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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꾸다 in 고려-23화 (23/257)

00023  (3) 거경신(居敬信)  =========================================================================

중년 승려가 결심했는지 손을 모아 게송(揭頌)하고는 자신을 따르는 한 떼의 승려에게 지시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승려를 더 모으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사라졌고, 남은 자 중 젊은 승려들이 자신이 입고 있던 가사(袈裟)를 풀러 준경과 여진 노예들에게 걸쳐주었다.

준비가 끝나자 준경은 여진 노예들을 둥글게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홀로 먼저 정문을 통과하겠다. 내가 방문한 목적을 알려고 물을 것이니 그 틈을 노려 나는 둘을 제압하겠다. 내가 손짓을 하는 즉시 동원의 북쪽 기둥과 남쪽 기둥에 얇은 칼집을 낸다.”

눈치 빠른 여진 노예 하나가 주위만 들리게끔 나직하게 말했다.

“연기를 내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불을 지르려는 것이군요.”

준경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젖은 나무에 불을 붙이려면 불이 쉽게 탈 수 있는 마른 면을 확보해야 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북부에서는 젖은 나무의 겉껍질을 벗겨 낸 다음 같은 방법으로 속살을 몇 번 더 얇게 깎아냈다. 종이처럼 얇게 벗겨진 나무 속살에 불을 붙이면 불이 타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빠르게 불을 붙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진 노예들은 그다음 과정을 말하지 않았다. 어떻게 불을 키울 것인지 방금 이야기에서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설명을 마친 준경은 이자겸에게 빌린 도를 여진 노예 한 명에게 맡기고 홀로 터벅터벅 정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가는 도중에 잠시 허리를 굽혀 땅바닥에서 양손에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정문은 두 사람이 지날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문으로 문짝이 없는 개방형 구조였다. 어둠 너머로 팔각 보탑이 어슴푸레 보였다.

“야심한 시각에 무슨 일이냐?”

정문을 넘기도 전에 팔각 보탑 뒤에서 걸쭉한 음성이 들려왔다. 목소리에는 약간의 취기도 섞여 있었다. 겨울 날씨다 보니 술을 마시며 추위를 잊었던 모양이었다.

준경은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만큼 옹알이를 하며 팔각 보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팔각 보탑 뒤에서 준경을 지켜보던 두 명의 무승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옹알이하는 준경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가끔 행자(行者)로 들어오는 이들 중에 정신 나간 놈들이 있다더니.”

취기가 살짝 오른 무승은 보탑 뒤에서 나와 준경을 문밖으로 밀치려 했다. 가끔 정상적인 사람 구실을 못하는 녀석들을 부모들이 사찰로 데리고 와 행자로 맡기는 경우가 있었다. 한마디로 절이 부양기관이 되는 것이다. 승려가 되겠다는 사람을 박정하게 내칠 수가 없으니 그렇게 사찰의 보호를 받게 되는 지체장애인들이 고려 시대에는 상당수 존재했다. 물론 아무나 받아주는 것은 아니었다. 상당량의 시주가 있어야 했다.

준경은 어릴 적부터 그런 것을 종종 보아왔었다. 어설픈 연기지만 무승들이라면 여러 번 겪어왔던 일일 테니 귀찮다는 듯이 쫓아낼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생각대로 한 명이 준경을 정문 밖으로 내보내고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준경의 왼손이 무승에게 향해졌다.

“아아악!”

무승은 양손으로 눈을 부여잡았다. 준경이 흙모래를 뿌렸던 것이다. 일시에 시력을 상실한 그는 눈을 닦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팔각 보탑 뒤의 또 다른 무승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준경의 발이 바닥을 박차며 팔각 보탑 옆으로 돌아갔다. 준경의 오른손이 허공을 갈랐다.

“악!”

무승의 이마에 주먹만 한 돌멩이가 날아들었다. 무승이 고통스러워 이마를 잡는 사이 준경의 주먹이 무승의 명치를 때렸다. 무승의 입에서 단말마가 새어나오려고 하는 찰나 준경의 남은 손이 무승의 입을 막고 발로 그의 몸을 받쳐 소리를 최소화했다.

