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
#21. 놀다 올게요(1)
당황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내가 내린 결정에 때문에 환경 자체가 바뀌어버린 꼴이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신중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나도 모르게 심각한 얼굴이 되었던 걸까.
“아들.”
어느새 내 옆자리로 오신 어머니께선 가만히 날 부르며 손을 잡아오셨다.
“지금은 많이 혼란스럽겠지만, 이거 하난 꼭 기억해두렴.”
“······.”
“인생은 때때로 사람에게 선택을 강요하곤 해.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 그렇기 때문에 선택이라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되물었다.
“어머니께서 아버지랑 결혼하신 것처럼요?”
싱긋 웃으시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으신다.
그리고 대답 대신 조금 다른 얘기를 하셨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네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결국 이렇게 됐을 일이야. 엄만 엄마의 선택을 한 거고, 아빤 아빠의 선택을 한 거지.”
그럼 형은요? 하고 물으려다가 그만두었다.
형에게 있어선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선택의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야 한결같이 대법관을 꿈꾸어 왔다지만, 형에게는 이렇다 할 꿈도 없었고 그렇다고 달리 누군가의 기대를 받아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할아버질 미워해선 안 돼. 엄마가 우리 가족을 포기하지 못하듯, 할아버지도 포기하지 못하는 게 있는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니?”
“······예.”
어머닌 고개를 끄덕이시곤 다시 한차례 머리를 쓰다듬어주신 후에야 손을 떼고 일어나셨다.
그러곤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시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땐 이미 형도 방으로 들어간 뒤여서, 거실엔 나 혼자만이 남겨져 버렸다.
그렇게 한동안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 역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시간은 이미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침대 위에 누워 있긴 해도, 잠이 오긴커녕 갈수록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생각이 많아서일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뭔가가 시원하게 정리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오히려 갈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있다.
“안 되겠다.”
이래선 진짜 밤을 꼴딱 새울 것 같아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그러곤 지금의 내 상황부터 하나하나 따져보기 시작했다.
먼저 생각해야 할 건······.
내 앞에 펼쳐져 있던 꽃길은 사라졌다.
후회하느냐 하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니 조금 설레기까지 한다.
기대감이 들면서 묘하게 흥분되는 기분이랄까.
누군가는 이런 날 보고 철딱서니가 없는 게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할 만치 불안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노래방 안에서 수없이 단련된 정신과 틈틈이 쌓아온, -사실 그때는 심심풀이로 했던 공부들이긴 하지만- 아무튼 지금 내가 익히고 있는 많은 지식들 덕택일 거다.
그러고 보면 사실상 달라진 건 없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엄청난 지식들이 들어 있었고, 그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대학쯤은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계획을 세우고 싶진 않다.
아버지 말씀마따나 인생은 원하는 걸 이뤄내기엔 그리 길지 않으니까.
여긴 노래방이 아닌 것이다.
루프 따윈 없는, 하루가 24시간뿐인 현실이지.
“우선은······. 진로인가?”
아, 물론 이제 와서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아까 부모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으냐고 물으셨을 때, 순식간에 머리를 스쳐 가며 마음을 울리던 그 느낌들을 잊지 못한다.
특히나 음악을 취미로밖에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가슴이 아려오던 건 나로서도 정말 뜻밖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 만에 결정해 대답하긴 했지만 경솔했다곤 생각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진짜 상상도 못 할 일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노래방 안에서 오랜 시간 갇혀 있는 동안 나라는 사람 자체가 달라진 걸지도 모르지.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하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그 엄청난 시간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던가.
특히나 처음 노래방에 갇히게 된 직후, 좌절과 절망 그리고 분노가 이어지며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억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어느새 하루하루 마모되어 가다가 분노조차 남지 않게 되었을 무렵. 100점을 받게 되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되자,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감정들이 일시에 솟구쳤었다.
그것은 분노나 좌절, 욕망이나 우월감 따위가 모두 타버리고 남은 순수한 감정이었다.
오로지 거길 나가서 가족을 보고 싶다는 그리움, 그리고 나 혼자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웃고 떠들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나지 않았던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그 순수한 감정들이 그 억겁처럼 느껴지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었다.
아마도 그때 성공의 기준, 달리 말하면 행복의 기준이 바뀐 게 아닐까 싶다.
법관이 되어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하며 살아가는 인생과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인생.
이젠 둘 중 무엇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는가 하고 물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그러니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대답을 할 건 분명하다.
“그럼, 이제부터 어쩐다?”
내가 선택한 길. 앞으로 달라질 인생 역시도 내가 계획을 세우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겠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건, 역시나 학교 문제.
그리고 어떤 음악을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테다.
아, 돈 문제도 있구나.
아버지께서 로펌이든 어디든 곧 취직하실 거라곤 믿지만, 이제까지처럼 할아버지의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부모님께 기댈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형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테고.
