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아르바이트
* * *
"사실 저, 돈 벌려고 이 학교 온 거에요."
그 뒤, 윤하는 그렇게 말했다. 숫제 참회라도 하는 듯한 어투였지만, 내 입장에서 보자면 진즉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솔직히 별로 상관없기도 했고. 돈 좋지, 직관적인 이유 아니냐?
허나, 정작 당사자인 윤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부끄러워한다고 해야 할까?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을 지키고자 헌터가 되기로 한 이들과 달리 오로지 돈만을 보고 업계에 투신한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그런 자신의 속내를 다른 사람 앞에서 털어놓아야 하는 지금 상황을.
'내가 거기까지 깐깐한 사람은 또 아닌데 말이야.'
사실 객관적으로 따져 보면 나보다 더 하찮은 이유로 헌터가 된 사람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하나 장광설을 늘어놓는 대신, 나는 말없이 다음 발언을 재촉했다.
"알고 계시겠지만, 제 밑으로 동생들이 둘 있어요. 여자애 하나랑 남자애 하나."
"그야 알고 있지, 그럼."
"걔네들 학교나 보낼 수 있을까 해서요."
한숨을 내쉬듯 토해낸 그녀의 말에선 짙은 피곤함이 배어 나왔다. 아직 방년도 되지 못한 나이에 가정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만이 내뱉을 수 있는, 생활감에 쩌든 탄식이었다.
실제로, 꼬리를 물듯 튀어나온 한탄 또한 세 남매의 장녀보다는 홀몸으로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고민에 가까웠다.
"그렇잖아요? 안 그래도 요즘은 고등학교 가는 것도 힘든 판국에, 이대로 졸업하면 걔네는 뭐 먹고 살아요."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제 1차 대침공이 지금으로부터 20년 하고도 3년 전. 다시 말해, 슬슬 대침공의 영향을 받은 세대…… 대침공 이전의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세대들이 사회의 전면에 나올 시기라는 뜻이다.
하물며 그녀의 여동생들이 처한 상황은 더더욱 심각하다. 제 2차 대침공 이후, 대한민국의 교육 인프라는 완전히 폭삭 가라앉고 말았으니까. 이는 달리 말해 예의 세대의 사회 진출이 한층 더 앞당겨졌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녀에게 있어선 더더욱 와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 여하간, 바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녀 또한 중학생이었던 처지니까. 뭐가 뭔지 아무 것도 몰랐던 당시의 자신이 곧바로 사회에 내던져진다는 말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을 테고, 그러니만큼 가족들에게는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것이리라.
이를 위해, 그녀는 헌터가 되기로 했다.
작금에 와선 다소 기피당하는 경향이 있는 헌터였지만, 그녀에게 있어선 동앗줄이라 해도 좋았다. 만일 그녀가 헌터로 각성하지 못했다면 그녀의 가족들은 벌써부터 줄줄이 사회의 최전선에 서 있었을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윤하에게 있어 아카데미 입학은 나름 채산이 맞는 도박이었던 셈이다.
채산이 맞는 이유야 물론 두말할 것도 없이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편의다. 대침공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 나라는 기술보단 자격증 쪽을 더 높게 치는 경향이 있었다. 아니, 오히려 대침공으로 인해 더더욱 심화되었으면 심화되었지 약화되지는 않았을 테지. 그런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문을 연 국립 헌터 교육 기관의 1회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은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생길 게 뻔했다.
헌터로서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비슷한 처지인 다른 이들에 비하면 헌터라는 선택권이 있는 만큼 상당히 나은 편이라고는 하나, 결국 헌터라는 직업의 본질까지 바뀌지는 않는다. 제 목숨을 담보로 삼아 몬스터와 싸우는 일이라니. 아무리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한들 윤하로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건 마찬가지였고, 그런 만큼 헌터로서의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는 아카데미의 정책 또한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학비까지 거의 면제라니!
말로만 들으면 실로 꿈과 같은 조건이다.
허나, 정말로 꿈과 같은 조건 뿐이었다면 애시당초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을 테지.
인생이 으레 그렇듯이, 도박이란 언제나 리스크가 존재하는 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시간이다. 학비가 싸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할 수 있다……. 전부 맞는 말이다. 허나,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을 학생으로서 소비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 또한 필요 경비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윤하 또한 입학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3년. 아직 30년도 살지 못한 윤하에게 있어, 3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길이 이상의 무게를 지니고 있었다. 말이 3년이지, 그녀에게 있어선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의 1/5 가량을 아카데미에 투자해야만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그 사이 다른 일을 하는 게 차라리 동생들을 먹여살리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게 첫 번째 고민.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억누른 건 헌터들 특유의 높은 봉급이다. 3년. 그녀에게는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지만, 객관적으로 따져봤을 때 도저히 허리띠를 졸라매지 못할 정도는 또 아니다. 요컨대, 다소 쪼들리긴 하겠지만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어찌저찌 버틸 수 있는 기간. 미래의 영화를 위한 희생이라 하면 감내할 수 있을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진학 고민 치고는 지나치게 비장한 느낌이 들지만, 당시 그녀가 품었던 고뇌는 실로 그에 뒤지지 않았으리라.
