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
#69. 나만의 길(2)
베이징에서의 콘서트가 끝나고 난 뒤에도 샤오린은 돌아가지 않았다.
중국 5대 도시 투어.
팬 미팅 대신 기획되었기에 콘서트가 전부 끝날 때까지는 함께 움직이기로 했기 때문.
뿐만 아니라 그녀는 중국 팬클럽 회장이기도 해서 콘서트가 끝난 뒤에도 일정은 남아 있었다.
추첨을 통해 뽑힌 팬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몇 명에게는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여자들 몇 명이 기습적으로 날 끌어안아서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들이 무례하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저 하나같이 날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건 모든 행사가 끝나고 난 뒤에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진 않겠죠?”
워낙 많은 이들이 모이다 보니, 혹여라도 사람들이 콘서트장으로 쓰인 궈자티위창 스타디움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사고라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물은 터였다.
“그럼요. 이미 공지해 둔 만큼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을 거에요.”
샤오린은 자신만만했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다는 얘기일 터였다.
여러모로 날 신경 써주는 그녀가 고마웠다.
그녀뿐만이 아니다.
공안들이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바짝 긴장한 채 스타디움 안팎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고, 실제로 사람들을 통제한 것은 행사요원들이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팬클럽 회원들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나중에라도 꼭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막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샤오린이 내 손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응?
왜 그러지?
의아해져서 눈을 가늘게 해 보이자, 샤오린이 배시시 웃더니 불쑥 물어왔다.
“원래 시계를 안 차세요?”
“예?”
무슨 말인가 싶어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아니면, 마음에 안 드시는 건가?”
“뭐가요?”
되물었지만, 그녀는 손사래를 치며 빙긋이 웃고 있을 뿐이었다.
***
스텝들이 무대 정리를 하고 기기들을 다음 콘서트장으로 지정된 톈진으로 옮기기 위해 탑차에 싣는 등 철수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스타디움을 빠져나오기 위해 막 대기실을 나서려던 때였다.
문이 열리며 아저씨께서 들어오셨다.
“아, 샤오린 양도 계셨군요.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 아저씨, 중국말 잘하시네?
의외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납득해버렸다.
어쩐지 아저씨라면 중국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아무튼, 아저씨께선 샤오린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며 감사까지 표한 뒤에야 나를 향해 돌아섰다.
그러곤 어딘지 모르게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셨다.
또 무슨 일이지?
딱 보니까 뭔가 심각한 얘기를 꺼내려는 것 같은데.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글쎄. 문제라면 문제인데······.”
말끝을 흐리던 아저씨께선 한차례 머리를 긁적이며 얘기하셨다.
“문화국에서 좀 보자네?”
순간 몸이 경직되고 말았다.
문화국?
지난번에 중국에 왔다가 공항을 채 벗어나지도 못하고 돌아갔던 일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졌다.
“설마······. 아니겠죠?”
가타부타 묻지 않았지만, 아저씬 말뜻을 알아들으셨는지 고개를 끄덕이셨다.
“네가 짐작하는 그런 건 아니고.”
한 템포를 쉬고, 다시 말씀하신다.
“그냥 얼굴 한번 보자는 거 같은데······.”
“누가요?”
“거기까진 잘 모르겠네. 아마도 리줘펑이 아닐까 해.”
리줘펑?
그게 누구지?
의아한 눈빛을 해 보이고 있을 때, 옆에 서 있던 샤오린이 설명해준다.
“문화국장이에요.”
음, 문화국장이라······.
샤오린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살짝 웃어 보인 뒤, 아저씨께 물었다.
“어디로 가면 되죠?”
“갈 필요 없다.”
“······?”
“지금 여기에 와 있으니까.”
***
멀지도 않다.
대기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거리로 따지면 겨우 50미터 정도.
복도를 지나쳐 모퉁이를 한차례 돌아가니, 바로 보인다.
가까이 다가갈 필요도 없이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복도 곳곳에 배치된 공안들. 그리고 그와는 별도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 자세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서 있는 그들을 보고 실감했다.
저 문 안쪽에서 현 중국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인 문화국장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살짝 긴장해서 걸음을 내딛자, 검은 양복의 남자들이 곧바로 날 막아선다.
우리 측 경호원들이 살벌한 눈빛을 흘렸지만, 뒤로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잠시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남자들 중 하나가 나서며 말하자, 나와 시선을 교환한 아저씨께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당연한 절차라면 절차일 터였다.
내가 중국인도 아니고, 타국 그것도 현재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날을 세우고 있는 한국에서 왔는데 아무런 방비도 없이 들여보내 줄 리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건 아니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부른다기에 찾아왔을 뿐인데······.
한숨을 내쉬며 그들이 시키는 대로 두 팔을 막 들어 올렸을 때였다.
문이 열리며, 키가 다소 작고 몸집이 있는 중년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그의 입에서 나직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럴 필요 없네.”
