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자임해-83화 (83/210)

< -- 83 회: 비빈간택 -- >

5

다른 여인들 같았으면 아프다고 난리를 쳤겠으나 그녀는 아픔에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전혀 소리를 내지 않고 아미만 잔뜩 찡그린 것이 전부였다.

“허허.........! 이것 참. 함부로 장난도 못 치겠구나!”

“전하의 승은을 입는 것이라면 소첩 얼마든지 참을 수 있사옵니다. 전하!”

‘할 말 없다!’

내심 외친 이진이 이번에는 고개 들어 살며시 그녀의 조금은 튀어나온 듯한 눈두덩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길게 뻗어 나온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이진은 그녀의 단아한 이마에 단정히(?) 입을 맞추었다. 죽은 시체는 아니어서 반응을 하는데, 긴 속눈썹만 여전히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러는 그녀를 보니 자꾸 놀리고 싶은 충동이 드는 이진이었다. 그래서 말했다.

“눈을 떠 과인을 봐라!”

살포시 눈을 뜨는 정녀였다.

“내 손가락 보이지?”

“네, 전하!”

우측 검지 하나를 내보이며 이진이 묻는 말에 즉각 반응하는 그녀였다.

“이 손가락을 빨되 아주 정성스럽게 빠는 거야. 그래야만 과인은 욕념이 일어 빈을 안을 수 있음이야.”

“알겠나이다. 전하!”

이진이 여전히 앉은 채 있자, 살며시 일어나 이진의 눈치를 한 번 보더니 자신 스스로 이진의 손가락을 잡아 조심조심 입 속에 넣었다. 그리고 서서히 속도를 내더니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침이 줄줄 흐르며 정말 이진의 가운데에 다리가 하나 더 생겼다. 욕념이 강하게 피어오르자 이진은 그녀의 머리채를 당겨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왼손으로 주물럭거렸다.

그녀 또한 이 요상한 행위에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지, 호흡이 점점 가빠지며 가슴의 기복(起伏)이 심해졌다.

“됐다. 이제 누워라!”

“네, 전하!”

그녀가 이진의 지시에 반듯하게 누웠다.

이불을 확 제쳐버린 이진이 그녀의 고의에 손을 대 순식간에 벗겨 내렸다. 얼결에 엉덩이까지 들어 협조하는 그녀였다.

이때부터 이진은 아끼는 도자기가 깨질세라 조심조심 다루며 그녀를 차근차근 애무해 나갔다. 먼저 키스도 아주 정공법을 밟아 나갔다. 입술부터 탐해 서두르지 않고 얕은 키스부터 시작해 딥 키스로 이어나갔다.

이쯤 되자 그녀의 가슴이 눈에 띄게 풀무질을 했으나, 정녀는 신음소리 한 마디 내지 않았다. 그럴수록 오기가 생겨 이진은 좀 더 자극적인 애무를 하게 되었다. 귓바퀴는 물론 이제 오늘 밤에는 전혀 행하지 않던 목까지 입을 대었다.

“아..........!”

비로소 가는 신음을 내뱉으며 몸이 뒤틀리기 시작하는 정녀였다. 비로소 손을 내려 그녀의 샅을 만져보니 아래는 벌써 홍수가 져 범람을 한지 오래였다.

이 정도쯤 되었으면 다른 여인들은 반응이 상당했는데, 이제 겨우 미약한 신음소리라니, 은근히 약이 오른 이진이 그녀의 샅에 얼굴을 묻었다. 점점 행위가 격렬해 질수록 허덕이면서도,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뱉지 않으려 애쓰는 정녀였다.

차라리 가엾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상하게 오기가 뻗치는 이진이었다.

“엎드려라!”

“학학.........! 네, 전하!”

본격적인 잠자리에 들자 순종밖에 모르는 정녀였다. 이진은 엎드린 그녀의 무릎을 당겨 신청의 말대로 개가 접 붙는 자세를 취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풍만한 엉덩이 살집이 더욱 보기 좋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철썩 자신도 모르게 소리가 나도록 때린 이진이 오늘 처음으로 다른 여인에게는 않던 후위 공략에 나섰다.

* * *

“아.........!”

미약한 신음이 끝이었다. 이진은 오늘 처음으로 정(精)을 토해냈다. 씨받자고 벌인 일이지만 네 여인을 다 접수(?)하려면, 가는 곳마다 정을 주고나면 남는 게 없다. 아니 몸이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아, 정녀에게 처음으로 정(情)이 아니라 정(精)을 준 이진이었다.

* * *

‘아, 이 짓도 못해먹겠구나! 새로 접하는 기분은 있지만 몸과 마음이 피곤하구나!’

정녀의 방을 나오며 이진의 느낀 생각이었다. 포르노 배우가 그러하듯, 한 탕 뛰고 나서 잠시 휴식을 취한 이진이 네 번째 방으로 향했다.

