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6 회: 조락(凋落)의 계절(유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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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었다. 코사크 기병대 2만에 러시아 군대 2만도 전격적으로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늙은 포자르스키 공작이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러시아 군대를 지휘하여 코사크 기병대의 뒤를 따르고, 이 뿐만이 아니었다.
황제 이진은 전격적으로 신대륙에 파견나가 있던 곽재우 군단 3개 기병여단도 이 전장에 합류시켰다. 이를 대체해서 신대륙에는 조선과 왜의 혼성군 3만이 파병되었다. 겨울 동안 임무 교대가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기병 단독으로 유럽으로 갈 수 없으니 조선과 신대륙에 파견 나가 있던 이억기의 전함까지 포함하여 2천척의 전함이 이의 수송 및 전투에 동원되었다. 여기에 정보부장 송익필 마저 현지로 급파하여 제 전투를 지휘 보좌케 했다.
이 모든 것이 차제에 유럽 전체를 조공국으로 만들려는 황제 이진의 야심이 빚은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1619년의 봄이 전쟁의 기운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아군 연합 전체가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모여들었다.
이에 프랑스, 스웨덴과 함께 동맹의 한 축을 담당했던 네덜란드의 일인자 오라녜 공(公)이라 불리는 마우리츠는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필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조선군이 자신의 영토로 상륙할 것은 뭐람?’ 자신의 방을 거닐며 투덜거리지만, 지금 투덜거림만으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 자신은 일단 조선군이 제시한 문제부터 답을 내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이 당시 네덜란드는 침묵의 왕이라 불리던 빌렘1세의 둘째 아들인 마우리츠가 총사령관으로서 군사 문제를 전담한다면, 또 하나의 실세 즉 유능한 정치가이며 홀란트 출신의 용병 요한 반
올덴바르네벨트는 내정과 외무를 관장해 왔다.
그러던 것을 오랜 암투 끝에 작년 8월29일 마침내 정적 올덴바르네벨트를 체포하는데 성공하여 지금 재판에 회부 중이었다. 당연히 사형을 언도하여 제거하기 위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하필 조선군이 이 사실을 알고 그의 석방을 요구해왔던 것이다.
그가 비록 민중에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를 석방하라는 것은 조선의 괜한 발목잡기요, 명분 쌓기임을 모를 리 없는 마우리츠였다. 망설이고 있는 그에게 희비쌍곡선의 두 소식이 동시에 전해졌다.
기쁜 소식은 동맹을 맺고 있는 스웨덴과 프랑스 군이 지원을 하기 위해 곧 달려온다는 소식이었고, 나쁜 소식은 조선의 압력으로 다시 황제군의 총사령관에 오른 발렌슈타인이 황제군 3만을 인솔하여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어차피 한 번 치를 일전이라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조선 측의 요구를 내심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노련한 그는 이를 즉각 통보하지 않고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서면을 총애하는 부하를 통해 조선 측에 일단 전달했다.
그러자 조선은 즉각 위협적인 행동으로 나왔다. 전 병력이 항구에서 나와 총독 관저가 있는 시내 쪽으로 기동해 온 것이다. 이에 급급히 휘하의 2만 군을 소집하여 대응체계를 구축하는데, 어쩐 일인지 조선군은 중간에서 더 이상의 행동을 멈추고 장기 주둔 채비를 하는 듯했다.
이렇게 한 달여의 지루한 대치가 이루어지는 동안에 양 진영 간에 필요로 하는 원군이 도착했다. 즉 프랑스 군 7만에 계속된 전투로 많은 인원이 죽은 스웨덴 측 병력 3만 도합 10만에 자신의 병력 2만을 더하니, 12만의 대군이 되었는지라, 비로소 한숨을 돌리는 마우리츠였다.
이에 대항한 조선군은 발렌슈타인의 황제군 3만을 포함하여 10만의 성세를 자랑하게 되었다. 물론 해군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이고, 스페인 병력은 계산하지 않은 수치였다.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독립이라는 발등의 불을 해결하고자 이번 전투에는 불참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양군이 막 격돌하려는 시점에 마우리츠에게는 한 가지 더 고무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독일 남동쪽에서 진군해오던 튀르크 군 3만까지 이 대회전에 참여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틀 후면 당도한다는 소식에 이 연합군 총사령관에 선임된 프랑스의 C. 콘치니를 비롯한 제 군 수뇌부가 기뻐하였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조선 측은 여유만만이었다.
사흘 후.
튀르크 군 3만까지 합세하자 용기백배한 프랑스를 축으로 한 연합군은 수적 우위를 믿고 보무도 당당히 조선군을 향해 진격해왔다. 조선 해군의 위력은 익히 알고 있지만, 육상에서만큼은 자신들도 자신 있다는 태도였다.
