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98화 (98/136)

〈 98화 〉 2부 45화 가면남의 정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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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45화 가면남의 정체 (3)

"뭐야? 귀령이도 왔어?"

히렌과 채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천귀령만이 찬휘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분위기가 왜 그래? 황가가 동쪽 A지역에 왔다며, 우리도 지원을 가고 싶었지만, 알다시피 이쪽 지역도 방금전까지 흑협들과 전투중이였어."

찬휘의 말에 채린이가 천귀령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너 정체가 뭐야?"

"응?"

"아까 네가 보여준 전투력 설명해봐."

분위기를 감지한 찬휘는 히렌과 눈짓을 주고받으며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채린과 천귀령의 대화를 경청했다.

"내가 말했잖아. 나 강해졌다고."

"아니,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 안에 강해졌냐고.."

"후... 말하자면 긴데.."

천귀령은 결국 자신의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이야기를 들은 히렌과 찬휘는 입을 벌리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채린이는 화가 났는지, 주먹을 쥐고는 천귀령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았다.

"아야! 왜 때려?"

"나한테 말도 안 해 주고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뭔 소리야. 처음에는 내가 나중에 강해지면 너를 놀라게 하려고 생각한 건 맞지만, 내가 진짜로 강해졌다고 말했을 때도 비웃기만 했잖아."

"그, 그건..."

"찬휘의 승급파티에서 강산을 이겼을 때도 그래. 눈치 없는 히렌은 모르겠지만, 찬휘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채린이는 히렌과 찬휘를 번갈아 봤고, 찬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후... 거봐, 내 말이 맞잖아."

"이 씨...."

채린이가 분한 마음에 씩씩거리고 있자, 눈치 없는 히렌이 말을 이어 갔다.

"채린아, 그건 그렇고 너의 이상형을 실제로 본 기분은 어때?"

"그게 뭔... 소리?"

"풉... 네가 가면남이 이상형이라고 이야기했잖아. 네 입으로."

"그, 그건 가면을 안 벗었을 때 이야기고! 귀령인줄 몰랐잖아!!"

"혹시 프란에 있는 여성들이 귀령이를 보고 반할까 봐 가면을 벗지 말라고 한 거야?"

"소설 쓰냐! 걱정되니까 그렇지!"

놀리는 것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찬휘가 히렌의 말에 힘을 실었다.

"오호라... 연애하기 좋은 날씨지?"

"...."

채린이의 반응을 보며 천귀령도 부끄러운지 이내 머리를 긁적거렸다.

"채린이 그만 괴롭히고 이야기마저 끝내자. 일단 내 정체를 숨기는 게 너희들도 맞다고 보는 거지?"

히렌과 채린이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오늘 황가의 전투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천귀령의 전투력에 대해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던 찬휘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 내가 윗선에는 잘 이야기 해야지."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려고?"

"일단 황가랑 전투를 펼친 것을 보는 눈이 많았으니, 재야에서 숨어 지내던 SS급으로 설명해둬야지. 나와 히렌 그리고 채린이까지 친구라고 하면 윗선에서도 어느 정도 너를 믿어줄 거야."

"흠, 그런가?"

"게다가 오늘 우리 프란들을 구해줬으니, 말 다 했지."

"알겠어. 찬휘야 그건 너만 믿을게."

"이제 앞으로 어쩔 거야?"

"현실 세계로 가려면 며칠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때 동안 미내기님의 꿈속에 남아 있는 흑협들을 처리할 거야."

"끝나면?"

"흑협들은 계속 처리하겠지. 끝이 날 때까지.."

"갑자기 그렇게 급하게 흑협들을 처리하려는 이유라도 있어?"

"그건 곧 너희에게 설명해줄 날이 올 거야."

"후.. 일단은 잘 알겠다."

천귀령은 의자에 일어서며 모두에게 말했다.

"일단 가볼게. 수련도 해야 하고.."

"그래. 일단 이곳부터 정리가 되는 대로 다시 이야기하자."

"알겠어."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채린이는 나가려는 천귀령의 옷깃을 붙잡았다.

"귀령,"

"응, 채린아."

"나한테 아직 말 안 한 거 있지?"

천귀령은 애써 웃으며 채린이를 향해 대답했다.

"그래. 네가 나한테 말 못 한 것이 있듯이 나도 있어. 나중에 우리 서로 마음의 준비가 되면 이야기하자."

"그, 그래..."

채린이는 자신 또한 비밀이 있기에 사랑채를 떠나가는 천귀령을 차마 붙잡지 못했다.

'귀령....'

천귀령은 드림홀을 타고 수련을 하러 떠났고, 그 후로도 가끔씩 미내기의 꿈속으로 흑협들을 처리하러 들어왔지만, 이미 흑협들은 황가의 패배로 인해

전투에 대한 의지를 잃고 도망간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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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로 복귀한 나는 승만이네 집에서 눈을 떴다. 방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자, 테라가 앞치마를 매고 주방에서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안 어울리게 주방에서 뭐 하는 거야..?"

"크하하하! 일어났으면 승만이 좀 깨우지?"

"승만이 아직 안 일어났어? 일렉은?"

"샤워 중 인 것 같아."

나는 승만이를 깨우고선 테라와 일렉과 함께 아침식사를 먹으며 이번 꿈속의 일들을 이야기했다. 자각력을 잃게 된 황가 소식에 테라는 입에 머금고 있던

밥알을 튀기며 크게 웃어댔다.

