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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꿔도 세계 최강-92화 (92/136)

〈 92화 〉 2부 39화 금지구역에 관한 진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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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39화 금지구역에 관한 진실 (1)

"승만아, 고생했다."

"오늘 주말인데 뭐해?"

"일단 테라랑 전화 통화 좀 하고 우상엽이랑도 통화해 봐야지. 어떻게 움직이든 통화 내용을 듣고 움직여야지."

"그래. 알겠어. 내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고마워. 먼저 현실 세계로 가볼게."

나는 승만이에게 인사를 건넨 뒤 현실 세계로 복귀하고 우상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네. 형님."

"내가 알아봐달라고 한 건 알아봤어?"

"이정수씨과 김종대 씨에 죽음에 관해서 알아봤지만, 깨끗합니다. 다만,"

"다만?"

"이정수 씨가 어떻게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아십니까?"

"나야, 모르지."

"아는 경찰관계자 통해 자료를 넘겨받았는데 이정수 씨가 휴게소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한 뒤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박고 사망했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말입니다. 마치.."

"마치?"

"자살을 한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와 통화했다는 자료는 없어?"

"휴게소 CCTV를 보고 누군가와 통화를 한 것이 분명 영상에 잡혔는데 통화기록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습니다."

"흠, 그래. 알겠어. 고생했다."

"아닙니다. 더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하십쇼."

"그래. 혹시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면 연락하지."

"알겠습니다. 형님, 몸조심하십쇼."

"그래."

우상엽의 말대로라면 휴게소에서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고 끈질긴 압박을 못 견뎌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CCTV에도 잡혔을 것이고.. 근데 왜 이정수는 우리 아버지와 김종대 씨와는 다르게 교통사고로 죽었을까?'

우상엽과의 통화로 많은 의문점을 남긴 채 테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테라, 나야."

"그래. 조다영과 통화를 했어."

"내용은?"

"제이슨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제이슨에 대해선 알고 있었어."

"그건 우리도 알고 있잖아."

"그치, 본부 어딘가에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더군."

"그럼 아직도 금지구역에 있다는 거겠지?"

"드림홀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얻지 못한 이상 아마 금지구역에 제이슨이 있겠지."

"내 생각도 그래. 결국 또 금지구역에 들어가야 안다는 건데 장백이 금지구역 들어가는 걸 기다리면 시간이 오래 걸려."

"그렇지."

"그전에 채린이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

테라는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목소리 톤을 한 단계 낮추며 말을 이어갔다.

"애송아, 하루 정도는 바람 좀 쐬고 그래. 요즘 네가 현실 세계에서나 꿈속 세상에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걱정된다."

"후, 일단 새겨듣도록 할게."

"그래. 끊는다."

테라와의 전화 통화를 끊고 할아버지의 방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집 밖으로 나왔다.

'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도대체 상상이 안 돼.'

나는 발이 가는 대로 무작정 돌아다니다, 문득 테라의 말이 생각이 났다.

'그래. 테라의 말대로 스트레스 좀 풀고 오는 거야. 바다나 보러 가볼까?'

뻥 뚫린 바다를 보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것이라는 기대하나로 기차에 몸을 실었다.

'도착인가?'

바다를 보고 싶어 무작정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지만, 흔하디흔한 인터넷 검색조차 하지도 않고 온 것이었다.

'부산이 이렇게 멀었구나.. 외박하면 할아버지와 엄마가 걱정하시니 빨리 근처 가까운 바다라도 가서 바람이나 쐬고 와야겠다.'

즉흥적이었지만,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서 떠난 여행이었다. 바닷가에 도착해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내음을 맡으니 일시적일 수 있지만 두통으로 인한 머릿속의 통증이 나아 가는 듯했다.

꼬르륵­ 꼬르륵­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덧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연거푸 들렸다.

'후.. 그래 살려면 밥은 먹어야지.'

근처 식당에 들러 간단하게 요기를 때우고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걸음을 돌렸다.

'역시 테라가 연륜이 있어서 그런가, 테라 말을 듣고 확실히 바람을 쐬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해.'

그렇게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 할 때 어디선가 본 듯, 한 낯익은 사람이 내 앞을 지나갔다.

'저 사람..? 어디서 봤더라?'

40~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성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

'아... 누구였더라? 최근에 흑협 무리 중에 한 명이었나?'

정말 최근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낯익은 느낌이었다. 꿈속 세상 사람을 현실 세계에서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닌지라, 나는 그 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기억을 되짚었다.

'일단 드림관리재단에서 40~50대 남성은 본 적이 없고, 결투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프란 사람인가? 아니면 진짜 내가 자각력을 뺏은 흑협?'

설사 내가 그 사람의 자각력을 뺏었다고 해도 나에겐 이미 각성자의 분노로 인하여 겁은 없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뒤를 밟고 있을 때 내가 미행하는 걸

눈치 챘는지, 걸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눈치가 꽤 빠르군. 근데 일반적으로 누군가 자기를 쫓으면 저렇게 도망가나, 나는 저 사람이 보기엔 고작 십 대의 학생일 뿐인데.. 일단 그렇다면..'

나는 주위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아이템을 생성했다.

"어둠의 그림자 망토 생성!"

((스킬 회피력이 증가합니다.))

((감지 스킬을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그림자 은신술의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어둠의 그림자 망토를 생성한 뒤 미행하기 편하게 스킬을 시전했다.

