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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18화 (118/136)

〈 118화 〉 2부 65화 금지구역 진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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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65화 금지구역 진입 (2)

라이덴 소드를 생성하고 그 사람의 목에 갖다대고 물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정체라.. 이 지옥 같은 감옥에 갇혀 있는 수감자입니다만..?"

"근데 어째서 당신 혼자만 방을 따로 쓰고 있는 거지? 그것도 넓은 광장 중앙에 말이야."

그 남성은 자신의 목에 갖다댄 라이덴 소드를 지그시 바라봤다.

"그 물음에 답하지 않으면 내 자각력을 뺏어 줄 수 있나요?"

내가 느끼끼엔 남성의 목소리에서 떨리거나 불안한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사람.. 뭐지..?'

남성은 내가 대답이 없자, 자신의 목에 겨눴던 라이덴 소드를 손으로 잡고는 자신의 목에 더 가깝게 갖다 댔다.

"뭐, 뭐야..?"

"자각력을 뺏어달라고요."

남성은 점점 내 라이덴 소드를 세게 쥐었고, 나는 다급하게 라이덴 소드를 인벤토리창에 넣었다. 남성은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오래 있다 보면 가끔씩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긴 하죠."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야, 제이슨. 혼자서 뭘 그렇게 떠들어?"

"경판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 사람이.. 경판이군. 자, 잠깐.. 제이슨??'

밖에 있던 경판은 문 위에 조그만 철장으로 방안을 한 번 살펴보았고, 경판의 시야에는 은신 상태인 나를 발견 할 수는 없었다.

"조용히 해. 거슬리니까."

"알겠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걸 재차 확인하고 경판은 발을 돌렸고, 나는 그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신이.. 제이슨 맞나요?"

남성은 눈치를 살피며 조용하라는 제스처를 취했고, 나는 대화를 하기 위해 아이템을 생성했다.

"음소거 반지 생성!"

((집중력이 향상됩니다.))

(('고요한 부스'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고요한 부스!"

고요한 부스를 사용하고 남성 맞은편 바닥에 털썩 앉은 뒤 말을 이어나갔다.

"이제 크게 떠들어도 밖에서는 들리지 않습니다."

"저를 어떻게 알고 계시죠?"

"십 삼 년 전 리카엘 님을 알고 계십니까? 저희 아버지입니다."

제이슨은 내 이야기를 듣고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리카엘 님의.. 아들..?"

"그렇습니다."

"리카엘님은... 잘 계십니까?"

"십 삼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제이슨은 멈칫거리더니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결국.. 그렇게 되셨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천귀령입니다. 그 이야기들은 나중에 하시고 일단 당신부터 구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제이슨은 내게 손사래를 치며 나를 뜯어말렸다.

"아닙니다. 당신까지 위험해진다면 제가 리카엘 님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십삼 년 전보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놨습니다."

"천귀령님.. 그렇다면 부탁 하나만 하겠습니다."

"무슨 부탁이시죠?"

"제 자각력을 뺏어주십시오."

"네?"

"제 귀속 아이템 스킬 때문에 이렇게 금지구역에 잡혀 있는지 어언 십오 년 현실 세계에는 이제 제 가족까지 인질이 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자각력이 없어지는 것이 제가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제이슨은 나를 간절히 바라보며 호소했고, 나는 그런 제이슨에게 되물었다.

"제가 드림관리재단을 몰락시킨다면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화타가 자각력을 잃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화타가 자각력을 잃은 소식에 제이슨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사,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화타의 자각력을 뺏었습니다. 이제 넘버원과 제논 단둘만 남았습니다."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현실 세계에 잡혀 있는 우리 가족들을 먼저 구해주십시오. 제가 지금 이곳을 빠져나간다면 현실 세계의 제 부모님들이 위험합니다."

"알겠습니다. 어디에 계십니까?"

제이슨에게 현실 세계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주소지를 조그만 쪽지에 건네받았다.

"아마, 이곳에서 저희 엄마와 아버지가 감시자들에게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을 겁니다. 제 현실 세계 이름은 이경천입니다."

"제이슨 님은 그럼 현실 세계에서는 어디에 계시는 겁니까?"

"현실 세계의 본부 건물 안에 갇혀 있습니다. 꿈속 세상에 금지구역과 똑같이 만들어 놨습니다. 구조는 비슷할 겁니다."

"이렇게 넓은 곳을 현실 세계에서 그대로 구현 해놨다고요?"

"넓다니요?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이곳으로 오기까지 며칠이 걸렸는지 감도 안 오는데..."

"혹시 시간의 방을 지나쳐 오셔서 그런 거 아닌가요?"

"시간의 방이라니요?"

"경판이의 아이템 스킬입니다. 일종의 함정 스킬 이죠."

"하하... 그럴 수가.."

"함정에 빠진 지 눈치도 못 채셨는데 시간의 방을 빠져 나오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하.. 그게 함정일 줄이야... 흠.. 그러면 먼저 제이슨 님의 가족부터 구하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 고맙습니다. 근데 제 스킬이 시전 되고 있는 상황이라 본부 안에서는 드림홀을 생성할 수 없습니다.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시는 방향은.."

"아, 괜찮습니다."

제이슨에게 인사를 건넨 뒤 순간이동을 타고 본부 건물 1층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순간이동!"