조말순(趙末順)의 방이었다.

이진이 기침소리를 내며 방에 들어서자 초조한 표정에서 급 방긋 환한 표정으로 전이되는 그녀였다.

“그렇게 반가우냐?”

“소첩 전하가 안 오시는 줄 알았사옵니다. 전하!”

“아.........!”

이해할 만했다. 이진이 정녀의 방에서 나와 피곤한 것 같아서 잠시 휴식을 취한 것을 가지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하긴 조말순의 귀는 한 자 정도는 더 커졌을 것이다. 가장 늦은 순번. 고요한 이 밤. 탁 트인 방의 구조.

제일 끝 방인 신청의 행위소리까지 다 들려오는데 어찌 잠이 올 것이며, 몸이 달아오르지 않겠는가. 그런데 옆방에서 나가는 기척을 들었는데 한동안 소식이 없으니, 그냥 가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법도 했다.

기뻐하는 그녀를 새삼 요모조모 뜯어보게 되는 이진이었다.

단아한 이마, 초승달처럼 휜 짙은 눈썹. 긴 속눈썹에 커다란 눈동자, 게다가 가을 물(秋水)처럼 맑은 눈동자. 베일 듯이 오뚝 선 콧날, 작지만 도톰한 입술. 하나하나 뜯어보아도 어느 하나 못난 구석이 없는 완벽한 외모의 미인이었다.

게다가 카메라 발도 잘 받을 것 같은 작고 갸름한 얼굴, 단아한(?) 키에 가냘픈 몸매!

“참으로 보면 볼수록 찬탄을 금치 못하겠구나. 헌데 이름이 그게 뭐냐? 말순(末順), 말순이 뭐야? 너무 촌스럽다.”

“아비가 지은 이름이오니 어찌 하옵니까? 전하!”

“과인이 오늘부터 새롭게 이름을 지어줄 테다. ‘비연(飛燕)’! 나는 물 찬 제비! 어떠냐?”

“그럼, 소첩은 오늘부터 조비연(趙飛燕)이 되는 것이옵니까? 전하!”

“그렇다. 혹시 조비연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느냐?”

“소첩 무지하여........!”

말은 그렇게 하나 생글생글 웃는 모양새가 어디서 들어보았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조비연이었다. 모른 척 시침을 떼고 이진이 다시 말을 꺼냈다.

“이웃 중국 한나라 시절에 ‘작장중무(作掌中舞)’라 불리던 미인이 있었다. 문자 그대로 손바닥 위에서 춤을 출 정도로 가냘팠다는 이야기지. 그만큼 기예가 뛰어나기도 했고.........”

이진이 계속해서 조비연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일화에 의하면 황제가 호수에서 베푼 선상연(船上宴)에서 춤을 추던 도중 강풍이 불어 가냘픈 몸이 바람에 날리자, 황제가 그녀의 발목을 잡아 물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비연은 그 상황에서도 춤추기를 멈추지 않았고 임금의 손바닥위에서 춤을 추었다하여 ‘물 찬 제비 또는 날으는 제비’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때 임금이 이 여인이 물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의 발목을 급히 붙잡다가 치마폭의 한쪽이 길게 찢어지게 되었는데, 이렇게 찢어진 치마가 오늘날 중국 여인들의 전통 의상인 유선군(留仙裙)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이 여인의 이름이 조 비연이었단 말이다. 네가 중국 5대 미녀에 속하는 그녀와 똑 닮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느냐?”

“영광이옵나이다. 전하!”

“집안에 딸이 많지?”

“위로 언니가 다섯이옵니다. 전하!”

“이름에 말(末) 자가 들어갈 때부터 알아보았다.”

“자, 자,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자. 오래 기다렸으니 너도 피곤할 것 아니냐?”

“네, 전하!”

“옷부터 벗어라!”

“네, 전하!”

이진의 말에 따라 수줍게 웃은 그녀가 옷을 벗기 시작하는데, 무춤무춤, 중간에 멈추는 동작이 많았다. 그래도 이진이 여전히 아무 말 않고 지켜만 보고 있자. 어쩔 수 없이 끝내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고의 몸이 된 조 비연이었다.

“돌아서 보아라!”

“네, 전하!”

고개를 푹 떨구고 수줍은 음성으로 답한 그녀가 서서히 돌아서는데, 비부가 아닌 가슴을 두 손바닥으로 가리고 있었다.

“떼어봐라!”

다른 때 같았으면 냉큼 대답할 그녀가 대답도 없이 한동안 미적거리더니 손을 떼는데, ‘아이고 야.........!’ 한마디로 가슴이 너무 작았다. 작은 조선 간장종지만 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유실은 제법 실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작은 건 알지?”

“네, 전하!”

상처가 될지도 모를 말을 무심코 내뱉었으나 순순히 인정하는 그녀였다.

