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냥 몬스터만 죽이고 싶음-46화 (46/371)

〈 46화 〉 시험 기간

* * *

체력 단련실, 줄여서 체단실.

체육관 옆에 부속된 이 시설이야말로, 헌터 아카데미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체육관 옆에 딸린 자그마한 문짝. 체단실이라고 적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지나칠 정도로 광대한 그 면적에 놀라게 된다.

최상위 공간 조작 능력을 지닌 헌터의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한 체단실은, 바깥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달리 아카데미 안에서 가장 널찍한 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그 안쪽은 더더욱 그렇다. 바닥부터 천장까지,빽빽하게 타일을 구성하고 있는 건 바로 A+랭크 이상 환각계 헌터들의 능력이 담긴 마력 덩어리.

저번에 예의 헌터 양반이 사용한 마력 결정과는 다른, 진짜배기 마력석.

문자 그대로, 마력으로 이루어진 광물이다.

체단실 안에는 이런 마력 덩어리들과 연결된 기기들이 줄지어 서 있으며, 이를 조작해 체단실 안의 방에 특정한 환각을 투사할 수 있다.

그 한도는 최대 A+랭크.

이 이하의 몬스터가 상대라면 언제든지 연습을 위해 불러낼 수 있는 것이다.

협회의 방대한 데이터와 최승준의 돈지랄이 없다면 꿈도 못 꿀, 가상 전투 시뮬레이터.

이게 바로 아카데미에서 말하는 체력 단련실의 정체다.

본래 세 학년 전원을 수용할 전제로 만들어진 체단실은, 덕분에 아직까진 퍽 한산했다. 언젠가 아카데미 또한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면 여기에도 예약제 따위를 도입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한 학년 전원이 방을 나눠 써도 여유가 남을 정도로 한산했다.

"자, 이번 중간고사는 여기서 치른다."

때문에, 나는 지금 체단실 앞에서 학생들을 향해 이번 시험 범위를 설명하고 있었다.

결국 이번 중간고사는 게이트가 아닌 체단실에서 치르기로 결정이 났다. 당장에 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없었거니와, 아무래도 실습이 중단된 탓에 실습을 겪은 학생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 사이에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건은 학교 측에서 제시할 거고, 그렇게 주어진 조건 하에서 어디까지 활약할 수 있느냐를 성적의 기준으로 삼을 거고."

그렇게 결정된 시험은, 체단실에서의 실전 연습.

몬스터에 대한 정보 분석부터 대응 능력에 이르기까지, 문자 그대로 학생들의 전반적인 능력을 체크하기 위한 시험이다.

"어어, 그거 공평한 거 맞아요?"

"맞아. 나한테 불리한 상황 나오면 어떡해요!"

물론, 학생들 입장에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같은 상황을 제시하다 보면 누군가에겐 불리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거리를 두고 시작하면 검사에게 패널티가 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거리를 좁힌 채 시작하면 원거리에서 싸움을 풀어나가는 타입에겐 곤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해서 학생들마다 시험을 달리 할 여력도 없다. 보나 마나 형평성 문제도 나올 거고.

"야, 원래 시험이 다 그렇지. 아는 것도 나오고, 모르는 것도 나오고. 그러니까 뭐든 열심히 공부하란 말이야, 알겠어?"

"아, 뭐에요 그게!"

"치사하다!"

"시끄럽고, 정말로 형평성에 문제 있다고 이야기 나오면 선생님들이 어떻게든 조율해 볼 테니까 너희는 시험만 잘 쳐. 알겠지?"

애초에 이번 시험 내용은 우리 반에 유리하면 유리하지, 불리하진 않다. 여하간, 평소부터 전반적인 능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시켰으니까.

그렇게 어르고 달래자 간신히 조용해지는 학생들. 그제서야 몰래 한숨을 돌리며, 나는 두어 번 박수를 쳐 다시금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오늘은 가볍게 실습해 볼 거니까 다들 방 하나씩 잡고 서. 모르는 거 있으면 질문하고!"

그리 말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펭귄처럼 입을 비쭉 내밀던 학생들이 삼삼오오 흩어진다.

