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1화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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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물이 길드를 쌓는 현대의 영지물이 되고, 아카데미물이 곧 자퇴한다는 뜻이 된 지금.
이 글을 쓰게 된 건
헌터물에서 사람이 아니라 몬스터를 사냥하면 어떨까?
+
아카데미물에서 졸업을 하면 어떨까?
라는, 바야흐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도 제 재능이 두려울 뿐인 발상이지요... 씨빨... 헌터물에서 인간이 아니라 몬스터를 상대로 하다니 단군 이래 제일 큰 발상의 역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거기에 적당히 제가 보고싶거나 하고싶은 것들,
아카데미물 교장이고 남자에 동년배인데 방해꾼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되는 아군 조력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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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고구마같은 성격이지만 그냥 답답한 캐릭터가 아니라 도덕적인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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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상의 편의를 위해서 적당히 넘어가는 대신 그냥 (몬스터만) 죽이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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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루삥뽕 갑자기 교수물 쓰고싶고~~(연재시작 1주일전)
같은 과정을 거쳐 쓴 게 바로 이 글이었습니다
사실 요즘은 사이다패스가 너무 과해서
역으로 도덕적이고 영웅적인 캐릭터도 여럿 나오는 걸 생각하면
타이밍을 잘 잡았다고 해야할지, 조금 늦게 생각했다고 해야 할지...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은 꽤나 실험적인 놈이었습니다.
뭐 대단한 실험을 했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같은 게 조금 많이 반영됐다고 해야 하나...
뭐 제가 클리셰를 깨는 새로운 클리셰를 만들었다거나 양산형이 싫다거나 하는 뽐뿌 들어간 발언이 아니라
까놓고 말해서 머 여러개 생각하긴 했는데 제가 꼴리는게 아니면 연재지속력이 안 따라준다는 어마어마한 사실을 발견해서
제가 꼴리는대로 싸갈겻다고 해야하나??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작품의 컨셉은 '외전'이었습니다.
까놓고 주인공부터가 먼가,,, 전개적인 약속,,,??
그런건 걍 보면 빡치기만 하니까,,, 그런건 몰겟고 걍 다 죽여야징,,, 하는 캐릭터였으니까...
이런 말은 조금 그렇지만, 이런 성격인 캐릭터는 클리셰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애초에 노골적으로 그 반대로 조성한 캐릭터니까...
툭 까놓고 말하자면, 주인공인 박우찬의 컨셉은 탑블레이드 카이(겉모습) + 울트라맨의 레드맨(속내)입니다.
탑블레이드 카이나 디지몬 매튜같은 캐릭터의 특징이 존나 겉돌면서 말은 하나도 안하는주제에
내진정한모습?? 네가도대체멀아는데!!!!!!!!!!!!!!!!!!!!!!!!!!!!!!!!!! (쾅)
ㅇㅈㄹ하는 씨빨 이게 꼬추인지 계집인지 모를 생리질인데
박우찬이 (겉으로나마) 이런 캐릭터를 하려면 평범한 반응을 보여줄, 정상적인 울트라맨이나 태일이, 강민 포지션이 필요합니다.
소위 말하는 주인공?? 같은??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그냥 몬스터만 죽이고 싶음'의 주인공은 박우찬이겠지만, 그냥 몬스터만 죽이고 싶음에서 드러나는 세계관...
대충 헌터물12라고 치면, 헌터물12의 주인공은 이준구겠죵
이 글은 그런 1부와 2부... 아마 정필연이 주인공일?? 느낌 사이의 1.5부 외전... 이라는 컨셉을 잡고 썼습니다
박우찬의 포지션은 1부에선 마지막에 협력하는 라이벌(레인저 블랙), 2부에선 감화되서 스승노릇 하고 있는 교사 1 정도겠죠.
물론 제가 저걸 다 쓰진 않겠지만?? 저런 캐릭터니까?? 그런 요인이 필요한?? 느낌??
이 글 내에서 처리하게 된 사건은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그러나 사회 겉면엔 드러나지 않는... 그래서 명성이나 길드 쌓거나 100억씩 오가는 글과는 다른, 사회 저변에서 일어난 이야기...
