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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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그렇게 하긴 했지만, 달리 뚜렷한 방도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여하간, 평소 내가 맡고 있는 일만 해도 상당히 촉박할 정도다.
아직 교사라는 직업이 몸에 익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예상보다 훨씬 바빴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예은은 우등생이다.
당장 다른 애들은 기초 실력부터 끌어올려야 할 판국에, 아직까진 나름대로 잘 하고 있는 이예은 쪽에 먼저 손을 대는 건 어딜 어떻게 봐도 단순한 편애애 지나지 않는다.
뭐, 시간은 많다.
녀석에겐 이래저래 윽박질러두긴 했지만,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어떻게 잘 해봐야겠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있었지만, 기회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찾아왔다.
"어?"
어리벙벙한 얼굴의 이예은과 눈이 마주쳤다.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제대로이해하지 못한 듯, 퍽 얼빠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그녀로부터 시선을 떼고, 나는 맞은편으로 시선을 옮겼다.
맞은편에 서 있던 여학생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라?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눈에 밟힐 정도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얼마 후.
당황한 얼굴 위로얼떨떨한 기쁨이 섞여드는 게 보였다.
"2조. 승자, 류지희. 패자, 이예은. 다음."
"자, 잠깐만요!"
당황한 얼굴로 그리 외치는 이예은.
물론, 그렇게 말해도 딱히 해 줄 말은 없었다.
애초에, 대놓고 이의를 제기할 상황도 아니었고.
승패는 명백하다.
여기에 이견을 제기하는 건, 단순한 어린애 투정에 지나지 않겠지.
무엇보다, 상대인 여학생에게도 무례한 행동이니까.
이예은 또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듯, 흠칫 놀라 맞은편에 있는 여학생의 표정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토끼같은 인상의 여학생은 그녀가 무심코 토해낸 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했다.
옆에 있던 친구와 손을 맞잡고 폴짝폴짝 뛰고 있는 모습이 퍽 귀여웠다.
하긴, 이예은을 상대로 중학교 때까진 단 한 번도 승점을 따낸 적이 없다고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저러면 기쁠 만도 하지…….'
적당히 그런 생각을 삼키며, 마저 그녀들을 향해 손을 홰홰 친다.
아무리 영웅님의 여동생이라 해도, 이런 분위기에서 불만을 토로하긴 무리가 있다.
결국 이예은 또한 맥없이 어깨를 늘어뜨린 채 연습장에서 걸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항의해 봐야 씨알도 안 먹힐 일이기도 했고.
본인이 보기엔 억울할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보기엔 반칙 따위를 사용하지도 않았으니 더더욱.
이는 다른 그 누구보다 당사자인 이예은이 더욱 잘 알고 있을 테지.
그렇기에, 그녀가 목소리를 높인 건 다름이 아니다.
무언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게 아니라, 단순히 당황했기 때문.
요컨대, 중학생 시절까지만 해도 단 한 번도 승점을 내주지 않았던 상대에게 따라잡혔다는 당혹감이 앞섰던 탓이다.
헌터 아카데미, 개교 2주차.
그 수업 시간이었다.
당연하지만, 아무리 헌터라 해도 벌써부터 무언가 차도가 있을 만한 시기는 아니다.
때문에, 지금은 저번과 마찬가지로 체력 단련을 주로 진행하고 있었다.
눈 앞의 대련 또한 마찬가지다.
먼저 할당량을 달성한 학생들에 한해, 간이 전투를 붙여보고 있던 참이다.
단순한 신체 능력과는 별도로, 학생들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몸을 움직인다는 사실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은 승패나 결과 대신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을지 궁리해보라고 첨언해 둔 상태였다.
조건은 딱 하나.
이 쪽이 제압당했다고 판단하면 그걸로 종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려 해도 이 쪽이 막아줄 테니 괜찮다고 강행한, 급소 공격 제한도 없는 무제한 경기다.
그리고 그 임시 대련에서, 이예은은 시원하게 패배하고 만 것이다.
몇 번이나 강조했듯이, 이건 어디까지나 단순한 대련.
거기에 양자간의 능력 차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1대 1 단판 승부다.
그러니만큼, 결과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아무래도 저 시선을 보고 있자니, 그렇게 끝나진 않을 것 같다.
속으로 한숨을 삼키는 가운데, 어느덧 수업 시간도 끝났다.
거의 뚫어져라 이 쪽을 바라보는 시선을 피하며, 나는 적당히 수업을 마무리했다.
'곧 찾아오겠네, 저거.'
과연, 그렇게 되었다.
그 날의 수업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 나를 개인적으로 찾아온 이예은과 마주친 탓이다.
"혹시 지금 시간 되시나요?"
말투야 공손했지만, 태도는 거의 달려들 기세였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렇게 싸가지가 없는 건지.
어쨌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미뤄두기로 한 숙제가 닥쳐든 기분이다.
그렇지만, 저 쪽에서 찾아온 이상 허투루 넘길 수도 없겠지.
거기에, 내 대답 한 마디로 화색이 도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치기도 힘들었다.
