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권능으로 무림최강-47화 (47/185)

< 빙궁의 소주(1) >

“그럼 수고하게나.”

“네! 명을 받들겠습니다!”

투할의 인사를 받은 문지기는 아까 공주와 나를 대할 때와는 정반대의 태도로 우리를 전송했다.

“···감사합니다, 투할. 당신 덕분에 살았군요.”

“으하하하!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설마 전신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줄은 몰랐구만!”

투할의 호탕한 웃음소리는 삼 년 전과 다를 바 없었다.

고함과 비명. 창과 칼의 소리에 뒤덮여 있던 전장에서도 그의 웃음소리만큼은 또렷이 들려왔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아군들의 비명과 코를 찌르는 지독한 피 냄새까지.

전장에서 들려오는 그의 웃음소리는 곧 파멸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와 다를 바 없었다.

“자네가 화나서 창을 휘두르면 그때 나타나서 한바탕 싸워볼까도 생각했는데, 이쪽이 더 좋군.”

···이 사람, 이제 보니 멀리서 구경하다가 나타난 거였나.

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그의 행동에 짧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다음에는 제발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나타나 주십시오. 그럼 이런 감사 인사는 몇 번이고 해드릴 테니까요.”

“감사 인사야 한 번으로 족하네. 다음은 한바탕 붙어보는 거로 하지.”

“···잘 막아만 주신다면야.”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막고 내가 문지기를 죽이면 달려와서 싸우려 하겠다는 말인가.

이제부터 문지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못 건드리겠네.

어차피 이번 일이 다른 문지기들에게도 알려지면 이런 일은 다시 없을 테니 상관없지만.

“그건 그렇고···.”

북해빙궁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던 도중, 투할이 우리를 향해 말을 걸었다.

“···저쪽이 이번 대축제에 초대받은 명나라의 공주인가? 자네를 끌고 오다니, 꽤 간 큰 인간이군.”

“그와 함께라면 어딜 가도 믿을만하니까요. 최고의 호위 아니겠습니까?.”

공주의 자연스러운 대답에 투할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마치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눈을 몇 번 껌뻑이던 투할이 조심스럽게 공주에게 말을 걸었다.

“북해의 말을 할 줄 아는군···요?”

“옛날부터 북해에 관심이 많아 일상 회화가 가능한 정도로는 익혀뒀습니다. 성하라고 합니다. 직접 만난 건 처음이지요?”

공주의 말에 투할은 자신의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셨군요. 명에선 저희의 말과 문화를 우습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 당연히 모르시리라 생각하고, 우리 말을 할 줄 아는 전신에게 물어본 것인데, 공주께서 관심을 가지고 저희의 말을 익히셨을 줄 몰랐습니다.”

마치 변명하듯 말을 쏟아내는 투할에게 공주는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사실은 여기 오는 동안 익힌 것이지만, 투할은 그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만큼 공주의 말솜씨가 뛰어나기도 했지만, 다른 명나라 사람이 북해의 언어를 익히는 데 보통 오 년은 걸린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공주의 반응에 안절부절못하던 투할은 결국 헛기침을 내뱉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험, 조금 전 무례한 행동은 사과드리지요. 그는 무척 대단한 병사고, 그를 데리고 오는 건 무척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아뇨, 벌써 잊었습니다. 저희 명과의 평화를 위해 힘써주시는 투할 장군님의 진심을 어찌 제가 모르겠습니까?”

공주의 대답에 투할은 안심이라는 듯 나지막하게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인상을 쓰면서 말을 꺼냈다. 방금 공주가 꺼낸 말 중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이 들렸기 때문이다.

“···투할 장군이 명과의 평화를 위해 힘써주고 있다고요?”

“왜, 믿기지 않나?”

“아뇨, 믿기지 않는다기보단···.”

당연히 못 믿지.

인간 백정, 전장의 도살자, 혈취거마(血醉巨魔) 등.

전장에만 나오면 아군인 북해의 전사들까지 피해야 할 정도로 미쳐 날뛰던 인간이 평화니 뭐니 입을 놀리면 내가 뭐라고 반응하겠는가.

[모르지. 너랑 총사령관이 다 없어졌다고 지루하다면서 평화를 찾는 걸 수도 있잖아?]

아니, 우리 없다고 하면 더 좋다고 전쟁을 걸 인간인데 뭐가 지루해.

화순의 헛소리에 반박하던 그때, 투할과 내 대화를 듣고 있던 공주가 입을 열었다.

“투할 장군님께선 북해에서도 손꼽히는 온건파의 일각이십니다.”

“그, 그렇습니까?”

“네. 이번 초대도 북해칠성 중 한 분인 투할 장군님과 북해의 소주(少主)께서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거짓말 같진 않은데···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온건파가 된 걸까.

그런 내 의심의 눈초리를 투할도 느꼈는지, 그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온건파라 하니 영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로구만?”

“···총사령관님이 국경부대를 떠날 때 당신도 비슷한 반응을 내보이지 않았습니까?”

“뭐, 그건 그렇지. 너희 쪽에서 서로 전략으로 붙어볼 만한 상대는 그 인간밖에 없었으니까. 아,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 마라. 너는 싸울 맛이 나는 인간이었으니까.”

