 받았는지 알고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이냐!”

“네, 장형 이백대에 치료 없이 바로 옥에 들어갔다 하더군요.”

고향으로 돌아오던 길에 도독이 사람을 시켜 서찰을 보냈기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쓸데없는 충성심이라 말했건만, 아무래도 관원이라는 사람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내 얼굴을 보러와서, 그런 말을 당당히 지껄여?! 네놈에겐 양심이란 것도 없더냐!”

양심이라.

설마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퍽 놀라운 사실이었다.

“네 동생 둘이 사지로 끌려가는 걸 알면서도, 그걸 막을 힘이 있으면서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네놈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냔 말이다!”

자신이 벌인 죄는 모두 잊은 듯, 나를 향해 온갖 분노를 뿜어내는 그녀.

자식을 잃은 어미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 걸까.

바로 내 앞에서 분노를 뿜어내고 있건만, 나는 오히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인간이 아니라면···.”

펄럭.

품 안에서 한 장의 서찰을 꺼낸다. 화산파에 있던 수천의 범죄 증거물 중, 유일하게 내가 가지고 나온 물건.

“···직접 낳지는 않았더라도, 그래도 자식인 아이를 사지로 밀어 넣은 이는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뭐?”

“저는 화산파에 있던 모든 서류를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혹시나 작은 죄를 벌이고도 큰 벌을 받는 사람은 없는지, 아니면 그 반대된 사람은 없는지···그것을 살피는 것도 제가 할 일이었으니까요.”

물론 오직 그 이유 하나만으로 한 일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쪽이 부차적인 이유였다.

주목적은 이 서찰을 찾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거기서 이 서찰을 발견했죠. 제 이름이 적힌 서찰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이냐?”

“상관···물론 아주 많은 상관이 있죠.”

나는 그녀의 손이 서찰을 더 향하기 전에 얼른 품 안으로 집어넣었다.

“은밀하게 내 목숨을 없애 달라는 의뢰가 담긴 서찰···그리고 거기에 적힌 신창양가라는 말···어디서 들어본 적 없으십니까?”

“없다! 난 그런 곳은 들어본 적도 없어!”

“이상하군요. 저는 분명히 그곳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만···그것도 우리 집 안에서, 누군가 저를 그곳으로 보내려고 했다는 그런 이야기를···말입니다.”

“헛소리!”

쿵!

“여전히 발뺌하실 겁니까!”

“난 그런 곳 들어본 적도 없다!”

쿵!

“당신은 날 죽이려고 들었어!”

“난 널 거기로 보내려고 한 적 없다!”

쿵!

“내가 그토록 미웠나? 싫었나? 증오했나?!”

“아니, 아니, 아니야!”

쿵!

“왜 날 죽이려고 했냔 말이다!”

“아니야아아아아아!!!”

쿵.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가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뒤로 물러나던 그녀는 곧 벽에 등이 닿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밀리는 상황에서조차 여전히 분노 섞인 눈빛을 나를 향하는 그녀를 나 역시 마찬가지로 매섭게 노려보며 다시 한번 질문을 꺼낸다.

“왜, 왜 나를 죽이려고 했지?”

“난 모르는···!”

“변명 집어치워! 이미 당신의 서찰을 받은 화산파 장로에게 이야기는 전부 들었다! 사람을 쓰면 들킬까 직접 건네줬던 모양이지만, 그 사람이 말하리라곤 생각 못 했나?! 이미 그놈에게 자초지종은 모두 들었어!”

사실이었다. 혹시나 그녀가 이렇게 발뺌할까 싶어 이미 이 서찰을 받은 화산파 장로에게 확답까지 들어놓았다.

물론 그자는 이미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지만.

내 말에 더 변명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일까. 내 시선을 맞받아치던 그녀는 더 참지 못한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참을 수 없었다.”

“무엇이 말입니까.”

“그 여자의 흔적이···그 년의 흔적이 이 집 안에 남아 있다는 걸 견딜 수 없었단 말이야!”

