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싱어-128화 (128/260)

# 128

#128. 결혼식(4)

고척 스카이돔 VIP석.

객실형태로 되어 있는 관람석은 말 그대로 하나의 작은 방이다.

안쪽에는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음식까지 마련되어 있다.

경기장에 내려다보이는 유리창에는 문이 나 있어서 테라스에 있는 의자에 앉아 관람도 가능하다.

당연히 희주를 비롯한 젊은 애들은 다들 밖에 나가 있는 상태.

안쪽에는 어른들만 앉아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밖의 상황을 볼 수 없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통유리를 통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벽 한쪽에 TV가 걸려 있어서 카메라가 중계하는 예식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예식장답게 화려하게 치장된 스타디움이 TV 화면에 흘러나오는 중이다.

“신경 많이 쓰셨군요.”

김호 회장의 얘기에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미소 지었다.

S그룹의 정 회장은 말할 것도 없고, 최 회장 역시 흡족하다는 표정.

사실상 이번 결혼식 준비는 그 두 사람이 지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

이를 알고 있는 회장들은 내심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중이었다.

돈?

쌓여 있는 게 돈이다.

없더라도 이 정도는 언제든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정도도 안 된다면 재벌이란 소리는 애당초 듣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만 가지고 안되는 일도 있는 법.

다른 가수들이야 어떻게든 많은 보수를 약속하고 무대 위에 세울 수 있겠지만, 레이크헬은?

천금 같은 몸값도 몸값이지만, 그들이 오란다고 올 사람들인가?

세계적인 톱스타란 돈만 많이 준다고 오는 이들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같은 상황을 가능케 만든 건, 김도준 본인. 그가 아니면 애초에 이런 상황은 불가능했을 터.

그걸 알기에 회장들은 부럽기 그지없는 눈길로 최 회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큼, 이제 시작하는구려.”

아닌게아니라, 케이블 TV에서 줄창 때려대고 있는 광고가 마침내 끝나고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결혼식…을 빙자한 김도준의 콘서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들 눈을 반짝이고 있을 때였다.

- 안녕하세요! 오늘 콘서트…. 아니, 결혼식의 사회를 맡게 된 강진수입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인기가 많은 MC, 강진수는 도준이 지난번 광안리 썸머 페스티벌에서 맺은 인연으로 오늘 사회자로 나섰다고 한다.

- 와아! 진짜 많이들 오셨는데요. 여기서 봐도 빈자리가 없군요. 하하하. 제 생전에 이처럼 많은 결혼식 하객을 한꺼번에 보는 건 처음인 거 같습니다. 예? 만 칠천 명이요? 후우! 정말이지……. 아무튼, 바쁘신 와중에도 김민준 군과 강소연 양의 결혼식에 와주신 많은 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환호성이 터지며, 스타디움이 들썩거렸다.

“허허허! 여든 평생에 이런 결혼식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소.”

김호 회장의 말에 최 회장이 웃었다.

“저라고 어디 상상이 했겠습니까?”

“도준이가 난 놈은 난 놈이지요.”

정 회장이 친근한 어조로 말하자, 김호 회장의 눈빛이 살짝 변한다.

다른 회장들도 마찬가지.

그들 모두 정 회장과 최 회장 사이에 오가는 기류를 느끼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

오늘 MC, 아니 사회를 맡아준 강진수가 무대 위 그러니까 공연도 하고 예식도 치를 단상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신부대기실로 향했다.

스타디움 내부의 통로는 한산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기 때문.

그렇긴 해도 걷는 동안 몇 명인가 팬들로 보이는 이들이 아는척해 와서 사인을 해주었다.

사진도 찍어달라는 눈빛을 보내왔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시가까지는 없어서 미안하다며 웃어주곤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신부대기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게 꾸며진 방안. 친구들과 씨크릿걸즈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형수가 보였다.

“진짜 예쁘다!”

“언니, 언니! 우리 사진 찍어요!”

막내 지연의 말에 멤버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사진을 찍고 나자, 이번엔 친구들이 모여들어 형수를 가운데 놓고 사진을 찍는다.

그때, 유나가 날 발견하곤 앗! 하는 소리와 함께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

쉿! 하고 손가락을 세워 입가에 대 보이곤 씨익 웃어주었다.

그러곤 천천히 들어서는데, 형수 옆에 뻘쭘하게 서 있던 형이 날 보곤 눈이 커졌다가 이내 멋쩍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우리 형, 진짜 복 받았네.”

그제야 내가 왔다는 걸 알게 된 형수가 화들짝 놀라 날 바라본다.

“아, 오…오셨어요. 도…도, 도련님.”

윽! 도련님!

호칭이 익숙하지 않기는 형수나 나나 마찬가지.

살짝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지만, 애써 참으며 얘기했다.

“우리 형 같은 남자랑 결혼해주는 여자가 있으면, 진짜 큰절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 정도로는 안 되겠네요.”

나는 가만히 형을 불러서 귓속말을 했다.

