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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꾸다 in 고려-88화 (88/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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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전극(電戟)

일가를 허락받은 것은 아버지와 동생에게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별 감흥이 없는 일이었다. 원래 되어야 할 일이 이뤄진 것뿐이니 말이다. 그러나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덕분에 며칠을 이곳저곳에 불려다니며 인사치레를 해야 했다.

어느 정도 아버지와 동생의 기쁨이 가라앉을 때쯤 곡주의 기반을 그곳으로 옮기라고 충고했다. 아버지와 동생은 내 제안을 고민도 하지 않고 수락했다. 내가 그곳에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동생은 나와 같이 전장을 누빌 수 있다는 생각에 어지간히 흥분되는 눈치였다. 아직 십 대인 동생의 눈에 내가 정말 멋져 보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아버지와 동생이 떠나고 나서야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유신의 집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이십 대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난 정지상과 윤관의 막내아들로 올해 십 대 중반인 윤언이를 대면할 수 있었다.

“장군의 대명이 서경까지 들리더이다. 요를 상대로 역발산기개세를 보였다고 하도 소문이 자자하여 내가 왜 그 자리에 없었는지 땅을 쳤지요.”

정지상이 이죽거리며 넉살을 늘어놓는 모습은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아버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정지상이 동(動)이라면 윤언이는 정(靜)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유신까지 모여 한 차례 근황을 나눈 후 본격적으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유신이 정지상과 윤언이를 선택한 이유를 말이다. 경험이 적은 탓에 생소한 포진에서는 고민하는 듯했지만 한번 깨우치면 일취월장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나와 비교할 수 없는 경지에 있었다.

당식도 능숙하여 며칠 교류를 가지다 보니 유신과의 실력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까지 되었다. 그러나 유신은 불만족스러운 듯했다. 자신을 상대로 압살할 정도가 되어야 주송과 이일민을 상대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러다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정지상과 바둑을 두고 있던 유신이 각혈하며 쓰러진 것이다. 이제 그의 천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유신이 쓰러진 것을 우려하여 숙종 역시 내의 최사전을 보냈을 정도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송이 벽란도에 도착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그는 벽란도의 관리를 통해 송의 도강들이 무역 전에 의례 하는 절차로 조정에 토산물을 바쳤다. 그리고는 흥왕사를 찾아 자신을 상대로 승리했던 승려를 찾았다고 했다.

이미 열반에 오른 노승을 대신하겠다고 유신이 흥왕사에 미리 운을 떼었던지라 그 소식은 빠르게 개경으로 흘러들었다. 유신의 의식이 불명인지라 약속을 미뤄야 할지 논쟁이 있었지만, 정지상은 천재다운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자신이 나서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내가 보기에는 아직 정지상의 기력은 유신과 별다를 바가 없었지만,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천외천을 보지 못하는 한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결국, 대국 날짜가 잡혔고 그날이 왔다.

송의 부유한 도강이라 그런지 주송은 벽란도에서 꽤 유명한 객잔 하나를 통째로 빌렸고, 그곳을 대국 장소로 삼았다. 소문을 듣고 달려온 많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이층으로 이루어진 객잔의 일층 집기가 모두 치워지고 한가운데 단상이 마련되었다. 이층 난간까지 구경꾼으로 가득 메워지자 더운 여름 날씨까지 합쳐져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의 열기를 자랑했다.

나와 정지상, 윤언이가 가운데로 나서자 상대편에서도 세 명의 인물이 걸어나왔다. 노인, 중년인, 청년으로 이루어졌는데 중년인은 주송이었고, 노인은 보나마나 이일민이 분명할 것 같았다. 정지상과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청년의 정체만 알 수 없었는데 그가 포권하며 자신을 소개했을 때 나는 내심 억 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생 이준(李俊)이라 합니다.”

주송이 말하길 자신이 이끄는 상방의 유능한 후기지수라고 했다.

‘맞다. 혼강룡 이준은 염상(鹽商) 출신이다. 그는 심양강을 장악하여 일대에 명성을 떨쳤지. 아직은 그가 독립하여 심양강을 장악하기 전이로구나.’

심양강은 남부를 흐르는 주장강과 하남의 양자강을 잇는 강이다. 수호지에서 뛰어난 수영솜씨와 배 다루는 솜씨로 이름을 날린 그는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아 소설 상에서는 일국의 왕이 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무예도 만만치 않았던 것을 보면 이일민이나 주송 둘 중 한 명의 제자일지도 모른다.

한편, 이일민은 우리가 나설 때부터 인상이 좋지 않았다. 잔뜩 기대를 품었는데 어린놈들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의 첫 마디에서도 그런 불편한 심경은 그대로 나타났다.

“혹시 더 올 사람은 없는가?”

제자인 주송이 그랬던 것처럼 나이 지긋한 선풍도골의 노인이 자신에게 나타나 전력을 다해 기력을 겨뤄보고자 했던 마음이 산산조각 부서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불민하지만 제가 어르신을 상대할 것입니다.”