하긴, 저 나이면 이런 시설은 보기만 해도 신기할 테지.

아니, 사실 나도 그랬다. 몰래 써 본 적도 있고.

뭐, 나로서는 영 못 쓸 물건이었지만.

몬스터 환각을 내보내는 건 좋은데, 그럴 때마다 내 감각에 날이 서는 게 문제다.

그렇게 날카로워진 감각은 눈 앞에 나타난 몬스터가 환각이라는 사실을 순식간에 간파해버렸고, 그렇기에 정작 나로서는 체단실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여기 쳐박혀서 줄창 몬스터만 썰어댈 생각이었는데…….

아직도 그 날의 슬픔이 가시지 않아 눈두덩을 문지르고 있자니, 학생들 사이에서 성급하게 시설을 가동한 녀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눈에 띌 정도로 지레 겁을 집어먹고 있으니 알아보긴 쉬웠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알기 쉽지? 패널 보면 몬스터 종류랑 랭크가 주르륵 나올 거야. 그걸 보고 맞춰서 조작하면 돼."

"선생님, 자율 훈련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그건 말 그대로 자율 훈련이야. 너희들한테 맞춘 전용 훈련이라고 할 수 있지. 시도하는 건 상관 없지만, 상당히 힘드니까 조심들 해라!"

허나, 맞춤형 훈련이라는 말이 가진 마력 때문일까? 내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율 훈련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더러 보였다.

……솔직히 말해, 썩 내키지는 않는다. 사실 저 자율 훈련이야말로 이번 중간고사 시험의 본질이었지만, 아무래도 지나치지 않나 싶기도 했고.

말이 자율 훈련이지, 그 정체는 환각 능력이 멋대로 훈련자의 사고를 읽어 이에 가장 적합한 적을 재구성해주는 것이다.

사용자가 두려워하는 대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준비된 훈련.

취지야 좋지만, 그 특성 상 오히려 정신에 악영향을 가할 수 있다. 애초에 트라우마 하나 없기 힘든 세대이기도 하고.

나로서는 아무리 그래도 아직 애들인데 벌써부터 이런 훈련을 가르쳐도 되겠냐는 입장이었지만, 지금 우리가 키우는 건 일개 학생이 아니라 차세대 헌터라는 말엔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었고.

몬스터 앞에서 움직일 수 없는 이들을 전선으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금 더 차분하게 풀어나가는 쪽이 취향이긴 하지만, 반대로 이 이상 성적을 매기기에 탁월한 기준도 없으리라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어디까지 극복할 수 있는가. 이게 이번 시험의 주제다.

"세팅 끝났으면 슬슬 시작해 볼까?"

"네!"

"다들 준비 됐지? 그럼, 시작!"

물론 이 시설 또한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나를 비롯한 교사들의 일 중에는 바로 이런 체단실 내의 시스템을 적절한 수준까지 조정하는 것 또한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그대로 시작 구령을 알리자,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일어났다. 솔직히 말해, 보고 있으면 조금 웃기기도 했다.

"으아아아악!!"

개중에서도 난리가 난 건 역시나 자율 훈련을 선택한 애들이었다.

단순히 경기를 일으키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로 안색이 파리해진 애들도 있다. 허나, 개중에서도 가장 우스꽝스러운 건 몬스터가 아닌 다른 게 튀어나온 학생들이었다.

"내 코인!!!"

눈 앞에 펼쳐진 하락장에 포효하는 윤하의 모습으로부터 시선을 돌린다.

아무리 그래도 저런 건 조금 그렇지. 최소한 몬스터가 나오게 하자.

그런 생각을 삼키며 다른 학생들의 모습을 살핀다.

"저, 오빠? 안 되는데요?"

"쉿! 하연아, 쉿!"

개중에서는 하연이와 같은 경우도 있었다.

주변 학생들이 처음 보는 환각에 당황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오빠 소리에 기겁하며 달려들자 하연이가 조작하던 스크린에 오류가 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팅은 자율 훈련.

잠시 고민해 본 결과, 아무래도 기계 과부하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연이에게 있어 가장 큰 트라우마라고 하면 예의 드래곤 삼형제나 실습 훈련 당시 튀어나온 악마가 되겠지.