그런 걸 지향하고 잇엇던 느낌입니다
왜 갑자기 이런 썰풀기를 하냐, 글에서 풀어 씨발아 ㅋㅋ 이렇게 생각하실 분이 다수겠지만
갑자기 이런 썰을 푸는 이유는, 까놓고 말하자면 이 글이 실험적이었던 게
정말로 실험적인...??
까놓고 말해 제가 이 글 연재하던 시점에서 1년 내외로 글로 수익을 못 내면 노량진에 쳐박힐 위험이 있었는데
그럼 1개는 그냥 내 취향인거 가볍게 쓰면서 연재하는 습관좀 들이고, 나머지 1개로 투구함 해볼까~
1년 내에 전력투구를 2번이나 할 수는 없지 존나 힘들고...
라고 생각하고 취향 팍팍 쳐서 연재하던게 어쩌다보니까 수익이 난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엉성한 글이었을텐데 여태까지 따라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늘어놓게 됐네용 ㅎ;;
이 글이 뭐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글은 아닐 겁니다.
같은 장르에서만 해도 이 글보다 훌륭하다 생각될 법한 글도 여럿 있겠지요.
하지만 제겐 이 글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글입니다.
애초에 쓰는 사람이 재미가 없으면 어떻게 글을 쓰냐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 글이 노량진에 쳐박힐 뻔한, 우스꽝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제가 글을 쓰는 걸 포기하지 않게 해 준 글이기 때문이군요.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이 글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글은 아니지만 독자 여러분들은 웹소설 업계 내에서 제일 훌륭한 독자분들 중 한 분이라 단언할 수 있겠습니다.
룸펜으로 끝날 뻔한 한 명이 아득바득 글 하나를 완결낼 수 있었던 게 여러분들 덕분이니, 글 하나 + 글쓰겠다고 나대는 놈 하나에게 '구원' 메타를 실현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덕분에 제가 노량진에서 썩어가는 대신 여기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꼭 완결을 내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나머지 태그에 대해서... 라고 해도 사실 다른 태그들은 다 설명했어서 딱히 할 말도 없네용
남은 건 착각 정도??
사실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착각이라 할만한 게 잘 나오지 않아서 왜 착각이냐!! 씨바 꼬추 떼(ts하라는 소리 아님 ㅎ)!! 태그도 떼고!!! 하실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럴싸한 이야기라 굳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원래부터 착각물 태그를 달고 시작했지만 점차 착각 비중은 줄어갈 예정이었습니다
아니 먼 씹 개똥 좆도 안되는 지가 감당 못해놓고 처음부터 계획이었다는 망설을?? 이라 생각하실 법한 이야기입니다만
착각물의 근본적인 형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좆밥 주인공을 먼치킨이라 or 먼치킨을 좆밥이라 착각
2.히로인들이 주인공에게 착각
3.기타
이 중에서 이 글은 굳이 따지면 주인공 배경 설정으로 3, 거기에 2가 가미된 형태입니당
그리고 3번과 별개로 2번은 갈수록 줄어드는 형태로 이야기가 잡혀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됐습니다.
착각으로 주인공한테 반하는 히로인
끝까지 착각 때문에 주인공이랑 꽁냥거리려는 히로인
라는 불변의 공식이 있기 때문이죠
극단적으로 말해서, 착각이 주인공에게 반하는 동기가 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착각 그 자체가 연애감정, 사랑의 지속적인 원동력이 되는 건... 까놓고 주인공을 좋아하는게 아니잖아요?? 뭐 나쁜 모습 안보여주려고 내색하지 않는다던가 그런 문제 이전에
그래서 1학년 때엔 착각 때문에 이래저래 마음을 정하던 히로인들이, 2학년 때에는 착각과 별개로 박우찬 개인을 좋아한다...
3학년 때에는 박우찬이 거기에 대해 대답한다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착각물은 에피타이저고 양념이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려면 방해가 되는 게 사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에필로그는 그런 착각을 벗겨내야 한다, 착각물이라면 엔딩에선 착각을 끝내야 한다는 고집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니 근데 먼 미친 후기를 쓰다보니 곧 3천자가 다 되네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슬슬 본편 1편급의 길이가 되기도 하고, 뇌절이 되기도 하니 슬슬 여기서 끝마치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끝까지 따라와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