“너는 흥왕사의 노승과 무슨 사이냐?”

“노승의 기우(棋友)께서는 제게 스승이나 다름없습니다. 스승께서 위중하지 않으셨다면 응당 이곳에 직접 나오셨을 것이나 그렇지 못한 것을 이해해주십시오.”

“내가 누구인지는 아느냐?”

“중원에서 대명이 자자한 삼절오은의 일인을 어찌 몰라보겠습니까? 그중에서도 바둑과 시, 무예에 능통하다 하여 태호삼기(太湖三技)라고 불리는 명숙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태호 인근에 거주하고 있어 그런 명호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말없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영 이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후학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손해라고 생각했을까? 그는 주송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제자와 한 번 겨루어 보아라. 만약 제자를 이긴다면 내가 응대해주겠다.”

이일민이 자존심 때문에라도 쉽게 응하지 않으리라고 예측했던 정지상은 예상했던 바라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내가 먼저 끼어들었다.

“제자를 이긴다면 그것을 승으로 간주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건 또 무슨 말이냐?”

“세 판으로 승부를 가늠하잔 말입니다.”

정지상의 기력이 어느 정도 통용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상대에게는 미지에 감춰져 있는 상태다. 한 판이라도 대국을 먼저 치른다면 이일민이 정지상의 약점을 파악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지느니 최소한 역전의 발판이 필요했다.

“즉, 제자가 지는 것은 나의 패와 같다. 그러니 이후 나와 대국을 하면 내가 일 패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겠지?”

“맞습니다.”

“좋다. 수락하겠다.”

이일민은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혹여 제자가 지더라도 그것은 자신이 상대에게 원하던 최소한의 수준이니 오히려 바라던 바일 것이다.

주송과 정지상이 바둑판에 마주 보고 앉았다. 당식으로 진행된 바둑은 서로 빠르기를 시험하기라도 하듯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내가 미처 수를 생각하기도 전에 정지상은 주송의 의표를 찔렀고 주송은 정지상의 묘수를 두텁게 방어하며 장기전으로 몰고 갔다. 일백 수가 넘어가자 나는 수 읽기를 포기하고 이일민을 주시했다. 처음 이일민의 눈빛은 정지상의 수를 보고 호기심으로 가득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사람들의 환호로 보아 정지상이 이기고 있는 것은 확실했으나 접전이었다. 이일민으로서는 정지상이 자신을 이길 수 없음을 확신하며 김이 빠지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일백오십 수만에 주송이 패배를 인정했다. 집 차이는 얼마 나지 않았지만, 형세가 외통수라 이대로는 실수를 만회할 수 없다고 보았던 것이다.

정지상은 땀방울이 송글했지만 얼굴은 희열로 가득 차 있었다. 그만큼 접전이었다는 뜻이리라. 나는 정지상에게 충고를 해주고 싶었지만, 이일민과의 첫판은 그냥 지켜보기만 하기로 했다. 실력의 차이를 여실히 깨닫지 못하는 한 정지상의 자만은 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과 반 시진 뒤 정지상의 낯빛은 하얗게 변해있었다. 129수 만에 대마를 포획 당하면서 패배가 확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바둑이 1시간 이내에 끝난다는 것은 완패나 다름없었기에 정지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굴욕이 뒤섞여 있었다.

그런 정지상에게 이일민은 친절히 대응 수를 알려주었다.

“하변의 내 팻감을 받지 않고 그냥 패를 없앴었다면 대국이 더 길어질 수 있었을 텐데, 그것을 보지 못한 모양이군.”

결국, 129수 이후 무의미한 10수를 더 둔 다음에야 정지상은 패배를 시인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대마가 잡히면서 지는 바람에 정지상의 의식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그 시간은 조언의 시간도 될 것이다. 나는 이일민에게 마지막 판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자고 제의했고 이일민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장내는 소강상태가 되었다. 주송을 이겼을 때 환호하던 인파도 이일민의 강함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끝났다고 여기는 눈치였다.

윤언이는 정지상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연방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이미 까마득한 실력의 차이를 느꼈는지 온통 혼이 빠진 상태였다. 나는 그런 정지상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고통이 상당했을 것이다. 머리를 부여잡고 큰 소리로 나에게 소리치려고 하던 정지상의 입을 틀어막고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똑똑히 봐.”

나는 뭉툭하게 다듬은 흑연으로 종이에 작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입 막은 내 손을 애써 떨치려고 했던 정지상은 내 손이 빨라질수록 점차 눈빛에 광채가 일기 시작했다.

나는 그제야 정지상의 입에서 손을 뗐다.

“한 번이야. 딱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이런 걸 알면서 왜 연습에서 전혀 써먹지 않았지?”

