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86 (24) 연징취영(淵澄取暎) =========================================================================
“받아도, 받지 않아도 여당으로서는 낭패인 상황이로군. 민영화를 공공 이익과 사익을 절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끌고 가버렸으니까 말일세. 이건 논리적으로든 국민감정을 생각해서든……. 그러니까 외통수로군.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대통령과 공개 오찬자리를 계속 노렸던 것이로군. 생방송 중이었으니까 편집도 곤란하지.”
“대통령과 여당으로서는 민영화 문제가 수면에 올라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주제로 눈을 돌리려 하겠지요. 아마도 브리핑 내용은 민영화 찬성에 대한 대전제에 대해 새녘당이 여당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으며 세부 내용은 구체적인 협상을 통해 국익이 우선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아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씻어 드리겠습니다. 정도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아마도 대한당의 원내대표가 저희 당 원내대표인 박영출 의원에게 전화를 거시지 않을까 싶군요. 이 건을 계속 이슈화하지 않는 대신, 법안 딜로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나는 앞에 놓인 냉수를 벌컥 들이켰다.
뜨거워졌던 가슴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했군. 오늘 이 대표의 발언을 수면 아래로 덮기에는 최소 한 달은 시끄러워질 주제이긴 하지만 눈 돌아갈 사건이 하나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잦아 들 테지. 처음부터 법안 딜을 생각했나 보군. 나한테 털어놓은 것을 보면 우리 역시 협조해달라는 뜻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정치자금법 개선법안을 대한당과 합의하여 법사위로 넘기지 않겠다고 한 것을 터트리겠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대한당이야 원래 그런 당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국민당은 그런 대한당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줄곧 제1야당 자리를 지켜왔다. 밀실 합의로 지지도가 떨어진다면 대한당보다 국민당에게 치명적이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우리나라 정치는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네. 그건 자네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정치에 돈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무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법이 잘못되었지요.”
“법이 잘못되었다고? 우리나라의 정치자금제도는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강력한 수준이네.”
“그러니까 밀실 합의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너무 강력하니까 어길 수밖에 없고, 그걸 국민에게 걸리면 안 되니까……!”
제법 힘주어 이야기하자 국민당 대표는 안경을 벗고 알을 닦기 시작했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2004년 이후 개선된 정치자금법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강력한 법이었습니다. 기존 법을 개혁하는데 대표님께서도 앞장서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 저는 정치 후배로서 존경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목회 사건에서 보듯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당사자들이 법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뒷거래를 서슴지 않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규제는 강력했지만, 투명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이지요. 말로만 강력하면 무엇합니까? 지금도 그 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손을 꼽을 정도인데……. 그냥 국민에게 우리는 이렇다고 광고하는 효과 외에 남은 것이 있습니까?”
“실질적으로 투명성이 확보되고 있는지 회의적이라는 견해로군. 그러나 정치는 맑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때로는 숨겨야 할 것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내 신념과 다른 거래를 성립시켜야 하는 예도 있지. 정치는 결과라는 말, 무슨 뜻인지 정녕 이해하지 못하겠나?”
“과정이 있어야 결과도 있는 법입니다. 지키라고 만들어놓은 법, 지킬 자신이 없다면 그에 걸맞게 바꿔야지요. 차라리 필요한 만큼 정치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법을 바꾸고, 그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투명한 감사가 뒤따르면 됩니다. 민영화, 큰 이슈이긴 하지만 양보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민영화를 다시 공영화로 바꾸는 것은 돈의 문제일 뿐 정권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위험한 발언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나는 전생인지 꿈인지 모를 기억을 통해 많은 통치 경험을 쌓았다.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시급히 해야 할 일에도 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가 이뤄지면 결과물 하나가 나오는 일도 있고, 파생되어 열이 나오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국회 들어와서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입법 조사처에 들르는 것이었습니다. 보좌관 3명에게 정치행정, 경제산업, 사회문화의 대분류를 던져주고 최근 10년간 발제 된 문서 중 가장 시급한 것 10개를 개인적으로 꼽아보라고 시켰습니다. 그 사이 저는 뭘 했을 것 같습니까? 저는 그 대분류를 12가지로 나눴습니다. 정치의회, 법제사법, 외교안보, 안전행정, 재정경제, 금융외환, 산업자원, 국토해양, 교육문화, 과학방송통신, 보건복지여성, 환경노동……. 제가 그걸 다 아우를 수도 없으니 저는 그중 하나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뭘 선택했을까요?”