허나, 그런 그녀를 좌절하게 한 두 번째 고민은 다름 아닌 아카데미의 학사 일정이었다.
까놓고 말해, 주로 나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입학하고 나니까 줄창 체력 단련만 시키는 거에요……."
아무래도 그녀가 입을 열길 꺼렸던 건 이런 이유 또한 있었겠지. 하지만,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나를 흘끔대는 시선엔 어쩔 수 없이 배어든 원망이 미묘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내 명예를 위해 미리 변명해 두자면, 단순히 애들을 길들이고자 줄곧 뺑뺑이를 돌렸던 건 아니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헌터의 육체 능력은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비단 육체 강화 계통의 능력을 각성한 게 아니라 해도, 기나 마력을 사용하는 헌터의 신체 능력은 일반인의 범주를 한참 상회한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신체 단련을 도외시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만일 일반인의 신체 능력을 1이라 하면, 각성 직후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한 헌터의 신체 능력은 대략 10. 거의 열 배에 가깝다. 단련한 사람의 신체 능력이 높게 잡아도 5라는 점을 생각하면, 굳이 헌터들이 몸을 단련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 또한 짐작이 가고 만다.
하지만, 단련한 사람이 헌터가 된다면?
신체 능력은 가볍게 잡아도 50. 일반적인 헌터의 약 다섯 배에 가까우며, 차이는 40에 준한다.
근간이 되는 육체 능력만을 따지자면, 확실히 마력을 운용하는 헌터 앞에선 오차 범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오차 범위 내의 능력이니만큼 더더욱 단련하기 쉽고…… 그렇게 단련한 힘의 차이는 마력을 덧붙이면 덧붙일수록 커지지 적어도 감소하진 않는 법이었다.
물론 위로 갈수록 기본적인 육체 단련 외에도 헌터들만의 고유한 훈련법이 필요해지긴 하지만, 당장에 C랭크 헌터 수준을 목표로 해야 하는 학생들에겐 아직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다.
문제는…….
"사실 그렇잖아요. 그런 건 집에서도 할 수 있고."
그렇지~
마치 사회에 나가면 수학이 무슨 쓸모가 있냐고 묻는 중학생 같은 어투였긴 하지만,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었다.
기초적인 신체 단련은 어디까지나 기초 중의 기초.
다시 말하자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
대답하려면 대답할 수도 있겠지. 예를 들어, 이예은 같은 학생을 집에 보내준다고 해서 내 말대로 달리기나 윗몸 일으키기를 연습할까? 아니, 그만한 능력을 행사하면서도 접근전에 대한 연구는 눈곱만큼도 진행하지 않은 처자다. 보나마나 몸매 관리해야 한답시고 필라테스나 조지겠지.
원래 운동이라는 게 그런 법이다. 아무리 필요하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해봐야 당장에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 법. 하물며, 설령 성과를 손에 넣는다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기초 체력 단련. 헌터에게 있어선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을 만큼 사소한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연습을 학생들의 자율성에 맡긴다는 건 실질적으로 손을 털겠다는 선언이나 다를 바 없겠지.
말하자면, 저런 상황을 대비해 모든 학생들이 최소한의 연습은 할 수 있도록 직접 지도했다는 게 내 변.
허나, 정필연과 마찬가지로 기초 체력 부분에선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던 윤하에게는 아무래도 갑갑할 수밖에 없었겠지. 아니, 그 뿐이랴? 오히려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이럴 거라면 차라리 헬스 트레이너를 들여놓는 게 낫겠네.'
방금 전 윤하의 말을 들으며 깨달은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기초 체력 단련에서 내가 헬스 트레이너보다 낫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지금까지 내가 기초 체력 단련에 투자한 시간은 한 달. 토대를 잡기에도 촉박할 시간이다. 그렇기에, 나로서는 오히려 크게 양보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해 기초 체력 부문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면?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다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특히 윤하에게는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겠지. 한 달. 나처럼 초기 투자랍시고 단정하기엔 아무래도 마음이 촉박했을 테니까.
"거기에, 실습도 취소됐고요."
그런 상황에서, 실습까지 취소되었다.
이유는 물론 몇 번이나 언급했듯 갑자기 튀어나온 그 악마 새끼 때문이다. 하지만, 아카데미 안에서 돌연히 S랭크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만천하에 공표했다간 기껏 피해 하나 없이 수습한 보람도 없이 아카데미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최승준은 관련인 전원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함구령을 내렸다. 때문에, 나 또한 협회 내부적으론 S랭크에 준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었지만 어떤 경위로 S랭크가 되었는진 공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S랭크 헌터가 되었다는 사실부터 대외적으론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나 또한 겉으로 보기엔 여전히 무경력 헌터 내지는 아카데미 게이트 안 청소에 성실히 참여한 낙하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
당연히, 윤하가 느끼던 불안은 그 이상이었을 게 뻔했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겠지. 기껏 큰맘 먹고 입학한 아카데미에서 멋들어지게 레이저 쏘는 법을 가르쳐주기는커녕 줄곧 뺑뺑이나 돌리고 있는 판국이다. 그런 상황에서, 간신히 헌터로서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한 실습 시간은 뭔지도 모를 이유 때문에 취소되고 말았다.