'드림홀이 있어서 꿈속 세상에서는 기억의 반지가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드림홀을 생성할 수 없는 공간에서는 유용하단 말이야.'

다시 건물 앞에 있는 경비 들을 거치고는 드림홀을 생성해 내 꿈속으로 진입하니, 장백이가 초조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왔어. 나바는?"

"수련관에서 수련 중이지. 어떻게 됐어? 금지구역을 무사히 빠져나온 거야?"

"응. 다행히 걸리지 않았어. 확실히 흑협들과의 전쟁으로 금지구역의 경비가 느슨해진 것 같아."

나는 장백에게 금지구역에서 본 것을 모두 털어놓았다.

"하.. 정말 그게 사실이었다니.."

"나도 내 눈으로 보았지만, 정말 믿어지지 않더라."

"후.."

"일단 장백 너는 제이슨이랑 금지구역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구출할 때까지는 감시자로 있어야 해."

"그건 알고 있어."

"그것보다 며칠이 지났어? 금지구역에 있다 보니까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어."

"벌써 현실 세계로 복귀해야 하는 날이야."

"생각보다 꽤 지났군. 경판의 시간의 방... 꽤나 나를 애먹인 것 같군."

"그러네. 금지구역에 들어갈 때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었네."

"아니, 이제 괜찮아. 기억의 반지가 있으니까."

"그, 그래.. 뭐 이제 네 아이템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을게."

"하하.. 이제 현실 세계로 복귀하자고."

"그래."

#

현실 세계로 복귀하자, 지현우에게 전음이 들려왔다.

[본부에서 흑호를 발견했습니다.]

[벌써? 위치를 말해줘.]

흑호를 구하기 위해 서둘러 옷을 입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지현우에게 전음이 들려왔다.

[흐, 흑호가 죽었습니다.]

[무, 무슨 소리야?]

[위에서 사살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현실 세계에 드림관리재단을 피해 숨어 살고 있는 흑호의 사망 소식이었다.

[이, 이새끼야..]

[저도 예상치 못한 명령이라...]

[미치겠군..]

[명령을 들은 추격조 조장이 순식간에 흑호를 죽였습니다.]

[하... 알았다. 특이사항 생기면 보고해.]

[알겠습니다.]

나는 금호에게 흑호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네. 전화 기다렸습니다. 도대체 어디 계셨던 겁니까?"

"아, 볼일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어... 상황은 어때?"

"이번에는 제논이 최전방으로 튀어나와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숨어 있던 제논이? 무슨 꿍꿍이가 있나 보군. 그래서?"

"천귀령님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아서 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잘했어..."

차마, 금호 앞에서 흑호의 사망 소식을 알리기엔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저한테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겁니까..?"

"흐, 흑호가 죽었어."

"무, 무슨 소리 입니까? 방금전까지 저랑 꿈속에서 메세지를 보냈..."

수화기 너머에 금호의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

"는데... 현실 세계로 돌아간 흑호가... 죽은 겁니까..?"

"미, 미안하다. 구하려 했는데 감시자 새끼들이 이미 사살 명령을 내린 뒤였어."

"크흡....."

금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고, 나는 수화기 너머에 금호의 울부짖는 울음소리를 듣고 있어야만 했다.

"감시자.. 이 새끼들.. 도대체 꿈이 뭐라고!!"

어떠한 말이라도 지금 금호에게 위로가 될 수 없었기에 수화기를 들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잠시 후 진정이 되었는지 금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귀령님.."

"그래.."

"흑호의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대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냉정해져야 해야 해."

"알고 있습니다."

"알겠어. 좀 이따가 꿈속에서 보자."

"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금호와 전화를 끊고 나는 생각에 깊이 잠겼다.

'흑호가 죽음으로 드림관리재단은 기세등등해졌겠지. 그리고 내가 최전방에서 자기 부하들의 자각력을 뺏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제논이 뜬금없이 자기 발로 나와서 나를 찾았다? 무슨 꿍꿍인지 몰라도.. 한 번 제대로 응해주겠어.'

그렇게 다짐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승만이가 들어왔다.

똑똑­ 끼익­

"응. 무슨 일이야?"

"아니, 밥 먹으라고."

"아, 승만아 너한테 부탁할 게 있는데."

"무슨 부탁?"

나는 승만이에게 제이슨과 현실 세계에서 인질로 잡혀 있는 제이슨의 가족에 대한 일들을 털어놓았다.

"그러니까, 제이슨의 가족이 잠깐동안 살 수 있는 집을 구해달라는 거지?"

"응. 이왕이면 여기서 가까웠으면 좋겠어."

"혹시 몰라서 여유 있게 집을 두 채 더 구해놨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흑호의 죽음으로 확실해졌다. 우리 엄마와 할아버지도 언젠가 드림관리재단에게 위협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은 조급해졌다.

"어제 부탁한 우리 할아버지와 엄마가 있을 곳은 해결했어?"

"너희 엄마와 할아버지는 걱정하지 마. 어저께 벌써 처리해뒀지. 벌써 내가 마련해둔 집으로 옮기셨을 걸?"

"정말? 승만아... 진짜 고맙다."

나는 진심을 담아 승만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근데 승만이는 어째서인지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왜 그래? 원래라면 어깨를 으쓱거려야 하잖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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