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화 〉 이상 성욕에는 약도 없다
* * *
저번 화까지의 줄거리!!
호기심에 떠밀려, 김민철이 뭐 하는 작자일까 한 번 들쑤셔보려고 했던 나 박우찬.
하지만, 김민철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미친 놈이었는데?!
섬기는 신에게 신앙이 아닌 성욕을 품은 미치광이 몬박이, 김민철.
심지어 그 신은 사실상 김민철의 양모였다는 풍문까지?!
세상에, 불경에 근친에 몬박이라니.
민철아, 도대체 무슨 생각이니?!
"이걸 금단의 사랑이라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짐짓 쾌활하게 말해보긴 했지만, 사태가 사태라 별로 가벼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니, 애시당초 무슨 생각으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건지.
……저번에 게이트를 갈아엎으며 느낀 사실이지만, 아무래도 나는 돼지가 말을 한다고 해서 동정심을 품는 부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때문에, 만약 김민철이 단순한 몬스터필리아에 지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리라.
굳이 따지자면 미친 놈이라고 생각할 테고, 역겨우니 가급적 내가 없는 장소에서나 하라고 바라긴 하겠지만.
허나, 아무리 그래도 제 모친에게 성욕을 느낀다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지~'
최소한 나중에 따로 만나라고.
하필이면 왜 나까지 있을 때 튀어나온 건지.
티아마트가 피해자 포지션만 아니었다면 차라리 뭐라고 할 수라도 있었을 텐데.
그런 판국이었으니, 나도 모르게 탄식 비슷한 소리가 새어나온 건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얘들아!!담임이 여자친구 얘기 해준대!!"
"오~ 선생님, 여자친구도 있어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동아리 부실이었다는 점이다.
거기에 우리 동아리는 나를 제외한 전원이 여고생들 뿐이었고.
여고생 특징, 연애 얘기만 나오면 껌뻑 죽음.
결국, 나는 감히 여고생들을 앞두고 금단의 사랑이라는 단어를 내뱉어버린 댓가를 치러야만 했다.
"아니, 그냥 말이 헛나온 거야. 신경들 끄고, 연습이나 하자. 응?"
"여 자 친 구!! 여 자 친 구!!"
물론 나름대로 발악해보긴 했지만, 정작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특히 윤하는 더더욱 그랬다.
동아리 활동이 시작된 이래 줄곧 몬스터 도감만 보고 있었던 탓일까?
아무래도 머리에 쥐가 나버린 모양이다.
그리고 무릇 책상 앞에 앉은 학생에겐 국악 한마당조차 재밌게 느껴지기 마련.
흥분한 오랑우탄마냥 책상을 두드리는 윤하의 모습은 자못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어라, 선생님. 여자친구도 있으셨나요?"
그러나, 뒤이은 이예은의 말엔 나 또한 발끈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친구 운운하는 방금 전 상황도 내겐 썩 달갑잖은 오해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을 뭘로 보고.
'아니, 잠깐.'
나도 모르게 반박하고자 열었던 입을 천천히 다물었다.
훈계를 하려고 생각해 보니, 실제로 내겐 여자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헌터가 된 이래 줄곧.
당연하지만, 여기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여자친구를 사귀면 몬스터를 죽일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가.
그렇게 대충 10년.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모태솔로 박우찬 완성이다.
으응?
진짜로?
나도 모르게 목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응? 나 모태솔로야?
확실히,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런 건 관심 없었고.
중학생 때는 일부러 그런 일에 관심 없는 척하는 게 멋질 나이였지.
'흠.'
속보.
박우찬 모태솔로 확정.
"선생님은 그런 데에 별로 관심 없으실 것 같았거든요."
"맞아 맞아, 그런 건 있지~"
아냐, 안 그래.
사실 나도 예쁜 여자 보면 기분 좋고 그래, 얘들아.
몬스터 죽이는 게 더 좋을 뿐이야…….
결국 나로서는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을 직시하지 못하고 떨떠름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있, 었지."