냉정하게 보면 고작해야 한 달. 학교에 대한 기대를 접기엔 다소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작해야 열 일곱의 나이로 한 가정을 지탱하고 있는 여아가 무너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그랬어요.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시간 낭비만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잘 해야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데……. 그래서, 뭔가 그러다가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아, 진짜. 어느덧 찔끔 배어나온 눈물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윤하는 훌쩍이는 소리를 삼켰다. 말하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 건지, 그렇지 않으면 본래 말할 생각이 없었던 사정까지 엉겁결에 토해낸 탓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 건지……. 아마, 어느 쪽이든 크게 다르진 않을 테지.
그렇다면, 지금 그 이야기를 면전에서 듣고 있는 당사자인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가?
'씨, 씨발…….'
솔직히, 괜히 물어봤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녀의 사정 자체는 상당히 감명 깊었다. 이렇게 생각이 깊은 애도 있구나, 내가 이 나이일 땐 몬스터 죽일 생각밖에 안 했는데. 그건 지금도 그렇기는 하지만, 여하간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어엿한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는 와중에도 그녀에겐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보통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좋든 싫든 자신을 고생시키는 가족들에 대한 원망이 쌓일 법도 한데, 그녀에게서는 조금도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장하다, 윤하야!
그렇게 응원하고 싶을 정도였다.
문제는, 내게 돈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수상할 정도로 많은 돈이.
만일 내게 돈이 없었다면 윤하의 사정에 쉬이 공감할 수 있었겠지. 어쩌면 당장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되물었을지도 모르고, 얼마 안 되는 금액이나마 후원이라는 이름 하에 기부해 이 감정을 쾌척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허나, 지금 내게는 더럽게 많은 돈이 있었다.
필시, 그녀의 고민 따윈 단박에 해결해 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돈이.
참으로 곤란한 일이었다. 한 사람의 일생, 한 사람의 한탄.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짊어진 삶의 무게와 애환을 앞두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내 손에 있다는 감각은 도저히 무어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곤혹스러운 감각이었다.
'막말로 한 10억 꽂아주면 될 것 같은데…….'
도대체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와,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다. 마침 나한테도 10억 정도는 있는데, 이거 가질래?
'뭔가 안 될 것 같네.'
아직 TV가 멀쩡했을 때, 몇 번 본 적 있던 막장 드라마 속 모습이 눈에 선했다. 지금 저 동정하시는 거에요? 그리 말하며 열연하던 여배우의 모습이 당장 눈 앞에서 재생되는 듯했다.
솔직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동정하면 안 되냐 싶긴 했지만.
사실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오히려 이런 처지에 놓인 어린애를 보고 동정심 하나 일어나지 않는 어른이 세상 천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물론 정작 당사자가 그리 되물으면 달리 대답해 줄 수 있는 말은 없었다.
여태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 왔다는 자긍심이, 누군가의 손짓 한 번에 좌우되는 것이 싫은 걸까.
어느 쪽이든, 내겐 이해하기 힘든 감각이었다.
여하간, 고작해야 3년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의 손짓 발짓 한 번에 사회가 무너져내리던 시대를 살고 있었으니까.
"일단, 선생님도 윤하가 말하고 싶은 바는 알겠어."
하지만, 정작 당사자가 원치 않는 이상 달리 방법도 없다.
마치 그 날 TV 안에서 본 여배우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표독스러운 감정을 감추고 있는 윤하를 보며 나는 그리 생각했다.
아니, 헬스 트레이너 정도는 고용하는 게 좋겠지만.
머릿속으로 최승준에게 건의해야 할 사안들을 추가로 정리하며 숨을 고른다.
윤하의 대답은 없었다. 들리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완저히 얼굴을 파묻은 손바닥 너머에서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그건 또 아닌 듯했다.
뭐, 윤하의 사정을 제외하면 상황 자체는 일목요연한 편이니까. 요컨대 당장 커리큘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소리 아닌가.
당연하지만, 그녀의 말만을 듣고 당장에 학사 일정을 뜯어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마침 적절한 타이밍이기는 했다.
한 달.
이 정도면, 몸 만들기야 어쨌든 학생들 또한 제 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슬슬 감이 잡힐 때였으니까.
다시 말해, 나 또한 다음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거다.
물론 당장에 윤하의 마음을 돌려놓는 건 힘들겠지만…….
"그럼, 윤하야."
"네, 네."
"자, 울지 말고. 뚝. 선생님을 믿고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불안했겠네, 우리 윤하."
작게, 그러나 확실히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하는 윤하.
그런 그녀에게 마침 딱 좋은 일거리가 있었다.
나도 막 상경했을 땐 신세를 지기도 했었지.
"그럼, 우리 윤하. 선생님이랑 아르바이트 한 번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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