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 2부 1화 드림관리재단 (1) 2부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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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화 드림관리재단 (1)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본 뒤 어젯 밤 강산에게 얻은 아이템의 스킬 정보를 얻기 위해 스킬 창을 열었다.
'음, 일단 파멸의 소드의 스킬부터 볼까?'
파멸의 출혈: 패시브 스킬. 검으로 인해 생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쿨타임:없음)
파멸의 칼춤: 술자가 지정한 상대를 향해 총 12번의 칼을 휘 두른다. (쿨타임:없음)
'흠, 확실히 강풍의 도끼보단 라이덴 소드와 같이 양손으로 사용하기 편한 무기야. 하지만 양손으로 검을 들었을 때 체력 소비 또한 엄청 심했었지.'
도플갱어의 환영: 스킬을 시전하면 체력과 마력을 소비하여 자신과 똑같은 분신을 소환하고, 소환된 분신은 술자의 명령을 따른다. (쿨타임:없음)
'도플갱어의 환영도 좋은 스킬이지만, 체, 마력소비가 동시에 들어. 그래서 강산 또한 한 번밖에 사용하지 않았었지. 이번에는 사역마의 스킬을 확인해 볼까?'
"나와라 사역마!"
((사역마 괴도루팡이 소환되었습니다.))
"부르셨소."
"응. 이번에 얻은 진격의 분노 스킬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려고."
"알겠소."
"루팡! 진격의 분노!"
진격의 분노를 사용하자, 루팡의 몸이 1.5배 거대해졌다. 루팡은 커진 자신의 몸이 맘에 안 드는 지 입을 삐쭉거렸다.
"웬만하면 이 스킬을 쓰시지 않을 것을 부탁드리겠소."
"체격이 커졌다면 그만큼 힘도 강해진 것 아니야?"
"그래도 이런 해괴망측한 모습은 하고 싶지 않소. 특히 낭자들 앞에서는 말이오"
"그래도.. 다 커졌다면. 그것도... 커졌을.."
루팡은 내가 장난 삼아 던진 농담에 나를 벌레보듯이 쳐다 보며 말했다.
"귀령 도령은 변태인듯하오."
"너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이 자식아... 저주의 소나타는 사용할 상대가 없으니 차차 알아가기로 하자."
"알겠소."
나는 괴도루팡을 사역마의 공간으로 귀환시킨 뒤 사랑채에 들어가려 할 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왔다.
'누군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 같은데?'
잠시 후 멀리서 백현의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혜윤이한테 귀령님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왔습니다."
"반가워요. 근데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백현은 말하기 난처한지 한참동안 땅을 쳐다보며 말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백현님, 편안하게 말씀하세요."
"아, 그게.. 저 혹시 제 수련을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저도 귀령님 처럼 강해지고 싶어서요."
"백현님 등급이 어떻게 되시죠?"
백현은 내가 던진 질문에 얼굴빛이 금새 어두워졌다.
"아직 C급입니다."
"C급이시면 제가 굳이 도움을.."
내가 난처해 하자, 백현은 내 앞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같은 조원인 혜윤과, 심지어 나나까지 B급으로 승급을 했는데... 저만 아직까지 C급을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일단, 일어나세요."
나나의 귀속된 아이템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혜윤의 아이템의 스킬은 방어 계열이었고 백현의 아이템은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어둠의 그림자 망토로 스킬 계열은 은신이었다.
'그래도 은신 스킬을 계속 쓰면 마력 수련에 도움이 될 텐데..'
나는 백현에게 모르는 척 귀속된 아이템을 물었다.
"실례지만, 귀속 아이템과 스킬 능력을 알 수 있을까요?"
"제 아이템은 망토이고, 스킬은 은신 계열입니다. 은신 시 마력이 소비되고 신체접촉을 하게 되면 은신 상태가 풀립니다."
'정말 상세하게 이야기해주는군. 그 정도로 절박하다는 건가?'
"근데 스킬을 계속 쓰시면서 수련을 하고 계시면 마력 수련에 도움이 되실 텐데.."
"문제는 마력 수련에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신체접촉을 하면 은신이 풀려버리니, 제 스킬은 상대방을 정찰하는 것 말고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백현의 은신 스킬을 시전하면 다른 아이템들도 모두 상대방 눈에 띄지 않는다. 나는 백현의 그림자 은신술로 스킬을 쓴 뒤 어쌔신의 단검이나 다른 무기를 들고 신체접촉을 피하며 공격을 할 수 있었지만, 백현은 현재 C급이라 귀속된 아이템이 한 개 였기에, 공격을 하려면 신체접촉이 불가피했다.
'하긴 아무리 무기를 구현하고 공격해봤자, 초월의 기운이 깃든 무기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타격을 줄 수는 없지. 아마, 시도조차 안 해봐서 은신 상태에 직접적인 신체 접촉만 하지 않는 이상 은신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도 모르고 있을 거야.'
백현은 내가 아무 말이 없자, 낙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귀령님, 저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봐요."
나는 풀이 죽어있는 백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백현님, 아이템 한번 생성해보시겠어요?"
내 말에 백현은 자신의 귀속 아이템인 어둠의 그림자 망토를 생성했다.
"어둠의 그림자 망토 생성!"
그리고 나는 형상화만 시킨 무기를 구현한 뒤 백현에게 건네줬다.
"이거 가지고 무슨..."
