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자임해-198화 (198/210)

< -- 198 회: 모피 전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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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영토에서 온 일부 이민자들이 질 좋은 토지를 찾아 애팔래치아 산지의 굴곡진 통로를 따라 동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다보니, 그들은 현재의 버지니아 주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천 계곡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작은 농장을 만들기에는 환경이 좋은 곳이 있었다.

숲에는 야생동물이 많았고, 나무는 풍부했으며, 가축을 기른다면 숲이나 산악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일부는 이곳에 정착을 하고, 일부는 동쪽 바닷가까지 나와, 그 중의 일부는 북으로 향했고, 일부는 또 남으로 향했다.

처음 당시 유럽인들이 이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려는 목적은 유럽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동쪽 어디에 있을 황금의 땅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땅을 발견한 그들에게 황금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들의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1578년 뉴펀들랜드 섬(Newfoundland)에는 유럽의 어선 350척이 있었는데, 그들에게 원주민이 다가왔고, 양 진영 간에는 최초의 무역이 이루어졌다. 원주민이 갖고 있던 모피와 금속제 도구(특히 나이프)를 교환하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이렇게 풍부한 비버의 모피를 손에 넣게 되자, 이곳은 순식간에 유럽의 짐승 털 펠트(felt:양모나 인조 섬유에 습기와 열을 가해 압축시킨 천) 및 모피코트 등 각종 의류를 위해 사용되는 가죽의 주요 공급원이 되었다.

모피는 보온을 위한 의류를 제조하기 위한 주요한 산품이었고, 석탄이 유통되어 난방이 보급되기 이전에는 특히 중요했던 상품이었다.

비버로브(beaver robes)는 비버의 가죽을 원주민이 무두질하여, 꿰매고 합쳐서 담요가 되었고, 1580년까지 비버의 울(wool)은 프랑스의 펠트 모자 상점에서 최초의 주요재료가 되었다. 그 후 얼마 안가 잉글랜드에서도 모자제조에 사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비버 가죽이 인기를 끌게 되자 모피무역을 독점하려는 자가 나타났고, 이들은 교묘하게 현지 원주민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현지 원주민들에게 부두(斧頭), 나이프, 송곳, 낚시 고리, 색색의 의류, 모직의 모포, 리넨의 셔츠, 약, 보석, 유리구슬, 머스킷 탄약을 가죽 1장과 교역하는 것도 모자라, 브랜디와 럼주를 공급해 이들을 알콜 중독자로 만들어나가기도 했다.

또 이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역업자는 각기 높은 계급에 있던 인디안 여성과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동거를 하였다. 또 사냥꾼 및 기타 노동자는 통상 낮은 계급의 여성과 관계를 가짐으로서, 이들의 조직 사회에도 스며들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동양의 이주자들이 오니 유럽인들은 별로 외모 상 다를 것 없는 이들 또한 착취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게 되니 서로 간에 분란이 끊이질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양 진영 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적게 주려는 무역상과 수탈에 가까운 교역은 할 수 없다고 버티던 조선인 사회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프랑스 쇼뱅 선장 휘하의 무역 상 하나가 홧김에 조선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조선인들은 일치단결하여 이자를 때려죽이니, 이 또한 쇼뱅 선장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 쇼뱅 선장(Captain Chauvin)이라는 자는 이 신대륙에서 모피무역을 독점하려고 최초로 조직적인 시도를 벌인 자로서, 1599년 프랑스 왕 앙리 4세로부터 독점권을 취득하고, 이 지역의 왕과 같이 굴며 횡포를 부리는 자였다.

이런 자에게 부하의 피살 사건은 피의 보복전으로 번져 전 조선인을 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급기야는 벌어지고 만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보우하사 마침 모피 가죽 사냥을 나갔던 조선인 장정 하나가 살아남아, 천신만고 끝에 이 사건을 현지인 기병여단장에게 보고하게 되었고, 이는 또 장계로 조선 조정에 보고가 되니, 이 장계를 읽은 황제 이진은 대노했다.

이런 일이 이곳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톤 항구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곳에도 남부로 몰려든 이민자들 중 정착지 못한 자들이 스며들어,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사슴 가죽으로 교역을 하다가 영국인 무역상들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 또한 같은 시기에 조선조정에 보고가 되니 황제 이진은 급기야 추가 군대 파견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황제 이진은 이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각료들을 소집해 그들의 의견을 구하기로 했다.

“신대륙 현지에서 이러 이러한 일이 벌어져 짐은 이를 묵과 할 수 없어 추가 파병을 결심했소. 어느 군대를 파견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개진해 주오.”

