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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능으로 무림최강-23화 (23/185)

< 신창양가(2) >

빡!

내 말에 마멸검이 채 반응을 하기도 전에, 주먹이 놈의 머리에 꽂혔다.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뒤로 넘어가는 마멸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이 쓰러지는 걸 본 장문인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마멸검을 쓰러뜨린 날 제압하기 위함, 은 당연히 아니었다.

명목상 장문인 자리를 맡긴 했지만, 그의 무공수위는 마멸검보다 떨어졌다.

그런 그를 순식간에 쓰러뜨린 나를 장문인이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거기서 그는 결정했다.

“헉!”

“사, 사부님!”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치기로.

무공수위는 마멸검보다 떨어질지 몰라도, 신법에서는 말이 달랐다.

마치 분신술이라도 쓴 듯 다섯 명으로 늘어난 장문인.

갑자기 늘어난 장문인의 모습에 놀란 제자들이 무어라 외치기도 전에 놈‘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무림맹 소속 정보요원의 독문 신법인 주위상보(走爲上步)였다.

하나를 잡겠다고 쫓아갔다간 결국 모두를 놓쳐버리는 환술(幻術) 같은 신법.

이 신법 때문에 무림맹의 정보요원은 누구도 잡을 수 없다, 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던 신법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지.”

식탁 위에 있던 젓가락 한 쌍을 들어 세 번째로 도망친 놈의 양다리로 날렸다.

“으아악!”

장문인. 아니, 무림맹의 정보요원이 달리는 것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날아간 젓가락은 그대로 놈의 허벅지를 꿰뚫었고, 놈이 쓰러지자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던 이들도 그대로 사라졌다.

무림맹과 마교의 정보전은, 곧 정보요원들 간의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마교 정보부에선 그들의 주적인 무림맹 정보부에 잡히지 않기 위한 여러 방법을 구상하는 한편, 그들을 제압할 방법도 계속해서 연구해나갔다.

그렇게 오랜 연구 끝에 마교 정보부는 무적의 신법이라 불리던 주위상보도 대부분 파훼할 수 있었다.

극성의 경지에 오른 고수가 아니라면, 몇 가지 버릇을 통해 누가 진짜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으, 으으윽···.”

“거기서 더 움직이면, 그땐 목이다.”

움찔.

내 협박에 땅을 기어서라도 멀어지려던 놈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렇게 더 움직이지 않는 놈에게 천천히 걸어간 나는 놈의 입을 잡고 벌리며 말했다.

“너도 자기 목숨 귀한 줄은 아나 봐? 사람이 참 간사해. 사람 죽이는 거로 돈을 벌려던 놈들이 자기 목숨은 뭣보다 귀하게 여기고 말이야.”

보자, 이쯤에 있을 텐데···아, 찾았다.

놈의 오른쪽 어금니 안쪽에 손을 뻗어 내 새끼손톱만 한, 수분이 통하지 않도록 종이로 감싸진 무언가를 꺼냈다.

종이를 벗기자, 거무튀튀한 색깔을 가진 환단이 거기서 튀어나왔다.

정보요원이라면 으레 심어놓는 자살용 독단이었다.

“본래 자기 정체가 들키면 바로 삼켜야 하는 것도 억지로 안 삼키고, 그렇지?”

독단을 발끝으로 뭉개자, 놈의 눈이 공포로 가득 차올랐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다. 그보다 더욱 끔찍하고, 두려운 것.

눈앞의 적이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공포였다.

“자, 이제 들어가자. 찾을 것도 있으니까.”

“차, 찾을 거라니, 무엇 말이오! 아니, 그 전에 당신은 대체 누구시오!”

“내가 몇 번이나 말해야 아는 거냐?”

“그,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별호 말고! 본인의 정체를 밝히란 말이오!”

자신의 정체도, 능력도 알고 있는 남자를 자신은 모른다.

그것을 감당할 수 없던 놈이 목소리를 높이며 내 정체를 캐물었지만, 내가 미쳤다고 그걸 말해주나.

“하, 이 새끼. 눈치 참 없네. 이거, 이거 안 보이냐?”