다시 몸을 돌려 모래를 씻어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무승에게 다가간 준경은 그의 무릎 뒤를 발로 때려 중심을 무너트렸다. 복부에 두 번의 주먹질을 더 하고 인중에 정권을 박아넣고 나서야 무승은 잠잠해졌다.

준경이 손짓하자 여진 노예들이 빠르게 장내로 진입했다. 준경이 손을 내밀자 도를 맡아두고 있던 자가 집어던졌다.

다른 여진 노예들은 북쪽과 남쪽 기둥을 깎아내기 시작했다.

준경은 도를 집어 들어 망설임 없이 기절한 무승의 배에 꽂아 넣었다. 마치 생선 머리를 치면 몸이 꿈틀하는 것처럼 경련이 일며 시뻘건 피가 샘물처럼 콸콸 넘치기 시작했다.

준경은 팔각 보탑에 쓰러져 있던 무승에게도 다가가 똑같이 배에 칼을 꽂아 넣었다.

“가져가.”

그러자 대기하고 있던 여진 노예가 두 시체를 들고 기둥으로 가지고 갔다. 특이한 것은 배가 땅으로 향하도록 거꾸로 시체를 둘러맸다는 것이다. 피는 더욱 빠르게 빠지기 시작했다.

이로써 준경과 여진 노예들이 눈빛만으로 의사를 교환한 방법이 공개되었다. 젖은 나무껍질을 벗겨 내는 것이 불을 피우기 위한 조건이라면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은 바로 시체를 활용하고자 했던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불을 붙여도 잘 타지 않는다. 장작을 쓸 때 죽은 나무를 쓰지 생나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의 체중은 7할이 수분이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삼투압 현상과 전해질 균형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수분이 체내 고루 분포하게 되어 잘 타지 않는 것이다.

그럼 불이 났을 때 타죽는 사람은 어떤 경우인가? 십중팔구 연기에 의한 질식사를 하고 난 후에 타는 경우다. 사람이 죽게 되면 수분의 균형이 깨어지게 된다. 밖의 열기에 의해 체내의 수분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피부가 발화점에 이르게 되면 불이 붙는 것이다. 특히 사람의 피하지방은 불을 더욱 키워준다.

여진 노예들 역시 준경만큼이나 이런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겨울 맨땅에 시체를 끌지 않고 일부러 들쳐멨으며 피를 빨리 쏟아내게 하여 불이 더욱 빨리 타오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

기둥을 겹겹이 얇게 깎아내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 밑에 시체를 놓고 옷에 불을 붙였다. 주위에는 기둥을 깎아내면서 생긴 나뭇가루가 하얗게 떨어져 있어 불꽃을 더욱 빠르게 번지도록 도와주었다.

그때였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동원 전각의 문이 열리며 험상궂은 인상의 무승들이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북과 남에서 일고 있는 화광(火光)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불이 이제 붙었기도 했고 무엇보다 정면에 준경이 옹알이하며 그들을 향해 도를 들이대고 있었던 것이다.

기묘한 장면이었다.

마치 애가 우는 것처럼 옹알이하며 도를 들이대는 자가 있으리라고 미처 예상이나 했을까? 정말 눈 깜짝할 정도의 시간 동안 그들은 앞에 있는 준경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다.

“어…… 어…….”

그중 누군가 한 명이 검지로 준경을 가리키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최소한 10자(3m) 정도의 거리가 준경과 그들 사이에 있었다. 그들이 준경의 옹알이에 잠시 정신을 빼앗긴 사이 준경은 허리를 굽혔다. 팔을 뒤로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게 뻗자 무릎을 바닥에 닿을 정도까지 낮추며 발을 앞으로 쳤던 것이다. 마치 새처럼 허공으로 날아오른 준경은 하복부에 강하게 힘을 주었다. 무릎 위쪽 굵은 허벅지를 끌어당기는 동시에 상체 어깨선 또한 앞으로 최대한 끌어당겼다.

