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 2부 68화 천귀령 VS 제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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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68화 천귀령 VS 제논 (1)
천귀령은 제논을 보며 실소를 터트렸다.
"풉..."
"왜, 왜 웃는 거지?"
"너야말로 거만한 것 같은데?"
"이 이놈이..."
"서론이 너무 길어."
제논은 정체 모를 남성에게 씨익 웃으며 자신에 사역마를 꺼냈다.
"나와라. 사역마!"
제논의 사역마들이 꿈속 세상으로 나오자, 변용을 하고 있는 천귀령도 자신의 사역마를 꺼내 들었다.
"나와라. 사역마!"
천귀령은 자신이 S급으로 승급을 하고 얻은 새로운 사역마인 광복 할배를 소환했다.
광복 할배는 계약을 하기 위해 대결을 하려 했지만, 허리요통으로 인해 대결을 거부했고, 강력한 사역마인 서큐버스와 괴도루팡을 얻은 뒤라 강력한 사역마가 필요 없었던 천귀령은 광복 할배와 계약을 완료했다.
'루팡은.. 협회에서 알아볼 수 있고.. 서큐버스는 흑협들을 처리할 때 너무 끌고 다녔고.. 미치겠군.'
"광복, 할배 저기 사역마 좀 마크 부탁드려요."
광복할배는 자신의 허리를 부여잡고는 낑낑대며 내게 말했다.
"아이고.. 허리야.. 사역마도 많은 놈이 왜 나를 소환 하고 그래.."
"사정이 있어서 그래요. 미치지 않고서야 제가 광복 할배를 소환하겠습니까?"
"나한테 지금 화를 내는...거야..?"
"아닙니다.."
광복 할배는 꿈속 세상에 하늘을 지그시 올려다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이고.. 영자 할매.. 하늘에서 보고 있지? 내가 손자 같은 애한테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 살어.. 영자 할매가 떠날 때 나도 따라서 죽었어야 했는데.."
'미치겠다.. 진짜.. 부인 이야기 하면서 외롭다고 사역마를 하고 싶다길래 귀찮아서 그냥 계약을 했더니만.. 이게 이렇게 되네..'
천귀령은 속으로 화를 삭히며 광복 할배에게 다시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할배.. 죄송해요. 지금 상황이 예민해서 그래요."
"그래.. 알겠어.. 어차피 내가 죽어도 나를 걱정해줄 사람도 없는데 잘 됐지.."
"할배, 이번에 잘 싸우시면 제가 저번에 말씀드렸던 순자 할매 소개팅시켜드릴게요."
그러자, 광복 할배는 요지부동이었던 새우등을 힘겹게 피기 시작했다.
"아이고.. 허리가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네."
'후... 진짜..'
광복 할배는 제논의 사역마 넷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천귀령은 자신의 아이템 스킬 버프를 광복 할배에게 넣어주었다. 제논은 이 상황이 어이없는지 천귀령을 향해 말을 건넸다.
"지금 사역마를 저 할배만 꺼내겠다는 건가?"
"광복 할배로 충분할 것 같은데?"
천귀령 말대로 광복 할배에게 걸어 논 버프 때문인지 제논의 사역마 넷을 힘겹지만 막아내고 있었다. 광복 할배에게 걸어준 버프의 시간은 짧지만, 이것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는 제논은 자존심이 상할 때로 상해갔다.
"이 새끼가.. 화려한 지팡이 생성! 화염탄!"
제논은 아이템을 생성한 후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천귀령의 머리를 노리고 마법을 날렸고, 천귀령은 제논의 기습적인 공격에 미약하지만, 피해를 입었다.
"크흑."
"생각 보다 별거 아닌 녀석이었군."
제논의 스킬 시전 속도와 차원이 다른 강력한 스킬은 천귀령이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위력이었다. 천귀령은 제논의 기세를 꺾기 위해 자신도 아이템을 생성했다.
"음속의 소드 생성!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대폭 증가합니다.))
((절대 음속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회전 음속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천귀령이 대장장이의 망치로 얻은 아이템을 생성하였고, 제논은 특유의 빠른 시전 속도로 천귀령의 머리를 향해 연속적으로 스킬을 시전 했다.
"화염탄! 화염 폭탄!"
화염탄은 천귀령의 머리를 향해 날라왔고, 제논의 추가 스킬인 화염 폭탄으로 인해 수많은 화염구들이 하늘 위에서 천귀령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좌충수다. 죽어라!"
제논의 화염탄과 화염구들이 천귀령에게 아주 가깝게 근접 했을 때 천귀령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회전 음속!
천귀령은 그 자리에서 빠른 속도로 타원을 그리며 제논의 화염탄과 화염구들을 튕겨냈다. 피해를 입은 건 근처에서 천귀령과 제논의 전투를 지켜보던 흑협들과 감시자들이었다.
천귀령이 튕겨낸 화염구와 화염탄들을 사방으로 튕겨져 등급이 낮은 흑협들과 감시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으어엌
흐으읔
그래도 등급이 그나마 상위권인 B급 이상의 흑협과 감시자들은 천귀령이 튕겨낸 파편을 쳐내며 천귀령과 제논의 용호상박 같은 전투를 지켜볼 뿐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천귀령은 음속의 소드를 손에 쥐고 제논을 향해 몸을 날렸다.
"절대 음속"
절대음속 : 스킬을 쓰면 십 분간 자신의 민첩, 순발력이 100% 증가한다. (쿨타임 : 1일 1회)
제논도 천귀령에게 대응하기 위하여 자신의 귀속 아이템 무기인 '화령 대도'를 꺼내 들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천귀령의 공격을 막기 위하여 낮은 자세로 방어 태세를 취했다.
