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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임해-28화 (28/210)

< -- 28 회: 왕으로서의 고단한 하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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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렴첨정도 끝났다. 그러나 왕 노릇하기가 수월치만은 않았다. 군대에서 마치 신임 소대장과 병장과 같은 이치였다. 신임 소대장이 계급은 높으나 갓 부임한 관계로 처음에는 고참 병장의 눈치를 보고 조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와 하등 다름없는 이진의 왕 노릇 하기였다.

제조상궁이나 상선 등 이진을 둘러싸고 있는 대부분이 오랫동안 선왕을 모셔왔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는 프로다. 그런 곳에 신출내기 왕이 통치를 하려니 모르는 것도 많았고,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거기에다가 기 세자로 책봉되어 오랜 세월 수업을 받았다 해도 어려웠을 텐데, 전혀 그런 것도 없었고 나이마저 어렸다.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겉으로는 고분고분 하는 척하지만 내심으로는 얕잡아 볼 수도 있고, 고연 것들은 아예 길을 들이려 수작질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신하들도 마찬가지여서 왕권이 강력했던 세조시절이나 폭군 연산군 시절에는 꼼짝도 못하던 것들이, 좀 유약한 왕에게는 함부로 하고 아예 권력을 농단하려 드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역사를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던 이진은 왕대비를 내세운 신하들과의 맞장에서이미 판정승을 거둔바 있고, 이번에는 측근들의 제압에 들어간 것이다. 아무튼 이진은 제조상국 정옥빈의 손을 치우는 것으로 내 사람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정말 정옥빈 자신의 말대로 빈약한 몸매(?) 아니 가슴이었다. 짝 달라붙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가슴에 콩알만 한 분홍빛 떨기가 수줍음에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흐흠........! 좋구나!”

색다른 맛에 침음인지 감탄성인지 모를 탄조를 발한 이진이 돌연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사위를 휘둘러보았다. 왕이 거처하는 곳 어디나 문방사우가 갖춰져 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몸을 일으킨 이진은 그 중에서도 대필, 중필, 세필을 한꺼번에 가져와 다시 그녀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를 한 번 힐끗 바라보았다. 까닭 모를 긴장감에 가슴은 풀무질을 하고 굳게 감은 속눈썹마저 그녀의 긴장도를 나타내듯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이진은 그런 그녀의 긴장감에는 아랑곳없이 세 자루의 붓 중에서 우선 대 붓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유두에다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너, 말 잘 들어!’

지가 무슨 글씨를 쓰는지 알게 뭐람. 다만 간지러움에 처음에는 꿈틀꿈틀. 이내 못 견디겠는지 몸을 배배 꼬더니 결국 비음을 토해냈다.

“하 윽! 전하, 너무 간지럽사옵니다.”

“조금만 참아 봐라. 간지러운 것이 아니라, 흥분이 너를 태울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주상의 말은 참이었다. 잠시 후에는 스멀스멀 무엇이 기어가는 것 같던 곳에서, 서서히 열기가 피어나는가 싶더니 야릇한 기쁨이 샘솟았다.

아니 야릇한 무엇인가가 그곳에서 생겨나더니 짜릿짜릿 전신으로 치닫는데 생전 처음 느껴보는 쾌감이었다.

“아흐.........!”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뒤틀며 기음을 흘리고는 스스로 흠칫하여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나, 이제 전신을 마구 누비는 황홀 무비한 쾌감에 상체가 뒤틀리는 것도 모자라 하체까지 들썩였다.

그것도 잠시. 이제 더한 쾌감이 등줄기를 치달아 대뇌까지 하얗게 태울 정도로 양 가슴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었다. 어느덧 그녀의 가슴에는 대필 중필이 따로따로 노니는데 마치 양의신공을 익힌 무협의 고수와 같았다.

“아흑.........! 아흑........!”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아무리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도 고혹적인 기음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어느새 자신의 비소에서는 뜨거운 물이 찌걱찌걱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이제는 가슴과 이혈이 동시에 자극이 되었다. 세필은 귓구멍을 간질이고 대필은 가슴을 희롱하는지라,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옥빈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감히 조선에서는 가장 높은 사람을 향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만 괴롭히고(?) 어서 넣어줬으면 제일 좋겠다.’ 그러나 그녀의 바람은 바람으로 끝나고 말았다.

“아흑!”

마치 전류에 감전된 사람처럼 하체가 펄쩍 뛰어올랐다 풀썩 떨어지며, 자신도 모르게 새된 기음을 흘리고 마는 정옥빈이었다.