"그림자 은신술!"

((은신 상태로 전환합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

그림자 은신술을 쓰니 발걸음이 빨라졌던 남성은 뒤를 몇 번 돌아보더니 자신을 따라오는 이가 없자, 이내 안심이 되었는지 걸음속도를 늦췄고, 나는 은신 상태로 그 남성의 걸음에 맞춰 걸으며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이러다가 기차 놓치겠는데..? 떠올라라... 떠올라라.. 자, 잠깐.. 말도 안 돼..'

기억을 떠올리려 내 머릿속의 구석구석을 전부 뒤졌더니 나오는 사람은 아버지의 조원이자, 닉네임은 일렉이었던 김종대였다.

'김종대... 맞아. 집에 갔을 때 티비에 위에 놓인 사진을 봤었지. 사진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이긴 하는데 김종대가 맞는 것 같아.'

마치, 쌍둥이라도 있었던 걸까? 의구심을 가지고 그 사람을 본격적으로 미행하기 시작했다. 남성의 발걸이 멈춘 건 허름해 보이는 원룸촌이었다.

쾅­

'젠장, 들어갈 타이밍을 놓쳤군.'

아무리 은신 스킬이라 할지라도 신체를 접촉하면 은신 스킬이 풀리기 때문에 거리를 벌리고 걷다가 그만 집안으로 같이 들어가지 못하였다.

'잠깐, 냉정해지자. 정말 저 사람이 김종대가 맞는 건가? 김종대가 맞다면 지금 숨어 지내는 건데.. 그렇다면 김종대를 노리는 사람이 굳이 김종대의 대역을 세워서 자살로 보일 필요가 있었던 건가? 마음 편하게 찾아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려고?"

수십 가지의 질문들이 내 머릿속에 떨어졌다.

'결론은 저 남성이 김종대라는 것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겠지.'

나는 남성의 현관문 앞에서 아이템을 생성했다.

"쾌속의 신발 생성!"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쾌속의 순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들어갔을 때 집 위치정도는 기억하고 있으니까..'

"쾌속의 순보."

나는 쾌속의 순보를 이용해 남성의 집 안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원룸이라 전체가 훤히 들여다보였고, 남성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 듯했다.

'그건 그렇고, 현관문 앞에 무슨 이렇게 소주병이.... 방안에 알콜 냄새가 진동을 하네.'

"흡.."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순간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건 탁자 위에 놓인 액자였다. 액자 안에 놓인 그 사진은 김종대의 집에서 보았던 김종대와 김종대의 어머니랑 함께 찍었던 그 사진이었다.

'직접 물어볼 수밖에.'

나는 잠을 자려고 눈을 감고 있는 남성 앞에 서서 은신 상태를 풀었다.

((은신 상태가 풀립니다.))

내가 은신을 풀자, 남성은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살짝 눈을 뜨고는 나를 바라봤다.

"누, 누구야!?"

"후~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인데..."

그 남성은 갑작스러운 내 등장에 깜짝 놀랐는지 아니면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인지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했다.

"당신 누구야? 어떻게 여길 들어온 거야?"

나는 의자를 끌어다가 침대에 앉아 있는 남성과 눈을 마주치며 입을 뗐다.

"김.종.대.씨"

"???!!!!"

남성은 김종대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자, 손 떨림이 멈추며 이내 표정이 돌아왔다.

"하나뿐인 엄마와도 연락을 끊고 그렇게 숨어다녔는데 결국 나를 찾은 건가?"

'뭐, 뭐지.... 그럼.. 일단은 장단 좀 맞춰볼까?'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어린 것 같은데 벌써 S급? 젠장 인생 하나 기똥차게 폈군. 근데 왜 왔어?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러 왔나?"

"아닙니다."

"돈은 이제 필요하지 않다고 했을 텐데... 쥐 죽은 듯이 숨어있던 나를 찾은 거면 죽이려고 찾아온 건가?"

더 이상 김종대를 속이면서 질문할 것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이야기하는 걸 봐선 김종대는 드림관리재단과 확실히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인 것 같았다.

"그것 때문에 온 것이 아닙니다."

"그럼 나랑 술친구라도 해주려고 온 건가?"

"아닙니다. 리카엘님에 대해서 묻고 싶어서 왔습니다."

내 입에서 리카엘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김종대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이봐, 애송이 네가 리카엘님을 어떻게 알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비록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부족한 것 없이 자라왔다. 아버지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가슴 한켠이 아파왔지만, 할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나를 버리고 떠난 사람이라는 생각에 꾹꾹 눌러 담아야 했다.

"배신한거.... 야?"

"무, 무슨.."

당황한 김종대의 표정을 보고는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발라놨던 아버지에 대한 벽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나는 가슴 속 깊은 분노를 눌러가며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왜.. 당신만 살아남았지?"

그러자, 김종대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그건 드림관리재단에서도 1급 비밀일 텐데.."

"묻는 말에 대답이나해."

"너.... 드림관리재단에서 온 사람이 아니구...나?"

"그래."

"네가 뭘 궁금해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목숨이 몇백 개가 되지 않는 이상 모르는 게 좋을 거야."

"네가 죽는다고 해도?"

"죽는 날만 기다리는 나에겐 땡큐지."

천하태평한 김종대의 카멜레온 같은 표정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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