있다고 말하려다 황급히 말을 바꿨다.
솔직히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금 여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속보이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내 일정만 봐도 그렇고.
이게 어디 여자친구 있는 사람의 스케줄이냐?
'아, 퇴근 마렵다.'
나도 모르게 현실도피 삼아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 여자 사람 친구가 있었던 걸 썸탄 걸로 취급해도 괜찮을까 하는 비참한 고민이 머리를 스친다.
허나.
"음?"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말을 들으면 득달같이 달려들지 않을까 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묘한 적막감만이 교실을 감싸고 있었다.
오히려 곤혹스러운 얼굴로 서로의 표정을 살피는 학생들만이 있을 뿐.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전 부담스러운 분위기보단 훨씬 나았다.
"아, 그렇지. 얘들아. 말이 나와서 말인데, 금단의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
그렇게 화제를 돌리자, 한층 안심한 표정들이 눈에 밟힐 정도였다.
물론 학생들에게 물을 만한 주제는 아니긴 했지만, 분위기 환기용으론 괜찮겠지.
애초에 모태솔로인 내가 홀로 끙끙댄다 해서 답이 나올 만한 주제도 아니고.
"금단의 사랑이요?"
뭐, 내가 생각해도 다소 뜬금없긴 했다.
대신 주목은 확실히 끈 것 같지만.
수업할 때보다 더 집중하는 듯한 학생들의 모습이 살짝 상처긴 했다.
"으응, 교사랑 학생 같은?"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언제적 드라마야, 도대체."
애시당초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발언도 아니고.
사제 관계에서 시작해 결혼하는 커플이 얼마나 많은데.
김용 선생 작품도 아니고, 원.
그렇게 말하자, 나를 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단박에 미묘해졌다.
하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반대로 현직 교사가 할 말도 아니긴 했다.
"어흠. 아무튼, 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관계 말이지."
"에이, 그게 뭔데요?"
"선생님, 말로만 들으니 뭔지 모르겠어요~"
"말해주세요~"
마치 희롱하듯 목소리를 늘어뜨리는 녀석들.
응, 너희 다른 교생 선생님이 양아들한테 고백받았대서 말이지.
그렇게 말하려다 참았다.
확실히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없잖아 있기도 하고.
"뭐, 본인들만 좋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한 쪽이 싫다고 하면?"
"그건 범죄죠."
"애초에 금단의 사랑 이전 문제 아니에요?"
그렇게 들어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긴, 금단의 사랑이고 뭐고 이전에 데이트 폭력이나 강간은 그냥 범죄지.
조금 깔끔하게 결론이 난 기분이다.
물론 강압하는 쪽이 사람이고 거부하는 쪽이 몬스터라는 사소한 이유가 있긴 했지만.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한층 수월한 게 사실이다.
김민철은 정신병자고, 예비 범죄군일 뿐.
종족적인 사정 때문에 내가 다소 편향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거지, 냉정히 생각해 보면 저게 전부다.
응, 앞으로 김민철을 어떻게 대하면 될지 대략적인 방향성이 잡히는 기분이다.
뭐, 다시 만날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누구지? 티아 언니? 아니면 신서아 헌터?"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방금 전부터 뜻 모를 이름들을 중얼거리고 있는 하연이에게서 눈을 돌렸다.
금단의 사랑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연애 지론부터 하연이의 저런 태도까지, 보고 있으면 절로 한숨이 나오는 기분이다.
'오늘 수업은 조졌군.'
아니, 내가 시작한 이야기긴 하지만.
*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실지요?"
"이런 씨발."
그러나, 퇴근 시간.
불과 몇 시간 전 내가 떠올린 발상을 비웃듯, 김민철은 곧바로 나를 찾아왔다.
하교 시간에 맞추어 교문 앞에서 기다린다는 전형적인 방법으로 말이지.
그 날과 마찬가지로 전신에 지저분한 거적떼기를 두른 채.
어딜 어떻게 봐도 수상한 사람이다.
실제로, 교문을 오가는 학생들 또한 김민철의 모습을 보며 쑥덕거리고 있었고.
