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화 〉 2부 20화 귀자득활술의 광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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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0화 귀자득활술의 광텐 (4)
은신 스킬을 쓰고 숨을 죽이며 기다리고 있자, 광장으로 거의 다 온 듯 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저, 저 녀석들은..'
걸음 소리의 주인공들은 우범과 최희, 그리고 효진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귀속 아이템들을 완전 무장을 한 채 광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도대체 귀령님은 어디까지 들어가신 거지?"
"동굴이 너무 습해서 미칠 것 같아."
그들은 광장 안으로 진입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좀비들의 시체와 마주했다.
"사, 사람이야??"
효진의 질문에 최희가 답을 했다.
"아니야, 저건 좀비일 거야. 광텐이라고 지배석으로 좀비를 만든다고 했어."
"시체에서 지배석까지 떠오르다니.. 완전 사람 같잖아?"
나는 그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은신 상태를 풀었고, 갑자기 눈앞에 내가 나타나자, 효진과 대화를 주고받던 최희는 깜짝 놀랐는지 괴성을 질러댔다.
((은신 상태가 풀립니다.))
"꺄악!!!"
"최희야, 정신 차려. 나야."
"무, 무사했구나!?"
최희는 내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나를 덥석 끌어안았고, 우범과 효진은 그런 모습을 보기 민망했는지 고개를 돌려버렸다.
"알았으니까, 이것 좀 놓고 이야기하자."
"미안.. 너무 반가운 마음에..."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거야?"
"네가 하도 안 나오길래.. 혼자 들어가기는 도저히 용기가 안나서 우범이랑 효진이에게 메세지를 보냈어. 그래서 동굴 안으로 같이 들어간 게 된 거야."
나는 최희에 뒤에 서 있는 우범과 효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효진님 감사합니다. 우범이도 고맙다."
"아닙니다. 같은 감시자끼리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효진이 내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귀령님, 최희와 우범이한테 말을 놓으시는데 같은 조원인 저한테도 말씀 편하게 하시죠."
"아... 흠... 그럼 우리 다 같이 말을 편하게 하도록 하자."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래. 어차피 나이도 같은데 편하게 지내자. 최희랑은 벌써 그렇게 하기로 했고, 나도 그게 편할 것 같아."
효진이와 달리 내 꿈속에서 나와 마찰이 있었던 우범이는 불편한 듯 보였다.
"우범아,"
"네?"
"말 편하게 해야지."
"아, 알겠어. 그렇게 할게."
"우리 서로 지난 일들은 리셋하고 새롭게 인연을 만들어가자."
"고, 고마워.."
효진이와 최희 그리고 우범은 광장에 널브러져 있는 수많은 좀비들의 시체를 보면서 침을 꿀꺽 삼켰다.
"네, 네가 다 처리한 거야?"
"꽤 힘들었어."
"대, 대단하다..."
광장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고 다 함께 동굴 밖을 빠져나왔다. 동굴 밖을 빠져나오자마자 나는 탁자와 의자를 구현했다.
"자, 다들 의자에 앉아봐."
"응."
"지금 동굴 안에 있는 좀비들은 우리 넷이 잡은 거다. 정확하게 말하면 너희 셋이 잡은 거지. 내가 우연히 광텐의 꿈속으로 들어온 거고, 내 조원들을 부르기에는 부족 할 것 같아서 내가 최희에게 지원 메세지를 보낸 거야. 최희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는 너네들을 부른 거고."
효진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끄덕거거렸다.
"네가 등급을 낮추고 들어와서 혼자 처리했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으니까?"
"응. 그러니까 너네 셋이 좀비들과 광텐을 처리했다고 해야지. 나는 그냥 뒤에서 서포트만 했다고 하면 돼."
"근데... 우리는 광텐이랑 그 좀비들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혹시라도 꼬치꼬치 캐물으면 어떡하지?"
