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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몬스터만 죽이고 싶음-144화 (144/371)

〈 144화 〉 박우찬의 하루

* * *

'위험해.'

요 최근 사태가 돌아가는 동향을 보며, 신서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솔직히 말하자면, 방심했다고 해야 하겠지.

이런 말은 조금 그렇지만, 박우찬은 평범한 성질머리가 아니다.

저런 성격인 만큼, 박우찬에게 눈독을 들일 만한 여자는 없다…….

나를 제외하면!

신서아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유감스럽게도, 눈이 삐었다고 해야 할까 무어라고 해야 할까.

소위 도축업자라 불리는 박우찬의 이미지에선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친절함.

퉁명스러운 배려심을 눈치챌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라 생각했던 탓이다.

협회에 가입해 길드에 적을 둔 이유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를 죽인 몬스터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헌터로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가장으로서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단순한 꼬맹이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박우찬에게서 거리를 두기 위해!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신서아는 박우찬이 머무르던 본가에서 떨어졌던 셈이다.

다만.

하필이면 귀성하게 된 계기가 예의 길드에 관련된 사안이었고.

관련 사안을 해결해준 건 이번에도 사부인 박우찬 쪽이었다.

'뭐냐고, 진짜!!'

오랜만에 본 제자가 이렇게 예뻐져서 나타날 줄이야!

그런 상황을 노렸었는데.

이래서야 오히려 이 쪽이 반해버린다.

것보다 이미 반했지만, 그거야 어쨌든!

반하게 하려다가 역으로 당해버린 건 뭐 좋다고 치자.

그렇지만, 덕분에 정작 당사자인 박우찬이 보기에 신서아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랜만에 보았더니 이상할 정도로 예뻐진 제자…….

신서아의 희망사항과는 별개로, 아무래도 그건 힘들겠지.

오히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제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여동생.

딱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신서아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덕분에 요 최근은 고민의 나날이었다.

이렇게 실점한 점수를 어떻게 해야 만회할 수 있을까!

문제는.

더 이상 박우찬은 신서아만 알고 있는 우량 상품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아이고, 이 년아. 넌 도대체 언제 철이 들래?"

"아, 엄마는 또 왜 그러는데!!"

"왜 그러냐고? 네가 그걸 아직도 모르니까 이 모양 이 꼴인 게 아니야, 이 웬수같은 년아!"

이래서야 내가 죽기 전까지 사위 얼굴이나 볼 수 있겠냐며 한탄하던 엄마.

또 어디서 남의 딸내미 이야기나 주워듣고 저러는 건지.

그렇게 한탄했던 신서아도 다음 말을 듣곤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었다.

"하연이 걔는 우찬이한테 고맙다고 나한테 요리를 배워서 해주더라. 너는 도대체 언제 철들래?"

"뭬라고?!"

속보, 자하연 달리기 시작함.

설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일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자하연, 이 무서운 계집애…….

신서아는 전율했다.

특히나 자신의 요리 솜씨를 보고 더더욱.

하물며, 요리는 자하연 그 약삭빠른 계집애가 이미 선점한 길.

이제 와서 뒤따른다 해도 후발 주자밖에 되지 못한다.

적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서라는 핑계로 그 계집애한테 아침을 얻어먹으며 신서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허면, 자신에게만 가능한 차별점.

사부한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뭐가 있을까?

앓는 소리를 내며 신서아가 고민에 빠진 바로 그 시점.

박우찬이 담당하는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은 황윤하가 던진 폭탄 발언에 등을 내밀었다.

때문에.

신서아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주변을 살핀 순간.

'이건 또 뭐여.'

신서아는 박우찬을 매의 눈으로 바라보는 계집애들의 시선을 깨달았다……!!

당장 지금만 해도 그랬다.

요 며칠, 자리를 비웠던 박우찬.

다행스럽게도 중간고사 직전이라 어찌저찌 교생인 서아의 능력으로도 수업을 진행할 순 있었다.

다만, 지금부터는 그러기도 힘들었다.