속사포처럼 내뱉는 나의 말에 국민당 대표는 기에 눌린 느낌이었다.
“제가 선택한 것은 정치의회였습니다. 법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민영화 같은 문제는 언제든 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항만 민영화 사업의 로드맵은 앞으로 20년간 장기적으로 추진되며 이번 정권에서는 총 3단계 중 1단계를 실행하게 됩니다. 사업자 선정과 지분 25% 매각까지입니다. 국민당이 다음 정권을 잡는다면 현 정권이 세운 로드맵 그대로 갈까요? 전시작전통제권 같은 중차대한 문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말입니다. 저는 정치인들이 5년을 볼 것이 아니라 부디 100년을 보았으면 합니다.”
“100년…….”
“그렇습니다. 100년이란 시간을 놓고 보면 민영화 논쟁 같은 것은 티끌에 불과합니다. 영국이 홍콩을 99년간 조차(租借)하면서 남양 자치령에 반환되리라고 당시에 생각했을까요? 저는 법안 딜이 들어온다면 생각해둔 법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당의 경우에만 회계보고 제출 전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거치도록 하고, 선거후보자는 자체감사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정치자금법 41조에 명시하고 있는데 검증과정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독일, 프랑스같이 국고보조로 선거를 부족함 없이 치르도록 해주고 선거후보자도 자체감사의견서가 아닌 선거 중 공인회계사를 통한 외부 감사를 시행하고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이 그나마 투명한 정치를 보장받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비리가 들통 나면 무소속이라면 일정 기간 이상 선거권 박탈, 정당 공천이라면 해당 지역에 일정 기간 이상 출마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려 합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은가? 국민이야 좋아할지 몰라도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 초년생에게 훈수를 제대로 두겠다는 것인지 격정적으로 팔짓을 하며 설명하려던 국민당 대표는 흠칫 말문을 닫고 말았다. 아차 싶었을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만약 여당에서 거부한다면 이런 의회법은 어떻습니까? 2013년 세계 부패인식지수평가에서 1,2,3위를 차지한 덴마크, 뉴질랜드, 핀란드 법 중 아무거나 하나만 도입하자고 말입니다. 아, 거기서 우리나라는 몇 위인지 아시고 계십니까? 46위입니다. 46위! 올림픽 순위는 기를 쓰고 올리려 하면서 이런 건 왜 올리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국회의원들이 제발 태릉선수촌에 있는 선수들만큼 보람찬 땀을 흘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 나라들과 우리나라는 정치 상황이…….”
뻔한 변명이지만 자주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본인도 인식은 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님 표정을 보니 여당에서 그것도 거부할 것이 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아쉬운 대로 가장 약한 법안을 내밀겠습니다. 그것도 해주지 않겠다면 오늘부터 그동안 있었던 협상 내용 모두 공개하지요. 판단은 국민이 내려주지 않겠습니까?”
“이 대표가 약한 법안이라고 말해도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군. 나는 지금껏 이 대표에 대해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어.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차기 총선의 승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 그것이 이 대표의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란 것이겠지. 그래, 그 약하다는 법안까지 마저 들어보세.”
그는 이제 더 놀랄 기운도 없다는 듯 의자 깊숙이 몸을 묻고 머리를 뒤로 젖혔다.
“의회 위증 제도 개선법안입니다.”