누군가 싶어서 눈을 치뜨고 있을 때, 옆에 서 있던 샤오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내게 속닥이려는 순간이었다.
중년 남자가 내게로 다가오며 먼저 말했다.
“리줘펑이라고 하네.”
멈칫.
뜻밖의 상황에 놀라고 있을 때, 내 몸을 수색하려던 남자들이 칼같이 물러나고 있었다.
“인민들을 위해 먼 길을 오신 손님께 무례할 순 없지.”
씨익 웃으며 악수를 청해오는 리줘펑.
얼떨결에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맞잡을 때, 그가 농담처럼 얘기했다.
“이미 치명적인 무기를 타고났는데, 번거롭게 쇠붙이 같은 걸 지니고 있을 까닭도 없을 테고.”
치명적인 무기라······.
얼굴 가득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띠고 날 살피는 리줘펑이었다.
“강혁수입니다.”
“오랜만에 봬요.”
아저씨의 인사에 이어 샤오린이 고개를 숙여 보이자, 리줘펑이 아저씰 살핀다.
“아, 이 분이······.”
“한국에서 HS 엔터테인먼트라는 작은 기획사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회사가 크고 작고가 뭐가 문제겠소? 그 안에 든 게 얼마나 큰지가 문제지.”
다시 한 번 날 바라보다가 샤오린에게 시선을 옮긴 리줘펑이 만면에 웃음을 지어 보였다.
“샤오린 양은 그동안 못 본 사이 더욱 아름다워지셨구려.”
“국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죠.”
뭔가 서로 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는가 했을 때였다. 리줘펑이 아차 싶다는 얼굴이 되어 얘기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어서 안으로 드십시다. 지금 기다리고 계시니······.”
기다려?
누가?
그럼 날 보겠다는 사람이 리줘펑이 아니었다는 건가?
의아해져서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이미 리줘펑은 돌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문을 여는 순간까지도 짐작조차 못 했다.
설마하니 날 기다리는 사람이 그런 엄청난 권력자일 거라곤.
***
방안에는 두 명의 노소가 앉아 있었다.
한 명은 우리 외할아버지보다 나이가 조금 덜 들어 보이는 반백의 남자였고, 또 한 명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한데, 소년의 눈은 시종일관 내게서 떨어지질 않고 있었다.
눈빛도 초롱초롱한 게 내게 관심이 있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곧바로 눈길을 돌려버렸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리줘펑이 의자에 앉아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말했기 때문이다.
“모셔왔습니다. 주석 각하.”
흠칫.
주석이라면······.
머릿속에서 시진타오라는 이름이 번뜩 떠올랐다.
그럼 저 남자가?
그러고 보니 낯이 익는다.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고등학생들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였다.
나중에 대법관이 됐을 때를 미리 대비한 포석차원에서 그랬던 거였지만.
아무튼, 어디선가 본 듯하더니······.
근데 왜 저러지?
불렀으면 뭐라고 한마디라도 할 것이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날 쳐다보고만 있다.
게다가 뉴스에서 사진으로만 봤을 때와 사뭇 다른 인상.
역시 한 나라, 그것도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정점에 선 권력자는 다르다는 건가?
표정없이 날 보고 있는데도 어째선지 거대한 벽 앞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압박해오는 게 장난이 아니다.
뭐, 그런다고 해서 기죽을 나도 아니지만.
이래 봬도 외할아버지 덕분에 제법 포스 있는 양반들도 꽤 만나본 경험이 있는 나였다.
안 되겠다 싶어서 먼저 앞으로 나섰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도준입니다.”
악수나 하자고 손을 내밀 순 없는 노릇이라, 한국식으로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일 때였다.
시진타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가 싶더니, 이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러더니 불쑥 몸을 일으켰다.
스윽.
그러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멍하니 내 눈앞으로 내밀어 진 그 손을 보다가 나 역시 손을 내밀어 악수했을 때, 그가 말했다.
“인민들이 하도 난리를 치기에 어떤 청년일까 궁금했는데, 과연 그럴 만도 하군.”
시진타오는 손에서 힘을 풀곤 내게로 한 걸음 더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젊은 사람이 배포가 있어.”
“······감사합니다.”
조금 황당해져서 대꾸할 타이밍마저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대신 시선을 한쪽으로 던지며 말했을 뿐이다.
“내 손자일세.”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년이 뛰쳐나오듯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쾌활하게 소리쳤다.
“시룽라이에요.”
동양인답지 않게 하얀 피부에 동그랗고 큰 눈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디로 튈지 모를 만큼 명랑해 보였는데,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흥분한 건지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후자였던 모양이다.
대뜸 말했던 것이다.
그것도 당차게.
그것도 내 바지춤에 달라붙으면서.
“저도 팬클럽 회원이에요.”
놀란 건 나뿐이 아니었는지, 샤오린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형! 사진 찍어도 돼요?”
대뜸 물어오는 시룽라이.
“어.”
