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싱어-124화 (124/260)

# 124

#124. 스캔들(4)

[씨크릿걸스 소연과 결혼하는 남자는 재벌 3세……. 그는 김도준의 친형?]

진짜 지뢰밭이 따로 없네.

밟았다 하면 팡팡 터지니.

그것도 연쇄폭발.

그래, 좋다.

캘리인지 뭔지 하는 여배우의 이상형 발언이야 그녀가 소신껏 행동한 결과이니 뭐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 맘대로 하겠다는데 내가 뭘 어쩌겠냐고.

뭐, 덕분에 내가 한 달간이나 미국에 있었다는 게 드러났고, 하는 수 없이 줄리아드에 진학한 것까지 밝혀야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진 그럴 수 있다 치자.

근데, 이건 진짜 못 참겠다.

얼굴 한번 못 본 여자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을 간신히 진화했더니, 얼씨구! 보란 듯이 터뜨리네?

게다가 이번엔 가족들 문제란다.

한마디로 진화는커녕 손도 못 댈 문제라는 거다.

괜히 막장 드라마가 수십 년이 넘도록 아주머니들께 사랑을 받는 게 아니다.

흔히 나오는 클리셰.

재벌 3세, 혼전임신, 은밀한 가족관계.

골고루 갖췄으니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건 다 있는 셈.

기사도 참 맛깔나다.

우리 형이 씨크릿걸즈의 멤버인 소연과 결혼한다는 걸 밝힌 걸로도 모자라 재벌 3세라고 쓰셨네?

거기에 아주 친절하게 내가 형의 동생이라고 덧붙여주는 센스.

안 그래도 캘리 때문에 핫이슈 메이커로 등극한 나다.

그런데 재벌 3세의 형제 즉 또 한 명의 재벌 3세라고 써제끼는데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울컥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억울해서.

진짜 재벌 3세면 말도 안 한다.

기사에선 은근슬쩍 ‘D그룹’의 창업주가 외조부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걸 뒤에 가서 살짝 흘린다고 한들 누가 관심이나 갖을까.

이미 머릿속엔 재벌 3세란 단어가 콱 틀어박혔을 텐데.

“잔머리 굴리는 거 봐라.”

더 화나는 건…….

딱히 반박할 여지도 없다는 것.

이유?

팩트니까.

젠장! 이래서 팩폭이 무서운 거다.

“아저씨.”

나는 기사를 꼼꼼히 읽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아저씨를 불렀다.

뭔가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 마루 누나의 시선을 외면한 채로.

“내일 우리 형 결혼식 말인데요.”

“…….”

“원래는 조촐하게 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가족들이랑 지인 몇 명만 모여서 하는.”

아직 내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가만히 듣고만 계신 아저씨와 눈을 맞췄다.

동시에 엄지손가락으로 입술을 훑었다.

그러곤 계속해서 얘기했다.

“근데, 좀 짜증 나네요.”

뭐가?

지금 이 상황이.

형과 형수의 단란한 결혼생활을 생각해서 어지간하면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일이 커져 버렸달까.

그것도 하필이면 캘리 때문에 스캔들이 일어난 시점에 터진 기사라 세간의 주목이란 주목은 다 쏠린 판이다.

더구나 결혼식 바로 전날 터진 폭탄 아닌가.

이걸 무슨 수로 막아?

아니 막으면 또 뭐할 거고?

아니지.

왜 막아야 하는데?

부정할 이유도 없지만, 변명할 까닭도 없다.

죄지은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어차피 변명 같은 거 해봐야 욕할 놈들은 다 욕하게 돼 있다는 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안 그래도 목에 걸린 가시처럼 형 때문에 마음이 안 좋았는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대충 감은 오니까.

“이대론 안될 거 같아요.”

“그럼, 어쩌게?”

한 템포 늦게 대답했다.

그사이, 결심을 굳히면서.

“저 좀 나갔다 올게요. 아, 지금 이 건에 대해선 아무런 보도도……. 아니 아예 상대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괜찮죠?”

아저씨께선 날 가만히 보다가 턱을 매만지셨다.

그러다가 불쑥 물으신다.

“괜찮겠냐?”

