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화 〉 2부 64화 금지구역 진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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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64화 금지구역 진입 (1)
똑똑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일렉이 들어왔고, 일렉을 본 순간 우리 할아버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는 침대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이, 일렉이니..?"
할아버지의 물음과 함께 일렉은 무릎을 꿇으며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흑... 고, 공명님.. 죄송합니다."
"네가.. 왜..?"
나는 할아버지를 일렉에게 맡기고는 조용히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았다. 마침 채린이와 테라, 그리고 승만이도 일렉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
거실 식탁에 앉아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일렉이가 알아서 이야기를 잘하겠지.'
내가 직접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했었지만, 내가 할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당사자인 일렉이 직접 할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리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 같았다.
'할아버지가 너무 놀라시거나 죄책감에 빠지지 않으시길 바래야겠는데..'
정말 폭풍전야 같은 두 시간이 흐르고 일렉이 거실로 나오며, 내게 눈짓을 줬고, 나는 서둘러 할아버지가 계신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말없이 침대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계셨고, 내가 부르자, 할아버지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내게 애써 웃음을 보이셨다.
"종찬아.. 네가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니에요. 할아버지만 괜찮으시다면 저는 정말 괜찮아요."
할아버지는 뻘개진 두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가셨다.
"일렉한테 이야기는 다 들었다. 아직 어린 줄만 알았는데 그새 많이 컸구나. 할아버지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구나."
"할아버지..."
"이 할아비가 방해가 될까봐 그러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 제가 계획 해놓은 것이 있어서요."
할아버지는 내 마음을 아시는지 내 어깨를 토닥였다.
"할아버지가 도울 건 없고?"
"할아버지는 지금 누구 꿈속에 계신가요?"
"나는 내 꿈속에 있단다. 늙어서 그런지 전투에서 제외를 시키더구나."
"잘됐네요. 할아버지는 찬휘라는 제 친구의 꿈속으로 들어가 계세요. 제가 친구한테 이야기해놓을게요."
"....그래.. 다른 건..?"
"엄마를 데리고 이쪽으로 오세요. 일렉한테 이야기를 들어서 아시겠지만, 현실 세계의 엄마와 할아버지가 위험해질 수 있어요."
"그, 그건.. 그래. 알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는 저한테 맡겨주세요."
"네가 모두 다 감당하기엔.."
나는 할아버지 앞에서 아이템을 생성했다.
"라이덴 소드 생성!"
((전기에 대한 면역력이 증가하였습니다.))
((물과 관련된 물리 공격과 마법에 대한 대응력이 증가합니다.))
((뇌신의 격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 서재에서 이곳으로 이동하면서 아시겠지만, 이게 제 능력이에요. 현실 세계에서도 꿈속 세상 아이템을 쓸 수 있어요."
할아버지는 멍하니 내 라이덴소드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알았다."
나는 아이템을 생성해 할아버지를 서재에다가 데려다주고는 다시 승만이네 집으로 이동했다. 할아버지는 내 앞에서 끝까지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고 나를 배웅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쓰리게 했다.
'후.. 얼마 안 남았어.. 버텨야 해.'
거실에는 승만이와 채린이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채린이는 살이 빠진 내 얼굴을 보고는 걱정이 되었는지 의자에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괜찮아?"
"응. 괜찮아."
"힘들면 말해. 언제든지 도우러 갈 테니까."
"그래. 거의 다 왔어. 할아버지가 찬휘 꿈속으로 갈 거니까 채린이 네가 우리 할아버지를 잘 보살펴 줬으면 좋겠어."
"응.. 너희 할아버지와 못다 한 대화도 많이 나눌게."
"그래. 부탁한다."
내 시선은 승만이에게로 향했다.
"승만아."
"말해."
"할아버지랑 우리 엄마가 살 곳이 필요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그래? 그럼 할아버지 번호 좀 나한테 줘."
승만이에게 할아버지 번호를 건네자, 승만이는 의기양양하게 내게 말했다.
"하루면 돼. 나한테 맡겨만 두라고!"
승만이는 무슨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급하게 집을 뛰쳐 나갔고, 나는 채린이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서야 승만이가 밝은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푸하하하.. 나는 천재야 천재."
"무슨 소리야?"
"곧 있으면 알게 된다고 푸하하하!"
채린이는 자기 혼자 실실 웃고 있는 승만이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쟤 저러는게 한두 번이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서 자자고."
"그래. 알았다. 승만아, 너도 빨리 가서 자."
"알았어. 푸하하하!"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방안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꿈속 세상으로 진입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꿈속 세상으로 진입하자, 조금도 여유 부릴 새도 없이 금호에게 메세지가 도착했다.
[흑호의 꿈속으로 넘버원 출현.]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나는 재빨리 장백에게 메세지를 보냈고, 얼마뒤 장백이 내 꿈속으로 드림홀을 타고 진입했다.
"무슨 일이야?"
"넘버원이 지금 흑호의 꿈속으로 갔어. 본부로 들어갈 기회야."
"아.. 그래도 다른 사람이 지키고 있을 텐데."
"넘버원이 지키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 어서 드림홀을 생성해줘."