"어디 한번 날뛰어 봐라."
천귀령의 음속의 소드와 화령의 대도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충돌 하였고, 곁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흑협과 감시자들은 음속의 소드와 화령의 대도가 내는 엄청난 굉음에 귀를 막아야만 했다.
"하.. 후.."
한바탕 충돌을 벌이고 뒤덮인 먼지로 인해 보이지 않던 천귀령과 제논이 점점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고, 그들 중에 좀 더 여유로워 보이는 건 제논이었다.
"이 정도밖에 안 됐나? 민첩의 반지 생성!"
천귀령은 적어도 넘버원을 만나기 전까지 자신의 복사 능력을 숨겨야 했기에 제논과 싸우면서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민첩 증폭!"
이번에는 제논이 아이템 스킬을 사용해 자신의 신체의 민첩성을 증폭시킨 후 천귀령을 향해 몸을 던졌고, 엄청난 마찰 소리를 예상이라도 한 듯 전투를
지켜보는 흑협과 감시자들은 하나같이 미리 자신의 귀를 막았다.
쾅
쾅쾅
쾅쾅쾅
천둥번개가 치는듯한 요란한 마찰 소리와 함께 천귀령과 제논에 두번 째 충돌이 이뤄졌고, 제논의 민첩 증폭으로 인하여 천귀령은 첫 충돌보다 더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다시 한번 먼지가 걷히고 상처를 입은듯한 천귀령이 제논 앞에 위태롭게 서 있었다.
"하..후.."
SS급 백호를 제압한 천귀령이었지만, 어디까지나 귀속 아이템과 사역마 스킬을 쓸 수 없는 백호를 제압했던 것이었다. 귀속 아이템을 쓸 수 있는 SS급 제논의 실력은 천귀령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했고, 제논의 사역마를 상대하고 있는 광복 할배의 버프 시간도 어느덧 떨어져 가고 있었다.
"헉.. 후.."
천귀령의 명령으로 후방에서 천귀령과 제논의 전투를 지켜보는 금호는 현실 세계에서 목숨을 빼앗긴 흑호를 위해 당장이라도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입술을 깨물며 참고 있어야만 했다.
"고대의 서 생성!"
((마력이 증가합니다.))
((스킬 시전 속도가 30% 증가합니다.))
((육체 강화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천귀령은 광텐에게 복사한 아이템을 생성했다. 흑협들이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음흉한 광텐이라면 자신의 아이템 쉽게 보여주지 않았을뿐더러 자신의 꿈속에서 귀자득활술을 이용해 좀비를 만드느라 사람들과의 접촉을 많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음.. 그 아이템은 뭐지?"
제논의 질문에 천귀령은 자신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고 확신했다. 천귀령은 강산의 아이템인 도플갱어의 팔찌까지 꺼내 들고는 외쳤다.
"도플갱어의 팔찌 생성!"
((방어력이 증가합니다.))
((회피력이 증가합니다.))
((도플갱어의 환영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육체 강화!"
육체 강화: 스킬을 시전하면 육체를 강화시켜 민첩성을 증가시킵니다. (쿨타임: 1일)
천귀령은 제논보다 민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을 내렸고, 육체 강화 스킬을 쓴 후 제논을 향했다. 제논 또한 이에 지지 않고, 자신의 귀속 아이템인 천공의 심안을 꺼내 들었다.
"천공의 심안 생성!"
제논이 천공의 심안을 생성하자, 천귀령과 전음계약을 맺은 금호가 천귀령에게 전음으로 외쳤다.
[천귀령님.]
[말해.]
[제논과 눈을 보지 마십시오]
[왜지?]
[마주치면 움직일 수 없습니다.]
[스킬이야?]
[패시브입니다.]
[골치 아프네. 스킬은?]
[강력한 음파 공격입니다.]
[음파? 알았다.]
천귀령은 대장장이의 망치로 얻은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안개의 소드 생성!"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예민함이 증가합니다.))
((스킬 능력이 100% 증가합니다.))
((안개의 숲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안개의 숲 : 술자가 안개로 숲을 만든다. 안개의 숲 안에서는 술자만이 시각을 차단 받지 않는다.
천귀령은 안개의 소드를 생성하고 스킬을 외쳤다.
"안개의 숲!"
스킬을 외치자, 안개의 소드에서 거침없이 안개가 흘러나오더니 어느새 거대한 안개의 숲이 완성됐고, 천귀령의 시선은 눈이 아닌 제논의 발을 쳐다보며 침착하게 돌진했다.
쾅
쾅쾅
제논은 오직 감으로 천귀령의 검을 쳐내기 시작했고, 시각을 차단당해 귀를 막을 생각도 못 한 흑협과 감시자들은 갑작스러운 굉음에 고통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쾅쾅쾅
다시 한번 천귀령의 소드를 막아낸 제논은 자신의 눈을 감고 오직 감으로 천귀령에게 반격할 기회를 보고 있었다.
탁 탁 탁
사사삭
천귀령은 제논의 귀에 혼선을 주기 위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제논에게 서서히 접근 했고, 제논은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이 새끼.. 아이템 스킬이 몇 개인 거야...'
사사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샤샤샤샥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샤샤샤샤샤샥
'뒤다!'
넘버원이 자신보다 뒤늦게 SS급으로 올라왔지만, 넘버원에게 리더 자리를 빼앗긴 제논. 하지만 전투의 감만으로 볼 때는 넘버원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샤샥 휘익!
천귀령이 뒤에서 칼을 휘두르는 소리에 제논은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 스킬을 시전했다.
"찾았다. 죽어라. 화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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