홱!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에는 아까와는 다른 색깔의 분노가 서려 있었다.

조금 전이 자식을 죽인 원수를 향한 눈빛이었다면, 이번에는 연인을 뺏긴 여인의 눈빛이었다.

“그의 옆자리는 원래 내 자리였어! 그나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져 온 약속이었다고! 하지만 어디서 굴러먹다 온 지도 모를 여자가, 겨우 달포 만에 그의 옆자리를 차지해?!”

으득!

이번에는 진짜 이가 부서질 정도로 가는 그녀.

“그 여자가 죽은 뒤에도 마찬가지야! 원래 나의 것이 되어야 할 유가장에 왜 그 여자의 흔적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 거지?! 여기도, 저기도, 어디든 모두! 모두 그 여자의 흔적뿐이야!”

그녀의 귀기 서린 목소리에 문뜩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직접 관리하던 꽃밭도,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던 산책로, 어머니가 휴식을 취하시던 나무 정자.

지금의 유가장에선 찾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나를 죽이려 했던 것도···그 때문이었습니까?”

“너는···그 여자의 가장 큰 흔적이었으니까. 네 눈동자, 네 머리카락, 네가 웃는 모습까지···그 모든 게 그 여자를 떠올리게 만들어. 네가 사라지지 않는 한, 평생토록 나는, 유가장은 그 여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

광기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집착.

그녀는 그런 집착이 훤히 보이는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나를 바라봤다.

“솔직히···당신의 심정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고통을 받았다는 건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으득.

그녀가 힘들었다는 건 알았다.

그녀가 고통스러웠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녀를 완전히 용서하기엔.

“당신은 선을 너무 크게 넘어섰어.”

그녀가 벌인 일이 너무나도 컸다.

“이제 나는 내 어머니를 떠올릴 수단은 내 기억과 아버지의 이야기뿐이야.”

그녀가 지운 어머니의 흔적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내던 하녀를 쫓아내고, 어머니의 방을 정리해주던 하인을 해고했으며, 어머니의 마차를 이끌던 마부는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다.

이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건 아버지와 그녀가 미처 쫓아낼 수 없었던 총관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심지어 내 목숨까지 거둬가려고 했지.”

“·········.”

“만약 내가 이 서찰을 관에···아니, 그럴 필요도 없이 아버지에게만 건네도 당신은 이제 끝장나겠지.”

품 안에서 다시 한번 서찰을 꺼내 들자, 그녀는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걸 말해주려고 온 것이냐? 내 아들들에게 그랬듯이 내게 죄를 물으려고?”

“아니. 마지막 기회를 주려고 온 거야.”

툭. 그녀의 어깨 위로 그 서찰을 올린다.

“아니다. 어쩌면···당신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

“뭘 원하는 거냐?”

“간단해. 이 서찰을 가지고 떠나.”

“···뭐?”

“이 서찰을 가지고, 평생 유가장을 떠나라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고, 당신 외가든, 다른 어디든 그곳에서 평생 유가장은 다시 바라보지도 말라고.”

내 말에 멍한 표정으로 자신이 들은 걸 곱씹던 그녀는 곧 악귀와 같은 얼굴로 변해 나를 노려보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네놈이, 어찌 감히 그런 말을!”

“당신은 나를 죽이려 들었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을 죽여도 내 죄를 물을 사람은 없지.”

증거와 증언이라면 그 무엇보다 확실하다. 지금 그녀의 어깨에 있는 서찰을 다시 뺏는 건 너무나 쉽고, 화산파 장로가 실토했던 증언은 나만 들은 게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걸론 부족해.”

지금 당장 그녀의 목을 치는 건 쉽다.

하지만 나는 겨우 그 정도로 내가 당한 고통을 모두 풀어줄 생각은 없었다.

“이제 당신은 당신이 평생 원하던 걸 가질 수 없어. 아니, 바라보지도 못해. 그게 싫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아버지에겐 자식을 죽이려고 했던 악녀로 평생토록 기억되는 거지.”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통받아야 했던 내 전생의 삶.