이를 기병 정찰대를 통해 입수한 조선 최고사령관 곽재우의 군막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작전을 논의하고 있었다. 주로 송익필이 이 작전에 대해 언급을 하고 배치를 하고 있었다. 이는 그가 황제 이진으로부터 현대전에서 얻은 그의 작전에 대해 배웠고, 이를 실제로 이번 전투에 적용하고자 하니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튼 모든 작전 논의가 끝나자 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조선 연합군의 병력 배치가 완료된 시점에서 프랑스를 주축으로 하는 연합군은 맹렬한 기세로 아군 측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 선두에는 그 용맹성을 인정받는 튀르크 기병 3만이 앞장을 서서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 뒤로 무수한 깃발을 나부끼며 프랑스 연합군이 속속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맞는 조선군은 여유가 넘쳐났다.
제1선에 배치된 포병들이 모든 준비를 끝내고 대기하고 있는 뒤로는 조선무기 체계의 지원을 받은 러시아 군 2만이 대기를 하고, 양측 면에는 각각 곽재우가 지휘하는 조선 기병 3개 여단과 코사크 기병 2면이 좌우로 나뉘어 포진하고 있었다. 그 뒤로는 발렌슈타인이 지휘하는 3만 황제군이 출정 대기 중이었다.
이윽고 프랑스 연합군의 최선봉인 튀르크 기병 3만이 돌진하여 조선군 진영에 다 왔다고 생각했을 무렵, 그들은 뜻밖의 장애물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진군로에 사람 키를 넘는 무수한 가시철조망이 앞을 가록 막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깜짝 놀란 튀르크 기병들이 급급히 말을 세우는데 일부는 미처 제어하지 못해 가시철조망으로 뛰어들어, 사람과 말이 동시에 구슬픈 비명을 토해내야 했다. 그것도 잠시.
우르릉 쾅 쾅.........!
쾅, 쾅, 쾅........!
쿠르르 쾅 쾅.........!
이제는 저들의 포가 아군 진영에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기병 숫자가 반 토막이 날 정도로 저들의 포 공격은 위력이 있고 맹렬했다.
히히힝.........!
으악.......!
켁.........!
곳곳에 처절한 말과 사람의 비명 소리 난무하는 가운데 튀르크 기병은 제 살길을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러니 지휘체계고 뭐고 간에 존재할 수가 없었다.
모두 단말마의 구슬픈 비명과 아비귀환의 난장판 속에 이제 모두 죽었구나 하는 순간 갑자기 조선군의 포격이 멈추었다. 아마도 준비한 포탄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비로소 살아남은 튀르크 기병들이 한숨을 돌리는데 뒤늦게 당도한 연합군은 이 참상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람도 잠시 이들 수뇌부는 모여 작전을 논의한 결과 아군 포로 이 장애물을 부수기로 하고 전 병력을 뒤로 물렸다. 이윽고 이 작전에 따라 아군 포대가 총동원되어 가시철조망에 대해 맹렬한 포격을 전개하는데 어느 순간 땅이 흔들릴 정도의 거대한 진동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이에 군 수뇌부가 쌍안경으로 이를 살펴보니 좌우 양측 면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의 기병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이에 아군도 전열을 정비하여 맞대응에 나섰다. 중앙에는 프랑스 정예가 포진하고 양 측면에는 살아남은 1만5천의 튀르크 기병대와, 용기병이 주축이 된 스웨덴 군대가 포진했다. 그리고 후미에는 네덜란드 군 2만이 포진하여 급급히 적세에 대항하였다.
이런 진형을 갖추자마자 용감한 적의 기병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적의 기병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조선의 기병들이었다. 이들은 전원이 자신들의 표현대로 하면 용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상에서 총을 쏘아대는데, 그들의 제1목표는 철조망을 타격하고 있던 연합군의 포병부대였다.
어차피 포의 운용도 사람이 하는바 이들의 돌격과 동시에 일제히 터져 나오는 총성에 채 반도 파괴치 못한 철조망이 문제가 아니었다. 포를 놓고 일제히 아군 진영으로 포병들이 달아나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3만의 스웨덴 용기병을 주축으로 한 병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또 한 쪽에서는 잔인하기로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코사크 기병대의 질주에 이를 맞은 튀르크 기병은 사람은 물론 전마부터가 그 흉흉함에 놀라 뒷걸음질을 치기 일쑤였다. 이렇게 되니 숫자는 많아도 적의 위세에 압도될 지경인데, 아군의 포만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임무를 맡은 일부의 조선군이 임무를 마치자, 이들은 프랑스 군의 밀집대형을 마치 허허벌판 달리듯 한 번 헤집어 놓고는 유유히 다시 적진으로 사라졌다.
코사크 기병대 또한 뒤를 따라 사라지니 이들로서는 참담한 결과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다시 전열을 재정비하며 군 수뇌부는 거듭된 회의 끝에 아직도 더 많은 숫자의 위력을 믿고 진군을 결정했다.
이것이 이들의 최후 패착이었지만 이 당시 이들은 어느 누구도 이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어쨌거나 이들은 채 부서지지 않은 이십여 문의 포를 전부 동원하고, 여타 보병이 철조망을 손으로 느리게나마 제거하여 이 마의 철조망을 돌파할 무렵이었다.