어쨌든 확실한 건, 아무리 아버지께서 변호사라곤 하시더라도 수입이 예전만 못할 거라는 건 뻔한 일이다.
나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노트 한 권을 꺼내 들어,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처음엔 계획이라고 보기엔 좀 어수선한 단어들의 나열에 불과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자 노트에 적힌 계획들이 그럴듯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탁!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마음을 다잡은 후 볼펜을 내려놓은 나는 한껏 기지개를 켜다가 흠칫하고 말았다.
창밖이 훤했다.
어느새 동이 터 있었던 것이다.
***
낯설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이게 현실인가 의심될 정도다.
앞치마를 걸치시고 머리엔 스카프까지 두른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계신 아버지. 한 손엔 냄비 뚜껑을 들고서 나머지 손에 들린 국자를 휘젓고 계신다.
그리고 그 옆에선 어머니께서 어딘지 모르게 달라진 얼굴로 식재료들을 다듬고 계신다. 얼굴이 어찌나 미끈한지 잘하면 광이 날 판이다.
그러다가 두 분이 가끔 한 번씩 눈이 마주칠 때면 아버진 뭔가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바짝 쳐들고 의기양양해 하셨고, 그럴 때마다 어머닌 부끄럽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곤 가볍게 쥔 주먹으로 아버지 가슴을 투닥거리셨다.
이거 뭐지?
어째 핑크핑크한데?
두 분 다 행복해 보이시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왜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되는 걸까?
어째서 내가 다 창피해지는 거지?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가 흠칫 놀라고 말았다.
언제 왔는지, 식탁에 앉아 있는 한 마리 좀비······. 아니, 형 때문이었다.
주, 죽었다?
무슨 액체 괴물이라도 되는 듯 축 늘어져 있는데, 꿈틀거리는 걸 봐선 숨을 쉬는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눈빛이······.
저건 이제 못쓰겠다.
그냥 갖다버리고 다시 사는 게······. 아, 물건이 아니지.
다시금 한숨이 흘러나왔다.
아까완 조금 다른 의미로.
“자, 먹자.”
아버진 뭐가 그리 신이 나시는지 뒷동산에 활짝 핀 진달래처럼 환하게 웃으시며 양손에 조리용 장갑을 끼고 냄비를 들고 오신다.
그걸 식탁 한가운데 놓고선, 이내 어머니와 하하호호 하시며 밥을 푸고 계셨다.
부모님을 부려 먹는 기분이 드는 건 왜지?
나도 나서서 거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동안, 밥상이 뚝딱 차려졌다.
“뭣들 해? 얼른 먹지 않고?”
아버지의 한마디에 얼른 숟가락을 들며 두 분을 힐끔 바라보니······.
아버지의 밥숟가락 위로 어머니께서 굴비 살을 얹어주고 계신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두 분 사이에 오가는 눈빛. 반짝이다 못해 무슨 빔이라도 나올 기세다. 아니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선 꿀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큿. 뭐지? 이 기분은? 아침부터 못 볼 걸 본 것 같은······.
그때였다.
탁!
형이 숟가락을 식탁 위에 내려놓더니, 꺼멓게 죽은 얼굴로 부모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분께선 해선 안 될 짓을 하다가 들킨 불량학생들처럼 시선을 피하며 헛기침을 하셨고.
형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도 그때였다.
“저 유학 안 가려고요.”
흠, 못 가는 게 아닐까?
안타까운 눈으로 형을 보고 있자니, 아버지께서도 같은 생각을 하신 건지 달래듯 말씀하셨다.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다소 진지한 모습이셨다.
“어젠 정신이 없어서 얘길 못 했는데. 곧 나도 다시 취직할 거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도 있으니까 너 하나라면 어떻게든 될 거다. 그러니까 걱정 말고 유학 가.”
당연하지만, 난 형이 옳다구나 하고 받아들일 줄 알았다.
평소처럼 헤벌쭉 웃으면서.
하지만, 내 예상은 한참을 빗나갔다.
“그냥 안 갈래요.”
“왜, 아들? 유학 가고 싶어했잖아?”
어머니께서 뜻밖이라는 듯 물으시자, 형이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곤 세상 다산 사람처럼 얘기한다.
“좁다란 기숙사 방에 처박혀 룸메이트와 밤새 부대끼다가 수업 끝나면 다시 또 기숙사. 어쩌면 용돈이 부족해 식당에서 접시를 닦아야 할지도······. 그런 유학생활은······제가 생각하던 거랑은 다른 거 같아요.”
신음이 나올 뻔했다.
그러니까 뭐야? 할아버지의 지원이 끊겨서 자기가 세워놓은 할렘 비스무리한 그 생활이 안 될 거 같으니까 포기하겠다?
하아, 역시 우리 형님이랄까.
언제 또 거기까지 생각한 걸까.
어떤 면에선 생각이 깊다고도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대단하시다.
속으로 고개를 내젓고 있을 때였다.
형이 말했다.
“졸업하면 그냥 취직하려고요.”