여태까지 박우찬이 학생들에게 가르친 건 충실한 기초 다지기.

체력을 붙이고, 체단실에서 경험을 보충한다.

실습으로 실전 감각을 늘리며, 몬스터에 대한 각종 지식을 때려박는다.

거기에 현장학습으로 특정 지형에 대한 대처법이나 던전 관련 노하우를 습득.

학기 중간에 문을 연 동아리 수업으로 무기술이나 격투기 등에 대한 조예도 붙였다.

허면.

남은 건 역시 하나.

기초 능력 단련 뿐이다.

그리고.

수업을 지도하며, 박우찬은 생각했다.

역시 다음 년도부터는 실력이 아니라 능력의 종류에 따라 분류해야 한다고.

다른 선생님들이 어째서 능력 우선으로 1년 내내 학생들을 훈련시킨 건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명언하건데, 박우찬은 오히려 이런 능력 중심 단련에 있어 다소 유리한 편이다.

마력 감응이라는, 날카롭진 않지만 범용성 높은 능력.

몬스터에 대한 대책을 중심으로 연마한 기능.

거기에, 몬스터 상대 한정이라고는 하나 세심한 마력 컨트롤까지.

어떤 능력이라 해도 어느 정도 범용성 있게 가르칠 수 있는 편이니까.

다만.

그런 박우찬이라 해도 능력 수업에선 마땅한 노하우가 없었다.

학생들의 능력부터 천차만별이었으니까.

할 수 있는 거라곤 학생들의 능력을 시연하도록 권고하고, 이후 능력 단련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반을 돌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관찰하고 해결법을 조언한다.

딱 그 정도였다.

만약 학생들의 능력이 전부 원소를 방사하는 식이었다면, 방사의 총량이나 출력을 늘리는 법을 중점으로 교습했겠지.

신체 강화형이었다면 적절한 강화 능력의 분배와 비중, 그리고 한 부위에 집중한 강화의 노하우 따위를 알려줬을 거다.

그렇지만.

지금 학급 구성에선전체적으로 능력을 다듬는 게 고작이었다.

심지어 평소운 박사의 리포트 등을 참조하고 있음에도 이 정도였으니.

다른 반 선생님들이 괜히 과감하게 1년을 써서 능력 중심 훈련을 전개한 게 아니다.

이건 1년을 통째로 할애하지 않으면 힘들 대사업이었다.

물론 자신의 수업 방식이 틀렸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식으로 학급을 나누는 현 아카데미 기준을 고려할 때.

오로지 박우찬만이 가능한 교습법이라는 점도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다양한 경험.

몬스터를 상대하는 데에 특화된 전술.

범용적인 능력.

거기에, 평소운 박사의 리포트.

이 모든 조건이 갖춰진 S랭크 헌터에게나 가능한 교습법이라니.

정식 교육법으로 채택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니까 능력 종류 기준으로 분류하라고…….'

매년마다 통째로 1년을 소비하거나, S랭크 헌터를 교원으로 보충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반드시 기준을 바꿀 것.

머릿속 수첩에 그렇게 기입하고 밑줄을 긋는다.

이미 세네번은 전달한 내용이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내년 수업까지 교사들의 능력에 의존해 말아먹을 생각이 아니라면, 반드시 바꾸라고 무조건 주장해야겠다.

다행히, 어렵지는 않을 듯했다.

이번 년도 내내 아카데미의 커리큘럼과 능력 개발을 병행하던 다른 교사들도 죽을 맛일 테니까.

보나마나 만장일치로 통과하겠지.

안 되면 때려친다, 진심.

자신도 모르게 투덜거리며, 박우찬은 걸음을 옮겼다.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선생님?"

"그래, 필연아. 네가 어떤 식으로 싸워야 할지, 전법을 생각해 봐라."

"전법 말씀이십니까?"

"엉. 네 능력은 검에 특화된 무장 구현이니까, 검을 쥐고 싸울지 검을 탄환으로 사용해 싸울지. 거기서부터 시작할까?"