환호성을 외치며 핸드폰을 꺼낸 시룽라이는 신바람이 나서는 내게 찰싹 붙어 셀카를 찍고 그걸로도 모자라 내 사진을 몇 장이고 연속해서 찍어댔다.
그러곤 이것저것 물어오기에 대답해 주었더니, 시룽라이는 눈을 반짝이며 탄성을 내질렀다.
“와! 형! 근데, 진짜 중국말 잘하네요!”
그때였다.
“쯧. 여길 오겠다고 어찌나 난리를 치는지······. 덕분에 공연은 잘 봤네. 제법이더군.”
손자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주억거리던 시진타오 주석은 나를 비롯해 일행들에게 의자를 권하면서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곤 계속해서 얘기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일 줄 알아.”
“과찬이십니다.”
시진타오 주석의 눈빛이 변한 것도 그때였다.
손자를 바라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마치 날을 바짝 세운 칼처럼 느껴졌다.
조금만 방심해도 그대로 찔러올 것 같달까.
동시에 뭔가 커다란 폭탄이 터질 것 같은 기분에 일단 한발 뒤로 빼 보았다.
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과공은 비례라는 말쯤은 들어 보았을 터. 칭찬은 칭찬으로 듣는 게 좋지.”
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렇게 밑밥을 까는 걸까?
의아하기도 하고, 경계심도 들어서 아저씰 바라보자 아저씬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눈을 빛냈다.
뭔가 짚이는 거라도 있는 건가?
고개를 쳐든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정말이지 기가 막힌 타이밍에 시진타오 주석이 찔러 들어왔다.
“부탁 하나 하지.”
인상을 쓸 수는 없고,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하려 애쓰며 그를 바라보았을 때였다.
시진타오 주석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마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듯이.
하지만, 그 내용은 절대로 평범하지 않았다.
“천안문 광장에 서주게.”
나도 모르게 눈이 커지고 말았다.
하아! 대체 어디가 부탁이란 말인가.
천안문 광장······.
그게 뭘 뜻하는지 모를 만큼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다.
거기서 뭘 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거기에 서는 이유.
정치적 이유인가?
후우. 역시 그것밖엔 없겠지.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LONGING TIMES’ 동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사진 한 장. 천안문 광장을 배경으로 찍힌 사진이 머리에 떠올랐다.
입국을 금지했던 걸 손바닥 뒤집듯 바꿔서 허가해 주더니, 이런 계산이었던 건가?
그러니까, 뭐야?
중국인들이 동영상을 보고 내 노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아예 그걸 이용해 날 천안문 광장에 세우겠다는 거잖아.
그렇게 되면 중국정부로선 대내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터다.
시진타오 주석은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우린 이처럼 평화롭고 관대한 정부다···라고.
분명 나쁘지 않은 생각인 건 맞지만······.
나는 잠시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생각에 잠기다가 머리를 쳐들었다.
그 순간,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아저씬 흔들림 없는 눈빛이셨다.
대신 입매가 살짝 휜 게 웃고 계셨다.
그 모습이 마치 네 마음대로 하라고 말씀하시는 듯했다.
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조심스럽게 말한다고 했는데도, 어딘지 모르게 단호함이 깃든 목소리가 되고 말았다.
“그건 좀 힘들겠는데요.”
순간 싸늘해지는 방 안의 분위기.
당연히 내가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시진타오 주석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싹 걷혀 있었다.
그 얼굴에 대고 나는 덧붙였다.
“지금은요.”
시진타오 주석이 날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되물었다.
“······그 얘긴?”
주저 없이 대답했다.
“제가 여기 온 건 팬들 때문이니까요.”
“계속하게.”
“전 그들과 약속했습니다. 베이징을 비롯해 5대 도시에서 콘서트를 열고 노래를 들려주기로. 그러니 그전엔 다른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겁니다. 만일 천안문 광장에 서게 된다면, 그건 모든 콘서트가 끝난 뒤가 될 겁니다.”
한 번에 쏟아낸 말들.
그 얘기를 듣고만 있던 시진타오 주석은 그동안에도 내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마치 내 속내를 들여다보겠다는 듯이.
그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부 끝마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나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던 시진타오 주석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지. 모름지기 한번 내뱉은 약속은 지켜야 하는 거지.”
어느새 처음 보았던 때의 얼굴로 되돌아온 그가 덧붙였다.
“자네가 말한 그 약속······. 인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난 뒤에 이 문제는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그러곤 서슴없이 걸음을 옮겨 방을 빠져나가는 시진타오 주석이었다.
그 뒤를 리줘펑이 빠르게 따라붙고, 시룽라이가 아쉬운 눈빛으로 날 보다가 쪼르르 방을 나가 버렸다.
문이 닫힌 후, 남겨진 세 사람.
다리가 풀렸는지 샤오린이 비틀거리는 걸 아저씨께서 붙잡아 주고 계실 때, 그제야 나는 참았던 숨을 내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