“나는 너처럼 천재가 아니야. 발상은 할 수 있지만 그걸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너와 이일민의 차이는 첫 열 수에 달렸다. 그의 행마가 제비와 같이 신속하다면 너는 더 높은 곳을 나는 독수리가 되어 관찰하고 또 관찰하여 일순간의 빈틈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당식이 아닌 고려식의 전투 바둑 형태로 몰고 가면 정지상의 계가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자면 포석이 중요한데 당식을 상대하기 위해 당식을 연구하다 보니 오히려 고려식의 장점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지적하기에는 정지상이 나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내가 그보다 나은 것은 약간의 이론뿐이었다.

정지상이 성큼성큼 중앙으로 나갔다.

정지상의 표정이 아까와 확연하게 바뀌자 이일민의 눈빛은 이채를 띠고 있었다. 무엇을 믿고 이리도 일변했는지 궁금했으리라.

그리고 몇 수가 지나지 않아 이일민이 노기를 띠며 정지상을 질책했다.

“질 것이 분명하니 바둑을 한낱 웃음거리로 만들고자 하는 것인가!”

그가 역정을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둑은 필연적으로 귀에서 변으로, 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진다. 그런 뜻에서 보자면 지금 정지상의 수는 듣도 보도 못한 수일 것이다. 정지상은 귀와 변을 포기하고 중앙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정지상은 이일민의 역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네(四) 귀를 잡으면 지려야 질 수 없는 것이 바둑이다. 지금 이 형세가 나를 조롱하려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아직 바둑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말은 대국이 끝난 다음에 하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정지상이 의연하게 대처하니 이일민은 앓는 소리를 내며 거칠게 착점했다.

“그 자신감을 믿어보겠다. 만약 이대로 네놈이 맥없이 무너진다면 나는 네놈이 고려에서 어떤 자리에 있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정지상은 이일민이 네 귀의 실리를 차지하든 말든 묵묵히 중앙에 세력을 구축했다. 오십 수가 넘어가자 이일민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네 귀에 소형주택 네 채를 지었다면 중앙은 어느새 네 귀의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을 대저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수가 있었다니.”

그는 침음하며 중앙에 전투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미 묵묵히 쌓아놓은 두꺼운 벽이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마치 거미줄처럼 촘촘히 완성된 중앙은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마치 도덕경에서 흔하게 언급되는 천망회회 소이불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트리지 않는다는 말이 바둑판에 재현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바둑에서 한때 주목을 받았던 다케미야의 우주류였다. 처음에는 누구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이후 파해법이 속속 알려지면서 간간이 묘수로 쓰는 용도가 되었다. 그러나 낭만 포석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당시 젊은 기사들은 흉내 내기에 열을 올렸었다. 그것은 나 같은 아마추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너무도 대담하고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딱 한 판이라면 아무리 이일민라도 이길 수 있다.’

정지상이기에 가능했다. 내가 아무리 우주류를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수 읽기를 못하고 복잡한 집 계산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일정 수준 이상인 정지상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귀를 포기하고 중앙에 미리 돌을 집중함으로써 전투에 강한 고려식의 강점을 살릴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긴 장고를 거쳐 199수 끝에 이일민이 표정을 잔뜩 구기며 돌을 던졌다. 1989년 후지쓰배에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조훈현을 꺾은 다케미야의 우주류가 떠오르는 한판이었다.

한 수 한 수 신중을 기했던 정지상은 이제야 긴장이 풀리는지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그런 정지상을 향해 이일민이 외쳤다.

“확실히 중앙을 점하는 묘수는 놀라웠다. 그러나 약점도 만만치 않더구나. 다시 둔다면 나는 정 공자 자네를 이길 자신이 있다. 그것도 정 공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확실히 우주류는 보기에는 화통하고 매력적인 포석이지만 약점도 만만치 않았다. 이일민 같은 고수의 눈에는 그것이 보이는 모양이었다. 정지상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약속한 대국이 끝났는데 인제 와서 다시 두자고 하심은 너무하신 것이 아닙니까?”

“그냥 두자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이긴다면 원하는 조건이 무엇이든 내가 들어주마. 내가 이긴다면 내가 머무는 동안 지금 사용한 포석을 기보로 남길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할애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는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여겼는지 덧붙였다.

“설사 원하는 것이 내 무공이나 제자의 전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응해주마. 어떤가?”

주변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삼절오은의 무공을 얻을 기회가 어디 그리 흔한 것이랴. 양자강의 교역을 주름잡는 주송의 재산은 또 얼마나 엄청난 것일까?

자신의 재산을 스승이 마음대로 논하고 있음에도 주송의 표정은 태연했다. 다시 겨룬다면 스승이 반드시 이기리라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본래 실력에 우주류라는 경험이 더해졌으니 정지상에게 불리한 것은 틀림없었지만 나는 오히려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애써 거절하려던 정지상의 팔을 끌어당기며 외쳤다.

“정 공자가 이긴다면 저자를 내어 주십시오.”

내가 지목한 사람은 혼강룡 이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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