“미국과 영국식으로 가자는 건가? 선서거부를 하면 의회모욕죄를 적용시키고, 증인의 묵비권을 박탈하여, 무조건 증언을 하고 그 증언의 허위 여부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는 법안? 아마 이번에 국정원장이나 장관들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선서 거부를 한 것에 대해 이슈를 만들기 위한 것인가?”
“아니지요. 그것뿐이라면 굳이 법을 내놓을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상은 더 포괄적입니다. 국회의원, 인사청문회 공직후보자, 현직 장차관 모두 포함됩니다.”
“허.”
그는 얼굴을 뒤로 젖힌 채로 탄식을 내뱉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서 위증에 대한 증감법을 적용하겠다. 이건가?”
증감법은 위증에 대해 법을 가중하는 조항이다. 국회 출석하는 증인들이 위증하면 단호한 처벌을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기는 한데 선진국에 비하면 허점이 있었다. 의회법들이 대체로 이런 식이다. 법안 자체는 선진국을 따라가는데 미진한 점들이 꼭 껴 있다.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다른 이슈로 물타기가 되었습니다. 우연의 일치든, 아니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신들에게 불리할 때면 어김이 없었지요. 그리고 그 진원지는 항상 국회의원의 발언이었습니다. 국회 안에서는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한 것이지요. 연봉을 줄이겠다, 보좌관을 줄이겠다, 같은 지엽적인 권리 내려놓기보다 차라리 이 한 가지를 면책 특권에서 빼는 것이 소모적인 정쟁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나은 방법이 아닙니까? 최소한 자기가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지자는 것입니다.”
“하나같이 여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야. 통과될 리가 없어.”
“그럼 저와 내기하시겠습니까?”
“내기?”
“제가 열거한 법안 중 하나는 반드시 여당이 받아들인다에 제가 걸죠. 대표님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에 거십시오. 이기는 쪽이 원하는 법안 한 가지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말입니다. 대표님께서 여당 대표를 만나 미리 언질을 해주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이긴다면 대표님에게 제안할 법안은 금융 관련으로 야당에서도 크게 거부감이 없는 법안입니다. 대표님께 손해가 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젖혔던 얼굴을 들었다. 손에 쥔 안경을 고쳐 쓰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매는 복잡미묘했다.
“손해를 보지 않으면 당연히 내기하는 것이 정상이겠지. 그러나 어쩐지 그 제안도 우리 모두의 목을 옥죄는 것은 아닌가 싶구먼. 그럼에도, 자네의 내기를 수락하지. 자네가 열거한 법안들은 여당이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법이기도 하고, 만약 그 법 중 하나라도 여당이 받아들인다면……. 자네의 정치력은 이미 여당 이상이라는 뜻이 될 테니까. 그러니 나는 자네와 손을 잡는 것이 앞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뜻이겠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손을 잡았다.
“자신감은 좋지만, 잊지 말게. 정치판이 개인에게 좌지우지될 정도였다면 나는 자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우리나라를 바꿔났을 걸세.”
국민당 대표가 방을 나갔다. 아직 휴식 시간은 남아 있었으니 자신에게 배당된 별실로 들어가 생각을 정리할 심산인 것 같았다.
그가 문을 닫자 나는 온몸에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와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석 보좌관이 들어왔다.
나는 깍지로 머리를 받힌 채로 그에게 말했다.
