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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꾸다 in 고려-245화 (245/257)

00245  (30) 화룡점정(畵龍點睛)  =========================================================================

마누엘과 유럽인 일행은 기적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선지자가 되기로 했다.

마치 장판파의 장비가 된 느낌이라고 할까?

신전으로 오르는 입구를 막아선 후 사방에서 밀려오는 적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멀찍이서 활로 나를 죽이려 하다가 그것이 여의치 않다고 생각하자 용맹하다고 자신하는 자들이 접근하였다. 나는 단 한 번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내 영역에 발을 디디는 자들은 예외 없이 저승으로 떠나야 했다.

그와 별개로 신전을 중심으로 수천 명의 군대가 빽빽하게 들어찼다. 내가 처리하는 적병 이상으로 꾸역꾸역 도시 안으로 진입한 적병의 숫자가 더 많았다.

힘이 부쳤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수백 명을 연이어 상대하고 있으니 땀이 흘렀고 기운이 빠졌다. 마누엘이 눈치채고 나를 돕기 위해 힘 좀 쓰는 자들과 합세했지만 잠깐 숨돌릴 여유를 벌었을 뿐이다. 그러자 유혹이 밀려들었다. 나 혼자만이라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유럽인들은 나중에라도 또 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스멀스멀 밀려드는 유혹을 애써 잠재우며 기계적으로 칼은 휘둘러졌다.

그때였다.

누가 쏘았는지도 모를 불화살 하나가 적들 사이에 떨어졌다. 의문이 들 사이도 없이 수십, 수백 개의 불화살이 도시 너머에서 이쪽으로 떨어져 내렸다.

불에 탈 것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황무지에서 불화살이라니? 그러다 하나의 가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가정은 곧 현실이 되었다.

“불이다! 꺼지지 않는 불이다!”

나를 공격하라고 고함을 질러댔던 적의 지휘관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 그중 눈치 빠른 몇몇은 도시 밖을 빠져나가려는 듯했다. 그러나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들이 나를 잡기 위해 도시 안으로 들어와 진을 친 사이 또 다른 군세가 도시 밖 입구를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탈 것도 없었음에도 황무지를 따라 삽시간에 번지는 불에 낙타가 겁을 먹었고 병사들이 겁을 먹었다. 그것을 보던 마누엘은 신의 기적이 일어났다며 성호를 긋고 있었다.

“꺼지지 않는 불……. 이곳은 천연가스 지대인가?”

불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발원지로 유명한 아제르바이잔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고 한다. 그 불은 광야에서 불타오르고 있는데 그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꽤 여러 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유는 풍부한 천연가스 때문이다.

엔릴이 바람과 불, 번개를 다룬다거나 엘리야가 신이 내린 불과 번개로 적들을 죽게 하였다는 이야기가 그냥 나온 것만은 아닌 셈이다. 천연가스는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나나 적들이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문제는 지금 불화살을 쏴대며 도시의 입구를 단단히 틀어막은 군세가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였다.

나를 쫓는 적들이 나를 독 안에 든 쥐처럼 여겨 포위하기를 기다린 것을 보면 미리부터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밖의 군대를 이끄는 자는?

나는 실소했다. 한 방 먹은 것 같았다. 이제야 실타래가 풀린다고 할까?

“저곳으로 가야 한다!”

점점 번지는 불에 우왕좌왕하던 적병은 유일하게 불이 번지지 않는 곳이 고지대에 자리 잡은 엔릴의 사원임을 눈치챘다. 어쩌면 엔릴의 사원을 만든 자들은 이러한 것도 예상하고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연가스가 샐 틈이 없는 단단한 반석 위, 그것도 30m나 높은 언덕에 지은 것을 보면 말이다.

적병은 우르르 나에게 몰려들었다. 아까까지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나를 따른다면 살려주마!”

있는 힘껏 소리쳤다. 그러자 병사들이 주춤했다. 답답한지 고위 귀족으로 보이는 자가 주춤하는 병사의 목을 날리고 나를 공격하여 신전을 차지할 것을 명령했다. 나는 바로 들고 있던 칼을 그를 향해 날렸다.

병사들만 앞세우고 안전을 위해 뒤에만 남았다면 그런 행동이 불가능했겠지만, 화염이 온 도시를 덮자 살기 위해 앞장선 것이 명운을 재촉했다.

나는 병사들을 지그시 노려보았다.

그 와중에 인파에 밀려 이곳까지 다다르지 못했거나 입구로 빠져나가려던 자들의 비명이 쉴새 없이 들렸다. 화염은 그냥 서 있기만 해도 탈진할 정도로 기세 좋게 타올랐다. 주춤하던 병사들의 이마에서 땀이 물처럼 솟자 하나둘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이들을 받아들일 생각입니까?”

마누엘이 다급하게 나에게 물었다. 저들을 신전으로 받아들였다가 숫자가 적은 자신들이 공격당할 경우 꼼짝없이 당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또 다른 적이 나타났다. 이유는 몰라도 그들은 바그다드의 귀족들이 나를 쫓아 여기까지 다다르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유도했다고 봐야지.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군대가 필요해. 이들도 알고 있는 거다. 자신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말이야.”