이제는 자신의 가장 예민한 부위에 대필이 노닐고 있었다.

“전하! 그곳만은........ 아흑.........!”

“전하, 전하! 아흐흐........”

허우적거리며 연신 어린 주상을 불러보나 돌아오는 것은 무지막지한 쾌감의 극치였다.

“어흐...... 어흐.......”

“아 흐흐........!”

이제 정옥빈은 반 울음에 잠겨 연신 엉덩이를 들썩이며 괴로운 신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전하, 전하! 죽여주시옵소서! 도저히 못 참겠사옵니다. 어흑.......!”

“이대로 죽어도 좋으냐?”

“네, 네 전하! 아흐흐........!”

“죽기는 왜 죽느냐? 말이나 잘 들으면 된다.”

“무슨 명이든지 따르겠사옵니다. 아흐흐......... 아구......... 아구.......! 도저히 못 참겠사옵니다.”

“어머.........!”어느새 그녀의 비소가 어린 주상의 입에 한 입 가득 물려있었다. 옥빈은 화살 맞은 새처럼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아흐흐........! 아흐흐.........!”

온 몸을 뒤채도 뜨거운 입김과 설육은 그녀를 물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전하, 전하! 아흑! 도저히 못 참겠사옵니다. 아흐흐......흑........! 실례!”

뭐가 찔끔 하늘로 솟구쳐 감히 액상(額像: 왕의 이마)을 때리는가 싶더니, 이내 거센 물줄기가 용안 전체로 쏟아졌다.

“으앙...........!”

하체를 푸들푸들 떨며 기쁨 반 두려움 반에 울음을 터트리는 정옥빈이었다.

“억........!”

그런 그녀의 중심을 무자비하게 찔러오는 것이 있어 정옥빈의 치뜬 눈은 흰자위만 남았다.

“아파, 아파.........!”

무엄하게도 왕의 등을 마구 두드리지만 그것은 감히 재잘거림 수준이었다.

“개똥이를 잘 가르치겠느냐?”

“네, 네! 전하!”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나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분간을 할 수 없는 정옥빈이었다.

“아흑.........!”

어느 순간 내부의 불기둥이 커지는가 싶더니 이내 허전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의 고운 얼굴로 뜨뜻한 무엇이 쏘듯 떨어지는 것을 느꼈으나 전신의 힘이란 힘은 다 빠져나간 듯, 눈꺼풀 하나 들어 올릴 힘이 없는 정옥빈이었다. 미인 중의 미인이라 할 수 있는 제조상궁 정옥빈은 오늘 비로소 생애 처음으로 자신이 여인이 되었음을 실감하고 만족한 웃음을 흘리며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 * *

어느 순간 제조상궁 정옥빈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무엇을 그렇게 놀라느냐?”

“어머........!”

여전히 대홍초가 스르르 제 몸을 태우고 있는데, 주상이 자신의 나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에 너무도 놀란 정옥빈은,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리며 손으로는 가슴을 가렸다. 순간적으로 기절을 했는지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후후후........!”

주상의 웃음에 한결 마음이 놓인 옥빈은 얼른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비소.

“어머........!”

깜짝 놀라 비소를 가리는 옥빈이었다. 그러나 이진의 입가에는 여전히 야릇한 웃음이 매달려 있었다.

“후후후........!”

반항적이면서도 이상하게 포근한 미소였다. 그때 주상이 엉뚱한 질문을 했다.

“과인의 생모를 본 일이 있느냐? 과인은 전혀 기억에 없어서 말이다.”

‘어머, 가엾어라! 그때 주상의 나이가 아마........ 네 살 정도 되었겠군. 그러니 기억에 거의 없을 수밖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지?”

“아, 아닙니다.”

“종전 과인의 물음에 답을 안 했는데?”

“물론 보았지요. 몹시 고왔고, 당대에는 아무도 총애를 다툴 사람이 없었어요.”

“그대의 나이가 그러고 보면 과인의 생모보다 많은데?”

‘그러고 보니 내가 주상의 생모보다도 다섯 살이나 많잖아. 아들벌이네.’

“그렇사옵니다.”

그렇지만 여인으로서는 기분이 나빠져 자신도 모르게 새침하게 말하는 정옥빈이었다.

“후후후.........! 그만 옷이나 입지.”

“어머.........!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이제야 자각했다는 듯이 부리나케 옷을 주워 입는 정옥빈이었다.