“수호전의 첫 장을 넘기면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 아나? 북송 인종 시대에 역병이 돌고 민심이 흉흉하자 명망 높은 도사에게 역병 퇴치를 위해 기도를 올려 달라고 부탁하면서부터지. 황제의 어명을 가진 사신이 도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전각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복마전(伏魔殿)이란 곳을 발견했다네. 열지 말라고 경고가 되어 있었는데 그는 호기심에 문을 열지. 그러자 굉음과 함께 온갖 괴영이 그곳을 빠져나왔네. 도사가 때마침 돌아와 말하길 복마전에 갇혔던 마왕 108명이 세상 밖으로 나가 나라에 큰 소동을 일으키리라고 탄식을 했네. 아이러니하게도 전반부를 그렇게 써놓고 후반부는 간신에 대항하는 의협으로 꾸며버렸네. 물론 각자의 억울한 사연이야 소설에서 다 설명하지만 그렇다고 부정부패,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 쉽게 말하면 악당끼리 기득권을 놓고 다퉜단 말일세. 그저 법대로 양심대로 살아가는 백성만 불쌍한 꼴이지.”
“그런 소설이 있었습니까? 임꺽정이나 장길산도 따지고 보면 의원님이 말씀하신 소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 나른했던 마음이 확 깨는 느낌이 들었다. 맞다. 내가 기억하는 것이 맞는다면 수호전이란 소설 자체가 없어야 맞았다.
“복마전의 어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혹시 자네 아나?”
“아, 그 정도는 알고 있지요. 주희가 예학(禮學)에서 꺼낸 말이 아닙니까? 그 서두에 율학과 유학의 집대성은 복마전을 세우는 것과 같다고 적었지 않습니까? 인간이 추구하는 사사로운 이익은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라질 수 없는 마(魔)와 같은 것이니 저마다 심중에 마를 가두는 복마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저도 젊은 시절 동양 철학은 좀 파봐서 아는데 더 설명해 드릴까요?”
복마전은 본래 수호전에서 처음 등장하는 단어다.
나는 손사래로 더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을 알렸다. 잠시 눈을 감았다. 나도 모르게 피식 실소가 지어졌다.
*
“컥!”
이규의 눈이 돌아갔다. 노지심의 죽창이 허리 살점을 한 움큼 떼어내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외마디 비명과 함께 혼절한 것이다.
나는 이규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여기저기 난 상처도 위중했지만, 방금 허리의 상처가 너무 치명적이었다. 응급조치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과다 출혈로 사망할 가능성이 컸다.
공손승이 그런 이규를 보며 혀를 찼다.
“죄업이 많습니다. 미간의 흉성(凶星)이 이리도 짙은 자는 처음 봅니다.”
“나는 죽이는 재주는 있어도 살리는 재주가 없네. 죽게 버려두든 살리든 그대 뜻대로 하게.”
“제게 살릴 재간이 있다고 보십니까?”
“내 머리 위에 번개를 만드는 놈도 처음 보았네. 그런 번개를 없애고 축지법을 쓰는 자네라면 필요하다면 죽은 놈도 살릴 수 있을 것 같군. 금고아(金?兒)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고.”
금고아는 손오공을 옥죄던 머리테의 이름이다.
사실 이규에 대한 기대감이라기보다는 공손승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하하하, 저보고 삼장법사가 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게 따지면 금고아는 장군이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금고아는 고통을 상징하는 고행 도구라고 들었네. 그래서 부처에 오른 자는 저절로 풀린다고 하지. 나는 이미 투전승불이지 않은가?”
“삼은께서 장군을 그리 칭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과연, 장군의 말도 일리가 있군요. 서유기가 불가와 도가를 모두 담고 있으나 주(主)는 불가의 깨달음에 있습니다. 그러하니 이번 여정을 서유기에 견줘 도가의 깨달음을 후세에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군요. 삼장법사는 호위를 셋 두었지만 저는 욕심이 많으니 장군께서 인정한 악인들은 모두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자 사대강 패거리가 화들짝 놀랐다.
강북의 이선보다도 사문 중 하나에 속하는 강남의 모산파가 이들에게 정신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더 컸다. 혹시나 자신들 머리 위에 정말 금고아를 채울까 봐 머리를 붙잡고 주춤주춤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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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서는 현대편을 쓸 계획이 없습니다. 있더라도 먼 나중입니다. 고려편에서 이야기를 다 끝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