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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109화 (109/136)

〈 109화 〉 2부 56화 금호의 진실과 거짓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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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56화 금호의 진실과 거짓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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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백호가 자각력을 잃은 지 꿈속 세상으로 한 달 현실 세계에서 하루가 지났다. 금호는 백호의 소식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애꿎은 탁자를 부실 듯이 손으로 쳐댔다.

쾅! 쾅!

지그시 눈을 감고 있던 흑호가 금호의 행동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금호, 좀 조용히 할 수 없어?"

항상 티격태격하던 금호와 백호였지만, 그들은 꿈속세상에서 만큼은 가족과 다름없었다.

"시발,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드림관리재단 새끼들이 우리한테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드림관리재단이라는게 확실한 것도 아니잖아."

"화타의 행성낙하 스킬의 흔적이 백호의 시체 주변에 여기저기 포착됐는데 그것보다 확실한 게 어딨어?"

"그래서 이상 하단 말이야. 흔적들을 지우고 지배석만 가져갔다면 완전 범죄 일 텐데.. 왜 흔적들도 그대로 내버려 두고 백호의 지배석을 남겨두고 갔을까?"

"보고도 모르겠어? 지금 우리에게 보고 선전포고를 한 거잖아."

"근데 내가 현실 세계에서 화타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던데?"

"증거를 가져오라고 그래! 증거를! 게다가 지금 현실 세계에서 백호랑 통화가 안 되고 있어. 집에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었고 증발을 했다고 증발을! 이런 짓을 할 새끼들이 드림관리재단 말고 누가 있어?"

"그래... 드림관리재단일 확률이 높긴 하지."

금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백호 이 병신 새끼.. 살아만 있어라. 살아만 있으면 현실 세계에서 네가 그렇게 같이 마시자고 했던 소주 한잔 할테니까."

"아직 백호가 현실 세계에서 죽은 건 확실한 게 아니야."

"나도 알아. 근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우리가 섣불리 나섰다가 프란들이 껴버리면 우린 그야말로 전멸이야. 전멸.."

"무려 백호라고! 백호가 당했어. 게다가 현실 세계에서도 연락이 안 돼. 이 새끼들 아주 치밀하게 준비를 한 거야."

"그래. 네 말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지. 하지만, 프란이 개입하면 문제가 크게 생기니까 프란쪽이랑 한 번 만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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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호와 금호가 이야기를 나눈 지 이틀 후 비밀리에 흑호와 프란의 수장인 법존이 만남을 가졌다.

"법존.. 꽤 오랜만이군."

"그래. 소식은 들었다. 백호를 잃었다고?"

흑호는 차를 마시다 백호의 이야기에 잠깐 멈칫거렸지만, 이내 말을 이어갔다.

"뭐.. 그렇게 됐다."

"성격은 개차반이었지만, 나름 재미있는 녀석이었는데 말이야."

"그 이야기는 됐고, 용건만 간단히 이야기할게."

"말해. 네가 이렇게 나를 단둘이 보자고 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니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다."

"솔직히 나는 꿈속 세상에서 우리는 악이고 너희들은 선이라고 생각한다."

"빙빙 돌리지 말고 말해."

"너희들의 최우선 목적은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자각이지."

"그렇지."

"그 소원을 우리가 대신 이뤄 주겠다."

"어떤 식으로?"

"우리가 드림관리재단과 전쟁을 선포하겠다."

"도와달라는 건가?"

"아니, 도와주는 건 바라지도 않아. 대신 그때 동안 우리 흑협들과 마찰을 빚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마찰이라... 흑협들이 우리를 건든다면?"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후...."

"이번 전쟁은 누구 하나가 전멸하고 끝날 전쟁이야. 우리는 비록 악연이었지만, 그동안 지내왔던 시간들을 생각해서 이렇게 부탁한다."

법존은 한참 고민에 빠져있다가 무겁게 입을 뗐다.

"음, 일단 이건 나 혼자 정할 사안은 아닌 것 같군. 진형오와 린마랑 얘기를 해봐야겠어."

"그래. 정해지면 메세지로 알려줬으면 한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다."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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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드림관리재단 본부에 회의실. SS급인 감시자 넘버원, 화타, 제논 셋이 모여 토론이 한창이었다. 화타는 그 중앙에 서서 열변을 토해냈다.

"이건 프란들이 나를 엿먹이려고 만든 함정이야. 내가 굳이 백호의 자각력을 뺏을 이유가 없잖아? 안그래?"

화타의 열변에 넘버원과 제논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금.. 너희들 나를 의심 하는 거지? 설사 내가 백호의 자각력을 뺏었다면 지배석을 안 가지고 왔겠어? 그렇게 내 스킬의 흔적들을 여기저기 남기고 왔겠냐고!"

화타의 말에 무겁게 입을 닫고 있는 제논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관종인 너라면 가능할 수 있지."

"뭐, 뭐라고 이 새끼가!"

화타가 흥분 하자, 이번엔 넘버원이 탁자를 손으로 내리치며 말을 이어갔다.

"그만! 그만!!!"

"제, 제논이 지금 나를 의심하잖아."

"진짜... 네가 한 거 아니라는 거지?"

"너도 날 의심하 는거야?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백호의 자각력을 뺏겠냐고!"

"그럼 너는 백호가 자각력을 잃었을 때 한 달 동안 뭐 하고 있었어?"

"내 꿈속에서..."

화타는 무언가 생각난 듯 손뼉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

"그, 그래! 증인이 있어! 증인이 있다고."

