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화 〉 2부 49화 우연한 재회 (2)
* * *
2부 49화 우연한 재회 (2)
승만이가 신나 하고 있을 때 장백과 채린이는 충분한 대화를 나눴는지 수련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어이, 변태!"
"내 말은 들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호호, 사실 아까전에 승만이한테 대충 들었어. 귀령아, 너는 좋겠다? 인기가 많아서."
"그 말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근데 미내기님의 꿈속에서 볼일은 끝났어?"
"아.. 가면남이라고 있는데 지 혼자서 하도 흑협들을 쑤시고 다녀서 미내기님의 꿈속에서 내가 할 게 없더라고. 가면남 아주 대단하다!"
나는 쑥스러움에 머리를 긁적거렸다.
"하하... 흑협들이 없다면 좋은 거지."
"그래, 그리고 이렇게 장백을 만나게 해줘서 고마워."
채린이는 내게 씽긋 웃으며 드림홀을 생성했다.
"응? 어디 가려고?"
"아.. 나나가 찬휘 꿈속으로 오기로 했거든. 이따가 찬휘의 꿈속으로 와."
장백은 이미 채린이에게 이야기를 들었는지 가볍게 손 인사를 건넸다.
"채린아, 상황이 정리되면 소희랑 다 같이 만나자."
"응, 그러자."
채린이는 드림홀을 타고 떠났고, 승만이는 장백과 가벼운 인사를 한 뒤 다시 수련관으로 향했다.
'승만이는 정말 악착같이 수련을 한다니까..'
채린이와 승만이가 떠난 자리에 장백과 둘이 남게 되었다.
"채린이랑 현실 세계에서도 친구라며? 부럽다."
"하하.. 부러울 것도 많다."
"채린이한테 이야기 들었어. 현실 세계에서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응. 그건 걱정 마. 우리도 쉽게 당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장백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채린이가 너를 많이 믿는 것 같더라."
"장백, 혹시 내가 화타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
"화타는 만나서 뭐 하려고?"
"아직 화타랑 싸우려는 건 아니야."
"지금쯤 본부에 있을 텐데 밖에서 기다렸다가 우연을 가장해서 만날 수 있는 정도? 그것도 확실한 건 아니야."
"음.. 일단 가보자."
"그래."
장백을 따라 다시 한번 드림홀을 타고 본부 건물 앞에서 장백과 대화를 나누는 척하며 화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화타가 건물 안에 있는 건 확실하지?"
"쉿, 조용해. 이곳은 도청 기능이 탁월 하단 말이야."
나는 장백의 호들갑에 웃으며 내 양말을 가리켰다.
"걱정하지 마. 이 양말의 패시브가 상대방의 탐색 기능을 무력화시키거든."
"아.. 그래? 다행이다."
장백에게 양말에 대한 설명 하고 있을 때 감시자들이 건물 밖으로 우루루 몰려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뭐지..?'
장백에게 눈짓을 보내자, 장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흠.. 이제 화타를 직접 볼 수 있는 건가?'
얼마 지나지 않아 화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십 대 중 후반으로 알려져 있으나, 외형적인 모습은 이십 대의 중 후반의 모습이었다.
"어, 어째서... 아무리 꿈속 세상이라도 외형은 바꿀 수가 없는데.."
내 말을 들은 장백은 나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화타가 원래부터 완전 동안이라는 말이 있긴 한데.. 내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귀속 아이템 중에 외형을 젊어지게 하는 스킬이 있는 것 같아."
"음...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긴 하네."
"화타는 드림관리재단에서 어째서인지 넘버원과 제노보다 영향력면에서 밀리는 감이 있지."
그래도 화타는 내가 여태껏 상대해온 S급과는 다르게 엄청난 기운을 내 뿜으며 나를 압도했다.
'젠장.. 역시 SS급인가..?'
그렇게 장백과 내가 화타를 바라보고 있을 때 화타가 우리에게 시선을 향했다.
'뭐, 뭐지..?'
그리고선 화타는 자신을 따라온 감시자들을 건물 안으로 돌려보내고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다른 곳에서 기운이 느껴졌는데 장백이 였군."
화타는 장백을 보며 인사를 건넸고, 장백은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화타의 인사에 답했다.
"안녕하십니까? 장백입니다."
"S급은 다 모이라고 했을 텐데.... 아하, 아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나 보네."
"그, 그렇습니다."
화타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내게로 돌렸다.
"너는 누군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서 있지?"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사람 중 한 명. 피가 거꾸로 솟는 걸 간신히 참고 화타에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천귀령 입니다. 제가 들어 온 지 얼마 안 돼서.. 죄송합니다."
"됐다. 수고해라."
"감사합니다."
화타는 그렇게 내 곁을 스쳐 지나갔다.
'일단 얼굴을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뒤에서 화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귀령?"
나는 뒤를 돌아 다시 화타에게 대답했다.
"네. 부르셨습니까?"
"혹시 공명님의 손자?"
"아, 예.. 제 할아버지입니다."
"하하하.. 그래?"
화타의 웃음 뒤에 숨겨진 당황스러움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새끼.. 뭔가 있다.'