나도 모르게 질끈 눈을 감자, 관자놀이가 욱씬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욕한 건 미안합니다. 나도 모르게 그만. 어, 김민철 씨 맞으시죠?"
"맞습니다. 그녀가 얘기해주던가요? 아, 기쁘군요."
씨발.
다시 한 번 튀어나올 뻔한 욕지기를 반강제로 억누른다.
아니, 도대체 왜?
어째서 신은 내게 이런 시련을?
당사자인 티아마트도 여기 근무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왜 날 찾아오는 거야, 이 새끼는.
너 나랑 아는 사이냐? 그렇게 묻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하지만.
슬쩍, 주변으로 시선을 돌린다.
여전히 이 쪽을 바라보며 수근거리고 있는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좆됐네.'
내게 있어선 미친 놈이자 예비 성범죄자에 지나지 않는 김민철이지만, 그 본질은 어디까지나 테러리스트다.
당장 이런 상황을 앞두고 섣불리 자극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나 또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말았다.
"거, 내가 선약이 있어서. 연락해도 된다면 생각해 보고."
"예. 얼마든지."
부디, 그렇게 말하며 권유하듯 이 쪽으로 손바닥을 내미는 김민철.
퍽 담담하기 그지없는 태도에, 나도 모르게 쯧 혀를 차고 말았다.
테러리스트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대범한 행동.
그런 만큼, 속내 또한 훤히 보였다.
아마도 녀석에겐 정말로 상관 없는 거겠지.
내가 본인의 제안을 받든 거절하든, 혹은 지금 연락하는 척 신고를 넣든.
'어느 쪽이든 떨쳐낼 자신이 있다 이거야.'
뭐, 상관 없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나로선 오히려 환영할 따름이고.
핸드폰을 꺼내, 하연이에게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넣는다.
동시에 이준구에게도.
[김민철 발견.]
이 이후는 알아서 대처해 주지 않을까.
마음 같아선 티아마트에게 떠넘기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그 년의 핸드폰 번호는 기록해두지 않았다.
애시당초 핸드폰이 있긴 한 건지도 모르겠고.
설령 있다 해도 저장해두진 않았을 테지만.
"가시죠."
"그럽시다."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먼저 이 쪽에 등을 돌리는 김민철.
거기에 칼을 쑤실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지금은 그만두기로 했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어디 으슥한 골목이나 아지트로 안내하면 일망타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떻죠? 꽤 괜찮은 분위기 아닙니까?"
설마 카페로 안내할 줄은 몰랐는데.
미친 놈의 사고를 읽으려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기분이다.
도대체, 도대체 뭐지 이 놈은?
나도 모르게 마른 세수를 반복하길 몇 번.
결국 나 또한 적당하 메뉴를 시키고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내가 모태솔로라는 걸 자각한 게 바로 몇 시간 전이었는데.
심지어 꼬추 새끼랑 카페에 와서 독대하고 있는 꼴이라니.
솔직히 기절하고 싶었다.
"사실, 그녀와 함께 오려고 봐둔 겁니다."
아니, 차라리 자살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기분도 들기 시작했다.
시발, 그걸 왜 나한테 말합니까? 당사자한테 말하면 안 돼요?
게다가, 무슨 평가를 바라는 거야 이거.
거 참 아기자기하네요? 블링블링해서 보기만 해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게 이 모자의 취미가 아닐까?
"하실 말씀이 있으신 거 아닙니까?"
"아, 그렇죠."
어질어질한 기분에 음료로 목을 축이며 답하자, 김민철 또한 고개를 주억거렸다.
……후드 너머로 보이는 얼굴은, 썩 잘생긴 편이다.
인상 훤칠한 게 적어도 어디 가서 여자 부족하지는 않게 생겼다.
한 숟갈 솔직함을 덧대자면, 제비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쯧쯧, 어쩌다 젊은 나이에 장애가 와서.
"사실 조금 관심이 가서 말입니다."
"예? 누구한테요?"