그러자 형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러더니 이내 형수한테 쪼르르 달려가 속닥이자, 형수는 물론이고 옆에 있던 형수의 친구들도 놀란 눈이 되어 날 바라보았다.

“그,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형수가 당황스럽다는 듯 얘기하는 걸 들으며 대꾸했다.

“에휴! 됐어요. 형 하나도 벅차실 텐데, 누구 시집살이 시킬 일 있어요? 대충 정리도 해야 해서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신혼여행 다녀오면 그쪽으로 들어가세요. 아! 혼수는 어머니께 얘기해서 그쪽으로 보내놓을 테니, 나중에 정리하시고요.”

간단한 얘기다.

남의 귀한 집 딸을 데려오는 일인데, 그 딸이 고맙게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고 했단다.

뭐, 모아놓은 돈이라곤 쥐뿔도 없는 형이니 당연한 결단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 형 얘기일 뿐. 아마 형수가 모아놓은 돈도 꽤 될 거다. 물론 그걸로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지 어쩔지는 또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서 급하게 30평대 아파트 한 채를 얻어놨다.

형이랑 형수 공동 명의로.

부모님과도 상의를 마친 상태였고.

잔금도 다 치른 상황이기에 그냥 몸만 들어가면 되는 일이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겠다는 기특한 마음을 먹은 형수에 대한 내 나름의 배려라고나 할까.

“아! 조카한테는 나중에 따로 선물할 테니까, 그렇게 아시고요!”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오는 걸 들으며, 형수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주고 사인도 해주곤 그곳을 떠났다.

그런 나를 형이 따라나왔다.

“왜? 떨려?”

“그, 그야 그렇긴 하지.”

“뭘 그래? 결혼 한두 번 해봐?”

“응?”

큭큭큭.

형을 놀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형을 보면서 물었다.

“프로그램 순서는 기억하지?”

“응. 1부 공연 끝나고 나서, 2부에 예식. 그리고 3부에 피로연 대신 주 공연. 맞지?”

고개를 끄덕이곤 얘기했다.

예식이 시작되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형.”

“……?”

“결혼 축하해.”

“아! 그, 그래. 고맙다.”

다시 한차례 웃어주곤 자리를 벗어났다.

***

무대 쪽을 향해 통로를 혼자서 걷고 있는데, 스타디움을 뒤흔드는 함성이 들려온다.

식전 공연, 즉 1부 공연이 시작된 모양이다.

오프닝은 두 팀.

세이버스가 먼저 오르기로 했고, 그 뒤를 이어 블루스톰이 올라가기로 돼 있다.

이제 갓 앨범을 출시한 세이버스 멤버 형들에게는 제격. 아무래도 첫 번째 공연이 부담도 덜할 테고, 아직 자신들을 모르는 이들에게 어필하기도 좋을 테니까.

그리고 블루스톰.

흠, 이들에게는 나름 빚이라면 빚일까, 마음 한구석에 미안함이 있어서 그렇게 순서를 짜놓은 상태다.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밀어줄까 싶기도 해서.

웨딩홀로 완벽히 탈바꿈한 경기장에서 들려오는 세이버스의 신곡, ‘스파클링’을 들으며 통로를 걷는 동안 또다시 환호성이 들려오고 곧이어 블루스톰의 노랫소리가 이어졌다.

그때쯤 무대 위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이를 수 있었다.

“어머, 도준아!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찾았잖아!”

마루 누나가 안절부절못하다가 날 발견하곤 도도도 달려와 팔짱을 낀다.

피식 웃고는 누나에게 말했다.

“식전에 형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그래? 아무튼, 바로 올라가야 하니까, 얼른 준비해.”

뭐, 준비할 거나 있나?

이미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상태인데, 준비 끝인 거지.

그때, 와아! 하는 함성이 터지며 연주가 끝났다.

“다녀와!”

“예. 갔다 올게요.”

나는 마루 누나와 샤오린, 고 팀장님 등에게 손을 흔들어주곤, 무대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계단을 막 올라가려는데, 무대 위에서 블루스톰이 인사를 마친 후 몸을 돌리고 있었다.

사회를 맡은 강진수가 그런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고.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강진수.

내가 블루스톰을 가리키며 손으로 X자를 그려 보이자, 눈치가 빠른 강진수가 얼른 블루스톰을 붙잡는다.

얼떨떨한 표정이 된 블루스톰이 멈춰 서고, 그사이 얼른 무대 위로 올랐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날 발견한 이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했다.

그 속에서 잠시 스타디움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한국팬들이 많기는 하지만 중국팬들과 동남아시아 팬들, 그리고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온 이들로 만석.

아마 저 중에는 씨크릿걸즈의 팬들도 꽤 많을 터다.

뿐만 아니라 레이크헬을 보려고 온 이들도 상당할 거고.

어쩌면 오늘 출연하는 가수들, 특히 수아의 팬들도 있겠지.

그렇게 보면, 여기가 진짜 콘서트인지 예식장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무도 플래카드나 피켓을 들고 있지 않다는 점이려나.

사전에 팬들에게 부탁해서 전부 수거한 덕분이다.