‘이래서 완벽한 미녀가 없는 것인가? 하긴 키도 작긴 작지.’

상념을 떨친 이진이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어머나.........!”

거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냘픈 조비연이었다.

* * *

“헉헉........!”

‘아이고 죽겠다!’

지금 현재 이진의 신체상황과 느낌이었다.

가슴만 작은 게 아니었다. 자궁마저 무척 작아 한 번 삽입했다, 빠질 때마다 꽉 끼어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 불상사(?)가 계속되니, 방금 사정을 했음에도 도저히 참기 힘들 정도로 사정감이 몰려오는 이진이었다.

그녀 또한 사정은 오십 보 백보인지 기를 쓰고 참느라, 아미를 있는 대로 찡그리며 참는데, 가히 볼만한 표정이었다.

“전하, 전하..........!”

숨넘어갈 듯 부르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았다.

“아흑........! 전하, 전하! 도저히.........!”

“너만 죽겠는 게 아니라 나도 죽겠다!”

‘과인’이 아닌 얼결에 ‘나도’로 튀어나오는 이진의 어투였다.

“아흑, 아흑........!”

신음소리를 낼 때마다 무언가가 찔끔, 찔끔 새어나왔다.

“아흐.......! 도저히 못 참아! 전하..........! 흑흑흑.........!”

기어코 끈을 놓아버린 듯 봇물이 터지듯 쏴아 물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도, 과인도 죽겠다. 더는 못 참아! 비연아!“

얼결에 비연을 꽉 끌어안고 몇 번 더 하체에 힘을 주는 이진이었다.

“아흐, 아흑........!”

겨울로 가는 마차에 올라 탄 이 계절에도 송글 송글 땀방울이 맺힌 비연이 아직도 느끼며 몸을 푸들거리고 있었다.

* * *

“다시는 네 방에 안 온다!”

“네? 전하! 천비 무엇을 잘못했사옵니까? 전하! 살려 주시옵소서 전하!”

발치에 엎드려 흐느끼는 비연을 보고 이진이 탄식하며 말했다.

“실로 요물이도다! 요물.........!”

“소첩 그럼, 어찌 해야 하옵니까? 전하!”

“너를 그냥 두었다가는 과인의 정사(政事) 어지러울 터, 금일부로 추방.........!”

“전하.........! 살려 주시옵소서, 전하! 소첩 쫓겨나면 목을 맬 수밖에 없나이다. 전하!”

“험, 험.........! 추방해야 옳으나, 심히 불쌍한지라 그냥 내버려둘 터. 다음부터는 아랫도리에 조금 치도 힘을 주지 말지어다.”

“소첩 전혀 힘을 주지........ 간신히 버텨내기 급급.........!”

“어허..........!”

“알겠사옵니다. 전하! 전혀, 전혀 애쓰지 않겠나이다. 전하!”

“됐다. 이리와 과인의 볼에 뽀뽀나 한 번 해라!”

“정말이옵니까? 전하!”

금방 확 핀 얼굴로 매달리는 조비연이었다. 그러나 까치발로 서고 대롱대롱 매달려도 도저히 이진의 입술에 닿지 않아 울상을 짓다가 고개를 푹 숙이는 조비연이었다.

“안 할 참이냐?”

“하오나, 전하.........!”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는 비연을 갑자기 달려들어 번쩍 안아 올리는 이진이었다.

“이젠 가능하겠지?”

“헤헤헤..........! 네, 전하!”

쪽!“매우 따갑사옵니다. 전하!”

“그래도 하라면 열심히 해야 되느니라!”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전하! 군주께서 하라는 대로, 입술이 부르터도 열심히 하겠사옵니다. 전하!”

“됐다. 이제 무엇을 하며 소일을 할꼬?”

“소첩 뜨개질로 시간을 보내겠나이다. 뜨개질을 하면 정신도 맑아지고 잡념이 없어지옵니다. 전하!”

재잘재잘 종달새 같은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워, 차마 품에서 떼어내지 못한 이진이 그녀의 선녀 같은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비가 말단 참봉이라고?”

“그렇사옵니다. 전하!”

부모의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푹 숙이며 수심에 잠기는 비연이었다. 그녀도 귀가 있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선택된 빈치고 명망가 아닌 집안이 없는데, 유독........

“과인을 즐겁게 한 공으로 상을 내리겠다. 비연 네가 아닌 네 아비에게 내리는 상일지니, 그를 사포서(司圃署) 종6품 사포(司圃)로 봉할 테니 그리 알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얼굴을 이진의 가슴에 묻고 어깨를 들썩이는 비연이었다. 궁중에 납품하는 채소나 과수를 재배하고 관리하는 직위 중, 실직적인 최고 직위가 사포(司圃)인 바, 이는 일찍이 이진의 외조부 김희철이 역임했던 직위이기도 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