툭툭.

내가 쓰고 있는 복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체를 밝히려고 했으면 이런 걸 쓰고 있었겠냐? 더 나불거리지 말고, 얼른 들어가자.”

하지만 놈은 내 재촉에도 일어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의 말에 따르지 않겠다, 같은 올곧은 기세 따윈 당연히 아니다.

그런 의와 협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다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이놈은 그저 확신이 없는 것이다.

내 말에 순순히 따랐다고 해서, 자신이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좋아, 그럼 약속하지.”

그리고 보통 그런 놈은, 확신만 생긴다면 누구보다도 부리기 쉬운 개로 변한다.

“지금부터 네게 딱 두 가지만 질문하겠다. 그 두 가지 질문에 순순히 대답만 해준다면, 네 목숨을 살려주지.”

“그, 그게 정말이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놈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무슨 질문을 던질지, 그리고 그걸 자신이 대답함으로써 무슨 손해를 볼지 계산하는 눈초리였다.

여기선 확실히 대답할 수 있도록 쐐기를 박아줘야지.

“내가 할 질문이 걱정이라면 조건을 걸어도 돼. 예를 들어 무림맹에 직접적인 피해가 갈만한 질문은 답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으음···그렇다면···.”

뭐, 놈의 입에서 나올 답이라고 해봐야 이미 알고 있지만.

“알겠소. 당신 말에 따르지.”

“좋아. 진작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 서로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고 말이야.”

내 말에 놈은 분하다는 듯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차피 내 말에 따르지 않고 버틴다고 해봐야 놈이 살 방도는 없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최고 고수는 이미 나한테 한 방에 당해 쓰러져 있고, 주위의 제자들은 벌써 겁을 먹어 도망칠 생각뿐.

아니,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려 했던 사부를 구하려 할 제정신 박힌 제자는 없다.

거기에다가 본인에게서만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뻗댈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내가 그냥 놈을 죽이고, 마멸검을 깨워서 가르쳐달라고 하면 그만이니까.

뭐, 정보요원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생각이라 해봐야 거기서 거기다.

···나도 나중에 정파의 고수에게 잡히면 이렇게 살아나가야지, 하고 몇 번이나 계획했으니까.

“아, 참. 그리고.”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저들에게도 할 말이 있었지.

“너희도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마라. 어차피 노잣돈도 없으니 도망칠 방법은 없겠지만.”

움찔.

내 말에 도망칠 생각을 품고 있던 제자 몇이 몸을 떨었다.

우리가 여기 와서 제일 먼저 당한 게 바로 용돈과 지갑 압수다.

그 뒤로도 돈을 받는 일은 없었으니, 지금 이들은 땡전 한 푼 없는 거지나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도망쳐봐야 얼마나 멀리 가겠는가.

“그놈 깨울 생각도 하지 말고. 그놈 깨웠다간 깨운 놈은 물론, 가만히 보고 있던 놈들 모두 똑같은 꼴 될 줄 알아라.”

움찔, 움찔.

이번에는 아까 몸을 떨었던 놈 외에 다른 놈들이 몸을 떨었다.

지금 여기서 도망치려면 고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놈들이었다.

“그럼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라.”

그 말을 끝으로 정보요원놈의 목덜미를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한 번 경고를 해뒀으니, 절대 움직이지 않을 터.

그리고 녀석들을 감시할 믿음직한 감시원도 있었으니까.

[···그거 혹시 나 말하는 거냐?]

그렇지. 누구 하나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바로 말해줘.

[야 이, ···하아, 알았어. 들어와서 알려주면 되지?]

응. 부탁할게.

내 말에 순간 발끈한 표정을 짓던 화순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벽을 관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걸로 만약의 경우도 확실히 막았다.

이제 남은 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캐내는 것뿐.

건물 제일 안쪽에 있는 장문인의 거처에 들어가자, 제자들의 숙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휘황찬란한 장식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옛날에는 이 방이 참 부럽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저···욕지거리가 나올 뿐이다.