누가 뭐래도 오늘의 주인공은 두 사람, 형과 형수니까.

결혼식이 결혼식답기 위해선 공연분위기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나는 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가 강진수에게서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그러곤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도준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또 한차례 함성이 들려오고.

“오늘 우리 형 그리고 새로운 식구가 되실 형수님의 결혼식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리를 거의 직각으로 구부려 인사하자, 이번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음, 나눠 드린 팸플릿에 프로그램이 적혀 있겠지만, 예식은 2부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공연은 3부죠. 그럼, 1부는? 예. 맞습니다. 새신랑이랑 새신부가 너무 긴장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좀 흥분 좀 가라앉히게, 분위기 좀 풀자는 거죠.”

관객석에서 웃음소리가 터지고…….

“아, 그전에 오늘 예식을 위해서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와주신 분들을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내 얘기가 끝나자마자, 스타디움 전체가 술렁거린다.

공연도 하기 전에 가수들을 무대 위로 올린다는 얘기로 들린 모양이다.

아무리 콘서트가 아니라 예식이라지만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생일 케이크에 불도 붙이기 전에 폭죽부터 터뜨리겠다는 소리로 들리겠지.

당연하지만, 그럴 리가 없잖아?

다만…….

지금 꼭 해야 할 일이 있거든.

그걸 위해서 레이크헬을 비롯해 모든 출연진과 말을 맞춰놓은 상태였고.

특히 레이크헬과 수아가 손뼉까지 치며 좋아라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보시죠.”

간단히 말하며 손가락으로 전광판을 가리켰다.

고척 스타디움 안에는 대형 스크린이 하나만 걸려 있지 않다.

내가 가리키는 것을 신호로 그 스크린들 중에 두 군데서 똑같은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로 보이는 땅. 그곳의 아이들이 맨손으로 땅을 파며 힘겹게 일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한 팔다리와 대조적으로 크게 부풀어 오른 배……. 교실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로 허름한 흙벽 집 안에서 칠판을 바라보며 눈을 빛내고 있는 아이들.

스타디움 안에 있던 모두가 의아한 눈빛을 해 보였다가 이내 입술을 잘끈 씹으며 두 손을 모은 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또 다른 전광판에 영상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맨 처음 포문을 연 것은 레이크헬의 콜린.

- 여어, 다들 반가워. 오늘, 도준이가 불러줘서 급하게 왔는데, 진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어이, 도준! 다음에도 꼭 부르라고! 이런 일이라면 언제든 달려올 테니까!

뒤이어 화면에는 레이크헬의 멤버들이 차례대로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며 얘기를 이어갔고, 나머지 출연진들도 한마디씩 거들다가 수아에 이르러선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 그저 결혼식 축가나 부르려고 온 건데……. 흐윽…흑…이런 기회를 주신 김도준 씨께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출연진들의 모습.

그리고 그와 대비되어 전광판을 가득 채우고 있는 영상은 이제 허름한 천막 안에서 어렵사리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

“무리한 부탁에도 한달음에 달려와 준 레이크헬! 홍대에서 라이브의 즐거움을 알려주었던 세이버스! 팀의 리더를 잃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씨크릿걸즈! 알죠? 형? 제가 형 좋아하는 거? 오늘도 기대하고 있어요! 요즘 댄스곡 쪽으로 전향한 준영이 형! 바쁘신 와중에도 와주신 이성원 형님…….”

12팀에 이르는 공연팀들이 호명되고, 니콜 교수님까지 언급되었다.

“……제 지도교수님이기도 합니다. 니콜 교수님께서 제 동기들과 함께 웨딩마치를 위한 공연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최명훈 마에스트로와 서울 시립 교향악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루스톰! 이 형들 진짜 음악 좋아요! 그래서 이번 2집 작업 땐 저도 좀 한발 걸쳐볼까 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환호성이 들리는 가운데, 블루스톰 멤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금시초문이란 표정이 역력하다.

당연히 처음 듣는 얘기겠지.

처음 하는 얘기인데.

그들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고 웃어주었다.

그러곤 다시 말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축가를 불러주러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 형의 결혼식에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주셨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의 TV에서 실황중계 중이죠. 뿐만 아니라 D그룹과 S그룹에서 후원까지 해주셨지 뭡니까?”

이쯤 되자, 하객들이 하나둘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이들도 있었고, 몇몇은 눈치를 챘는지 눈을 반짝이는 이들도 보였다.

“예. 맞습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이 50억이 조금 넘네요. 정확한 내역과 액수는……. 아, 전광판에 떴네요. 확인하시고요.”

50억이 넘는다는 액수에 다들 놀라워하고 있을 때, 내가 얘기했다.

“출연진들과 의논해서 결정했습니다.”

천천히 시선을 돌려 아직도 전광판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영상들. 제3세계의 어린이들, 그리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악착같이 사람들을 돌보고 있는 의사들을 보면서 말했다.

“이곳에서 벌어들인 돈을 포함해서 유니세프와 국경 없는 의사회에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을 기부하겠습니다. 오늘 출연해주신 모두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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