현대의 체대 입시를 보면 기초 실기 종목으로 제자리멀리뛰기가 있다. 구름판 없이 오직 순수한 힘으로 멀리 도약하는 것으로 남학생의 기준은 보통 280cm정도를 만점으로 친다. 수험생은 필요한 근육 운동과 적절한 각도를 유지하는 훈련을 병행하며 시험을 맞이한다.

제법 골격이 큰 체구임에도 타고난 유연감과 수벽타의 수련이 더해지며 준경은 자신만의 사정거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고영창이나 고의화, 또는 왕진 같은 이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했다.

단순히 손과 무기의 길이를 합쳐 자신의 활동 영역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낼 수 있는 모든 거리를 자유자재로 지배하는 것이 자신만의 전투 영역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자 준경의 손은 반사적으로 전면의 인물의 무릎을 도로 쓸어갔다.

“으아악!”

한 사람의 비명은 곧 세 사람의 비명으로 바뀌고 말았다. 일수에 세 명의 무릎을 그은 것이다. 쓰러진 이들 뒤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문이 열린 상태에서 비명이 새어나갔으니 안까지 모두 들린 것이다.

준경을 돕기 위해 여진 노예들이 불붙이는 작업을 마치고 속속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놈들도!”

준경은 이제 거리낄 것이 없다는 듯이 쓰러진 자를 발로 차며 여진 노예에게 밀었다. 여진 노예는 아까 준경과 똑같이 무자비하게 무승의 배를 갈랐다.

동원 전각이 떠들썩하며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불이다! 동원에 불이 났다!”

시체와 기둥을 연료로 삼아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불은 곧 동원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충천하기 시작했다. 불빛을 보고 멀찍이 기다리고 있던 수백 명의 승려가 동원의 정문을 넘어섰다.

준경의 계획을 어쩔 수 없이 승인했던 중년 승려는 정문을 넘자마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동원이, 동원이…….”

준경과 여진 노예들은 각자 눈을 마주치고는 무승들과 칼을 맞대고 있던 것을 밀치고 승려 틈으로 사라졌다. 물론 사용하고 있던 도도 버려둔 상태였다. 일시에 상대가 사라지고 승려들이 화재 소식을 듣고 동원으로 수백 명이 몰려들자 무승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사이 그들 뒤로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나타난 자가 있었다.

‘저놈이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유한이란 별호에 걸맞게 꽤 미남자였다. 얄팍한 입술과 날카로운 눈썹이 단순한 성미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그의 양팔에는 덜덜 떨고 있는 여악이 안겨 있었다. 그의 뒤로도 수명의 여악이 뛰어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다른 방에 대기하고 있던 여악으로 보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불을 끄기 위해 움직이던 승려들이 흠칫했을 정도로 이철의 반응은 격했다. 그는 사정을 설명하려는 무승의 뺨을 서너 차례 후려갈기고서야 손을 멈추고 사정을 들었다.

‘셋.’

준경은 자신이 상대해야 할 숫자를 떠올렸다. 이철을 사방에서 보호하기 위해 병풍처럼 넓게 펼쳤지만 세 명만 눈 깜짝할 사이에 처리할 수 있다면 바로 이철의 숨통을 거머쥘 수 있었다.

자신은 있었지만,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이기로 했다.

그는 여진 노예들과 눈을 마주치며 신호를 보냈다.

자신이 앞으로 뛰기 시작하는 순간 저들 역시 함께 뛰며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것이다. 승려들을 방패 삼아 최대한 가까이 근접한 후 더는 근접할 수 없게 되자 깊게 심호흡을 하고 준경은 뛰기 시작했다.

“이야압!”

기합 소리는 준경에게서만 흘러나온 것이 아니었다. 여진 노예들 역시 적절하게 사방에서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도를 놓았기에 적수공권이었다. 공격할 것처럼 시선만 끌어주고 후퇴해주는 것을 원했기에 적수공권이라도 상관이 없었다. 그들을 지켜보는 무승들의 눈빛이 흉흉해졌다. 준경은 최소한 몇은 여기서 죽으리라 생각했다. 피할 능력이 부족하여 죽는 것은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에 준경은 그들의 희생에도 망설임은 없었다.

