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 2부 32화 S급 감시자 장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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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32화 S급 감시자 장백 (3)
장백은 다시 두 손으로 데스 블레이드를 쥐고는 나를 응시했다.
"네가... 어째서 채린이의 아이템을 들고 있는 거지?"
'이크... 채린이를 알고 있었다니...'
드림관리재단의 위장 잠입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선 채린이를 아는 장백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라이덴 소드를 들며 장백에게 답했다.
"장백님이 채린이를 알고 계신다면 장백님을 고히 돌려보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내 말을 들은 장백은 삽시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하나만 묻지."
"말씀하시죠."
"채린이의 자각력을 뺏었나?"
장백은 채린이를 알고있는 나를 자각력을 빼앗는 것보다 채린이에 대한 안부가 더 궁금한 것 같았다.
'채린이랑 나쁜 사이가 아닌가...?'
나는 장백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져 채린이와 장백사이를 시험해 보았다.
"제가 채린이의 자각력을 뺏었다면 어쩌실 건가요?"
장백은 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나를 향해 실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하"
"왜 웃으시죠?"
"네가 나보다 강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네가 채린이의 자각력을 뺏었다면 나도 너를 여기서 그냥 보내주지는 않을 거야."
장백의 눈은 진심이었다. 나는 장백의 자각력을 뺏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한숨을 크게 한 번 내 뱉었다.
"후...."
"대답해. 네가 채린이의 자각ㄹ.."
"채린이는 제 친구입니다."
"치, 친구?"
"채린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드림관리재단에 쫓기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에 우연히 제 꿈속으로 들어와 친해지게 됐습니다."
"그럼 네가 어떻게 채린이의 아이템을.."
"제 사역마중에 복사한 아이템을 일시적으로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있습니다."
"거, 거짓말.."
"못 믿으시겠다면, 사역마를 소환하겠습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
"뭐, 뭐지..?"
"왜 그러지?"
"사역마 소환이 안 됩니다."
"황성제가 자각력을 잃었는데도 아직 스킬은 유효하다는 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곳으로 이동해 사역마를 소환해서 장백님의 아이템을 복사해드리겠습니다."
"그래. 그거 말고는 확인할 방법이 없겠어."
장백은 황성제의 지배석을 챙긴 뒤 드림홀을 생성했고, 내게 먼저 들어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함정일 수 있지만.. 장백이 채린이를 정말 걱정하고 있다면.. 나에게 큰 힘이 될 사람이야.'
긴장된 마음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드림홀의 진입했고, 내가 드림홀에 빠져나오자, 뒷 따라 장백이 드림홀에서 나왔다.
'일단 함정은 아니래서 다행이긴 한데..'
텅 빈 공터 같은 곳에 도착한 나는 장백에게 물었다.
"이곳은 어디죠?"
"내 꿈속이야. 이제 설명해봐. 네가 채린이의 아이템을 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알겠습니다.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루팡, 알지?"
"알고 있소."
"루팡, 아이템 복사!"
((아이템 '데스 블레이드'가 복사되었습니다.))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체력회복이 증가합니다.))
((죽음의 망령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던전 입장이 가능합니다.))
내가 장백의 데스블레이드를 복사하자, 장백의 미간에 미세하게 주름이 졌다.
"이건.. 데스 블레이드가 등급이 없었을 때잖아?"
'등급?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내가 들고 있는 데스 블레이드와 장백이 들고 있는 데스 블레이드의 모양새가 확연히 달랐다.
'나중에 스킬창에서 따로 확인해봐야겠군.'
장백은 내가 들고 있는 데스 블레이드를 한참을 쳐다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일단 네가 채린이의 아이템을 복사했다는 것은 알겠어. 그러면 채린이는 어디 있지?"
"그건 말해드릴 수 없습니다."
"어째서?"
"당신이 진심으로 채린이의 아군인지 적군인지 아직 확신이 서질 않기 때문입니다."
장백은 잠시 허공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말을 이어갔다.
"그럼 내가 어떻게 증명을 해야 되는 거지?"
"일단 먼저 질문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래."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을 떠난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후... 나는 채린이랑 같은 조원이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내 스승님인 스칼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가지고 도망쳤다고 했다."
"그 사실을 믿으십니까?"
"아니, 나는 채린이가 우리를 배신할 리 없다고 생각해. 그럼 반대로 너한테 묻지. 너는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을 떠난 이유를 알고 있어?"
"사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드림관리재단에 들어온 겁니다."
"그 사실을 알기 위해?"
"S급이면 알고 있지 않습니까? 본부에 있는 금지구역에 대해서..."
"금지구역? 나는 잘 모르겠는데.."
"S급을 달면 금지구역에 대해서 알게 된다고 들었는데.."
"나는 아직 본부에서 S급 자격에 대한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서 정확하게 말하면 A급이라고 할 수 있지."