"증인이 있다고?"

"그래. 내 제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녀석이 있어서 걔를 가르켰어. 한 달 동안 꼭 붙어 있었다고."

"네가 누구를 가르켰다고?"

"그래. 하도 끈질기게 부탁을 하길래 기특해서 들어줬어. 진짜야."

"오늘 흑호와 금호를 만나기로 했다. 정말 지금 하는 말이 사실이야?"

"그렇다니까! 내가 그 자리에 증인을 데리고 가면 되는 거잖아."

"알았다. 네 말을 믿을 테니 그 녀석을 당장 내 앞에 데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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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컴컴한 흑호의 꿈속 세상에서 넘버원과 화타 그리고 흑호와 금호가 만남을 가졌다. 흑호는 화타의 얼굴 보고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흑호의 만류에 분노를 억눌러가며 참고 있었다. 흑호가 먼저 넘버원을 향해 말을 건넸다.

"제논은 어디 가고?"

"압박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 그냥 화타와 둘이 왔다."

넘버원의 거만한 태도에 흑호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푸훕...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건가?"

"흑호, 나는 너랑 싸우러 온 게 아니야. 오해를 풀고 싶어서 온 거라고."

"오해...? 어떻게 내 오해를 풀어 줄 수 있지?"

"똑똑한 너라면 지금 이 상황을 의심 한 번 안 해봤을 리가 없지. 화타가 백호의 자각력을 뺏었는데 굳이 지배석을 남기고 왔을 필요가 있었을까?"

"자신감 아닌가? 오늘 이 자리에 너와 화타 둘이 온 것처럼 말이야."

"이봐, 흑호! 우리가 왜 백호의 자각력을 뺏겠는가?"

"원래 옛날부터 리더들이 자리에 오르면 제일 먼저 뭐를 했는지 알아? 자기를 위해 더러운 피를 묻힌 식구들을 제일 먼저 처리했어. 자기의 치부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니까."

"아직 프란이 있잖아. 프란이 있는데 너희들을 건드려서 우리가 얻을 이익은 없어."

넘버원의 말에 흑호는 화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나야 모르지. 자기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의 생각을 내가 어떻게 알겠어."

흑호의 말이 자신에게 향한 말이라는걸 눈치챈 화타는 불같이 화를 냈다.

"흑호. 지금 그거 나한테 한 말이야?"

"너한테 한 말이라면 내 자각력도 뺏을 건가?"

"이, 이 새끼가.."

"뭐? 새끼?"

흑호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넘버원은 상황을 수습하기 바빴다.

"흑호.. 제발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

"백호를 잃었다.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그래. 알아. 지금 우리도 미치겠어. 화타가 아무리 자기과시를 좋아해도 백호의 자각력을 뺏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아."

"말로는 나도 다 설명할 수 있다. 증거를 대라. 증거를."

"네가 그렇게 말할 줄 알고 저번의 꿈속에서 한 달 동안 화타가 수련을 봐주며 같이 있던 녀석에게 이곳 초대코드를 보내 났어. 드림홀을 타고 곧 도착할 거야."

"그것도 직접적인 증거는 아닐 텐데.."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지. 옆에 금호가 있지 않은가?"

넘버원의 말에 화타가 말을 덧붙였다.

"맞아. 굳이 증인을 부를 필요 없이 금호 너의 스킬을 나한테 시전하면 되잖아?"

"금호의 스킬은 꿈속의 등급이 비슷하면 먹히지 않는 상대적 스킬이야. 화타 너에겐 금호의 스킬이 먹히지 않아."

"쩝... 지금 오는 녀석은 이제 막 S급을 달은 녀석이야. 상관없어?"

"S급이라면 상관없다."

흑호의 시선은 자연스레 금호에게 향했다.

"금호 준비해라. 그 녀석을 한번 기다려 보도록 하지."

얼마 후 그들이 기다렸던 증인이 드림홀을 타고 입장했다.

"안녕하세요. 장백이라고 합니다."

장백은 흑호와 금호의 품어내는 기세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근데.. 이들은... 누구십니까?"

장백의 질문에 화타가 답했다.

"알 거 없다. 그냥 너는 지금부터 묻는 말에 사실만 이야기하면 된다."

"아, 알겠습니다."

흑호는 금호에게 눈짓을 주자 금호가 아이템을 생성했고, 이에 장백은 크게 놀랐다.

"놀랄 것 없다. 너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한 거야. 너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을 거야."

"아.. 알겠습니다."

금호가 스킬 주문을 외치는 걸 확인한 흑호가 장백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번 꿈속의 한 달 말고 바로 저번의 꿈속의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화타와 수련을 한게 사실이냐?"

"네. 저번 꿈속에서의 한 달 동안 화타님과 수련을 했습니다."

흑호가 금호에게 눈짓을 하자, 금호는 잠깐 멈칫거리더니 이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 진실이야."

금호의 외침에 넘버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화타는 흥분하며 말을 이어갔다.

"거봐! 내 말이 맞잖아. 금호의 스킬로 확인한 거니까 확실한 거 겠지."

"기다려. 아직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흑호는 잠깐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장백, 24시간 동안 화타와 붙어 있었나?"

"아.. 그건 아닙니다. 잠이 들때는 따로 잤습니다."

장백의 말에 금호는 흑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진실이야."

"그러면 네가 생각했을 때 저번 한 달 동안 화타가 너한테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언행을 한 적이 있었나?"

"없었습니다."

그러자, 금호는 흑호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지금 하는 말은 거짓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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