"휘두르는 쪽이 손에 잘 맞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상황에 따라 적절한 검으로 교체하며 싸울지, 그렇지 않으면 한 자루 검에 집중할지 선택해야겠지."

자잘하게 검을 교체하며 싸울 거라면, 검을 형성하는 속도를 중심적으로 단련한다.

그렇지 않다면, 형성한 검의 완성도를 중심으로 단련한다.

개중에서도 정필연은 후자를 선택했고, 때문에 먼저 자신이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검의 형태를 깎는 형식으로 연습에 들어갔다.

그렇게 완성된 검을 만들면, 그 형태의 검을 언제든지 뽑아낼 수 있도록 연습.

마침내 검을 뽑아내는 속도가 눈 깜짝할 시간조차 소요하지 않게 되는 시점에서, 드디어 1인분이다.

계속해서 검의 형태를 가다듬는 정필연에게서 시선을 떼고, 마저 걸음을 옮긴다.

"갸아아아악!!"

그러면 가장 먼저 괴성을 지르는 건 역시 류지희 쪽이었다.

우유가 담긴 컵을 눈 앞에 두고 머리 위에 얹은 귤을 마력으로 조종하는 연습.

실로 간단한 방법이었지만, 우유가 담긴 컵이 눈 앞에 있으면 타인의 정으로 착각하는 몽마의 종족 특성 때문일까.

류지희는 엄청나게 난항을 겪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10초 이상 마력을 유지하질 못하는 모습.

얼마 전, 반인반마라는 사실이 강제로 드러난 이후.

반 내에서 주욱 겉돌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괴성을 내지를 정도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류지희의 능력 자체엔 문제가 없다.

아직도 본인의 것으로 체화하지 못했을 뿐, 그녀의 안에는 몽마의 여왕이 남긴 마력이 있었으니까.

그 물건만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면, 지희의 능력은 A랭크 상당.

단순한 능력으로만 따지면 헌터 전체로 따져도 상위권에 속할 수 있겠지.

다만.

몇 번 말했다시피, 전투 도중 매료를 거는 건 별로 효과가 없다.

전장의 열기가 흥분을 씻어버리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국지색들이 전쟁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렇기에, 만일 지희가 여왕의 마력을 소화한다 할지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돌출된 능력 뿐.

랭크로 구분하자면, 능력은 A­.

주된 전법인 격투기는 C랭크 수준이며, 그조차 혼혈이라는 사실을 이용당하면 D랭크 몬스터에게도 허를 찔릴지 모른다.

그렇기에, 박우찬으로서는 가장 먼저 지희의 약점을 보완하는 쪽에 시간을 할애했다.

어차피 능력이야 여왕의 마력을 다룰 수만 있다면 멋대로 성장할 테니까.

적어도 꼬리 한 번 잡혔다는 이유로 무력화당하는 사이어인 꼴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 때문이었다.

"아니, 이거 효과 있는 거 맞아요?!"

"네 꼴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하냐. 효과가 없었으면 소리도 안 질렀지."

"그게 아니라, 극복할 수 있냐는 거에요!"

"글쎄?"

솔직히 모르겠다.

아니, 혼혈이 제 본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사례는 여럿 있다.

남상원도 그렇게 말했고.

뭐, 당연한 이야기.

짐승인 몬스터라면 모를까, 지희는 반인반마.

다시 말해, 반쯤은 본능을 참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인간도 극한 상황에선 본능을 억누를 수 없지만, 먹을 게 눈 앞에 있다고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건 아니지 않은가.

교육과 학습.

다시 말해 연습한다면 본능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단지.

'결국 혼혈이라는 태생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지~'

인간보다 본능을 극복하기 힘들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리적으로 극복할 가능성은 있겠지.

다만, 지희에게 가능할까 물으면 확신은 없다.

그리고 그런 본능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혼혈이 헌터가 되는 건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니, 할 수야 있겠지만 보나마나 어디서 개죽음당할 테고.

그렇게 말하자, 지희는 조금 주눅든 얼굴을 했다.

"윽, 그건 싫어요."

"그렇지?"

