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2부 55화 드디어 시작된 복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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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55화 드디어 시작된 복수 (2)
"그럼...... 감시자들은?"
내 말에 백호는 잠깐 멈칫거리더니 이내 말을 이어 갔다.
"후.. 감시자들이 왜 나를.."
"그러겠지. 너희들은 감시자들이랑 내통을 하고 있는 사이니까.."
"무, 무슨 소리야?"
"자각력을 잃을 판국에 끝까지 표정 관리 하는 거 봐라. 너희가 드림관리재단 윗선들과 내통하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어. 애 쓰지 마."
"크큭.... 미친놈.. 보아하니 내게 자각력을 뺏고,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 같은데 소용없는 짓이야."
"그건 네가 굳이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그리고 천귀령의 다음 행동이 백호를 기겁하게 만들었다.
"시리우스의 소드 생성!"
백호는 눈을 다시 한번 크게 부릅뜨고는 천귀령이 들고 있는 소드를 주시했다.그리고는 경악했다.
"저.. 아이템은 화타의.."
그간 화타와의 수많은 전투로 인해 시리우스 소드가 화타의 무기라는 것을 백호가 알고 있는 건 너무나도 당연했다.
"단번에 알아보네. 맞아. 내가 지금 생성한 소드는 화타의 귀속 아이템인 시리우스의 소드야."
"그, 그걸 어떻게 네가.. 목소리는 화타가 절대 아닌.."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내 능력이야. 뭐 별거 있겠니? 아, 참고로 화타가 쓰는 스킬도 똑같이 구사할 수 있어."
백호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실소를 터트렸다.
"크크크... 그, 그런 거군.. 화타의 스킬 능력을 써서 화타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속셈이군."
"내 친구의 계획이었는데 기가 막히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어서 시간은 좀 소비했지만 말이야.."
백호는 밧줄의 묶인 채 천귀령을 보며 크게 웃어 댔다.
"푸하하하! 세상이 다 네 뜻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냐? 자신의 능력을 다한테 다 이야기해 주다니.. 푸하하하."
"어차피 너는 자각력을 잃은 놈인데 어때?"
"크크크..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천귀령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시리우스의 소드를 백호의 목에 갖다 댔다.
"할 말은 끝났지?"
"황가의 복수는 못 해서 아쉽지만, 흑호랑 금호가 알아서 해주겠지. 끝내라."
"그래. 그동안 수고했어."
말을 마친 천귀령은 시리우스의 소드를 들어 백호의 목을 갈랐다.
백호의 루시드 드림의 휘황찬란한 인생에 너무나도 대비되는 '끝'이었다.
푸 쉬이이..
백호는 점점 흐려져 가는 천귀령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병신 같은 새끼. 내가 흑호와 금호랑 현실 세계에서 모르고 지낼까 봐? 내가 자각력을 잃은 건 아쉽지만, 너희 운도 여기까지다.'
백호는 그렇게 자각력을 잃고 강제로 현실 세계로 복귀했다.
천귀령의 대한 정보를 재빨리 알리기 위하여 몸을 일으켰는데 평소때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뭐.. 뭐지..?"
백호는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분명 현실 세계로 복귀했는데 무언가 자신의 눈이 가려져 있었고, 몸은 천귀령의 애욕의 포박에 당한 것처럼 묶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아직 자각력을 잃지 않은 것인가.'
몸을 움직이려 아둥바둥 발버둥 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 왔고, 누군가가 백호의 눈에 가려졌던 안대를 벗어 재꼈다.
'누, 눈부셔...'
갑자기 눈에 빛이 들어와 얼굴을 찡그린 채 눈을 서서히 뜨고 있을 때 자신의 안대를 풀어 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깼어?"
낯선 남자 한 명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영문모르는 백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누구세요?"
"얘기만 들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네? 집을 찾느라 꽤 고생했어."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
"나야, 흑협 소속이었던 테라. 모르겠지?"
백호는 다시 한번 어리둥절하며 주위를 면밀히 관찰 했다. 꿈속 세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벽에 시계가 붙어 있어 초침을 보며 RC 체크를 했다.
"크하하하! RC 체크 하는 거야? 참으로 오랜만에 보네."
RC 체크를 하고 현실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자, 백호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테라를 바라봤다.
"당신 누구야?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 이건 범죄라고 범죄."
"크하하하! 천하의 백호가 내 앞에서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다니.. 이래서 인생이란 게 참 재밌단 말이야."
"워, 원하는 게 뭐야?"
테라는 자신의 얼굴을 백호의 코앞까지 갖다 댔다.
"원하는 거? 없어. 그런 거."
"돈을 원하면 얼마든지 말해. 내가 줄게. 그리고 경찰에 신고도 안 할게. 맹세한다."
밀폐된 공간에 백호는 포박 된 채 잠에서 깨어났다. 사람이라면 겁을 먹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테라와 백호가 한창 대화중일 때 방으로 또 누군가가 들어 왔다.
"백호, 오랜만이네?"
"누구지..?"
"이거 내가 늙어버려서 못 알아 보는 건가? 섭섭하네.. 십 삼 년 전 일렉이라고 말하면 기억하려나?"