그것을 모두 상환받기엔 겨우 그녀와 두 아들의 목숨 정도로는 터무니없이 모자라다.

그녀를 진정으로 고통스럽게 할 방법은 바로 이것.

“그게 당신에겐 수백 대의 장형보다도, 평생토록 옥에 갇히는 것보다도 그게 더 고통스러울 테니까.”

꽉 깨문 입술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한 줄기의 핏길.

나는 그걸 나 자신이 생각해도 놀라우리만치 무감정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네···놈···.”

“내가 다시 유가장으로 돌아오는 그 날.”

누구도 잡지 않아, 그녀의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는 한 장의 서찰.

“어디서도 당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으면 좋겠군요.”

털썩.

그리고 마치 그 서찰처럼 바닥에 주저앉는 그녀.

그녀를 잠깐 내려다보다, 몸을 돌려 방 밖을 나섰다.

[이제 여기서 할 일은 다 끝난 거냐?]

그렇지.

이번 일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그녀에게 어떤 벌을 줄지 다 생각해뒀다.

그녀에게 남은 생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가 겪었던 것보다는 길게 고통받겠지.

뭐···울화통이 터져서 더 일찍 떠날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벌이 되겠지.

이제 남은 건 아버지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고, 기정이랑 다른 얘들한테 인사하고···그리고···.

[드디어 가는 거냐?]

···그래.

왠지 기대 넘치는 듯한 화순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는 슬슬 거기에 갈 때가 되긴 됐지.

권능의 진짜 근본을, 시작을 알 수 있는 그곳.

마교로.

******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이미 약속한 일자가 이틀은 넘었어. 나오려면 한참 전에 나왔어야지.”

마치 성벽 같은 거대한 문 앞.

그 앞에서는 딱 보기만 해도 고절한 무공을 익힌 걸 알 수 있는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흥. 이래서 문을 부숴서라도 밖으로 억지로 끌고 나와야 했다고 말한 거다.”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두 개는 큰 키와 거기에 어울리는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진 적색의 장포를 입은 중년의 사내와.

“천마의 수련실을 어찌 부순단 말이냐. 어차피 안에 있는 식량도 모두 떨어졌을 테니, 기다리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의 반대편엔 고절한 경지에 오른 도사라 해도 믿을만한 외모의, 흰색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무림맹과 함께 무림을 양분하고 있다는 마교.

거기에 소속된 백만의 마교인 중에서도 가장 위에 가까운 두 남자.

일장로. 적혈광마(赤血狂魔) 귀철.

이장로. 마선(魔仙) 백순옥.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서 있는 이곳은 바로 마교에서도 금지 중의 금지.

천마의 폐관 수련실의 입구였다.

그런 두 사람이, 이런 곳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내는 누구인가.

쿵!

“음?”

“이 기운은···?”

쿵!!

그리고 그 답은.

쿵!!!

바로 앞에서 튀어나왔다.

쾅!!!!

마치 안에서 뭔가가 폭발하기라도 한 듯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부서진 수련실의 거대한 문.

그리고 그 사이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하나의 인형.

“흡!?”

“헉!!!”

그를 본 순간, 마교. 아니, 무림에서도 열 손가락에 꼽힐 강자인 두 사람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걸 느꼈다.

지금껏 두 사람이 이토록 두려움을 느꼈던 사람은 단 하나.

“미리 마중이라도 나와줬나?”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사내. 옥천의 사부.

독고삭뿐이었다.

“아, 그래 마침 잘됐군.”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자가 돼서 밖으로 빠져나온 그는 옛날의 그에게선 느낄 수 없었던 여유가 담긴.

“두 장로에게, 천마의 이름으로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위엄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나와 독고화의 결혼식을 준비해라.”

씨익.

두 사람조차 순간 몸을 떨 만큼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옥천은 입을 열었다.

“천마의 권리를 얻을 때가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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