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 2부 66화 금지구역 진입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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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66화 금지구역 진입 (3)
나는 진심을 담아 승만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근데 승만이는 어째서인지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왜 그래? 원래라면 어깨를 으쓱거려야 하잖아."
"내가 너희한테 도움이 되고 있기는 한 거지?"
"당연하지! 네가 아니었으면 아마 여기까지도 못 왔을 거야."
"그렇다면 다행인데... 후.."
나는 침대에 일어나 축 쳐져 있는 승만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잘하고 있어. 이제 이 일만 해결 되면 꿈에서 구현도 하고 소환도 하면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 네가 원하는 공부도 실컷 하라고."
승만이는 내 말에 다시 한번 힘을 내며 주먹을 불끈 쥐고는 답했다.
"그래. 나와서 밥이나 먹자."
"알았어."
식사를 하면서 모두에게 흑호의 사망 소식을 알렸고, 모두들 드림관리재단에 악랄함에 혀를 내둘렀다. 그나마 드림관리재단을 알고 있었던 일렉은 침착하게 내게 말을 건넸다.
"공명님과 어머님이 바로 옆집으로 오신 것을 확인했으니 걱정하지 마."
"승만이한테 이야기 들었어. 이제 우리 엄마를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걱정이군."
그때 내 핸드폰에 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종찬아, 엄마야. 잘 지내고 있지?"
"아.. 네."
"좋은 친구들은 잘 사귀고 있어?"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는 테라와 일렉과 눈이 마주쳤다.
"하하.. 꽤 늙어 보이는 친구이긴 하지만... 잘 사귀고 있어요."
"그래 다행이다. 다름이아니라 어저께 할아버지랑 커피 한잔 마시러 갔는데 글쎄 덤프트럭이 우리집을 들이받았지, 뭐냐.."
"뭐, 뭐라고요? 덤프트럭이요?"
"호호.. 다행히 할아버지랑 커피를 마시고 있어서 운이 좋았지. 그리고 합의금도 두둑이 받았고 말이야."
"합의금이요?"
"그래. 게다가 집도 수리해 준다고 했고, 수리할 때까지 살 곳을 마련해줬어. 마련해준 집도 맘에 쏙 들어. 호호.. 땡잡았지."
"살 곳을.. 마련을 해줬다고요?"
"혹시 네가 캠프에서 돌아오면 내가 보내주는 주소로 오면 된다. 할아버지도 당분간 일을 쉰다고 하시더라."
"하... 알겠습니다."
"걱정하는 거 아니지? 할아버지와 엄마는 하나도 안 다쳤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네.."
전화를 끊고 나는 두통으로 인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부여잡았다.
"누, 누구 아이디어냐?"
내 말에 밥을 먹고 있었던 승만이가 사래가 걸린 듯 기침을 했다.
"컥.. 컥.."
"너였냐?"
"어, 어쩔 수 없었어. 너희 엄마한테 뭐라고 설득을 시킬 거야.."
"알겠으니 다음부터는 상의 좀 하자."
"미, 미안하다."
"아니야. 잘 해결됐으니 다행이지."
"하하.. 내 아이디어 괜찮았지?"
"그, 그래.."
흑호가 죽었다고 해도 계획을 미룰 수 없었고, 식사를 마치고 방안에 들어와 꿈속 세상에서 제이슨이 적어줬던 주소를 머릿속에 떠올려 메모지에 적었다.
'여기서 꽤 멀군. 일단 가보자.'
택시를 타고 제이슨의 가족들이 살고 있다는 집으로 이동했다. 내비게이션에 도착지가 가까워지자, 점점 택시는 산속 깊은 곳으로 향했다.
"차로는 여기까지 밖에 못 가겠는데요?"
"그러면 여기서 내릴게요. 얼마죠?"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려보니 도착지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렸고, 핸드폰으로 내비를 킨 다음 걷기 시작했다.
'제이슨이 말한 주소는 여기인데.. 집이 어디 있..'
도착지에 도착해 주위를 살펴보니 산속 깊은 곳에 별장 하나가 우두커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저곳인가?'
별장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니 별장 주변에는 깔끔하게 정장을 입고있는 남정네들의 모습이 몇 명 보였고, 남정네들은 밖에서 여유롭게 잠을 자거나,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다섯 명 정도..? 생각보다 인원은 별로 없군.'
나는 은신 스킬을 사용해 별장 내부로 조용히 침입했다.
'확실히 현실 세계에서는 은신스킬을 간파할 수 없으니까 손쉽단 말이야.'
별장 내부에 들어가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 서로 손을 맞잡고는 TV를 보고 계셨다.
'저분들이 제이슨 부모님? 일단 CCTV부터...'
안에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고요한 부스를 설치한 다음 별장 내부에 있는 CCTV를 모두 제거했다. 그리고는 놀라시지 않게 할아버지와 할머니 뒤로 가서 은신 스킬을 해제하고는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 할머니."
내 목소리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안경을 고쳐 쓰고는 내게 물었다.
"누구시오?"
'제이슨의 본명이.. 아 맞다.'
"이경천님 부모님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경천님이 모셔오라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덥석 내 손을 잡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겨, 경천이를 만날 수 있는 건가요?"
"네. 일단 이곳에서 벗어나시죠."
"이곳에서 어떻게.."
나는 기억의 반지를 생성한 뒤 전체 순간이동 스킬을 써서 순식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승만이네 집으로 이동시켰다. 제이슨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순간이동 스킬로 인해 우왕좌왕하고 계셨다.