어느 쪽이든, A+랭크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을 만한 상대가 아니다.

"어쩔 수 없지. 하연아, 일단 적당히 다른 거 하고 있자."

"네."

학생들 수준에 따라 어느 정도 구현되는 환각에 세이프티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적이 지나치게 강하다거나, 정신에 문제가 생길 수준이라면 적절하게 환각을 축소할 수 있도록.

거기에, 특정 상황에 대한 훈련도 가능하다면 최상이다.

물론 데이터 입수나 구현에 힘이 들겠지만, 그걸 고려해야 할 건 내가 아닌 기술자들 쪽이고.

이런저런 감상을 머릿속에 기입하며 나아가자, 다른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밟혔다.

아무래도 처음 사용하는 기기이다보니,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더러 보였다. 여기서도 깔끔하게 실력을 발휘한 정필연 쪽이 오히려 예외였지, 개중에서는 이예은처럼 체면이고 뭐고 전부 벗어던진 채 만세 삼창하며 도망치는 녀석까지 있었다.

"카메라가 있었어야 했는데."

평소 이예은의 모습을 고려하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저거 한 번 찍어두면 평생 놀림감일텐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걸음을 재촉한다.

처음엔 당황하던 학생들도 차츰 환각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심지어 벌써부터 환각을 극복한 이들 또한 있었다.

그러나.

역시 오늘 수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류지희 쪽이었다.

한껏 인상을 찌푸린 채, 평소와는 달리 난폭하게 팔다리를 휘두르는 모습.

슬쩍 기기를 확인해 보자, 지정된 건 역시나 자율 훈련.

이 놈들, 선생님 말을 경청할 줄 모르잖아. 그리 생각하며 지희의 훈련 상대를 살폈다.

그리고 조금 놀랐다.

지희의 훈련 상대는, 바로 지희 본인이었다.

'아니, 조금 다른가?'

눈매를 좁히고 살피자, 지희와 다른 점이 얼추 눈에 띄었다.

지희보다 족히 한 뼘은 더 큰 키. 우아하게 뻗은 다리와, 그 이상으로 고혹적인 눈동자. 새하얀 머리칼과 새빨간 눈동자는 지희 본인이라 해도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흡사했지만, 그 이상으로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거기에 몸의 라인이 확 드러나는 옷차림까지.

솔직히 말해, 면전에서 보기엔 퍽 낯부끄러운 모습이었다.

등에 달린 날개는, 언젠가 교실에서 보았던 지희의 그것과 흡사한 형상.

바야흐로 전형적인 몽마Succubus라 할 수 있었다.

허나, 그런 몽마를 상대하는 지희의 움직임은 참으로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머리끄댕이를 붙잡고 바닥에 내던지더니, 그대로 마운트를 점해 파운딩. 평소 지희의 전법을 고려하면 지나칠 정도로 야만스럽고, 물리적인 간섭이 어려운 몽마를 상대로 하기에 적절한 수단도 아니었다.

그렇게 평가하고 있자니, 어느덧 지희의 훈련도 끝이 났다. 힘차게 내려친 정권이 몽마의 두개골을 분쇄한 것이다.

불현듯 정신이 든 양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던 지희의 눈동자가, 문득 내게 닿았다.

당황. 곤혹. 수치심.

여러 감정들이 차례차례 지희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이를 순식간에 수습한 지희는 곧 자신만만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어머, 무슨 일이신가요?"

물론 처음부터 보고 있던 내겐 가당찮을 뿐이었지만,그래도 허세를 부리는 모습이 영 불쌍해서 이번엔 어울려주기로 했다.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귓가로부터 눈을 돌리며, 방금 전 훈련을 보고 느낀 점을 그대로 입에 담았다.

"아니, 참 외설적이다 싶어서."

다음엔 이것도 추가해야겠다. 아무리 그래도, 시험 도중 민망한 형태가 튀어나오면 조금 곤란하겠지.

그렇게 말하자, 귓가를 중심으로 불이 번지듯 지희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아니, 저기요. 그건 제가 문제인 게 아니라……!"