사람을 팔아서, 사람을 죽여서 번 돈으로 꾸민 방이라니.

화려한 장식에서 억지로 시선을 피한 그때, 아래쪽에서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건물 안엔 당신이 원하는 정보 같은 건 없소.”

“그건 내가 알아서 찾는다. 입 다물고 있어.”

어디서 거짓말이야. 다 알고 왔는데.

정보요원들은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면 거처에 보관하고 있다가 쌓이면 한 번에 보내는 게 기본이다.

그리고 저들이 떠나면 어차피 이곳을 비울 생각인 이상, 지금 미리 정보를 보내놓는 귀찮은 일을 하진 않을 터.

즉, 이 방에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는 건 분명했다.

중요한 건 그 정보가 있는 위치.

툭툭.

그리고 그 정보를 얻을 방법이었다.

침상 바닥을 두드려 소리를 들어본다.

언뜻 들어보면 보통의 바닥처럼 들리지만, 아주 미세하게 틈이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라면 비어있는 틈에 빽빽하게 무언가를 숨겨놓았을 때나 들리는 소리.

여기 있는 게 내가 원하는 정보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무턱대고 그것을 열어 재끼진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제일 어리석은 행위. 정보요원이 가장 지양해야 할 행동이었다.

“어이.”

“뭐요?”

내가 부르자,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던 놈이 표정을 싹 지우고 나를 바라봤다.

어디 모르는 척이야. 그러다 맞으면 안 아픈가?

“이거, 어떻게 여는 건데?”

“뭘 어떻게 여냐니? 거긴 그냥 아무것도 없는 바닥···.”

“헛소리하지 말고. 여기 있잖아. 종이인지 죽간인진 모르겠지만, 억지로 열면 타버리는 뭔가가.”

내 말에 정보요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 그걸 어떻게···?”

“아까 질문 두 번 한다고 했지? 지금 한 번 쓴다. 이거 어떻게 여는 건지 말해.”

내 말에 그는 결국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그의 설명에 따라 몇 번의 복잡한 절차를 걸치자 활짝 입을 벌린 침상 바닥.

그 안에는 수십 장의 종이와 두둑해 보이는 주머니들로 가득했다.

“역시, 많이도 모아놨군.”

내 말에 그는 침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남에게 들켜선 안 될 자신만의 비밀 수납공간을 들켰을 때, 정보요원들이 으레 보이는 반응이다.

그중 하나를 꺼내 펼치자, 글자가 아닌 기이한 문양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무림맹 정보부의 일급 암호였다.

“이걸 해독하는 방법은 말 안 해줄 거지?”

“···아까의 약속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거요.”

무림맹에 해가 가지 않는 질문만 하겠다, 이 약속 말하는 건가.

“걱정하지마. 나도 어길 생각은 없으니까. 네가 말 안 해줘도 알아낼 방법 정도야 얼마든지 있고.”

내 말에 그는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무식한 무림인은 이런 암호를 풀 수 있을 리가 없다는 확신인가, 아니면 정보요원의 자부심인가.

아마 둘 다겠지.

“좋아. 여기서 구할 건 다 구한 것 같군. 슬슬 나가지.”

더 뒤져보면 다른 정보가 나올 가능성은 있었지만, 어차피 내가 원하는 건 다 구했다.

여기서 정보를 더 얻겠다고 시간을 끄는 건 하수나 할 짓이다.

건물 밖을 나서자, 아까와 비슷한 꼴로 제자들이 엉거주춤 서 있는 게 보였다.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그들을 감시하고 있던 화순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다.

별일 없었지?

[서로 옆에 있는 놈들끼리 대화 정도는 나눴지만, 딱히 뭔가 꾸밀 기색을 보이는 놈은 없더라. 저놈도 일어날 기미는 안 보이고.]

화순은 손가락으로 아직도 쓰러진 그 모습 그대로 누워있는 마멸검을 가리켰다.

한 방 제대로 때려 박았으니, 일어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물론 평생 일어나지 않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다, 당신은!”

응?

“우리를 어찌할 생각이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제자 중 하나가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는 얼굴이다. 나랑 같이 마교로 갔던 녀석이었다.