이십여 개의 도가 허공을 가르자 여진 노예 열 명 중 첫 희생자가 나왔다. 뒤따라 또 한 명, 다시 또 한 명이 나왔다.

그 사이 준경은 자신의 첫 상대를 맞이했다.

도를 높이 치켜든 무승의 품 안으로 번개같이 파고든 준경은 그가 도를 든 손목을 잡고 몸을 반대로 돌려 엉덩이로 그의 복부를 힘껏 들어 올렸다. 준경을 무승이 뒤에서 껴안은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허공으로 몸이 붕 뜬다고 싶은 순간 어느새 무승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대지에 나뒹굴어 있었다.

그때쯤 사방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불을 끄던 승려 중에는 이런 일을 알지 못하고 나온 자들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혈전에 놀라 소리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준경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다음 무승의 어깨를 손으로 잡아가고 있었다.

“어딜!”

앞서 준경이 순식간에 한 명을 업어 친 것을 보았기에 무승은 무게의 중심을 뒤로 두고 수평으로 도를 휘둘렀다. 준경은 팔목으로 도를 잡고 있는 손목을 막고 발을 무승의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안에서 다리를 후렸다. 무게중심이 뒤로 있던 무승은 다리까지 걸리자 꼼짝없이 뒤로 넘어졌다.

그 사이 준경은 이철 앞에 서 있는 마지막 무승과 마주하게 되었다.

앞서 두 명이 금세 제압당한 것을 보았기에 마지막 무승은 잔뜩 긴장하며 양손으로 도를 잡고 준경의 배를 향해 찌르기를 시도했다. 준경이 몸을 반쯤 돌리자 살갗이 살짝 베어졌다. 쓰라림을 느낄 새도 없이 준경은 양손으로 자신에게 한껏 가까워진 무승의 손목 위에 얹고는 아래로 힘을 주었다. 도의 방향이 바닥으로 향하는 동시에 오른발로 무승의 복부를 걷어찼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배를 부여잡고 무승이 앞으로 쓰러지자 준경은 마침내 이철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철은 마치 분을 바른 것처럼 창백한 얼굴이었다.

“누가 보냈느냐! 얼마를 약속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세 배를 주마!”

준경은 그와 협상할 시간이 없었다. 이미 자신이 쓰러트린 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고 있었다. 준경의 살기를 눈치챈 것인지 이철은 잽싸게 여악 하나의 목을 조르며 자신의 앞에 방패로 내세웠다. 이철이 상황을 보니 동조자들은 이미 죽고나 달아난 상황이었다. 잠깐의 시간만 벌 수 있다면 준경은 무승에게 둘러싸여 죽게 될 터였다.

그러나 준경은 멈추지 않았다. 여악의 배를 힘껏 치자 고통스러워하며 여악이 몸을 움츠리려고 했다. 여악의 목을 팔로 감고 있었지만, 순간적인 충격에 대한 반응이 더 강했던 것인지 이철의 팔이 반쯤 풀렸다. 이철의 우측 목 부분이 열렸다.

준경은 새끼손가락이 이철을 향하도록 손날을 모아 우측 목 부분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곳은 동맥이 지나가는 자리며 경신경총(頸神?叢)이 지나가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 곳을 오래도록 나무를 치며 단련한 새끼손가락 뼈가 닿는 순간 이철은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가끔 화가 나면 벽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주먹을 말아 치면 주먹이 상하지만 주먹의 밑부분으로 바닥을 내리치면 치는 강도에 비해 덜 아픈 것을 느끼게 된다. 손바닥에서 새끼손가락이 시작하는 그 부분을 보면 뼈가 살짝 돌출된 것을 알 수 있는데 동맥이나 신경을 건드리는 급소 공격은 날카로운 창처럼 강한 효과를 나타냈다.

단 일 수에 이철이 쓰러지자 준경은 재빨리 이철의 가슴에 발을 얹었다. 막 자신을 공격하려던 무승들이 멈칫하며 행동을 멈추었다. 준경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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