갑자기 선두에서 질주하고 있던 튀르크 기병과 스웨덴 용기병들이, 천지를 떨어 울리는 굉량한 폭발음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것은 물론 후두둑 걸레쪽이 되어 천지사방으로 비산하기 시작했다.
철조망 앞에 묻어 둔 파진포가 말과 사람의 육중한 무게에 터져 이들을 지옥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아연 실색한 이들이 어찌 되었든 이 지뢰 지대를 돌파하고 나니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벌판을 새까맣게 뒤덮은 6열 종대의 러시아 군 2만과 양측면을 호위하고 있는 발렌슈타인의 3만 군대였다.
그리고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적의 기병은 후위에 물러나 한가롭게 이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들이 지뢰지대를 돌파하여 적과 조우하는 순간이었다. 조선의 천보총을 지원받은 러시아 군대 중 전열에 위치한 3열이 일제히 사격을 가해온 것이다.
이에 연합군 또한 같이 발포를 하며 적의 사격이 뜸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제는 후미에 위치했던 적 3열이 일제히 사격을 퍼붓고, 뒤에 위치하게 된 전열은 다시 재장전을 시도하고 있었다.
또 그 막간에는 발렌슈타인이 지휘하는 황제군이 일제히 화망을 구성해 양측면에서 연합군에게 총격을 퍼붓고 있었다. 이 전술은 스웨덴이 아닌 조선군대가 먼저 시도한 전술인 동시에, 이들도 익히 알고 있는 전술이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그 피해가 엄청났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후미에 대기 중이던 기병마저 양 측면으로 일제히 기동해오니 이것은 그야말로 전투고 뭐고 아비규환의 난장판이 따로 없게 되었다. 곳곳에 처절한 비명소리 난무하는 가운데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연합군은 속절없이 그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갔다.
이런 전투가 1시간가량 지속되니 프랑스 연합군 측의 전력이 삼분의 일로 줄어든 가운데 조선 기병도 이제 탄약이 전부 소모되었는지 이제는 착검 상태로 달려들고 있었다. 곧 총이 이제 이들을 도륙하는 검이 되어 이들을 헤집고 있는 것이다.
또 여기에 잔인한 코사크 기병대마저 괴상한 기성을 지르며 한바탕 휘저으니 곳곳에 손을 드는 병사로 넘쳐나는 연합군 전력이었다. 이에 이를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던 송익필이 총사령관 곽재우에게 전투중지 요청을 하니, 곽재우 또한 더 이상의 전투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항복병 및 부상자들을 수습하도록 했다.
곧 전장은 평화를 찾고 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항복병은 항복병 대로 모으고, 부상자들은 부상자대로 모아졌다. 또한 일부 저항하는 자들에게는 조선군의 가차 없는 응징이 중간 중간에 전개되기도 했다.
이어 뒤늦게 피아 전사자와 노획물이 수거되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다. 그 동안 아군 수뇌부에서는 생포된 적의 수뇌부에 대한 심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살아남은 적 수뇌부 중 최고의 인물은 프랑스 사령관이요, 전체 연합군의 수장이었던 콘치니와, 네덜란드 측의 마우리츠였다.
나머지 스웨덴과 튀르크의 최고사령관은 전장에서 끝까지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를 하고 말았다. 아무튼 이들이 일방적인 참패를 당한 데는 저들의 최고 지휘관 선임부터가 잘못되었다 할 것이다.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한 프랑스에서 최고 지휘관 지위를 차지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쳐도, 문제는 이 최고 지휘관인 C. 콘치니였다. 이 자는 현 프랑스 왕 루이13세의 모후의 총애를 받는 자로서, 실제로는 1개 소대조차 지휘해본 적이 없는 군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자였다.
이런 자가 퇴임 후에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모후의 영향력으로 연합군의 최고 지휘관이 된 자체부터, 이들로서는 이미 패전을 예고했다 할 것이다. 아무튼 아군 수뇌부가 이들 패전 수뇌부로부터 귀중한 정보를 습득하는데도, 전장 정리는 꾸준히 진행되어 마침내 완료가 되었다.
이에 아군부터 피해가 보고가 되니, 아군은 총 10만의 전력 중 8,500명이 생을 달리했고, 적은 그 열 배에 가까운 8만 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그러고도 전투불능의 중경상자 2만 명이 있었으니, 이들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를 당했다 할 것이다.
아무튼 노획한 전쟁물자까지 모두 수거한 조선 연합군에게는 다음으로 이 병력을 투사할 곳을 찾아야 했다. 즉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외교전으로 조선의 속국을 자처하는 국가는 살아남을 것이고, 아닌 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지도가 지워질 것이다.
이런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일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은 당연히 송익필이었다. 그는 데리고 온 일부 외교전문가들을 신속히 각 나라에 파견하여 그들의 답을 얻어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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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