아니, 그런 건 안 물어봤는데요.

“지금은 그저 때가 아닐 뿐이야.”

“때요? 어느 때를 말하는 것이오?”

“북해의 인간이 아닌 너는 딱히 알 필요 없는 일이지. 어찌 됐든, 나는 확고한 이유를 가지고 너희 명과 평화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러니 그렇게 의심할 필요 없다.”

“···알겠습니다. 그럼 믿지요.”

혹시 우리를 방심하게 만들어서 공격하려는 게 아닐까, 하고 순간 의심했지만 그의 눈을 보고 바로 그 생각을 바꿨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지키고 싶어 하는 눈.

그 대상이 힘겹게 이어지고 있는 불완전한 평화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진 모르겠지만, 그 눈 하나만큼은 진심이었으니까.

내 말에 투할은 딱딱하게 굳어있던 얼굴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니 기쁘네. 아, 슬슬 보이는군. 북해를 제집 드나들 듯 오가던 자네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겠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옆으로 피해, 북해빙궁의 전경을 우리에게 선보였다.

성벽 너머에서도 보였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올라 있는 첨탑.

마치 북해 전체를 아우르듯,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성벽.

그것만으로도 북해빙궁이 가진 힘을 여실히 알 수 있었지만, 진심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든 건 그 크기가 아니었다.

새하얗다.

마치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궁전처럼 북해빙궁은 모든 것이 하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감히 크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순백의 궁전이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 빛에 반짝이는 모습이란, 정말···.

“아름답네요···.”

불치병으로 인해 평생을 황실에서만 살아왔던 공주를 홀릴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북해빙궁에 어서 오게.”

마치 선계로 올라온 우리를 환영하는 신선처럼 말을 건넨 투할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 북해빙궁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몇은 분명 두 사람을 환영하고 있네.”

···그것참 안심되는 발언이네요, 젠장.

투할의 말에 나는 구경하는 걸 멈추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조금 전 그 한 마디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빙궁주의 초대를 받았다지만, 우리가 있는 곳은 여전히 우리를 적대하는 이들로 가득했다.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놓는다면 나는 물론이거니와 공주의 목숨까지 잃을지 모르는 곳.

그렇게 생각하면서 빙궁을 다시 바라보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름답던 백색의 빙궁이 내겐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자신과 같은 색깔 외에는 어떠한 색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배타적인 북해의 모습처럼.

*****

중원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북해빙궁은 북해에서 가장 크고 강한 문파가 아니었다.

겨우 하나의 문파 따위로 그들을 어떻게 평가절하하겠는가.

북해 내에선 명의 황제와 같은 권위를 가진 빙궁주와 기백이 넘는 그의 가족들.

그들을 지키는 수호병과 그들을 보필하는 시종과 시녀까지.

그들만으로도 이미 정파의 근간이라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를 아득히 뛰어넘는 전력이지만, 북해빙궁의 힘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북해를 수호하는 네 명의 장군과 직속 부하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지휘하는 십만의 전사까지.

가히 한 국가와도 비견될만한 힘!

물론 그 전사 중 절반 이상이 다른 부족에서 잠시 위탁받았다거나, 무공을 배우러 왔다거나 하는 조건이 붙어있긴 하지만, 병력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대단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만약 다른 국가와 북해 간의 전면전이라도 벌어진다면 북해빙궁을 필두로 북해에 난립한 수많은 부족이 빙궁과 함께 할 테니, 사실상 북해 전체의 무력이 그들의 손 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들이 우리 명을 침공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

북해빙궁의 주인이자, 북해의 정신적 지주.

북해빙궁주(北海氷宮主).

역대의 빙궁주들이 지금껏 한 번도 중원으로의 침략 욕구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당대의 빙궁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북방 국경지대도 겨우···라고 말하는 게 참 웃기긴 하지만···삼만의 병사로 북해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침략을 안 하면 북방을 왜 삼만의 병사와 많은 군량을 들여서 막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라.

단 한 명의 인간이 부릴 수 있는 십만이 넘는 군세.

이 한 줄의 문장이 줄 수 있는 공포를 생각하면, 삼만이라는 병사는 한순간의 방비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불완전한 안전조차 빙궁주 본인의 확답이 없다.

옛날에도 그랬으니, 지금도 그럴 것이다?

그런 되지도 않는 희망으로 아무런 방책도 준비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길가의 아이들도 하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에 군인에게는 한 푼의 돈을 들이는 것도 아까워하는 조정의 대신들도 북방 국경부대를 용납한 것이다.

그 때문에 북해의 이름난 부족이 자신들의 힘을 증명하겠다고 쳐들어오는 부작용과, 그놈들 싸우다 도망치는 거 때려잡겠다고 밖으로 나갔다가 북해빙궁의 전사들이 또 쳐들어오는 부작용이 생기긴 했지만.

하지만 그것도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껏 북해빙궁주의 아래에서 가만히 침묵하고 있던 그의 아들딸들과 북해의 사방(四方)을 수호하는 네 장군이 말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다.