“뭐가요?”

“자칫하면 평생 먹을 욕, 이번에 다 먹을 수도 있다?”

픽하고 웃었다.

“그거 먹으면 죽어요?”

웃기는 소리다.

그런 게 두려웠으면, 애당초 노래방에서 견디지도 못했다.

내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건 따로 있는데, 하필 그걸 건드린 거고.

그렇다고 팩트를 내보낸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본들, 아니 설사 이긴다 한들 남는 건 상처뿐일 테니까.

그 상처들도 나만이 아니라 가족들의 가슴에 새겨질 테지.

그 꼴을 보라고?

그리고 내 피는 우리 어머니, 그러니까 외할아버지한테서 받았지만…….

“잊으셨나 본데요. 저 여기 소속 가수기 전에 아저씨 제자예요.”

***

집으로 향하는 중, 댓글들을 확인했다.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어서.

- 오옷! 역시 갓준! 재벌 클라스였다능.

-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님? 능력 좋아, 얼굴 잘생겨, 금수저…. 아니, 다이아몬드 수저라니! 진짜……. 사랑해요! 자기, 날 가져!

- 그래, 있는 놈들끼리 다 해먹어라! 이놈의 헬 조선!

- 하이고, 형은 잘 나가는 걸그룹 멤버 꼬셔서 결혼하고, 동생은 미국까지 건너가 할리우드 대세녀를 꼬시네.

- 재벌……. 이거 진짜 적폐 아님? 결국, 원하는 건 돈으로 다 사버리는 거잖아.

- 윗분, 말조심하세요. 주니 오빠의 재능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캘리가 일방적으로 그러는 건데, 왜 오빠한테 그래요?

- 헐! 준빠 납셨네. 이봐요, 학생. 얼른 학원 가야지. 어른들 얘기하는데 여기서 이럼 못쓴다?

- 근데, 외손자인데 재벌 3세라고 할 수 있나?

- 미친! 눈구멍이 옹이구멍이냐? 아님, 뇌가 반쯤 썩은 거냐? 외손자는 피 안 섞였어? 죽을 때 다 싸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고, 결국 때 되면 다 나눠줄 건데. 그게 재벌 3세 아니면 뭐냐고?

하아, 분위기 개판이네.

지금 게시판마다 난리 난리 이런 난리도 없다.

나름 내 팬들이 쉴드를 쳐주려고 애쓴다만, 쉽지 않아 보인다.

자기 일들도 아니면서…….

“말들도 많기도 하지.”

중얼거리며 인상을 쓰는데, 어느새 집 앞이다.

한숨이 나온다.

집안 분위기가 어떨지 느낌이 팍팍 와서.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주춤거리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은 그럴 시간도 아까웠으니까.

굳은 표정을 풀고 집으로 올라갔다.

***

운이 좋은 건지, 가족들이 다 모여 있었다.

심지어 형수까지.

다들 얼굴에 상심이 한가득. 그걸 보고 있자니 심기가 팍 상한다.

형수가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달달 떠는 걸 보니, 댓글들을 본 모양이다.

다시 한번 한숨이 나오려는 걸 삼켰다.

“아버지.”

“말해라.”

“이대론 안될 거 같은데요?”

“뭐가 말이냐?”

“결혼식 말이에요.”

무슨 뜻인지 몰라 날 바라보시는 아버지.

“미루던가, 그게 아니라도 어떻게든 해야 할 거 같은데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버지께선 고개를 내저으셨다.

“장인어른께서 길길이 뛰실 거다.”

하긴, 가족들끼리 밥이나 한 끼 먹으며 지인들의 축복 속에 하는 결혼……. 진짜 좋은 얘기다.

근데, 여기서 지인들이 하나같이 잘나가는 재계의 인사들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요? 그럼, 할아버지만 설득하면 되는 건가요?”

아무런 말도 못하시는 아버지.

어머니 역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보고 계셨다.

“이대로면 내일 결혼식……. 엉망이 될 거에요. 뿐만 아니라 그 뒤에도 계속해서 듣게 될 거고요. 형이랑 형수님, 그리고 저까지 포함해서 천하의 뭣 같은……. 어쩌면 형수님, 아이 낳고 나서 다시 복귀 못 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좋아요?”

