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외전> 나도 할 거야!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더니, 내가 깨어난 지도 벌써 14년이 흘렀다.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건 다름 아닌 율이다.
“요즘 미치겠다니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하, 말도 마라. 요샌 입만 열었다 하면 ‘아빠, 미워!’라니까.”
13살이 되면서 사춘기에 들어선 율이를 떠올리자 절로 가슴 한편이 씁쓸해진다.
“그맘때 애들이 다 그렇죠, 뭐. 힘내세요, 형님.”
만성이 따라주는 술을 받고 있자니, 준영이 형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던지 웃음을 터뜨렸다.
“딸 바보 아니랄까 봐. 아주 그냥 유난을 떨어요, 진짜! 얀마! 다 때가 돼서 그러는 건데, 그게 그렇게 시무룩해할 일이냐? 응? 질풍노도의 시기, 몰라? 그럴 땐 그냥 말없이
옆에 있어주는 거야. 그나마 율이가 다른 애들보다 좀 늦게 온 걸 다행으로 알 것이지. 아빠라는 녀석이 딸애가 좀 철딱서니 없이 몇 마디 했다고 팩 삐쳐서는……. 자, 술 한잔
마시고 다 털어버려!”
한숨을 내쉬며 술잔을 부딪쳤다.
그러곤 쭈욱 들이키는데…….
부르르르르.
전화가 걸려온다.
어? 희주?
“잠시만요.”
준영이 형과 만성이에게 양해를 구하곤 전화를 받았다.
“어, 희주야. 뭐? 하아, 그럼 지금 학교겠네?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자, 준영이 형이 묻는다.
“왜 그래? 무슨 일 있…….”
“하아, 율이가 사고를 쳤다네요.”
“아! 그, 그래?”
“아무래도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만성아, 미안. 바쁜데 불러냈는데……. 나중에 다시 한잔하자.”
“괜찮아요. 전 신경 쓰지 마시고 얼른 가보세요.”
“그게 좋겠다. 그래도 다행이네. 아직 초저녁이라서.”
아닌게아니라 일찍 시작한 술자리인지라 딱 한 잔만 마셔서 다행이랄까.
“그럼, 나중에 제가 전화할게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곤 서둘러 술집을 빠져나왔다.
***
집 근처에 있는 중학교 앞에 다다라 택시에서 내리면서 다시 한 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강남 땅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건물과 운동장.
세월이 그렇게 흘렀는데도 크게 변한 게 없다.
교문 앞을 지키는 경비 아저씨부터 예전 그대로니 말해 무엇할까.
“무슨 일로……. 어?”
“그동안 잘 계셨어요?”
“아이고, 이게 누구…세요?”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지금은 딸애가 다니고 있지만, 여긴 내 모교이기도 하다.
내가 중학교 다닐 땐 줄곧 전교 1등에 모범생이었기에 선생님들이 엄청 예뻐했더랬다.
덕분에 학교생활이 꽤 편했었지.
그런데 졸업 후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자식 때문에 학교에 불려 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희주도 마찬가지겠지만.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집에서 먼 이곳까지 나랑 같이 학교에 다니던 희주였으니까.
“한데, 무슨 일로……?”
“아, 저희 애가 여길 다니거든요.”
“아! 그래? 자네 애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비 아저씨를 보다가 쓰게 웃고 말았다.
적어도 학창시절만큼은 평범하게 보내야 한다는 희주의 강력한 주장에 밀려서 율이가 우리 딸이라는 걸 숨긴 채, 아니 정확히는 선생님들에게만 말하고 이곳에 진학시켰었다.
그러니 경비 아저씨로선 모를 수밖에.
아마 율이 친구들도 잘 모를 거다.
뭐, 친한 몇몇이야 알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얼른 가보게. 급한 거 같으니.”
“예. 나중에 뵙죠.”
고개를 숙여 보이곤 얼른 발걸음을 옮겨 교정 안으로 들어섰다.
***
상담실로 들어가니, 율이 담임선생님이랑 학생주임 선생님께서 앉아계신다.
담임선생님이야 그렇다 치고,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만나게 되는 학생주임 선생님. 덧붙이자면, 내가 중학교 다닐 때 담임이셨던 분이시다.
난 두 분 선생님 앞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율이와 굳은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희주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드르륵.
의자를 빼내 앉자마자, 학생주임 선생님의 음성이 들려온다.
“도준아, 내 어지간하면 네 얼굴 봐서 그냥 넘어가겠는데, 이번 일은 좀 심각하다. 후우, 하필이면 교장 선생님께 딱 걸려서…….”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 학생주임 선생님을 보다가 일단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저희가 죄송하죠. 매번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다 보니…….”
“내가 뭐얼! 아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만 가지고 그래! 히잉! 아빠 미워!”
아이고, 저 철딱서니를 어쩌면 좋냐?
하도 오냐 오냐 키웠더니 그런가.
어째 제 나이에 비해서도 한참 어린 느낌이다.
“김율! 가만있지 못해! 뭘 잘했다고……. 아, 선생님! 죄송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울컥해서 큰 소리를 내던 희주가 뒤늦게 실태를 깨닫곤 선생님들께 얼른 사과하고 있다.