이에 국방대신 강홍립이 발언을 했다.

“소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모두 해양세력이니 추가 파병보다는 현지에 나가 있는 이억기 장군의 해군력을 동원하여 이들 모두를 퇴치하는 것을 좋을 것으로 사료되어집니다.”

“흐흠........! 일리 있는 안 이오만 물리치는 것은 이억기 장군의 군대에게 명한다 해도, 그곳에도 군사를 주둔시켜 우리 조선인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싶소.”

“소신 한 말씀 올리고자 하옵니다. 황상!”

발언한 자가 누구인가 하여 황제 이진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내무대신 이이첨이었다.

“말해 보오.”

“네, 황상 폐하!”

“소신의 짧은 소견으로는 아직도 말썽이 되고 있는 왜의 일부 무사들과 또 대규모는 아니나 옛 명치하의 반란자 중 젊은 것들을 징집하여 현지로 파견한다면 이 땅의 우환이 제거되는 동시에 현지에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 집니다. 황상!”

이에 발끈하고 나서는 자가 있으니 법무대신 유영경이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어디 가면 안 새겠소. 그곳에 가서도 불온한 사상이나 퍼트리고 말썽을 피울 자보다는, 조선의 정규군을 파견하여 현지를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이 아닌가 합니다. 황상!”

“흐흠........! 일리 있소. 또 다른 의견 있는 분?”

황제 이진의 말에 건설부 대신 한백겸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을 시작했다.

“차제에 그 땅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현지 총독을 임명하여 일정 체계를 일원화 하는 한편 그 땅의 산물이나 기후 및 자연지형, 광산물의 매장 등 다양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군 및 학자들로 구성된 현지조사단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황상!”

“아주 좋은 안이오. 그렇게 하기로 하고 학자들은 누구를 파견하는 게 좋겠소.”

“당연히 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자들로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 집니다. 황상!”

계속된 한백겸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인 황제 이진이 장내를 보고 물었다.

“총독으로는?”

“현지에 나가 있는 이 예 황자가 어떻겠사옵니까? 황상!”

이이첨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인 이진이 말했다.

“고려해 보도록 하지. 또 다른 의견 있는 분?”

“현지를 다스릴 조선 정규군으로는 이천(李薦), 이빈(李薲), 전 항왜적장 김충선(金忠善)의 군대를 파견하고 싶사옵니다. 황상!”

강홍립이 말한 이천(李薦)은 전 화기영장 이었고, 이빈(李薲)은 전 기마영장 이었던 자로, 지금은 모두 승진하여 1개 여단장 직을 맡고 있는 자들이었다. 또 김충선은 항복한 왜장으로 지금은 조선의 장령이 되어 휘하에 항복한 왜병 1개 여단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기병인가?”

“모두 북방에 주둔한 관계로 모두 기병 화 되었사옵니다. 황상!”

“그 넓은 지역을 관할하기 위해서는 기병이어만 하오. 아니고서는 감당하기가 벅차 물은 것인데, 모두 기병화 되었다니 그럼, 그들을 파견하는 것으로 하지.”

“명대로 시행하겠사옵니다. 황상!”

강홍립의 복명에 만족한 표정을 지은 이진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조용히 일어나 발언하는 자가 있으니, 평소 말이 없던 보건복지 대신 남이공이었다.

“기 발언 중에 왜와 옛 명치 하의 반란 무리 내지 불온한 무리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신대륙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소개시키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 황상!”

“흐흠........! 그렇다는 것은 현 우리가 개척한 영토 중 가장 북방 영토가 시애틀인바, 그 위쪽이라면 알래스카 근방이 되겠군.”

“그렇사옵니다. 황상!”

“그래, 그런 혹독한 곳을 개척케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지. 남은 자들에게는 일대 경종을 울리는 일일 수도 있고. 그대로 하도록 하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황상 폐하!”

“다음 발언할 분?”

“........!”

황제 이진이 장내를 둘러보아도 한동안 발언자가 없었으므로 이진은 맺는말을 했다.

“그럼, 이것으로 조회를 파하는 것으로 하고, 제반 문제는 지금 거론 된 안대로 즉각 실행하도록 하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황상!”