아버진 물론이고,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다시 물었다.

“어쩌실래요? 아버지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없으신 거 같은데, 차라리 저한테 한번 맡겨보시는 게.”

아버지께서 가만히 날 바라보셨다.

눈빛으로 물으신다.

‘자신 있는 거냐?’

대답은 필요 없다.

대신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바라볼 뿐.

그러다가 형에게 물었다.

“형 생각은 어때?”

머뭇거리던 형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걱정하는 얼굴이다.

자신이 아니라 나를.

미소와 함께 말했다.

하지만, 형이 원하는 대답은 아닐 터였다.

“형. 난 형이 좋아.”

“…….”

뭐라 말하지 못하고, 입만 벙긋거리는 형.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보며 다시 얘기했다.

“날 믿어줬으면 좋겠어.”

한동안 멍하니 날 바라보던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난 형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친 형수가 긴장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확신에 찬 음성을 들려주었다.

“형수님, 저만 믿으세요. 결혼 잘하셨다는 생각 들게 해 드릴게요.”

형수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믿어요.”

다시 한 번, 형과 형수에게 미소를 보여준 후, 다시금 시선을 돌리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알겠다. 네가 하자는 대로 하마.”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이 있어서 그런가, 아버지께서 날 믿어주시는 눈빛이셨다.

다만…….

아버지의 눈이 가늘어지는 걸 보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을 때, 이번엔 어머니께서 내 손목을 잡아오신다.

말씀은 없으셨지만, 고개를 흔드시는 게 절대 그럼 안된다고 하시는 듯하다.

어머니께 웃어 보이곤 천천히 손목을 빼냈다.

그러곤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고, 곧바로 들려오는 익숙한 음성.

- 도준이냐?

“예. 할아버지.”

- 방금 보고받았다만, 문제가 심각한 거냐?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얘기했다.

“심각하긴요. 전혀요. 기사 보니까, 소설 쓴 것도 아니던데. 욕은 좀 먹겠지만, 신경 안 써요.”

수화기 너머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헛웃음을 흘리신 걸 테다.

그러든지 말든지, 말했다.

“근데, 좀 짜증은 나네요.”

- 흠, 그러니까 네 말은……. 욕먹는 건 별 신경 안 쓰이는데, 네 걸 건드리는 건 못 참겠다는 말이렷다?

정확하다.

누가 피붙이 아니랄까 봐.

딱 보니까, 할아버지도 여간 화가 나신 게 아닌듯한데.

티를 안 내려고 하시는 걸 보니…….

뭔 시도 때도 없이 시험이야, 시험은.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 있을 때였다.

- 그럼, 이제 어쩔 셈이냐?

씨익.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할아버지.”

- 오냐.

“저희 형제한테 뭐라도 좀 물려주실 거에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 게 느껴진다.

얼굴빛이 새파래지신 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머닌 눈이 휘둥그레지셨다. 형수는 마른 침을 삼키며 잘게 떨고 있었고, 형은…….

거품 물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쯧, 뭘 또 이 정도 가지고.

- 이놈이! 지금 이 할애비더러 얼른 죽지 않고 뭐하냐고 따지는 거냐?

“아닌 거 아시면서 왜 그러세요.”

- 그럼? 이제 와서 내 재산이 탐나서 그러냐?

“저도 벌만큼 벌어요.”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게 코웃음이라는 게 문제지만.

- 그러면, 왜?

한결 누그러진 말투지만, 딱 들어봐도 말 한번 잘못하면 당장에 달려오실 판이다. 그럼, 결혼식이고 나발이고 이 집구석이 풍비박산 나는 건 한순간일 테지.

“아, 남들이 다 저희더러 재벌 3세라고 하니까 그러죠.”

- 그런데?

“억울하잖아요. 금수저? 저 노래 안 불렀으면, 우리 집 식구들 아직도 외삼촌들 눈치 봐가며, 쥐꼬리만큼 떨어지는 떡고물 받아먹으려고 끙끙거렸을 거라고요. 그런데 웬 금수저? 은수저…아니 동수저 쯤이면 또 몰라.”