"아아, 괜찮아. 선생님도 다 이해해. 그냥, 나중에 그러고 다니면 안 된다 이거지. 몬스터라면 몰라도 너는 공연 외설죄로 잡혀가니까. 경찰서에서 만나고 싶은 건 아니지?"

거기에 친절한 조언까지 한 숟갈 얹을 생각이었지만, 한층 더 당황한 듯 팔다리를 휘적대는 지희의 꼬락서니를 보건대 아무래도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아니, 거 참. 여고생을 상대로 너 참 걸쭉하게 싸우더라, 천하대장군 감이야 아주 하고 평할 수도 없어서 나름 신경 써 준 건데.

"……묻진 않으시나요?"

"응? 뭘?"

"무슨 일인지, 예를 들면 방금 전 제 상대라거나……."

"아니, 너희 자당 아니시냐?"

씨발, 안면 인식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못 알아볼까.

아마도 음마 부류겠지. 서양으로 치면 서큐버스, 동양으로 따지면 구미호 등. 정확히 어떤 종일진 모르겠지만, 대충 그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싸우는 모습을 보건대 여타 혼혈들이 다 그렇듯 부모랑 좋은 관계인 건 아닌 것 같고.

그보다, 부모라고 생각했으니 저렇게 살지 말라고 한 거지 만약 지희가 음마 코스프레한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면 단순한 성희롱이다.

"긴장 풀고. 그러다 주변 애들이 보면 어쩌려고? 캐릭터 깨지잖아."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최승준도 비슷한 말을 했었고.

하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중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

나나 최승준이 관심을 가진 건 어디까지나 혼인회 뒤에 있는 조직이지, 류지희라는 개인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혼혈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교장인 최승준이 혼혈 입학에 제동을 걸 생각은 없다고 말한 시점에서, 내가 해야 할 일도 더 없다.

무엇보다, 내게 있어 지희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사제 관계같은 말랑말랑한 이유가 아니라, 어차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죽여버릴 수 있으니까.

원한다면 순식간에 배제할 수 있는 대상을 상대로 위협을 느낄 필요는 없다.

"굳이 따지면, 전법 자체는 나쁘지 않더라."

"네?"

"몽마는 정신 간섭이 강한 대신 육체적 능력이 부족한 게 특징이니까."

정신 간섭 능력은 혈통으로 보충하고, 근접 전투 쪽은 인간으로서의 기술로 보충한다.

지희 본인도 격투기에 소질이 있으니, 조금만 연습하면 빈틈 없는 실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 단순한 격투 능력만 따지면 이예은보다 위고.

"시야가 좁아지는 부분만 어떻게 염두에 두고. 잘못하면 반격당할 수도 있으니까. 뭐, 열심히 해 봐라."

적당히 평가를 마치며 다음 학생에게 시선을 돌리자, 문득 뒤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저 사람……?"

아니, 들리거든.

헌터는 귀도 보통 사람보다 좋단 말이야.

못 볼 걸 봤다는 말투에 내심 상처를 입는 사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몬스터를 처리하고 있던 하연이가 땀을 닦으며 내게 다가왔다.

"힘드니?"

"네. 다른 것보다, 제 능력만으론 몬스터를 쓰러뜨릴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 그러니 우리 같은 경우는 어떻게 싸워야 할지 신중히 결정해야 해. 우리 능력은 어디까지나 서브, 보조 바퀴니까."

"그건 조금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당장 와닿는 게 없어서."

"그래. 급할 거 없으니 충분히 고민해 보고."

"그런데, 무슨 일 있으셨어요?"

"엉?"

"아니, 헤벌쭉한 표정이시길래."

"그렇게 들으니까 조금 그렇네……."

무슨 변태 같잖아, 그리 투덜대는 내 옆에서 하연이는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싱그러운 웃음소리 너머로 묘한 짓궂음이 느껴졌다.

필시 그녀 또한 나름대로 무언가를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를 언급하지 않는 배려에 다소 마음이 편해졌다.

뭐,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에 학생들 손을 빌릴 수는 없으니까.

지금은 다른 애들처럼 시험 준비나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자.

그렇게, 중간고사가 찾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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