"시간이야 언제든 되지. 음, 휴게실로 갈까?"
"네."
나야 이 자리에서 이야기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그녀는 영 내키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긴, 뭘 어떻게 포장해도 지금 이예은이 하려는 말은 성적에 들어가지도 않는 대련에 대한 불평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데에서 털어놓긴 부끄럽다 이거겠지.
결국 그녀가 입을 연 건 우리가 휴게실에 도착한 이후 이야기였다.
"오늘 수업에서 있었던 일 말인데요."
"대련 말이지?"
성격 한 번 급하네.
별다른 서론조차 없이 툭 찔러드는 말에 나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여하간, 이 쪽이 보기엔 그렇게 구애될 만한 문제도 아니다.
애초에 전체적인 성적은 여전히 이예은이 높았고.
허나, 반대로 말하자면 딱 거기까지.
중학생 시절, 정필연 그 친구와 같이 명실상부한 투탑으로 꼽혔던 이예은의 성적은 고작해야 개교 2주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그 성적은 앞으로 떨어지면 떨어졌지 다시 올라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라면.
"혹시, 시작 전에 지희한테 뭔가 알려주셨나 해서……."
당연하지만, 그런 사실은 이예은 본인 또한 짐작하고 있겠지.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다만, 당장에 시인하긴 버거울 뿐이다.
때문에, 어설프기짝이 없는 소리를 토해내던 그녀의 목소리 또한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우습기 그지없는 핑계라는 사실은 자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만약 진심으로 저런 말을 한 거였다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한 소리 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말이야.
"알려주기야 했지, 노하우. 너한테도 알려준 그거."
그 말에 한층 더 이예은의 고개가 바닥을 향해 쳐박혔다.
말마따나, 알려준 게 없지는 않았다.
거야 뭐, 이제 개교한지 고작해야 2주차 아닌가.
벌써부터 학생들의 실력에 눈에 밟힐 만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긴 어려우니까.
그렇기에, 나는 대련에 앞서 학생들에게 몇 가지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눈 앞의 상대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움직일 확률이 높은지.
그리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선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라던지…….
자신과 다른 사고,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움직임을 취해보는 것만으로도 행동의 폭은 넓어진다.
그리고.
그녀의 상대였던 여학생은 내 지시를 충실히 따랐고,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진 적 없는 친구를 상대로 잔뜩 방심하고 있던 이예은은 내 조언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론 흘렸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이예은은 난생 처음 류지희를 상대로 패배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학생들 중 으뜸 가는 녀석들이 정필연 내지는 이예은인 시점에서 학생들 사이의 능력적 격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최승준같은 생태계 교란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중이야 어쨌든 지금 당장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은 까놓고 도토리 키재기다.
물론, 차이가 없지는 않겠지.
학생들 대부분이 헌터들의 최저선인 E랭크라고 가정할 때, 정필연이나 이예은은 일점에 한해 현역 C랭크 헌터에 준할지도 모른다.
협회의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C랭크.
일부는 C랭크에 가깝지만 전체적으로 C랭크라 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수준이라 셈할 수 있겠다.
다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격투전에선 그런 이점이 발휘될 여지가 거의 없다.
몬스터를 사냥한 경험도, 능력의 출력도.
낯선 환경에선 곧이곧대로 적용하기 힘든 법이니까.
거기에, 이예은은 평소 자신의 강점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부족한 근접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
단순한 수치가 아닌 순수한 실력을 기준으로 셈할 경우, 근접전에 들어선 그녀는 대략 D랭크 수준.
다시 말해, C랭크에 준하는 염동술사에서 D랭크 상당의 육체 강화 능력 보유자가 되는 셈이다.
이 시점에서, 차이는 고작해야 1랭크.
그 정도라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알려준 방법 또한 특별한 비책 따위는 아니었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시인하고, 어설픈 움직임을 읽어서 역이용해라.
애석하게도, 이예은은 접근전에 서투른 편이었다.
적성과 선호, 그 현실적인 격차가 드러난 셈이다.
덕분에 그녀의 상대였던 여학생은 이예은의 어설픈 공격을 역이용해 그녀를 메쳐버릴 수 있었다.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한다.
비단 헌터가 아니라 해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말하자면, 이길 만해서 이겼고 질 만해서 졌다.
내가 내릴 수 있는 평가는 딱 그 정도였다.
'애초에, 알려준 게 있냐고 해도 말이지~'
적어도 그건 이예은이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다른 그 어느 누구보다도 풍족한 환경.
거기에, 열 명도 넘는 선생들이 조언한 사실을 흘려들은 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아닌가.
'그럼, 이 아가씨께서는 또 무슨 말을 하러 오셨을까.'
설마 정말로 이런 말을 듣고 싶어서 온 건 아닐 테고.
그 속내엔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
그렇다고 해서, 고작해야 며칠만에 마음을 고쳐먹었을 것 같진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이준구의 쌍판떼기를 휘휘 치워 없애는 사이, 이예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르쳐주세요."
"뭘?"