"네. 왜냐하면~"

그리 말하며, 슬쩍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지희.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와 함께, 몽마 특유의 향긋하지만 박우찬에게는 역겨운 냄새가 풍겼다.

"저는 죽을 거면 선생님한테 죽고 싶은 걸요~"

……말의 내용이야 어쨌든, 동년배 학생한테 저랬다간 위험한 상상이 들 법한 어조요 내용이었다.

몽마로서 본능적으로 체득한 움직임일까.

어느 쪽이든, 키득키득 웃으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본인이 통제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만.

단지, 박우찬으로서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몽마의 매료나 기술이 통할 만한 대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 선생님. 지금 당황했죠? 그렇죠?"

"엉."

"엇, 응? 아, 음. 네? 어, 진짜요? 선생님도?"

"그래. 엄청 당황했단다. 이러다가 내 학생들 중 한 명을 성희롱으로 신고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거든."

"……아니, 뭐래. 지금 나한테 이런 일 시키는 것만 들켜도 성희롱 신고 당하는 건 선생님이거든요?"

갑자기 멋대로 당황하더니, 이번엔 멋대로 화를 내는 지희.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우찬은 다시 한 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뭐, 확실히 그렇게 들으면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너한테만큼은 내가 승소할걸."

"잠깐, 지금 종족 차별하시는 거에요?"

"행동 차별이야……."

얼마 전, 지희가 선보였던 격렬한 손동작이 눈꺼풀 너머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 박우찬의 표정에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던 지희가, 단박에 얼굴을 홍당무처럼 물들인다.

"거, 그!! 거, 거 사람 참!! 무슨 생각 하는진 알겠는데!! 그냥 묻고 지나가기로 한 걸 그렇게 언급하면 안 돼지!!"

"아무 말도 안 했다, 야."

"됐네요!!"

그렇게 말하며 홱 고개를 돌리는 지희.

애써 머리 위에 얹은 과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박우찬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이후.

"일단 하래서 하고 있긴 한데, 이거 정말 제대로 되긴 한 건지 모르겠다니까?"

"제대로 됐어. 마력을 중심으로 판단해 봐."

"제기랄, 이 새끼. 설명할 생각이 없잖아."

"……휴우."

티격태격하고 있는 이예은과 황윤하에게까지 시선을 돌린다.

황윤하는 일전 총격당한 기억을 살려, 최대한 빠르게 전신을 경화시키는 방법을 익히도록 지시했다.

그렇게 전신을 경화하고, 신체 일부에 경화 능력을 집중한다.

그리고 이를 해제.

이런 식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경화 속도와 변화를 강화한다.

말하자면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풀어주고 가동 범위를 늘리는 느낌이었다.

그에 비해, 이예은은 여전히 능력에 한해선 군계일학이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실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실뜨기를 반복하는 이예은.

실뜨기를 계속하기 위한 방법과 염동력의 조작.

양 쪽을 동시에 계속해서 생각해야 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복수의 염동력을 동시에 다룰 수 있다고 하던가.

숙련된 염동 능력자도 한 번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출력을 늘리는 식으로만 훈련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수의 염력을 다루기 위해선 의외로 필수적이며, 힘든 훈련이라고 들었다만.

정작 이예은은 별다른 문제 없이 능력으로 실을 뜨며 여유롭게 황윤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력으로 실을 형성하는 행동과 실뜨기, 둘을 동시에 수행 가능할 경우 두 개의 염동력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다.

공격과 방어, 확산과 집중 식으로.

거기에 대화까지 가능한 이예은은 아마 못해도 세 개의 염동력을 동시에 다룰 수 있겠지.

아니.

못해도 넷인가.

교생으로서, 교실 한구석에 선 채 수업을 바라보고 있던 신서아는 박우찬을 향해 찡긋 윙크하는 이예은의 모습을 보며 그리 생각했다.

도대체 정말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고작해야 며칠.

자신 또한 이젠 교생이 된 몸으로서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않았지만…….

'암컷같은 얼굴이잖아…….'

역시나, 신서아로서는 그리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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