"이 무기를 들고 한번 은신 스킬을 써보세요."
확신이 가득한 내 말투에 백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스킬을 시전했다.
"그림자 은신술!"
백현이 스킬을 시전하자, 정말 내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진짜 정찰용으로도 유용한 스킬이야.'
은신 스킬로 백현이 안 보이자, 나는 허공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백현님, 방금 건네준 칼로 제 몸을 터치해 보세요."
"네."
내가 건네준 칼을 들고 백현은 내 몸을 가볍게 툭툭 쳤다.
"이제 이해하시겠어요?"
아직 은신 상태가 풀리지 않아 형상은 보이지 않는 채 백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무슨 말이신가요?"
"제 눈에는 백현님이 들고 계시는 검도 제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근데 그 검으로 백현님이 제 몸을 치셨는데 지금 은신 스킬이 풀리지 않으셨죠?"
백현은 내 말을 듣고 깊은 탄식을 했다.
"하.... 검조차 안 보인다는 말씀이신 거죠?"
"네. 백현님이 A급이 돼서 다른 귀속된 아이템을 얻게 되었을 때 정말 엄청나게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백현은 은신 상태를 풀고는, 자신의 스킬을 깨닫게 해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귀령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스킬을 제가 제일 몰랐네요."
"아니에요. 저도 아주 잠깐이지만, 제 아이템에 대해서 회의감이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백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번에 흑협들이랑 싸우실 때 귀령님의 귀속된 아이템을 모두 보았는데 쓸데없는 아이템이 없던데요. 설마 제가 못 본 아이템이 하나 더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하하.. 설마요..."
백현은 나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떠났고, 나는 홀로 남아 사랑채에 잠시 휴식을 가졌다.
'찬휘의 꿈속으로 채린이가 과연 올까?'
채린이가 혹시 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찬휘의 꿈속에서 일주일을 머물렀지만, 결국 오지 않았고, 나는 편안한 수련을 할 수 있게 모두에게 인사를 건넨 뒤 드림홀을 타고 내 꿈속으로 건너갔다.
'역시 채린이는 없는 건가...?"
내 꿈속에는 채린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복잡한 마음을 다잡고 나는 수련에 매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찬휘 꿈속에서 일주일 정도 있었으니, 열흘 정도 남은 건가?'
강산에게 얻은 귀속 아이템을 생성해 손발을 맞춰보며 꿈속에서의 남은 열흘을 보냈다.
'이제 현실 세계로 가야 할 시간이군. 학교에서 채린이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꺼내는 게 좋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현실 세계로 복귀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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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 세상을 상상을 할 때 대부분 울창한 숲 그리고 광활한 바다를 상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보다 더 현실 같은 곳이 있다. 곳곳에는 도시의 중심지처럼 건물들이 즐비하고 꿈속 세상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오랜만이네.
시끌벅적한 도시.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이 현실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무려 순도 100%의 다이아몬드 재질로 만들어진 건물이 있다거나, 현실 세계에서는 만들 수 없는 구조의 형태를 지닌 건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가장 높게 지어진 건물. 그 건물 최상층에는 열 명 남짓 정도 되는 인원들이 모여 회의가 한창이었다.
"작년 훈련생 삼 십 명 중 D급으로 진급된 훈련생은 총 여덟 명입니다. 적은 인원은 아니지만, 흑협과 프란의 현재 인원 증가량을 볼 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그 인원 중에도 흑협이나 프란쪽으로 노선을 갈아타는 인원이 올해만 두 명째입니다."
역시 평범한 회사에 회의내용이 아니었다. 그 회의실에 중앙에 앉아 있는 리더인 자가 브리핑을 듣더니 무거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저희가 인원을 더 뽑자는 말은 매년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것에 대해서 아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오마멀님 이러다가 정말로 흑협이나 프란이 감시자 행세를 할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아직 위에서 내려온 상황이 없어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현재 SS급의 균형이 유지되고 프란과 흑협의 삼파전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으니 함부로
먼저 공격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감시자가 언제부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있었습니까? 선택받지 못한 자들이 더 이상 꿈속에서 활개 치는 것을 두 눈으로 보기 힘듭니다."
백 년이 넘는 역사 드림관리재단. 그들이 보기엔 삼십 년도 채 안 된 흑협들과 프란들은 길거리에 널브러진 부랑아 같은 존재였다.
이들은 훈련생부터 자신들은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세뇌 교육을 받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제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내전 중에 제 앞에서 자각력을 잃은 부하들도 수십 명이 넘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인원수를 늘리지 않을 겁니까?"
"제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프란과 흑협의 인원들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우연히 마주치는 상황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제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똑같은 말만 반복적으로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 책상 끄트머리에 앉아있는 현실 세계라면 정년퇴임이 훌쩍 지난 듯 보이는 노인이 말을 꺼냈다.
"인원을 늘리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 보죠."
노인의 말에 회의실 중앙에 앉아 같은 말만 되뇌었던 오마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공명님, 지금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이십니까?"
"인원을 뽑아야 하는 상황인데 뽑지 않는다? 그러면 인원을 늘리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닙니까?"
"생각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시죠."
"방금 말한 그대로입니다. 혹시 제가 더 말을 보태야 하는 상황입니까? 여기 모이신 분들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공명의 말에 토론장을 방불케 했던 회의실이 고요해졌다. 그러자 공명은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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