"이 능력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이요."
그리고.
이예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어떤 의미로는 예상한 그대로였고 어떤 의미로는 또 완전히 예상 밖이기도 했다.
당연히, 어설픈 흉내는 때려치고 원거리에서 탄막이나 뿌리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건 아닐 터다.
만약 그런 의미로 이야기한 거라면, 나도 시원스레 거들어줄 수 있겠지만 말이지~
능력을 제어하는 법……. 알고 싶제?
꼭 하고 싶었던 대사 중 하나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신다.
"그러니까, 그 전법을 유지하면서 강해지고 싶다는 말이지?"
"맞아요."
뭐,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애초에 적성에 맞지 않는다 말이야 했지만, 그거야 지금 이야기고.
어쩌면 그녀에게 천재 격투가의 재능이 잠들어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하지만.
"왜?"
"네?"
"아니, 왜 하필이면 지금?"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바로 그 부분이었다.
여태까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이예은의 성격은 농담으로도 고만고만하다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천생 아가씨같은 외모와는 반대로, 무슨 야생마 아닌가 싶을 정도로 뚝심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단순히 강해지고 싶을 뿐이라면, 지금 당장 전법을 바꾸면 그만이다.
전법 부분에서 타협하지 못하겠다면, 본인의 실력을 끌어올리면 그만이다.
허나, 어느 쪽이든 바로 며칠 전 제 전법에 대해 왈가왈부했던 선생을 찾아올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애초에 전법 면에서 그토록 쉽게 타협할 수 있었다면, 내가 벌써부터 때 아닌 학부모 상담에 들어갈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를 찾았다.
지금 당장 전법을 바꿀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으면서.
고작해야 대련 한 판 빼앗긴 게 그렇게 분했나?
그렇게 생각하기엔 아무래도 묘한 위화감이 느껴진다.
솔직히 내가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도 아닌데 고작 2주만에 신뢰를 샀다 생각하긴 힘들고.
"아무래도 제게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까요."
그러나, 아무래도 이 아가씨는 무언가 착각하고 있는 듯했다.
아니, 그야 문제가 있긴 있지.
도대체 눈을 어따 팔아먹었길래 놈의 전법을 따라하고 자빠졌니?
그리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녀가 말하는 건 조금 다른 의미인 듯했다.
"여태까지 다들 그렇게 말했어요. 이 전법이 잘못된 거라고, 저랑 안 맞는다고. 하지만 전 알아요."
"뭘?"
"이 기술은 강해요. 실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문제가 있으면 제 쪽에 있겠죠."
담담히 털어놓는 그 말에, 나는 잠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나와 그녀, 나아가서는 이준구와 이예은 남매 사이에 있던 인식 차이를 누군가 눈 앞에 들이민 기분이었다.
그래.
나나 이준구, 혹은 최승준 등은 알고 있다.
이준구의 시그니처는 어디까지나 못 써먹을 능력을 어떻게든 써보기 위해 개발한 고육지책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이예은에겐 달랐다.
왜냐하면, 그건 그녀의 자랑스러운 오라비가 사용하던 기술.
인류 최강의 헌터가 다루는 시그니처였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단박에 이해가 갔다.
'저러니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도 안 들어 쳐먹지.'
이예은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 최강의 헌터가 사용하는 전법에 대해 고작해야 A랭크도 못 된 헌터들이 쿠사리를 넣은 셈이다.
어쩌면 제 딴에는 B급따리 B급따 소리 하는 대신 입씨름만 한 시점에서 나름대로 선처한 걸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제 이걸 어떻게 대처하냐는 건데.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적당히 넘겨버리고 싶었다.
이래서야, 단순히 비효율적인 기술을 교정하는 수준이 아니지 않은가.
사실 네 오빠가 인류 최강이긴 한데, 그 기술은 개버러지같은 물건이야.
네 오빠는 재능이라는 단어랑 연이 없었단다.
그렇게 설득하란 말 아닌가, 지금.
욕지거리가 목구멍 근처를 간질였다.
그렇지만.
"그래서 말한 거야."
……씨발.
잠깐 속으로 욕을 뇌까린 나는, 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그대로 눈을 덮었다.
그리고.
질끈 감은 눈을 번뜩 치켜뜨며, 찬찬히 마음의 각오를 다졌다.
"이준구의 기술이니까?"
잠시, 정적.
대답은 없었다.
갑자기 여기서 그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던 건지, 아니면 뭔지.
그대로 침묵을 곱씹는 대신, 나는 눈두덩 위에 얹은 손을 치웠다.
"때려쳐 그냥."
"네?"
"때려치라고. 그 놈, 다른 건 몰라도 그런 쪽 재주는 영 없는 놈이야. 그 기술도 마찬가지고."
가라앉은 공기 위로, 차례차례 감정들이 덧칠되기 시작한다.
놀라움.
당황.
그리고, 분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그쯤 되자, 나 또한시선을 들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결심한지 대략 10초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는 후회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눈 앞에 있었던 건 도저히 현역 여고생이 할 만한얼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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