반면 율이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지 못하고 입술을 삐죽거리고 있었고.
“저, 선생님. 그럼 우리 애는 어찌 되는 겁니까?”
“나도 미치겠다, 진짜! 아니, 왜 거길 가선……. 것도 그냥 놀러 간 거면 모르겠는데, 하필이면 돈 받은 거까지 들통이 나서,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
금방이라도 가슴을 칠 기세로 얘기하던 학생주임이 자기도 이젠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시선을 돌려버린다.
덕분에 어려운 얘기는 담임선생님 몫이 되고 말았다.
“저어……. 율이 아버님. 이런 말씀 드리게 돼서 죄송하긴 한데, 이번에는 그냥 못 넘어갈 거 같아요.”
난 담임선생님의 얘기를 들으며 율이를 노려보았다.
다른 건 다 용서가 되는데, 돈을 받았다고?
눈빛으로 진짜냐고 묻자, 율이가 움찔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 그럼 어떡해? 노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밖에 없는데. 그리고 돈은……. 아, 알바비로 쪼금밖에 안 받…훌쩍…흐아앙…이게 다 아빠 때문이잖아! 나 오디션 본다니까,
기획사에 전부 말해서 절대로 받아주지 말라고…. 으아아아아아앙! 아빠 미워!”
무슨 말만 하면 끝에 가선 무조건 ‘아빠 미워!’로 끝나니.
머리가 아파져 오려는 걸 애써 참으며 담임선생님께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그럼……. 율이가 처벌을 받게 된다는 건가요?”
희주가 묻자, 담임선생님이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랑 희주를 잘 알고 있고, 또 사제간의 정이 있어서 그런지 학생주임 선생님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정학 일주일…로 결정 났어요.”
눈을 감고 말았다.
기어이 정학까지 가는구나.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한숨을 내쉬곤 선생님들께 고개를 숙여 보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크음, 도준아. 어쩌겠냐? 학교에도 학칙이라는 게 있는데. 우리도 율이가 돈 몇 푼 벌자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애도 상심이 클 테니까, 잘 다독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다오.”
“예. 선생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요.”
희주와 함께 고개를 몇 번이나 숙이고야 학교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
“으아아아앙! 잘못했어! 잘못했어, 엄마!”
어지간하면 애한테 손을 대는 성격이 아닌데, 오늘은 무척이나 화가 난 모양이다.
희주가 거실에서 율이의 등짝에 스매싱을 날리고 있다.
철썩거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난 움찔거리며 안절부절못하는 중이었고.
“뭘 잘했다고 울어! 엄마, 아빠가 뭐라고 했어? 다른 건 몰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했지? 그런데 학원 간다고 속이고 라이브 카페를 드나들어? 그것도 돈까지 받아가면서?”
“흑흑……미진이가 좋은 기회라고 해서……흐아앙…다시는 안 그럴게요!”
결국, 난 보다 못해서 끼어들었다.
얼른 율이를 감싸 안으며 등을 돌렸다.
다시 한 번 등짝 스매싱을 날리려던 희주의 손바닥이 내 등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멈췄다.
“자기가 자꾸 그러니까, 애가…….”
“내가 얘기 좀 해볼게. 그러니까, 물 한잔 마시고 있어.”
난 희주를 진정시킨 후, 율이를 이끌고 서재로 들어갔다.
그러곤 아이를 의자에 앉힌 후 잠시 쳐다보았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어떻게 봐도 재능이 없는 아이인데…….
그나마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춤은 좀 되는데, 하필이면 성량이 적다. 음정도 불안정하고. 게다가 박자도……. 후우, 솔직히 말하면 가수 할 재목이 아니다.
댄서라면 또 몰라도.
문제는 율이가 바라는 건 댄서가 아니란 거다.
HS 엔터테인먼트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기획사에도 몇 번인가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몇 번인가 연습생으로 뽑혔던 게 더 독이 되었달까.
하지만, 율이는 모를 테지.
그들이 율이를 뽑아준 이유가 온전히 아이의 재능 때문이 아니라 날 염두에 두고 뽑아줬다는 걸.
한마디로 ‘김도준의 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심산임을 모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오디션을 보지 못하게 조치를 해놓은 게 이런 사태를 불러오고 말았다.
그래도 그렇지.
미성년자가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다니…….
확인도 안 하고 고용한 게 어이가 없긴 하지만 이해는 간다.
요즘 애들이 원체 발육이 발달했어야지.
내가 봐도 그렇다.
이제 열세 살에 불과한 율이지만, 신체만 보자면 스무 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니.
난 가만히 율이를 보다가 물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율이.
눈물을 매단 채 간절히 바라보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어쩔까?
그냥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줄까?
하지만, 진짜 얘한텐 재능이 없는데?
얼굴은 예쁘니까, 차라리 연기 쪽이나 모델 쪽으로 가면 안 될까?
그것도 아니면 댄서…….
한참 동안 망설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율이가 울먹거리기 시작한다.
마음이 약해진 나는 부지불식간에 허락할뻔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차리곤 고개를 내저었다.