"걱정하지 마. 내가 얻은 좀비의 정보들과 광텐의 귀속 아이템 그리고 스킬들은 내가 지금 말해줄 테니까."
나는 애들에게 좀비의 행동과 공격패턴, 성향, 그리고 광텐이 보유하고 있었던 귀속 아이템과 스킬들을 나열했다. 광텐이 좀비를 연구하느라 개인 수련을 신경 쓰지 않아 A급에 맞지 않게 약하다는 정보까지 확실하게 전달 했다.
"나는 내 꿈속 세상에 쉬고 있을 테니, 너네들은 특급수배자를 잡았다고 위에 보고 해."
"알겠어."
나는 드림홀을 타고 내 꿈속으로 들어갔다.
'일단 빼돌린 지배석부터 숨겨 놓아 볼까?'
리카엘의 지배석과 빼돌린 지배석을 꼭꼭 숨겨놓고 내 꿈속에서 휴식을 취했다. 리카엘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지만,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일단은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쉬기로 했다.
꿈속에서 하루가 지나고 메세지가 왔다.
[특급수배자 광텐에 대한 조사 참석요망]
'발신인이 없는데? 누구한테 온 메세지지?'
초대 코드는 적혀 있어 메세지를 확인한 뒤 드림홀을 타고 진입을 했다. 드림홀을 타고 나와보니 우범, 최희, 효진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희들이 메세지를 보낸 거야?"
내 물음에 효진이가 대표로 대답을 했다.
"아, 조사관이 따로 보낸 거야."
"이곳은 어디지? 본부인가?"
"아니야. 이곳은 감시자들끼리 조서실(방) 이라고 부르는 곳이지. 감시자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이곳에서 조사를 받고 그에 합당한 형을 집행하는 곳이야."
"특급수배자를 잡았는데, 이런 곳에서 조사를 한다고?"
"내 말이... 아무튼 광텐의 조사는 무사히 끝냈어."
"음, 그래? 광텐을 어떻게 잡았는지 의심은 안 해?"
"광텐을 어떻게 잡았냐고 의심하길래 광텐은 특급수배자지만, A급인데 나와 우범은 이미 A급이고 최희도 B급인데 셋이서 하나를 잡은 게 뭐가 이상한 거냐고 도리어 물어봤지."
"그러니까?"
"좀비들은 어떤 식으로 잡았냐고 해서 네가 시킨 대로 말했지. 광텐이 생각보다 약해서 광텐을 먼저 처리했더니 좀비들은 알아서 쓰러졌다. 좀비가 혹시라도 되살아날까 봐 좀비의 심장을 한 마리씩 찔렀다. 이렇게 말했어."
"잘했어. 그러니까 뭐래?"
"다른 특이사항 없었냐고 물어보길래, 없었다고 했지. 특급수배자를 잡은 보상은 조만간 해준대. 그리고 귀령이 너는 등급이 낮지만, 그래도 초기 발견자니까 조사는 해야 한다고 하더라."
"아, 그래 알겠어. 고생했어."
옆에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우범이 화가 난 듯 말을 이어나갔다.
"특급 수배자를 잡았는데, 뭔가 죄라도 지은 마냥 강압적으로 조사를 하더라니까?"
"강압적이라..."
"이런 식이면 누가 특급 수배자를 잡겠냐고!"
"일단, 나도 조사를 받고 올 테니까, 최희 꿈속에서 기다리고 있어."
"알겠어. 저기 보이는 왼쪽 건물 7층에 조서실이 있어."
"그래."
나는 애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로비에 있는 안내원의 안내를 받고 7층 조서실에 도착했다. 조서실에 문을 열어보니, 어떤 남자가 의자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천귀령?"
"네. 맞습니다."
"아, 여기 앉아."
내가 맞은편 의자에 앉자, 남성은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본부 조서과에 팀장을 맡고있는 주혁이라고 한다. 뭐, 간단한 조사니까 부담은 갖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광텐의 꿈속으로 들어가게 된 과정을 처음부터 설명해줄래?"