- 그게 그렇게 불만이면, 이제라도 기자들 모아서 그렇게 밝히면 되잖느냐?

“에이, 그런 방식은 세련되지 못하잖아요? 그런다고 들어먹을 거 같지도 않고.”

- 하면 어쩌자는 거냐?

나는 일부러 텀을 두고 숨을 골랐다.

그러고 나서야 말했다.

“재벌 3세라고들 하는데, 까짓 해보려고요.”

- 뭘?

“뭐긴요. 재벌 3세죠.”

잠시 말이 없던 할아버지.

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갔다.

수화기 너머에서 껄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참네, 노인네하곤.

누군 속에서 불이 나는 판에, 웃기기도 하겠다.

- 말해 보거라. 이 할애비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느냐?

힘드네, 진짜.

이 말을 끌어내기까지가 어찌나 어려운지.

대차게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외할아버지 성격상 잘못했다간 한순간에 상황이 뒤집힐 수도 있으니 말하는 내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면 진짜 코앞이다.

들어주실까 싶기는 한데…….

이쯤에서 그만둘 것 같았으면 애당초 시작도 안 했다.

“한 가지만 해주시면 돼요.”

- 한가지?

“예.”

대답하곤 곧바로 말했다.

별거 아니라는 듯이.

“내일 결혼식에 오기로 하신 분들께 전화 한 통씩만 돌려주세요. 결혼식 장소 바뀌었다고.”

꿀꺽.

침이 절로 넘어간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일 결혼식에 참석하는 분들 중 할아버지 얼굴 봐서 오시는 이들치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분들은 없을 거다.

대부분이 대기업 사장 이상, 정·차관급 정도는 될 게 분명하다.

숫자야 얼마 안 되겠지만, 쫄자 수백 명보다 장수 서너 명이 중요하다는 건 전쟁터에서만 통용되는 논리가 아닌 것이다.

그런 사람들한테 장소가 바뀌었으니, 이쪽으로 와주십사 하는 건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당연히 외할아버지께서 내 요구를 들어주시는 건 쉽지 않은 일.

그 불같은 성정에 호통이나 안치시면 다행인데…….

- 흥. 그게 뭐 별거라고, 그렇게 덜덜 떨면서 말하누?

엥?

화까진 안내도 조금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실 줄 알았더니만.

의외의 반응에 내가 얼떨떨해하고 있을 때였다.

- 그렇게만 해주면 되느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뒤, 말했다.

“예. 그걸로 충분해요.”

- 알겠다. 그리하마.

뒷얘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리시는 외할아버지셨다.

멍해져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물어오신다.

애써 감추시지만, 살짝 떨리는 음성이셨다.

“아, 아들. 설마 결혼식장……. 바꾸려고?”

형과 형수를 힐끔거리며 묻는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아니, 가족들 모두에게 얘기했다.

“좀 빠듯하긴 한데, 그렇게 하려고요. 그래야 나중에 조카한테 원망 듣지 않을 거 같아서요.”

그러곤 형수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낯빛이 하얗게 질려 있는 형수에게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요 우리.”

“……?”

“재벌 3세?”

코웃음을 쳤다.

“아시아의 별을 동생으로 둔 형이 하는 결혼식이 어떤 건지 보여 드릴게요.”

큭! 내 입으로 아시아의 별이라고 말하다니…….

오글거려 미칠 것 같지만, 참았다.

형수의 눈가에 물기가 차오르는 게 보였으니까.

못 본 척하며 시선을 돌렸다.

그러곤 안절부절못하는 형을 한차례 바라보곤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있잖아요. 지난번에 콘서트 한 데. 아, 맞아요. 거기! 고척 스카이돔! 거기 좀 빌릴 수 있어요? 안되면 잠실도 괜찮구요. 예. 알겠어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화를 끊자, 눈이 동그래진 어머니께서 물어오셨다.

“아들! 지금 그게 무슨…….”

“어머니, 잠시만요. 한 통화만 더하고요.”

한 손으로 어머니 손을 살며시 쥐며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다가 통화가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어, 콜린. 너희 내일까지 한국에 와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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