율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 응원해주고 싶다만, 그거야말로 아이를 망치는 길이란 걸 모르지 않으니까.
다른 쪽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수란 직업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내가 아니던가.
결국, 나는 말할 수밖에 없었다.
“율아. 아빠 얘기 들어봐.”
“훌쩍.”
“노래가 좋다고 해서 꼭 가수가 될 필요는 없잖아? 프로듀서가 돼도 좋고, 그게 아니면 댄서로……. 혹시 연예인이 되고 싶은 거니? 그럼, 차라리 이모들처럼 배우가 된다거나,
아이돌 멤버로…….”
내 얘기를 듣는 동안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가 싶더니, 율이가 빽! 하고 고함쳤다.
“그런 거 아냐! 나도 아빠처럼 가수가 되고 싶은 거란 말이야! 아빠 미워어어어어!”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뛰쳐나가는 율이를 미처 잡지 못했다.
어찌나 빠른지.
손쓸 틈도 없이 뛰쳐나간 율이가 집을 빠져나가는지, 현관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진짜! 미치고 환장하겠네.
“어떡해?”
희주가 걱정스러운 눈빛이 되어 날 바라보고 있다.
“내가 쫓아가 볼게.”
애 엄마를 안심시키곤 얼른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는다.
이럴 때면 율이가 어디로 가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또 놀이터에 가 있겠지.
아마도 미끄럼틀 밑에서 쭈그린 채 훌쩍거리고 있을 터였다.
“그나저나 어쩐다? 그냥 하라고 할까? 하다가 안되면 자기도 알아서 포기하겠지.”
힘없이 중얼거리며 율이를 찾아 나섰다.
***
그 시각, 율이는…….
평소와 달리 집을 뛰쳐나와 한참을 달렸다.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된 탓에 시야까지 가려서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율이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불빛들이 환한 거리를 지나쳐 주위가 어두워졌을 때야 율이는 멈춰 섰다.
그제야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깜깜한 골목.
가로등도 꺼져 있어 골목 안은 음산하기까지 하다.
눈알을 굴리며 몸을 떨던 율이는 겨우겨우 용기를 쥐어짜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단은 골목을 벗어나려면 어떻게든 움직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몇 걸음인가 걸었을 때였다.
율이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어두운 골목 안에 허름해 보이는 건물 한 채가 서 있었던 것이다.
번쩍거리는 불빛과 함께 밖에 걸린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노래방이다.
“어? 여기 노래방이 있었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율이가 슬금슬금 다가가며 비웃었다.
“이름도 되게 구리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느샌가 홀린 듯 율이의 발길이 노래방을 향하고 있었다.
터벅터벅.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자, 자동으로 열리는 문.
잠시 머뭇거리다가 노래방 안으로 들어섰을 때, 한창 졸고 있던 노인 한 분이 율이를 쳐다보았다.
“아이고, 이런. 내가 깜박 졸았구먼.”
눈을 비비며 쳐다보던 할아버지가 웃어 보이자, 긴장으로 굳어졌던 율이의 표정이 풀렸다.
“한 시간에 얼마에요?”
노래방 안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가볍게 묻는 율이에게 대답은 하지 않고서 노인이 빤히 쳐다본다.
그러더니 불쑥 물었다.
“누굴 닮았는지, 노래 하난 잘하겠네. 그런 소리 많이 듣지, 학생?”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이었던지라, 율이가 눈을 빛냈다가 이내 시무룩해졌다.
“아뇨. …저더러 재능이 없대요.”
“응? 누가 그러디?”
“저희 아빠요.”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던 노인이 중얼거렸다.
“쯧. 제 놈은 언제부터 잘했다고.”
“어? 저희 아빠 아세요?”
노인은 대답없이 웃기만 했다.
그러면서 동전이 가득 담긴 쟁반을 들어 카운터 위에 올리며 말했다.
“여긴 코인 노래방인데 어쩔래? 몇 곡 부르고 갈래?”
“와아! 코인 예쁘다!”
하프가 새겨진 코인을 만지작거리던 율이가 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히잉. 어쩌지? 지금쯤 아빠가 찾고 있을 텐데.”
노인이 묘한 미소와 함께 말한 것도 그때였다.
“노래 몇 곡 하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혹시 알아? 부르다 보면 가수 해도 될 정도로 실력이 늘지?”
“웅……. 그럼, 쪼금만 불러볼까?”
틈을 놓치지 않고 노인이 훅치고 들어온다.
“얼마나 줄까?”
“음, 오천 원어치?”
“이만 원 정도 하지, 그래?”
“에이. 너무 많아요, 그건.”
“그럼 만 원이라도.”
“헤헤. 그래요, 그럼. 만 원만 할게요.”
노인에게 코인을 받아 룰루랄라 복도를 지나 룸으로 향하는 율이. 그 뒤에다 대고 노인이 중얼거렸다.
“한 만년쯤 부르다 보면 없던 재능도 생기는 법이지. 흐흐흐.”
말끝이 흐려지는 순간 노인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동시에 방금까지만 해도 있던 문이 벽으로 변해버렸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3번 룸 안에선 율이가 신 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