궁녀로서의 정장이라 할 수 있는 남치마에 옥색회장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 긴 초록 곁마기(당의보다 가벼운 웃옷)를 입은 옥빈은 어여머리를 매만졌다. 보통 오후 네 시에 궁녀들은 서로 교대를 하는데, 이때 오후 당번은 머리모양부터가 취침용인 조짐머리를 했다. 그러나 왕의 기상과 함께 취침까지 꼬박 하루를 같이 하는 제조상궁은 조짐머리를 할 새가 없었다.

그렇다고 지밀상궁들이 조짐머리를 하고 들어온다고 해서 밤에 잤다가는 큰일이 났다. 아무튼 성장을 한 옥빈이 주변을 돌아보다, 새삼 금침에 묻은 앵혈을 보고는 자신도 비로소 여인이 되었음을 자각했다.

아들 같은 군왕이자 이제 내 남자. 알뜰히 보살피고 모셔야겠다는 다짐으로 살짝 입술을 깨물 때 이진이 이 모양을 보고 물었다.

“왜 어디가 불편한가?”

‘당연하지!’

그러나 나오는 말은 달랐다.

“아, 아닙니다. 전하!”

“김개시에게 과인은 안 곳간을 맡기고 싶은데.........!”

‘아! 심상한 관계가 아니로구나!’

비로소 여자로서의 느낌이 오며 둘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정옥빈이었다.

“알겠사옵니다. 전하! 성심성의껏 잘 가르쳐 임무를 수행하는데 하등 지장이 없도록 하겠사옵니다. 전하!”

“옳거니. 내 뜻이 바로 그거야. 하고 그대도 외로울 때는 간혹 밤을 함께 하자고.”

“망극하옵니다. 전하!”

사뿐히 절을 하고 돌아서는데 하체의 통증에 정옥빈은 이마를 찡그렸다. 그러나 평생 처음으로 ‘내 남자’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긴데 대한 기쁨에 비하면 그깟 하체 통증이야 아무 것도 아니었다.

모처럼 정신적 포만감에 젖어 정옥빈은 보거나 말거나 공손하게 절을 하고 뒷걸음으로 천추전을 물러나왔다.

* * *

다음 날 사시 정(巳時 正), 근정전.

만 백관이 품계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도열한 가운데 이진은 의젓하게 보탑에 앉아 왜의 사신 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왜의 사신 단이 입장을 하고 있었다.

대마도주 소 요시시게(宗義調)를 필두로 가신 야나가와 시게노부(柳川調信)와 승려 겐소(玄蘇)가 그들이었다. 삼인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빠른 걸음으로 이진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무엄하다!”

예조판서 정철의 호통을 알아들었는지 삼인이 이진의 10보 앞에서 갑자기 부복해 아뢰었다.

“쓰시마 도주 소 요시시게(宗義調)가 삼가 조선 국왕 전하를 뵈옵나이다.”

“원로에 고생이 많았소.”

이진은 의젓하게 소 요시시게의 인사를 받았다.

“전하! 간파쿠 합하의 친서를 가져왔으니 열람하시고 회신을 바라나이다.”

“상선은 가서 친서를 받아오너라.”

“네, 주상전하!”

김 상선이 종종 걸음으로 다가가 소 요시시게가 내미는 친서를 받아 이진에게 허리 굽혀 전달했다.

이에 왜의 사신 삼인은 곧 양수거지하고 조선 국왕 이진의 하회(下回)를 기다리고, 자연스럽게 만조백관의 시선은 모두 당금의 주상에게 쏠렸다. 그런 가운데 이를 받아 읽어보던 이진의 짙은 눈썹이 갑자기 꿈틀했다.

그러나 곧 그것도 잠깐, 이내 무표정으로 바뀐 이진의 표정이었다. 여전히 가면을 쓴 듯 무표정으로 천천히 읽기를 마친 이진의 시선이, 갑자기 대마도주 소 요시시게(宗義調)에게 가서 번뜩이며, 도저히 어린 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국이 일통되었으니 축하사절을 보내주고, 명나라와 회동하여 협의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과인이 그 중재를 해달라고?”

“무례하다! 감이 왜놈 주제에!”

“감히 미개한 것들이.........”

미처 대마도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진이 손을 저어 만류하니 장내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한 가운데 대마도주 소 요시시게가 답변을 했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곧 간파쿠의 뜻이기도 하옵니다.”

“흐흠.......! 그대들의 뜻은 알았으니, 역관에 가 쉬면서 하회를 기다리도록 하라!”

“네, 전하!”

그들이 전객사의 안내로 근정전을 벗어나자 곧 어전회의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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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뜻 깊은 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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