일렉의 한마디에 백호의 표정은 삽시간에 굳어졌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웅얼대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당연했다.
이곳이 현실 세계고 눈 앞에 있는 남성이 일렉이라는 건 자신의 죽음을 의미하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기억이 났나 봐? 근데 살려달라니.. 꽤 염치가 없는걸?"
"그건 내가 한 게 아니야. 드림관리재단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 거라고."
"하......네가 그런 거 하나 선택하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나?"
"아니야. 진짜 나는 아니야. 드림관리재단에서 너희들을 자각력을 뺏은 걸 뒤집어만 써준다면 큰돈을 준다고 해서 흑호가 승인 한 거야. 나는 진짜 선택권이 없었어."
"걱정하지 마. 너를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여기는 어디지?"
"너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공간이지. 승만이라는 친구가 돈을 많이 썼어."
"승만이가 누구야?"
"알 필요 없고 너는 여기서 당분간 갇혀 지내면 돼."
"나한테 지금 이럴 시간이 없...."
순간, 백호의 머릿속의 무언가 번뜩이며 스쳐 갔다.
"너희.. 설마.. 가면남과 일행이냐?"
백호의 말에 일렉은 꽤 즐거운 표정으로 백호를 바라봤다.
"호오.. 이제야 머리가 돌아가는걸?"
"이런 씨발.. 나한테 도대체 왜들 그러는 거야? 꿈속 세상에서의 복수는 현실 세계에서 하면 안 되는 룰 잊었어?"
일렉은 패도 섞인 음성으로 백호의 멱살을 잡고 뒤흔들며 말을 이어갔다.
"이 새끼야. 그 룰은 십 삼 년 전에 현실 세계에서 리카엘님이랑 호태가 죽고 나서 이미 깨졌어."
일렉의 말에 백호는 당황해 말까지 더듬어댔다.
"뭐, 뭐.. 라..고? 이런 미친 감시자 새끼들이.."
백호의 표정을 본 일렉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휴.. 보아하니 너도 모르는 눈치인 것 같은데..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어쩌겠어?"
"나... 나는 진... 짜...."
"그래. 모를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드림관리재단이 주는 뒷돈으로 현실 세계에서 떵떵거리며 살았겠지. 꿈속 세상이나 현실 세계에서도 말이야."
"크흑...."
백호는 밀폐된 공간에 갇혀 더 이상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낯선 소년이 백호가 갇혀 있는 방을 방문했다.
철컥
문 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백호는 어려 보이는 소년이 자신에게 걸어오자, 피식하며 실소를 터트렸다.
"풉....."
"왜 웃지?"
"가면남이 너구나?"
"그래. 내가 가면남이야."
"목소리로 고려했을 때 어리다고 예상은 했었지만.."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흑호와 금호가 현실 세계에 어디서 머물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할 거야.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내 질문에 네가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해 줬으면 좋겠어."
"푸하하하!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백호다. 차라리 날 죽여라."
"테라에게 들었을 때 굉장히 겁을 먹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군."
"내가 가만히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어차피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똑같은데 내 이름에 먹칠은 안 하고 죽는 게 낫지 않겠어?"
"내가 봤던 흑협들은 의리가 없던데 너는 좀 다르네."
"그런 피래미들이랑 비교하지 말아라."
권종찬은 자신의 고문 전용 아이템인 음소거 반지와 기괴한 은빛 가면을 생성했다. 그러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백호 또한 권종찬 아이템 생성에 기겁을 하고 만다.
"뭐야...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이것도 간단하게 말해서 내 능력의 일부야. 고요한 부스."
고요한 부스를 시전 하자, 밀페된 공간 안에 한 겹으로 보호막 같은 것이 생성되었다.
"씨.. 발... 뭐 하는 거냐고 도대체."
"기묘한 환술!"
"으아아아악!!"
오후가 되고 나서야 권종찬은 백호가 있던 방 안에서 나왔다. 그리고 방 앞에서는 우상엽이 권종찬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엽아,"
"네. 형님."
"절대 저놈을 만만히 봐서는 안 돼. 어떤 이유에서도 밧줄은 절대 풀어주지 말고 잘 감시해."
"예,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부탁한다."
우상엽과 이야기를 마치고 천귀령은 순간이동 스킬을 통해 승만이네 집으로 이동을 했다. 일렉과 테라와 거실에 모여 이야기를 하던 승만이는 갑자기 권종찬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며 마시고 있던 쥬스를 입에서 뿜어냈다.
"푸후훕.. 깜짝아. 바로 앞에서 나타나지 말라고."
"아하.. 미안 까먹었다."
"방안으로 이동해서 거실로 나오라니까.. 그걸 맨날 까먹냐?"
"미안해."
"이야기는 잘 됐어?"
승만이의 이야기에 권종찬은 엄지를 들어 올리자, 거실에는 호탕한 남정네들의 웃음소리가 한가득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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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백호가 자각력을 잃은 지 꿈속 세상으로 한 달. 현실 세계에서 하루가 지났다. 금호는 백호의 소식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애꿎은 탁자를 부실 듯이 손으로 쳐댔다.
쾅!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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