"아.... 채린이처럼 S급을 단지 얼마 안 되셨군요."
채린이가 S급을 달았다는 소식에 장백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역시 채린이 다워... 벌써 S급을 달았다니.."
"채린이가 금지구역에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드림관리재단에 쫓기고 있는 겁니다."
"금지구역... 그곳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앞에 말했다시피 저도 그 이유를 알고 싶어 드림관리 재단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럼 내가 채린이와 같은 편이라는 것을 너한테 어떻게 증명해야 되는 거지?"
"그건 간단합니다. 심판의 계약서 생성!"
((마력이 증가합니다.))
((지혜가 상승합니다.))
((약속 이행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템은...?"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는 효진이의 아이템입니다. 제가 복사를 했죠."
"그래. 그 아이템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약속이행을 하면 되겠군."
"맞습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뭐지?"
"채린이는 제가 드림관리재단으로 들어간 사실을 모릅니다. 채린이가 이 사실을 알면 저를 걱정 할 것이 뻔하기에 비밀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장백님과 채린이를 만나게 해주는 것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약속이행을 하시겠습니까?"
장백은 고민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내가 채린이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약속이행뿐이니까."
"알겠습니다. 괴도루팡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
((곧 데스 블레이드가 곧 소멸됩니다. 인벤토리 창고에 넣으시겠습니까? Yes or No))
"Yes."
((데스 블레이드를 인벤토리 창고에 넣었습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괴도루팡을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시키고, 데스블레이드를 인벤토리창에 저장했다.
"데스 블레이드는 어디 간 거지?"
"한 번이지만 제가 생성하고 싶을 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장백이 확실한 채린이 편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기에 내 아이템에 대해서는 어느 정로 블러핑을 섞어 가며 이야기해 주었다.
"흠.. 꽤 유용한 아이템이군."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약속이행!"
[약속 이행: 장백은 천귀령과 채린이에 대한 모든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로라도 타인에게
정보를 유출 시 자각력을 잃는다. 지배석의 대한 소유권은 천귀령에게 양도한다. 이 계약은 절대적이다.]
"후... 이거 잠꼬대라도 실수하면 큰일 나겠군."
"장백님이 채린이 편이라는 것에 확신이 섰을 때 이 계약을 파기하겠습니다."
"그래. 계약하지."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 위에 나와 장백이 손을 올리자, 몸속에 빛이 새어 들어오더니,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장백은 빛이 들어왔던 자신의 몸을 훑어보고는 나를 바라봤다.
"더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너는 실제 등급이 뭐야?"
"저는 A급입니다."
"아니, 근데 도대체 어떻게 본부 건물에 들어오면서 등급을 속일 수가 있지? 탐색하는 경비들이 건물 앞을 지키고 있을 텐데."
"제 귀속 아이템 중에 계급과 귀속 아이템을 숨길 수 있는 스킬이 있습니다."
"그럼.. 복사한 아이템은 한 번 밖에 사용을 못 한다고 했으니 그 아이템은 네가 가지고 있는 귀속 아이템이겠군."
"그, 그렇습니다."
"하긴, 네가 D급일 리가 없지. 그래도 A급이면서 S급 중에서도 중간단계 정도인 황성제를 그렇게 손쉽게 이기다니.."
"손쉽게 이긴 건 아닙니다."
"내 눈은 호구가 아니야. 너는 심지어 나에게 자신을 들키지 않으려 신경을 쓰면서 황성제를 상대했겠지."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나를 도와줘서 고마워."
"위장 잠입이긴 하지만, 같은 감시자인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근데.. 채린이랑 너랑 친해?"
"네?"
장백은 자신이 던진 질문이 창피한지 자신의 손으로 애꿎은 볼을 긁어댔다.
"친하다고 생각하죠."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을 떠나고 나서 알게 된 사이지?"
"네. 그렇긴 하죠."
"그럼 채린이의 귀여운 D급 시절을 모르겠네?"
"구, 궁금합니다.."
"나도 네가 확실히 믿을 만 해지면 그때 말해주지."
'다, 당했다.'
그 이후로 장백의 꿈속에서 채린이와 만났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고, 장백은 채린이의 골때리는 행동들에 대해 자신도 채린이의 추억들이 떠올랐는지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푸하하하. 진짜 재밌어. 그래서 채린이가 네 꿈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네. 그때는 정말 싸이코 같은 여자에게 내가 잘못 걸렸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풉... 채린이 답다. 채린이 다워."
장백의 웃음 속에는 어딘가 모를 공허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우선 금지구역에 대해서 캐내 볼 생각입니다."
"그래. 나도 궁금하긴 하네. 채린이가 금지구역에 들어갔다가, 도망쳤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굳이 정보를 빼갔다는 식으로
채린이를 모함한 행동들이.."
"장백님은 금지구역에 언제쯤 들어가실 수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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