자기가 제일 먼저 여기 입문했다면서, 대사형이 없을 땐 자기가 곧 사형이라며 존댓말을 하라던 녀석.

물론 이 녀석을 그리 불러준 놈은 아무도 없었다.

“걱정하지 마라. 난 너희를 살려주러 온 거니까.”

“사, 살려주러 왔다고?”

예상치 못했던 말에 제자들은 새끼 새가 지저귀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점점 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가운데, 그들 사이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몸집의 사내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마치 화난 멧돼지처럼 콧바람을 뿜어내는 사내.

이놈도 역시 아는 얼굴이다. 다른 제자 중에서도 특히 의리가 넘치던 녀석이었다.

다른 제자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소식만 끊겼던 것과 달리, 이놈은 초장부터 세작인 게 들켜서 다른 교도들 앞에서 처형을 당했다.

처형 방식은 거열형.

다섯 명의 마교 고수가 각자 허리춤에 끈을 묶고, 사지와 목에 그걸 연결한 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신법을···.

···음, 역시 상상 안 하는 게 좋았다.

보고 사흘간 밥도 못 먹었던 끔찍한 광경을 털어내 버리곤, 금방 방에서 꺼내 온 종이를 확인했다.

보자, 분명히 이쯤에 있을 텐데.

“누가 누굴 살리러 왔다는 거냐! 우리 대사형을 해하고, 사부님을 이 꼴로 만들어놓곤! 당장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치도곤을···!”

“아, 여기 있군. 하북 진가장의 차남, 진성우. 맞나?”

“뭣?!”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던 진성우는 내가 그의 가문과 이름을 말하자, 놀라며 말을 멈췄다.

“어떻게 그걸···?”

“세작으로 들어갈 마교 부대는 폭심대(爆心隊). 환단으로 내공과 혈맥을 폭발시켜 적을 상대하게 하는 자살 특공 부대. 예상 사망일은···.”

[어우, 이거 진짜냐?]

그래, 나도 안 믿긴다.

그것을 읽은 화순의 말에 이마를 찌푸린 채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 사흘. 들어가자마자 들켜서 처형당할 가능성도 다분함.”

“뭐라고?!”

진성우는 내 말에 충격을 받은 듯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그리고 거기.”

“저, 저 말입니까?”

조금 전 내가 나오자마자 말을 걸었던 제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절강 천행상단의 삼남, 복성운. 맞지?”

“그렇소···설마?!”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던 복성운은 무언가 알아차린 듯 눈을 크게 뜨며 소리쳤다.

“설마 나도 거기에···?”

“세작으로 들어갈 부대는 혈랑대(血狼隊). 마교의 하급 부대로 무공이 가장 떨어지는 인원만을 모아놓은 부대. 예상 사망일은 삼 개월.”

털썩.

내 말에 마치 사형 선고라도 받은 듯 절망한 복성운은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차례로 그 뒤에 있던 제자들도 모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귀주 기회문의 장남. 운서진.”

“산서 정가장의 삼남. 정욱.”

“사천 백진표국의 장남. 백무혈.”

그들의 인적사항과.

“들어갈 부대는 귀혼대(鬼魂隊).”

“들어갈 부대는 마성대(魔性隊).”

“들어갈 부대는 독심대(毒心隊).”

그들이 들어갈 마교의 부대.

그리고.

“예상 사망일은 일 개월.”

“예상 사망일은 육 개월.”

“예상 사망일은···하루!”

그들의 미래를 하나하나 말했다.

자신의 미래를 들은 제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드는 놈부터, 절망하여 무릎을 꿇고 주먹으로 땅을 마구 내려치는 놈, 모두 거짓이라며, 믿으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놈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 제일 가관은 역시.

“어떻게?”

내 옆에서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듣고 있던 정보요원의 일그러진 얼굴이었다.

“어떻게 그 정보를, 그 암호를···!”

“몰랐냐?”

그런 그에게 씩,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좀 천재거든.”

< 신창양가(2) > 끝

ⓒ 거믄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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