북해빙궁주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음 대로 자리를 물려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어찌 됐든 그들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었다.

···아니면 또 다른 거대한 위험이거나.

어찌 됐건 그 ‘기회’를 공주가 놓치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불완전하게나마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었고, 북해빙궁으로 초대받을 수도 있었다.

“이 두 사람을 숙소로 안내해주게. 귀중한 손님이니 행동이나 발언을 주의하는 것 잊지 말고.”

“예, 알겠습니다.”

북해빙궁에 도착한 투할은 근처의 다른 시종 중에서도 조금 더 얇은 털옷을 입고 있는 시종을 불러 우리를 숙소로 안내하라 시켰다.

북해에서는 흔히 무공이 더 높은 자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걸 생각하면, 지금 투할이 부른 시종이 주위의 다른 시종보다 계급이 높다는 의미일 터.

그런 점에서 보면 투할이 우리를 최대한 예우한 거라 볼 수 있었다.

“숙소 안내합니다. 이리 오세요.”

어색하게 우리의 말을 따라 하는 시종에게 공주가 말을 건넸다.

“우리는 북해의 말에 익숙하니 편하게 말씀해도 됩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공주의 말에 시종은 아까보다도 훨씬 유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명나라의 손님들은 자신의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반드시 그들의 말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들었는데, 두 분은 어딘가 다르신 것 같군요.”

북해가 명나라 사람들의 무력을 비웃듯, 명나라에선 북해의 문화를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시종이 지금 말하는 것도 그런 이야기겠지.

“그럼 저를 따라오시지요. 지금 바로 두 분의 숙소로···.”

“아! 여기 계셨구나!”

시종의 안내에 따라 숙소로 향하려던 우리는 옆에서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공주와 비슷한 연배일까? 명나라에서도 여름에나 입을 법한 얇은 옷을 차려입은 여인이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차가운 인상을 받기 쉬운 다른 북해의 여인들과 달리, 미소를 지으며 달려오는 그녀는 전체적으로 밝고 유한 인상이었다.

그런 여인의 만면에 웃음까지 더해지자, 마치 이 공간 자체가 밝아지기라도 한 것처럼 환해졌다.

“열심히 찾고 있었다고요? 분명히 여기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리 입구 쪽에서 찾아도 보이지 않길래 결국 돌아왔는데, 여기 계셨다니. 어휴, 헛고생만 했었네요.”

그 짧은 시간 만에 도대체 표정을 몇 번이나 바꾸는 거야?

웃었다가, 짜증을 냈다가, 이제는 우울한 기색으로 한숨을 내쉬기까지.

도저히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모를 그녀의 모습에 공주가 결국 질문을 던졌다.

“누구시죠? ···저희를 아십니까?”

그리 말하며 힐끔, 하고 나를 쳐다보는 공주.

···아니, 저도 모른다고요, 이런 엉뚱한 사람.

물론 우리 둘 중 북해의 사람을 알 가능성이 큰 건 내 쪽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인간들은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전사지, 이런 활발한 아가씨가 아니라고요.

“응? 저 모르시겠어요?”

“네? ···아뇨, 모르겠습니다만.”

“아···그러고 보니 제 소개를 아직 안 했군요!”

갑자기 정신을 차리기라도 한 듯, 몸가짐을 똑바로 한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북해를 떠받드는 푸른 별의 딸, 자야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그렇게 이름을 말해봐야 모르는데요.

전장에서 자기 이름을 소리높여 부를만한 사람이라면 부대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소린데, 그런 사람 중 이런 여자는 맹세컨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자야의 이름을 듣고도 여전히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인 나와는 달리, 공주는 경악에 찬 표정으로 손을 들어 그녀를 가리키곤 입을 열었다.

“다, 당신이 자야라고요?”

“네, 맞아요. 아, 참. 이 쪽분은 모르시겠구나.”

짝! 하고 큰소리로 손뼉을 친 그녀는 나를 돌아보고선 설명을 시작했다.

“자야라는 이름은 운명을 뜻하는 거예요. 어때요? 예쁜 이름이죠?”

“아, 네. 예쁜 이름···이긴한데, 그보다 누구신지···?”

“북해를 떠받드는 푸른 별은.”

내 말에 대답을 한 건 자야가 아닌, 방금까지만 해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녀를 보고 있던 공주였다.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온 그녀였지만, 온몸에 감돌고 있는 긴장감만은 숨길 수 없었다.

“북해에서 빙궁주님을 칭할 때 사용하는 호칭입니다.”

아, 그랬구나. 그렇다면 이 사람은 북해빙궁주의···딸···이니까···.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순간 머리가 굳는다고 하던가.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러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내가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나를 보고 있던 자야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건넸다.

“에이, 너무 딱딱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제가 원해서 그분에게서 태어났나요? 그냥 편하게 자야라고 불러주시면···.”

“그리고.”

자야가 채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공주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것은 마치 자야를 타박하는 것처럼도 들렸고, 나에게 경고를 하는 것처럼도 들렸다.

“저희를 이곳, 북해빙궁으로 초대해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 빙궁의 소주(1) > 끝

ⓒ 거믄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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