"그래. 알았다."
장백은 드림홀을 생성하자, 나는 고개를 돌려 승만이를 바라봤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까지 수련 열심히 하도록 해. 갔다 올게."
"그래. 조심히 다녀와."
그렇게 나와 장백은 드림홀을 타고 본부로 진입했다. 본부 건물 앞으로 다가가자, 경비들이 삼엄하게 건물 앞을 지키고 있었다.
"장백님 무슨일 이시죠?"
"아, 천귀령이랑 같이 써니님 좀 뵈러 가려고. 안에 계시지?"
"네. 계십니다."
"그래. 수고해."
장백의 도움으로 무사히 본부로 들어갔고, 본부 건물 안에는 흑협과의 전쟁 때문인지 꽤나 고요했다. 지하 2층에 도착해 복도를 따라 걸어가보니 사방이 벽을 막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여기는.. 막혀있는데?"
띠띠 띠띠 띠딕 디 리링!
철컥
"귀령아, 이쪽이야."
장백이 벽에 붙어 있는 키패드를 누르니 앞에 있는 벽이 천장으로 올라가더니 그 앞에 문이 나타났고, 장백은 그 문을 서슴없이 열었다.
"이곳을 채린이는 어떻게..."
"그때는 이런 보안장치가 없었겠지."
'하긴.. 일렉도 숨겨진층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으니까..'
"들어가자."
"알겠어."
장백은 그동안 S급 절차를 받아 금지구역을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장백이 들어가본곳은 현실 세계의 정보를 관리하는 1구역뿐이었다.
"이제 여기서 꺾으면 1구역이야. 1구역까지는 나도 들어가도 되는데."
"아니야. 너는 내 꿈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
"알겠어."
나는 아이템을 생성했다.
"어둠의 그림자 망토 생성!"
((스킬 회피력이 증가합니다.))
((감지 스킬을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그림자 은신술의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림자 은신술!"
((은신 상태로 전환됩니다.))
금지구역인 1구역으로 진입하자, 꽤 많은 감시자들이 자신의 맡은 일을 하며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녀석들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겠지..'
일렉의 말대로라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애들을 선별해서 현실 세계의 추격조나, 추적조, 처리조로 육성을 시킨다.
'저기 있군.'
멀리서 지현우를 발견하고 나는 전음을 사용해 지현우를 불렀다.
[지현우]
[말씀하십시오]
[2구역으로 안내해]
[무,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너 옆에 있다.]
지현우는 당황하며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은신 상태야. 네 눈에는 안 보여.]
[아.. 그렇습니까?]
[입구까지만 안내해.]
[알겠습니다.]
지현우를 따라 미로 같은 복잡한 복도를 한참을 지나니 철로 만들어진 문 앞에서 지현우가 멈춰 섰다.
[이곳입니다.]
[열어.]
[저는..]
[열기만 하고 너는 빠져도 돼.]
[아, 알겠습니다.]
철컥
단단한 철문이 열리고 2구역으로 들어서자, 복도가 있었고, 복도를 따라 걷고 있던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3평 남짓도 안되는 감옥 같은 방에 적게는 세 명 많게는 다섯 명 정도의 인원들이 갇혀있었다. 이 사람들은 이렇게 감옥 같은 곳에 갇혀 꿈속 세상에서 30일을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이 악마 같은 새끼들...'
사람들의 표정에는 꿈도 희망도 없이 저마다 멍하니 방안에 앉아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로 같은 복도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이틀이 지나고 삼일.. 몇일이 지났는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아무리 꿈속 세상이라도.. 너무 복잡하게 구현을 해놓은 거 아니야?"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복도를 몇 날 몇일을 걷다 보니 결국 복도의 끝에 엄청나게 넓은 광장이 나타났고 광장 중앙에 떡하니 방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경판이가 있는 곳인가? 그러기엔 너무 감옥 같은데..'
조심스럽게 다가가 방안을 살펴보니 빼빼 마른 남성이 있었고 그 남성은 방안에 앉아 벽에 기대고 있다가,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문 위에 네모난 철장 사이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뭐, 뭐지? 들킨 건가?'
그 남성은 내 쪽을 한참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이고는 피식 웃더니 이내 고개를 들고 손으로 자신의 파란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은신 스킬이 보입니다."
순간, 남성의 말에 당황했지만, 순간이동으로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에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기억의 반지 생성!"
((마력이 증가합니다.))
((감각이 예민해집니다.))
((정신력이 맑아집니다.))
((순간이동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전체 순간이동 스킬을 시전 할 수 있습니다.))
주위를 한 번 살피고는 스킬을 썼다.
"순간이동!"
순간이동을 써서 단숨에 그가 있는 방안으로 자리를 이동하자, 그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허락받고 들어오신 분이 아니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라이덴 소드를 생성했다.
"라이덴 소드 생성!"
((전기에 대한 면역력이 증가하였습니다.))
((물과 관련된 물리 공격과 마법에 대한 대응력이 증가합니다.))
((뇌신의 격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이덴 소드를 생성하고 그 사람의 목에 갖다대고 물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정체라.. 이 지옥 같은 감옥에 갇혀 있는 수감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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