“취직?”
부모님께서 거의 동시에 묻고 계셨다.
그만큼 놀라셨다는 거겠지.
나 역시 마찬가지고.
그런 반응을 즐기기라도 하려는 걸까.
형은 입가에 한줄기 썩은 미소를 머금으며 얘기했다.
“도준이도 장래를 설계하는데, 저도 가만있으면 안 되겠죠. 적어도 제 밥벌이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표정은 또 왜 저렇고?
아까까지만 해도 좀비처럼 보이던 것과 달리 점차 생기를 띠어가는 모습에 의아한 눈빛이 되었을 때. 아버지께서 근심 어린 목소리로 묻고 계셨다.
“취직이라······. 대학 졸업장도 없이 쉽지 않을 텐데. 생각해둔 곳이라도 있는 거냐?”
“예.”
호오. 형이 계획을 세웠단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호기심에 형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형이 씨익 웃어 보였다.
뭐야? 그 웃음은?
어쩐지 음흉한 웃음이라 생각하고 있을 때, 형이 말했다.
“예전부터 명진이가 같이 일하자고 했거든요.”
“명진이?”
“PS 엔터테인먼트사라고 P그룹 계열사에요. 거기 엄청 예쁜 애들 많거든요. 특히 요즘 잘나가는 걸그룹 중 하나인 씨크릿걸즈도 있고요. 흐흐흐.”
하아. 역시 형답다.
어떻게든 자신만의 할렘을 향해 길을 모색하는구나.
나도 모르게 고개를 내젓고 있을 때, 부모님 두 분 다 뭐라 대꾸하지 못하고 형만 바라보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셨다.
“일단 그 문젠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리고 도준아. 넌 이제 어떻게 할래?”
“예?”
갑자기 물으셔서 잠시 당황했지만, 그렇다고 대답 못 할 것도 없었다.
밤을 새워가며 계획해 놓은 게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전부 다 말씀드릴 생각은 없었다.
어디까지 얘기 드려야 하나 고심하고 있자니, 그게 또 아버지의 오해를 샀나 보다.
아버지께선 내가 미처 거기까진 생각지 못했다고 여기셨는지 재차 물으셨다.
“대학 말이다. 갈 거냐?”
나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죠.”
“흠, 두 가질 병행하려면 힘들 텐데?”
“그래서······.”
“······?”
“법대에 진학하려고요.”
“응?”
잘못 들었나 하는 얼굴이셨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다시 말했다.
내친김에 말씀드리는 게 나을 거 같아서였다.
“그리고 괜찮다고 하시면, 자퇴할까 해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신 아버지. 어머니도 놀라시긴 마찬가 지셨는지, 안 그래도 큰 눈을 껌뻑거리시며 더듬더듬 물어오셨다.
“아들? 엄마가 잘 못 들은 거니? 방금 학교 때려친다고 들은 거 같은데?”
“맞아요.”
“그렇지? 맞······!”
말씀하시다 말고 멍한 눈빛이 되시는 어머닐 대신해 그 사이 충격이 좀 가시셨는지,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대학은 둘째치고, 고등학교도 나오지 않고선 세상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그 정도는 너도 알 텐데?”
아무래도 또다시 뭔가 오해를 하시는 거 같아서 얼른 손사래를 치며 웃어 보였다.
“대학은 간다니까요.”
“하지만, 방금 자퇴한다고······. 아!”
그제야 눈치채셨는지, 아버지께서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시며 말끝을 흐리셨다. 어머니 역시도 마찬가지. 한껏 커진 눈이 되어 입까지 살짝 벌리고 날 바라보셨다.
그런 두 분께 옅은 미소와 함께 말씀드렸다.
“검정고시 보려고요.”
***
딸랑.
문을 열고 들어간 후, 학원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따지고 보면 여기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 물론 노래방을 빼고 말하는 거다.
거기야 지금은 가 보고 싶어도 가볼 수가 없으니까.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내가 타의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게 여기서부터인 것도 사실이고.
만일 내가 여기서 아저씰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까?
과연 이곳에서 드럼을 쳐보지도, 기타를 만져보지도 않았다면 그래서 희주 생일날 밴드와 합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과연 난 깨달을 수 있었을까?
내가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고 있는지를.
게다가 작곡은 또 어떤가?
그때, 희주의 생일날, 내게 일어났던 기묘한 일들에 대해 아저씨와 상의하지 않았더라면 난 아마 작곡을 할 생각조차 못 했을 거다.
나도 모르게 아련한 눈빛이 되어 잠시 상념에 잠겨 있을 때였다.
통로 안쪽에서 문이 열리며 아저씨께서 나오셨다.
“뭐하냐? 거기 서서?”
상념에서 벗어난 후 싱긋 웃어 보이곤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말씀드렸다.
“아저씨.”
“······?”
“잠시 시간 되세요?”
“시간?”
“예. 괜찮으시면 저랑 얘기 좀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