"지금이게... 무슨 상황.."
"경천님이 오시면 그때 설명해드릴 겁니다."
승만이네 집에 도착하자, 테라가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애송이, 승만이한테 이야기는 들었어. 어머님과 아버님은 내가 안내하도록 하지."
"그럼 부탁할게."
테라에게 제이슨의 부모님을 양도하고 다시 순간이동을 하기 위해 내 방으로 들어왔다.
'꿈속 세상에 존재하는 본부 건물의 내부 구조와 현실 세계의 본부 구조가 같다면.. 여기서 한 번에 금지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을까?"
꿈속 세상에 입력한 기억력의 값과 현실 세계의 기억력의 값은 다르기 때문에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은신 스킬을 쓴 다음 스킬을 외쳤다.
"순간이동!"
장소를 머릿속에 되뇌고 스킬을 외치니, 꿈속 세상에 2구역에 있는 제이슨의 방을 기억한 것뿐이었는데 현실 세계에 있는 제이슨이 있는 방으로 이동에 성공했다.
'마, 말도 안 돼.. 성공을 할 줄이야.. 방의 구조며.. 위치며 모두 똑같아..'
꿈속 세상과 마찬가지로 제이슨은 벽에 기대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제이슨은 현실 세계에서 스킬을 쓰지 못해 은신 상태인 나를 간파하지 못했다.
'일단.. CCTV부터..'
제이슨의 방은 꿈속 세상과는 다르게 사각지대를 한치도 허용하지 않게 CCTV가 사방에 설치되어 있었고, 제이슨 부모님이 감금되어 있었던 별장에 CCTV를 제거하듯이 라이덴 소드를 이용해 제이슨 방에 있는 모든 CCTV를 박살 냈다.
치걱
치걱
"누, 누구십니까?"
CCTV가 갑자기 땅바닥에 떨어지자, 제이슨은 당황해 말을 더듬었고, 방 안에 있는 CCTV를 모두 정리하고 제이슨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은신 상태가 풀립니다.))
"다, 당신은?"
"쉿! 전체 순간이동!"
제이슨의 구출은 비교적 손쉽게 이뤄졌고, 순식간에 승만이네 집으로 이동했다.
"여, 여기가.. 대체... 어디입니까?"
"일단 따라오시죠.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이슨이 놀랄 새도 없이 옆집으로 넘어가 제이슨과 제이슨의 부모님을 조우시켰다.
"겨, 경천아.."
"어머니.. 아, 아버지.."
그들의 눈물겨운 상봉을 뒤로 하고 나는 바깥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이제 꿈속 세상 금지구역에 갇혀 있는 제이슨을 구출만 하면 본부 건물 안에서도 드림홀을 생성할 수 있기에 침입이 자유로워진다.'
제이슨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낸 뒤 테라와 같이 승만이네 집으로 돌아왔고, 나를 포함 거실에 모두 모여 심도 높은 대화와 작전들이 오고 간 뒤에야 잠자리에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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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로 돌아온 넘버원은 심기가 불편한지 미간을 찌푸린 채 SS급과 S급 주축 몇 명이 모인 회의실 중앙에 앉아 제논을 째려봤다.
"제논, 금호 꿈속에 있다는 그 녀석을 처리 못 했어?"
"그게.. 그 자식이 눈치를 챘는지 갑자기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고.."
넘버원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손으로 탁자를 거침없이 내리쳤다.
쾅
"우리 중에 스파이라도 있는 거야? 도대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 이번 꿈속에는 반드시 나타날 거야."
"그래야겠지.."
넘버원의 시선은 옆에서 끔뻑끔뻑 졸고 있는 화타에게 향했다.
"화타!!"
화타는 넘버원이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깬 듯 비몽사몽 한 표정으로 넘버원을 바라봤다.
"왜?"
"왜?? 꿈속 세상에서 자각력을 잃었으면 현실 세계라도 도움이 되야 할 것 아니야?"
"하... 알겠어."
"자각력을 잃어서 힘든 건 이해 하겠는데 지금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잘 알잖아?"
화타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넘버원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자각력을 잃어서 힘든 걸 이해를 한다..? 어떻게 이해를 하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스칼이 조심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넘버원님.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래. 말해."
"오마멀님은 S급 중에서도 제일 최상위 단계인데 어째서 2구역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오마멀님께 2구역에 대한 비밀을 오픈하신다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넘버원은 스칼의 말에 손으로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오마멀.. 걔는 머리가 참 좋지?"
"그렇습니다."
"근데 걔는 그게 문제야. 머리가 너무 비상해. 게다가 고지식 하기 까지 해.. 그 자식이 2구역에 대해 알게 된다면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며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자각력을 뺏어버리면.."
"차라리 그럴 바엔 꿈속 세상에서라도 효율성 있게 쓰는 게 낫다는 거야."
"아... 그렇습니까..?"
"나도 다 생각 해본 거니까 괜히 딴지 걸지 말라고."
그때 탁자위에 놓여져 있던 제논 핸드폰에 벨 소리가 울렸다.
띠링 띠링
제논은 탁자위에 놓인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뭐? 잡았다고? 잠깐만."
제논의 흥분된 목소리에 회의실에 있는 모든 감시자들은 제논에게 시선을 향했다. 넘버원은 무슨 일인지 제논에게 물었다.
"누구를 잡았다는 거야?"
제논이 한 손에 핸드폰을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넘버원에게 답했다.
"추격조가 흐, 흑호를 잡았대."
"흐, 흑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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