나와 마누엘의 대화가 생사를 가른다고 보았는지 병사들은 내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기서 내가 손 털면 마누엘로서는 할 것이 없는 상황, 마누엘은 근심스러운 표정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내가 옆으로 비켜나자 병사들이 삽시간에 신전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귀족들도 끼어 있었지만, 그들은 내가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나하나 머리를 날려 버렸다. 그들이 자칫 돌변할 경우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산자르를 겪고 나니 나도 참 냉정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바탕 정리가 되고 보니 신전엔 천명 이상의 무리가 득실거렸고, 도시 전체는 지글거리는 화염만이 존재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밖의 적도 불이 타오르는 동안엔 진입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니 그러한 대치 상황은 한동안 지속할 것이다. 불은 대체 언제쯤 꺼질까? 아니 꺼지기나 할까?

여기서 우리 모두를 죽일 계획이었다면 참으로 냉철한 계획이었다고 칭찬해줄 만했다. 그러나 당장 먹을 식량이 부족한 판에 시간을 마냥 끌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물이라도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지쳤던 기운이 되돌아오자 나는 전신에 물을 적시기 시작했다.

“설마 저 불길을 뚫고 나갈 작정이십니까? 저희는 어찌하고요?”

마누엘이 기겁하며 나를 말렸다. 내가 떠나면 자기들은 꼼짝없이 죽을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나가지 않아도 불이 꺼지지 않는 이상 여기서 다 굶어 죽는 미래는 확정된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마누엘의 눈동자가 연신 떨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지만, 진퇴양난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일단 병사들에게 신의 이름으로 또 다른 적을 상대하기 위한 임시 동맹이 체결되었음을 맹세하도록 만들었다. 불충분했지만 지금으로써는 이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젖은 옷과 두건으로 얼굴과 전신을 감싸고 나는 불길을 헤치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으로 전력질주를 하며 도시 입구까지 다다랐다. 이미 중간쯤 지나갔다고 생각할 때부터 온몸은 바싹 마르고 뜨거운 열기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지만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버티고 도착한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나를 적이라고 생각했는지 화살이 쏟아져 내렸다. 반사적으로 쳐내며 앞을 향해 전진할 때 익숙한 목소리가 공격을 멈출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내 내 앞에 나타났다.

“아쉬네, 당신일 줄 알았지.”

“그대라면 곧 짐작하리라 여겼죠.”

“나를 이용해서 비단길을 차지하고 싶었나? 산자르의 자리를 대신할 속셈이었겠지.”

나는 그녀를 씹어먹을 듯한 표정으로 내뱉었다.

산자르가 나를 죽이도록 부추긴 것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었다. 내가 산자르를 죽이도록 만들고 그런 나를 다시 산자르의 부하들이 추격할 것을 예상하여 이번 기회에 그들을 모두 제거할 속셈이었다. 그럼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하마단의 기병까지 합류시켜서 그들을 굳이 희생양으로 만들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녀의 행동을 생각하니 하마단의 기병은 아마도 그녀가 솎아내고자 하는 하마단의 귀족들과 연관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이번 기회를 빌려 인근의 모든 정적을 다 제거하고 바빌로니아의 재림을 꿈꾸는 것인지도 몰랐다.

아랍이라도 다 아랍이 아니었다. 아라비아반도로 대변되는 중동과 이란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이 속하는 근동은 언어나 문화에서 차이가 있었다.

“제가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겠죠.”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뭐?”

“솔직히 당신이 진왕이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그러나 당신이 강한 것은 사실이죠. 당신은 그 강함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저 가만히 빠져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당신이 손을 내밀기 전까지?”

사실 나는 아직도 그녀의 본심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제대로 모른다. 그러나 순수하게 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진심을 보는 것 같았다.

“산자르가 지금껏 죽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가 지금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멸망시킨 가문은요? 그런 산자르와 당신은 손을 잡았고, 비잔틴과도 손을 잡았으며, 베네치아와 제노바, 심지어 프랑스까지 손을 잡았지요. 정확하게 제 심정을 말하죠. 산자르의 자리에 제가 섰다고 그것이 올바르지 않은 역사라고 말할 이유가 있나요?”

“나와 손을 잡고 싶어서 저지른 일이라고?”

“착각이 심하군요. 당신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그녀의 차가운 냉소에 나는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은 그녀의 심정이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아테네는 민주정 시대였죠. 당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에 졌어요. 스파르타는 아테네의 민주정을 무너트리고 ‘30인 참주정’을 지배 체제로 삼았죠.”

“망각의 역사를 말하려 함인가?”

“그대는 아는 것이 너무 많아요. 그것이 내 의심의 동기지요.”

“신이 계시해주었다는 말보다는 그럴듯하군.”