"할아버지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화타님이랑 이야기 좀 나누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화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공명님의 손자라면 내가 시간을 좀 내줘야지."
"감사합니다."
"여기는 그렇고.. 흠.. 내 꿈속으로 가지. 장백, 너는 여기 남아있도록 해."
"알겠습니다."
나는 장백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화타를 따라 드림홀을 타고 화타의 꿈속 세상으로 들어갔다.
"내 꿈속 세상이 어때? 이곳은 내 꿈속에서 어쩌고저쩌고.. 저곳은 어쩌고저쩌고..."
화타는 말이 많았고, 자기 자랑이 심했으며 칭찬에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습니까? 할아버지한테 들었던 것처럼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하.. 공명님은 또 손자에게 무슨 그런 얘기들을.."
이야기는 끝이 날 줄 몰랐고, 내가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자, 자기만 떠들고 있었던 것이 괜히 미안했는지 내게 물었다.
"천귀령군은 내게 귀속 아이템을 한 번 보여 줄 수 있나?"
화타의 말에 라이덴 소드를 생성했다.
"알겠습니다. 라이덴 소드 생성!"
((전기에 대한 면역력이 증가하였습니다.))
((물과 관련된 물리 공격과 마법에 대한 대응력이 증가합니다.))
((뇌신의 격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타는 내 라이덴 소드를 대충 훑어보며 말했다.
"좋은 검이구나."
"감사합니다."
화타는 내가 공명님의 손자이고, 자신의 위치로 인해 마치, 립 서비스를 하듯 라이덴 소드를 칭찬했다.
'스킬은 물어보지도 않으면서 칭찬은..'
"사역마도 볼 수 있나?"
"알겠습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소환된 괴도루팡을 보며 화타는 인사를 건넸다.
"네가 천귀령의 사역마구나."
"반갑소."
역시 화타는 루팡을 훑어보기만 할 뿐 스킬에 대한 관심은 하나도 없었다.
"화타님 괴도루팡은 스킬이 대단합니다."
"호오.. 그렇군. 좋은 사역마를 얻은 것을 축하해."
"귀속 아이템을 잠깐 동안이지만 똑같이 복사할 수 있습니다."
"뭐?"
화타가 처음으로 나와 괴도루팡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화타님의 귀속 아이템 중 아무거나 하나를 생성하시면 괴도루팡의 스킬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흠..."
화타는 자신의 귀속 아이템을 복사한다는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했다.
'생각보다 조심성이 많네.'
"사실 제가 화타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부분이 괴도루팡 스킬과 관련된 것입니다."
"흠, 뭐지?"
"귀속 아이템을 복사한다고 해도 그 사람의 체력이나 마력을 따라 갈 수 없고, 저보다 한 단계만 등급이 높아도 원래 귀속 아이템 주인 실력에 100/1조차 따라가기 힘듭니다."
"아하, 그런 고민이 있었어?"
화타의 안도의 한숨과 간사한 미소가 내 앞에 여지없이 드러났다.
"제 사역마는 꽝인 건가요..?"
"흠, 일단 내가 아이템 생성을 해볼 테니 복사 해 보도록 해."
"아, 알겠습니다."
'머, 먹혔다.'
화타는 내 앞에서 아이템을 생성했다.
"시리우스의 소드 생성!"
SS급의 걸 맞게 휘황찬란한 소드를 들고 화타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복사해봐."
"알겠습니다. 루팡, 아이템 복사!"
((시리우스의 소드를 복사했습니다.))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총명함이 증가합니다.))
((행성 낙하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SS급이라고 귀속 아이템에 스킬이 두 개가 붙어 있지는 않네.'
화타는 괴도루팡의 스킬이 신기한지 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내 주위를 맴돌았다.
"지속시간은?"
"사역마의 공간으로 가면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템을 복사할 경우 이전의 복사한 아이템이 사라집니다."
"음... 아깝군. 혹시 스킬도 가능한가?"
"아.. 스킬은 불가능합니다."
"그, 그래? 아쉽네."
화타는 안타까워 하는 척 했지만, 다시 한번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는 걸 나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새끼.. 나를 경계하는군.'
아이템 복사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는지, 화타는 다시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딱 내가 너만 할 때 어쩌고저쩌고.. 그랬는데 그놈이 나한테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내가 그때 어쩌고저쩌고.."
나는 끝까지 화타의 지겨운 자기 자랑을 경청하며 화타와의 신뢰를 쌓았다.
"그래. 이제 들어가 봐."
"아, 알겠습니다."
나는 드림홀을 생성해 내 꿈속으로 들어왔다.
'이야기를 들어주느라 지겨워 죽는 줄 알았어. 일단 화타의 아이템 스킬 좀 확인 해 볼까?'
행성 낙하 : 마력을 소비하여 술자가 지정한 곳에 행성을 낙하시켜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행성의 크기가 작을수록 치명타가 증가한다. (쿨타임: 없음)
'흠... 행성의 크기가 작을수록 치명타 증가라.. 일단 아이템을 생성한 뒤 써봐야겠어.'
넓은 공터로 자리를 옮겨 아이템을 생성했다.
"시리우스의 소드 생성!"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총명함이 증가합니다.))
((행성 낙하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가보자. 행성 낙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