* * *

다음 날부터 어제 조회 시간에 거론된 안이 즉각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했다. 북방 3개 여단 중 어제 거론되었던 3개 여단 병력이 즉각 소집되어, 배를 타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향하게 되었고, 이를 이송할 해군 또한 그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왜를 비롯한 한족 등 각지의 반란 무리들 또한 시애틀 북쪽 영토를 개척하기 위해 각각 가까운 항구로 옮겨졌다. 또 이를 실어 나를 군선 또한 일부가 이 항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궁에서는 신대륙에 파견할 관련 학자들을 선발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황자 이 예에게도 현지 총독으로 임명한다는 임명장을 전달할 쾌속선이 출발했다.

한편 신대륙의 이억기는 황제 이진의 명을 받고 즉각 동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이 긴 항해 끝에 현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톤 항구에 도착한 것은 더위도 한풀 꺾이기 시작하는 7월 말이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영국 모피 무역상 그로세이는 오늘도 저렴한 가격에 많은 모피를 수집해 희희낙락하고 있는데 부하 한 놈이 사무실로 뛰어들어 보고를 했다.

“선장님! 만에 정체모를 군선이 등장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어디서 올 군대가 있다고?”

“한 번 나가보십시오. 선장님!”

“에이, 귀찮게 시리.........!”

투덜거리며 그가 사무실 밖으로 나가 외항을 바라보니 정말 무수한 군선이 이쪽을 향해 항진해 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전원 배에 올라 발포 준비를 하도록!”

“네, 선장님!”

보고를 하러 왔던 놈이 부하들을 소집하러 달려가는 사이 선장 자신도 만약을 위해 단단히 무장을 갖추고 자신의 배로 향했다.

한편 자신 휘하 100여 척의 군선을 이끌고 온 이억기는 항구에 정박 중인 선박이 보이자, 망원경을 들어 이를 살펴보았다. 모두 15척 되는 무장 민간 선으로 함포도 있으나, 아군의 함포들에 비하며 하품이 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억기는 절대 이를 깔보지 않고 대기 중인 부관에게 명해 전투 준비를 하도록 명했다. 그리고 서서히 항구를 포위하며 적이라 짐작되는 민간선이 있는 곳을 향해 항진했다. 곧 적의 선박이 포의 사정권에 들자 불문곡직 공격 명령을 내렸다.

국기를 보아하니 영국 국기를 매달고 있어 주저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전원 방포!”

“방포!”

이억기의 명에 따라 부관이 복창을 하고 수기를 흔들자, 이를 따라 전고 소리 급박하게 울리며 아군의 함포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간 더욱 개량되어 위력이 커진 천지현황 각종 포는 물론 대완구에서도 일제히 비격진천뢰를 하늘로 쏘아 올렸다.

곧 천지를 떨어 울리는 굉량한 소리와 함께 포들이 적의 선박을 향해 불을 뿜기 시작했다. 게중에는 신기전도 가세를 했는지 긴 꼬리를 그으며 적의 선박을 향해 날아가는데, 곧 각종 포와 신기전에 맞은 선박들이 종이조각처럼 찢겨지고 일부는 화염에 휩싸여 바다에 수장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비격진천뢰마저 배에 쏟아지니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선박 하나가 통째로 해체되어 부산물만 바다로 우수수 떨어졌다.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지. 갑자기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뿜어지더니 아군 선박들이 졸지에 박살이 나고 하늘로 튕겨져 나는데 혼비백산한 선장 그로세이는, 한마디 하고는 자신부터가 육지로 줄행랑을 놓았다.

“야, 모두 도망쳐!”

어지간해야 싸울 엄두라도 나는 것이지, 이건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으니 초전에 아예 전투의지가 사라진 그로세이부터가 선박에서 뛰어내려 육지 쪽을 바라보고 줄행랑을 놓았다.

그러나 행동이 굼뜬 자들은 배와 함께 피륙이 찢기고 한 점 조각이 되어 시신의 ‘시(屍)“ 자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와중에도 궁금해 살아난 자에게 묻는 그였다.

“어느 나라 군대냐?”

“생전 처음 보는 군대입니다. 아마도 동양의 군대인 것 같습니다. 우리 쪽 지역에는 저런 깃발이 없질 않습니까?”

“그렇다면 동양에서는 제일 강하다는 조선 군대?”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선장님!”

“그렇다면......... 우리가 죽인 자들이 아마도 조선인이라고 했지?”

“네, 선장님!”

“그를 보복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여기 있다가 저들이 상륙하는 날이면 생명이 위험하다. 야, 뭣해! 어서 내륙으로 도망가자고.”

“사 놓은 창고의 모피는 요?”

“지금 그게 중요해? 목숨이 중요하지.”

말과 함께 자신부터 먼저 달아나기 시작하는 그로세이 선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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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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