"감시자 활동을 벌이던 중, 마치 사람이 직접 구현을 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꿈속 세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꿈속의 지배자를 찾아다녔고, 생각보다 꿈속이 광대하게 설정 및 구현이 되어 있어서 심상치 않은 느낌이 왔고 저는 제 직속 상관인 최희님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그냥 느낌적으로? 소 뒷걸음치다 쥐를 잡은 격이군."
"처음 활동을 하는 것이라 조심스러웠나 봅니다."
주혁은 나를 한번 지그시 쳐다보더니, 다시 내 신상정보를 훑어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공명님에 친손자라고 적혀 있던데."
"네. 맞습니다. 저희 할아버지십니다."
"D급... 귀속 아이템이 무기이군. 좀비를 직접 봤나?"
"봤습니다."
"실제로 본 좀비의 모습은 어땠지?"
"광텐이 직접 소환했는데도 불구하고 제 눈으로 따라가기 벅찬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흠.. 혹시 광텐의 꿈속에서 낯익은 사람을 본 적은 없어?"
"낯익은 사람이라면 우범님과 최희님 그리고 효진이를 빼고 말씀이십니까?"
"그, 그래.."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광장에서 한창 전투가 벌어질 때는 최희님의 지시로 광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광텐이 특급수배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
"특급수배자가 무엇인지도 최희님한테 들어서 알았습니다."
"광텐이 혹시 우범, 효진, 최희에게 대화하는 걸 조금이라도 들었어?"
"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우범님이 광텐을 발견하고 바로 공격을 했고, 그 후에 좀비들은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다시 한번 주혁은 자신의 턱을 매 만지며, 나를 한참 동안 응시했다.
"너네들.. 마치 짠 것처럼 이야기가 완벽하게 흘러간단 말이야. 전투상황이라 경황이 없어서 서로 착각하는 상황이 하나라도 있을 법한데 말이야.."
주혁은 이 상황을 충분히 의심할만했다. 조서과 팀장이라면 수많은 일들은 경험해보았을 터, 너무 매끄럽게 진행된 상황이 도리어 주혁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후.. 이것까지 예상 못한 거는 아니지만..'
"주혁님."
"그래."
"제가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특급수배자를 잡으면 저희에게 무슨 불이익이 생기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나.."
"근데 저희가 특급수배자를 잡고 최희, 우범, 효진님과 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까?"
"그, 그건..."
"저희들은 특급수배자 광텐을 잡고 얼마나 보람찼는지 모릅니다. 근데 저희가 모르는 광텐의 숨겨진 이야기라도 있는 겁니까?"
주혁은 내 당돌한 질문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공격적인 질문이 도리어 나에게 의심의 싹을 지어주는 계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네가 조서과가 처음이라 충분히 오해 할 수 있어. 하지만, 특급수배자를 잡았을 때 이렇게 조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 특히 광텐은 지배석을 사용해 좀비들을 만들었어. 근데 우리가 애초에 조사했었던 것보다 지배석이 조금 모자라서 말이야."
"지배석 말인가요?"
"그래. 너네들이 지배석을 한두 개씩 빼돌리고 말을 맞춰 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야."
"그렇다면 지배석을 회수하는 부분에 대하여 말을 맞추지 광텐과의 전투상황에 대하여 말을 맞추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군. 내가 했던 이야기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본부에서 조만간 특급수배자를 잡은 보상을 할 것이니 당분간은 감시자일은 쉬면서 휴식을 즐기라고."
"네. 감사합니다."
주혁과 대화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와 드림홀을 생성한 뒤 최희의 꿈속으로 진입했고, 최희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다.
"벌써 끝났어?"
"응. 생각보다 일찍 끝났네. 그나저나, 효진이는 왜 안 보여?"
"아, 효진이는 공명님한테 우리 조원 활동에 대해서 보고하러 갔어."
"그렇구나."
우범이는 나한테 할 이야기가 있는지, 내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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