"물론 선생이지요."
"이런 씨발, 나는 여자 좋아합니다. 꺼지세요."
"걱정하지 마시길. 저도 티아마트만 좋아합니다."
"안 물어봤잖아요. 자꾸 왜 그러십니까, 부담스럽게시리."
"흠. 슬프네요. 선생과는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이는 김민철.
본래는 적당히 분위기나 맞춰줄 생각이었지만, 방금 전 이야기에는 내게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친해지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개소리입니까?"
"어, 그 부분에서 화를 내시면 저도 살짝 슬픈데요."
"대답이나 하세요, 빡치게 하지 말고."
씨발 웃기지 마!!
내가 어딜 봐서 너같은 근친상간 희망자랑 친해질 여지가 있다는 거야 이 미친 몬박이 새끼가!!
"정확하게 말하자면, 친해지고 싶다 해야겠죠."
"전 싫은데요."
"너무 그러지 맙시다, 같은 동지끼리."
"예? 방금 전 씨발 제 청각 신경이 맛 갔던 모양인데요, 뭐라고 지껄이셨습니까?"
"같은 동지라고 했답니다."
너무나도 침착한 그 말투에 나 또한 천천히 김민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딱히 공감했거나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기나 하자 싶은 마음이 생긴 건 아니고.
레프트 훅을 꽂는 게 좋을지,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꽂는 게 좋을지 쉽게 결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 참, 새끼.
얼굴 한 번 찰지게도 생겼네.
뭐가 들어가도 시원할 것 같다.
"박우찬 선생님? 저도 알고 있습니다. 현역 시절엔 도축업자라는 별명으로 꽤나 이름을 날리셨다지요?"
"그렇게 부르지 마십쇼."
"그러죠. 어쨌든, 그런 당신이 그녀의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게는 상당히 낯설게 다가왔다는 사실을 고백해야만 하겠군요."
"걔가 몬스터라는 건 나도 알고 있으니 후딱 용건이나 말하고 꺼집시다."
뚝.
그런 식으로 말하며 간을 보려던 김민철의 얼굴이, 돌연 딱딱하게 굳었다.
"알고 계셨군요?"
"어쩌다 보니?"
오히려 나로서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게 더 신기할 지경이다.
아니, 저게 구분이 안 가나? 딱 봐도 몬스터인데 말이야.
"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오, 드디어 본론입니까? 거 참, 목이 빠지는 줄 알았네요."
"일찍이 당신은 몬스터 도살자라고 불릴 정도로 몬스터를 혐오하는 헌터였죠. 그렇지만 지금은 그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걸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긴 하겠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네.
다소 과장스럽게 해석하는 면모가 있긴 한데, 그건 망상증이 있겠거니 하면서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녀석이 입 밖에 낸 말을 듣고 있자니 어느 쪽 주먹을 날릴까 고민하고 있던 나조차 머리가 하얗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아, 예. 도대체 어떤 깨달음을 얻으신 건지, 정말로 기대되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되는군요."
"당신도 티아마트를 사랑하고 있군요."
"뭐요 씨발?"
잠깐 정신이 아득해졌다.
응?
아니, 뭔데.
어, 뭐라고?
문득 어릴 적 읽었던 라이트노벨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씨발, 그 새끼들 하나같이 가는귀먹은 게 그렇게 보기 아니꼬울 수가 없었는데.
혹시 이런 기분이었나?
"그러니, 저는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니, 잠깐."
"일찍이 몬스터를 미워했으나, 지금은 그녀를 사모하고 있을 당신께."
"이 새끼, 대화라는 게 뭔지 모르잖아."
"저와 함께 교단으로 가지 않겠습니까?"
아, 과연.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미친 새끼군.'
다음 순간.
뒤집힌 탁자가 녀석의 안면을 향해 날아갔다.
레프트 훅. 혹은, 라이트 스트레이트.
그런 고민을 한 보람도 없이, 내가 선택한 건 지금 당장 녀석의 안면을 뭉게버릴 수 있는 앞차기였기 때문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