“그래서 신을 더 믿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아테네는 이후 30인 참주정을 무너트리고 민주정을 회복한다. 마치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하여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광복 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그것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았다. 그것이 다른 선진국이 아닌 우리나라여서 그렇다고 자책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미 기원전 아테네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아테네가 민주정을 수립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30인 참주정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정한 것이다. 한 마디로 그때의 역사를 모두 지워버려 수치스러운 과거와 함께 참주에게 협력했던 지도층들의 부끄러운 기억까지 모두 지워버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두운 과거를 잊고 밝은 미래를 봐야 한다고 외쳤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가 아닌가?

“대민국이 존재하던 과거에도 비슷한 일은 있었죠. 페르시아 제국이 들어서자 과거 파르티아의 당시 역사가 묻혔고, 중국엔 당이 들어서자 대민국의 역사가 묻혔죠. 분명 그들 중에는 엄연히 파르티아에서 귀족 혹은 관리였던 자가, 대민국도 마찬가지죠. 확실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로마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아테네의 비극이 되풀이되었어요.”

“그래서 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당신이 만들겠다는 것인가?”

“하마단이 고대부터 왕의 도시인 것은 왕만이 공식 기록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마단의 다른 이름은 기록과 기억입니다. 하마단이 존재하는 한 진실은 존재한다. 선조의 유훈이었지요. 그리고 그러한 유훈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온갖 전설과 설화를 이용해야 했어요. 그 시대의 지배자들이 가장 듣기 원하는 달콤한 말을 해주고 안전을 보장받았지요.”

“진왕 역시 그렇다는 말로 들리는군. 굳이 내가 아니라도 적합한 사람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었겠지.”

“맞아요.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 생각이 많이 흔들려요. 지금껏 전설과 신화를 이용한 것은 우리만이 아니었어요. 지배자 역시 혹은 우연히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배덕자와 욕망자까지 여럿이었지요. 때론 우리가 희생의 대가를 치러야 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초지일관한 사람은 드물었죠.”

“원하는 것을 얻으면 본색을 드러냈다는 거겠지.”

“맞아요. 그러나 당신은 달랐죠.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당신은 매우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였어요. 대체 무엇을 하려고 목숨을 걸고 동분서주하는 것일까? 왕으로서 편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말이에요.”

“내가 역마살이 있는 모양이지.”

그녀의 진심을 가감 없이 듣게 되자 긴장이 풀렸는지 실소가 나왔다.

“당신이 환생자인지 진왕인지는 이제 중요한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전설을 믿는지 아닌지도 중요한 것이 아니고요. 선조가 세웠던 유훈에 당신이 가장 근접해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에요.”

“정확하게 말해봐. 그 유훈 말이야. 토시 하나 빼지 말고.”

-역사는 승자의 것이니, 지금에 와서 전모가 밝혀진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무릇 사람을 앎에 가까이 보지 말고 멀리 보아야 그 진체(眞體)를 알 수 있으니, 모두 옛 사례를 본받아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그녀의 낭랑한 음성이 끝맺자 나는 당장에라도 털썩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잠시 말을 잇지 않자 그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내게 말했다.

“역사가 승자의 것이라면 하마단이 진실을 기억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모순되지요. 나는 아직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요.”

과거 삼국지 초기 시절, 나는 몇 가지 예지몽 같은 꿈을 꾸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저 대화였다. 그리고 이제야 그때의 대화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분명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의 꿈에서 일방적으로 듣고 있던 사람은 약관의 이준경이었다. 그리고 화자(話者)는 민 제국의 태조가 된 이준경이었다. 모두가 나인 것이다. 훗날 내가 선양까지 받을 수 있게 된 전모를 알게 되었을 때의 죄책감이 바로 저런 묘한 회한으로 표출했다. 그리고 그때의 말은 아마도 실록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이해하는 모습이군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요.”

“세상에는…….”

삼국지 초기 시절에 나는 자의식을 찾기 위해 몸부림쳐야 했다. 그때 얻은 결론은 고등학생 때 탐독했던 햄릿이었다.

-호레이쇼, 세상에는 자네의 철학으로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이 있다네.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존재하지. 잊힌 기억을 담고 있다고 해도, 그 기억이 진실과 동의어가 될 수는 없어.”

“하지만 누군가에겐 진실이 될 수 있지요. 그 누군가는 다수일 수 있고요.”

“파르티잔의 부흥도 동시에 이루고?”

“욕망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죠. 그리고 그것이 그대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가요?”

웃음이 나왔다. 제대로 한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 작품 후기 ============================

전자책에 넣은 서문의 일부분입니다. 고려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것같아 올립니다.

‘고려’란 제목은 단순히 그 시대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며, 5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고려(高麗)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도 일부 담겨 있지만, 그 시대 전체를 아우르는 생각, 고려(考慮)를 담고자 했습니다. 또한, 타인의 사려(思慮)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는 고려(高慮)를 그리려 했으며, 영웅적인 활약에 힘을 내고 격려가 되는 고려(鼓勵)를 심고자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돌이켜 생각하고 앞일을 헤아려 고민해 보이는 고려(顧慮)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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