"크하하하!! 황가라면 흑협중에 차기 SS급 1순위였는데 대단하네. 그리고 가면까지 벗지 않았으니 프란속에 숨어있는 흑협 스파이들은 아주 애가 타겠어."

"그러게, 채린이의 말을 듣길 잘했어."

"크하하하! 여자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떨어지지."

"떡이 생기는 거겠지."

"크하하하! 그거나 이거나."

테라와 이야기를 하는 순간 내 핸드폰에 벨이 울렸다.

미스터 츄~ 입술 위에 츄~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채린이었다.

"여보세요."

"내가 우리집 주소를 보낼 테니 이 주소로 와."

"무슨 일인데?"

"어쭈, 강해졌다고 이제 내 말에 토를 달아?"

"하하.. 그게 아니라.. 알겠어. 주소 보내줘."

"혼자 와라."

"그래."

채린이와 통화를 끝내자, 승만이가 나에게 물었다.

"채린이야?"

"응. 집에 잠깐 오라고 해서."

"그럼 같이 가자."

"아, 채린이가 이야기할 게 있나 봐. 혼자 오라는데?"

내 말을 들은 승만이는 특유의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짓궂게 장난을 쳤다.

"호, 혼자? 드디어 너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는 거냐?"

"무슨 소리야!"

"섭섭하구먼? 아무튼 잘 갔다 오라고! 이런 날도 있어야지. 가만 있어 봐...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승만이는 뭔가 떠올랐는지 다급하게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옷들을 꺼내 왔다.

"옷은 이거 입고, 신발은 내가 신발장에 꺼내놓은 신발을 신고가. 그리고 이건 내 카드니까 오늘 채린이랑 마음껏 써."

"지금 내가 소개팅하러 가냐..?"

"어허, 내 말들어. 어제 입고 다닌 옷을 입을 순 없잖아."

"하... 아무튼 잘 입을게."

승만이가 코디해준 옷을 차려입고 신발을 신고 있을 때 일렉이 다가와 오늘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건넸다.

"화, 화이팅."

'다들, 제발 그만하라고...'

승만이네 집을 나와, 채린이가 보낸 주소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이거.. 아까는 아닌 척 했지만, 집으로 부르니까 괜히 더 떨리네.'

설레이는 마음으로 채린이의 집으로 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채린이의 집 앞에서 택시가 멈춰 섰다.

'와... 채린이 예상은 했지만, 엄청 부자였구나...'

택시에 내려 채린이의 집 외부를 보며 감탄을 하고 있을 때 채린이의 집 앞에 최집사님이 나를 마중 나와 계셨다.

"최집사님, 안녕하세요."

최집사님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이더니 문을 열고는 나에게 들어오라며 손짓을 하셨다.

'여전히 최집사님은 유독 나에게만 까질 하시다니까..'

채린이의 집 1층 내부에는 중세시대에 볼 법한 칼과 방패들이 무수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우와...."

"이건 청아 아가씨의 할아버님께서 취미로 모았던 물건입니다."

"그럼, 진품이겠군요."

"허허, 당연하죠."

그렇게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며 최집사님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채린이가 분홍색 드레스를 차려입고 음식이 잔뜩 차려진 탁자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채린이는 정말 아름답구나..'

채린이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만 넊을 잃고 그 자리에 멈춰서 있자, 최집사님은 헛기침을 내뱉으시며 말을 이어 가셨다.

"흠흠, 종찬군. 앉으시죠."

"아, 감사합니다."

이미 승만이네서 밥을 먹었지만, 채린이의 앞에서 티를 내지 않으려 맛있게 음식을 음미했다. 그래도 내가 평소보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채린이가 내게 말을 건넸다.

"입에 안 맞아?"

"아니, 너무 맛있어."

내가 채린이를 향해 미소를 짓자, 채린이도 밝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행이네."

"할 이야기 있어서 부른 거 아니야?"

"이번 꿈속에서 네 덕에 자각력을 잃지 않아서 대접을 하는 것 뿐이야."

"그래?"

"당연하지! 나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사람이니까."

"하하..."

"비.. 웃는 거냐??"

"설마..."

"이게 강해졌다고 나를 비웃어?"

나는 의자에 일어서서 반대편에서 나를 째려보고 있는 채린이에게 다가갔다. 내가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채린이는 말을 더듬어댔다.

"너, 너.. 내가 너 때렸다고 복수하는 건..."

나는 채린이에게 다가가 채린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채린이는 어쩜 나를 째려보는 것도 이렇게 이쁘냐?"

그때 채린이와 내 주위에 스산한 바람이 들어왔다.

'이... 이건...? 오랜만에 느껴보는...'

"최집사님! 최집사님!!!!"

채린이의 부름에 바깥에 계시던 최집사님이 급하게 우리가 있는 곳으로 들어오셨다.

"밖에 문좀 닦아주시죠."

최집사님도 채린이의 스산한 기운을 느끼셨는지, 채린이를 다독거려 주었다.

"아가씨, 친구끼리 폭력은 안 됩니다."

"그, 그래.. 최집사님이 말이 맞아. 친구끼리 그런 게 어딨어."

"하는 수 없지."

퍽­

"흐윽..."

"최집사님이 있어서 한 대만 때린 줄 알아."

채린이한테 맞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최집사님을 바라보자, 어째서인지 최집사님은 기분이 좋으신 듯 보이셨다.

'아... 최집사님 진짜...'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쨍그랑­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창문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우리가 있는 곳까지 수차례 들려왔다.

"최집사님 무슨 일이죠?"

"제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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